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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98년 한-러 스파이 사건의 실체

2000. 3.21.화요일
러시아 특파원 싸냐 리
 

러시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클레믈.경치 죽이쥐?
 

한국에 있는 사람은 물론 본 특파원과 같이 현재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때때로 러시아를 졸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각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현재 러시아의 경제사정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 러시아에 살다 보면 실제 러시아는 그렇게 만만한 홍어조시 절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줄 때가 있다.

 

지난 3월 11일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이 날 모스크바시 방송(때배쩨)에서는 <러시아의 은밀한 비밀>이란 프로를 통해 지난 98년 한국과 러시아간의 스파이사건을 재조명한 방송을 내보냈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몇몇 엽기적 장면들이 본기자의 간땡이를 조용히 헐떡이게 했다. 이 사건으로 러시아 외무부의 아주 부국장(모이세예프)이 국가반역죄 혐의로 체포되어 12년형과 재산몰수에 처해졌었다.

 

국가반역죄...

 

80년대를 살아 낸 우리들에게는 왠지 졸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 죄명은 이 곳에서도 무시무시한 이름이다. 모이세예프는 한국이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갖기 전에는 북한에서 러시아국의 북한주재특파원, 무역대표부 등에서 일했고, 서울에서도 일해 한국말도 겁나 잘하고 한국음식 잘 먹는 몇 안 되는 친한파였는데 이 사건으로 완전 조땐 것이다. 

 

여하간, 지금은 디립다 추운 러시아 감옥에서 국가반역죄로 콩밥, 아니 빵이랑 스프먹고 산다. 러시아는 감옥에서 빵이랑 스프준다. 왜? 러시아니까!

 





 
 

이게 바로 KGB(코리아 조또 방위 아님) 건물. 십년전만해도 러이사 백성들, KGB라고 하면 바지에 오줌을 쌌다..

 

모이세예프의 딸 따냐도 애비를 닮아 대를 이어 한국에 사랑하기 위해 러시아 외교관 양성대학(국제 관계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했다.

 

한-러시아간의 스파이 사건이 나기 전, 그니까 조성우 참사관이 러시아 까게베(KGB) (지금은 이름이 애패세)한테 잽혀가기 며칠 전, 모스크바의 대학로서 본기자 따냐를 직접 만났는데, 한국을 무지 사랑하고 심지어 한국남자에게 시집을 가고 싶다고 했었다.

 

땨냐... 쭉쭉빵빵에 늘씬한 백안의 금발미녀, 주겨주는 그녀.

 

그때 따냐는 며칠 뒤면 자기도 아빠가 한국 갈 때 같은 비행기로 가서 한 1년간 한국어 연수하다고 그랬었었더랬다. 아.. 이쁜 거뜰은 박복도 하지..

 

본기자 한-러 외교의 심층을 까발리려는 원대한 기획으로 기사를 쓰고 있으나, 잠시 러시아 여인들 찬양가를 좀 불러 제껴야 쓰겠다. 러시아 여인들,  아.. 그대들이여. 하늘이 빚어낸 쭉쭉빵빵의 프라모델들이여. 쫘아악 빠진 롱다리와 탱탱한 가슴, 환상적인 미모는 이미 전세계 탑클래스 유흥지구를 접수한 지 오래인 것으로 국제검증된 바 있다.

 

잠시 정신이 혼미했다. 본 특파원 미혼이다. 이해바란다.

 
 





 
 

 

쭉쭉빵빵인 아라샤의 보통여자들. 평균키가 아마 170 정도 될거다. 하여간 끝내주게 이쁘다. 키윱..

 
 

다시 본론에 들어가, 당시 러시아는 안기부 소속의 조성우 참사관을 본국송환조치했다. 말이 좋아 본국송환이지 백색정보원인 그는 사실 추방조치 당한 거다.

 

그럼 백색 정보원이 뭐냐? 정보원에는 백색, 흑색 두 가지의 정보원이 있는데 백색은 파견 대상국에 이 정보원의 신상을 통보하는 허가(?)받은 스파이이고 흑색은 상대국에 통보되지 않는 그야말로 면허없는 진짜 스파이쥐. 이들은 주로 상사원, 특파원, 유학생 등등으로 신분을 위장한다. 그러다 걸리면? 작살난다. 왜냐? 백색은 검거되면 그냥 추방되지만, 흑색은 파견국이 외교분쟁을 우려해 그런 일 없다고 잡아떼는 게 일반이라 거의 그 나라 감방에서 간첩죄로 썩는다.

 

암튼 자국 백색정보원 추방에 열받은 한국은 아브람 킨 러시아 참사관을 추방하고 그러다 외교분쟁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우리 외교적 역량부재를 만방에 과시했다. 그리곤 박정수 당시 외교통상장관을 짤려 버렸다. 당시 러시아의 외무장관이던 프라미코프는 지금 전러시아 조국당 총재로 졸라 잘 나가고 있는데 우리네 박정수 아자씨는 요새 뭐하시나.

 





 
KGB 심벌
 

러시아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보면 러시아 외무부 아주부국장(모이세예프)이 조성우 참사관한테 매달 500달러를 받고 러시아공국의 국가기밀을 한국에 넘겼다고 한다.

 

아~ 이 대목에서 참으로 쪽 팔린다.

 

5만달러도 아니고 500달러라니. 이거 다 기명사미 때문이다. 암에푸만 안 만들었어도 이런 푼돈에 러시아 고위관료를 매수하려고 했다는, 러시아언론에서도 밝혔듯 이 정도 금액으로 그 정도 위치의 사람을 매수할 수 없다는 소리가 기소내용으로 먹혀들 것이라고 러시아넘들이 생각친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넘겨 주었다는 자료(압수수색에서 발견했다고 함. 러시아의 공작원들이 일부러 갔다 놓았을 것으로 거의 확실히 추정됨)라는 것이 모스크바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명단이었다. 씨바 이따구 명단이 정녕 러시아의 국가기밀이란 말인가? 이 명단은 원하는 자면 누구(외교관, 러시아직원)에게나 러시아 외무부에서 주는 거에 불과한데 말이다.

 

그리고 또 증거로 제출된 계약서류, 이게 또 무지 우낀다. 계약서에는 한국정부와 모이세예프 러시아 외무부 아주부국장이 스파이계약을 한다고 한국말로 적혀 있다고 한다. 서류와 함께 4500달러가 한국대사관마크가 찍힌 봉투에 담겨서 이 한국과장의 집에서 압수 수색시 발견 되었단다.

 

아니 스파이가 스파이계약을 하면서 그따구 기록을 남기면 그게 도대체 스파인가. 무슨 떠든 학생 칠판에 이름 적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런 스파이계약은 러시아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100년 전에나 있을 법했던 것으로 요즘은 그런 짓하면 또라이 취급되겠다. 이거 우리정부가 투명한 고용계약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시대를 역행하면서까지 찐따 짓 한 것인가? 본기자 뭐 우리 정부를 그닥 신뢰하진 않지만, 적어도 우리 정부가 그따구 월 500불짜리 우낀 계약서를 만들어 줄 만큼 또라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또 모이세예프 아주부국장은 군대에 갔다온 적도 없고(면제다!), 국방관련 정보에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런데 무슨 국방기밀, 국가기밀이 한국에 계속적으로 유출되었다고 판결이 내려졌는지 러시아언론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한국과 북한은 서로 상대방에 대한 정보전에 치중하지 러시아의 군사관련 정보에는 그다지 열심이지 않고 또 그럴 여력도 없다고 했다. 

 

어쨌건, 일반적으로 스파이사건은 5-7년 정도의 형을 받는데 모이세예프 아주부국장은 12년형을 선고받았고, 그것도 철저한 비공개 재판을 통해서 이뤄졌다. 다른 스파이(군사기밀관련)도 큰 군사기밀이 없으면 요즘은 일반적으로는 공개재판이라는데 말이다. 이거 참 이해가 안 가더라구.

 






 
스파이의 세계에 이런 후까시란 엄따..
 

본기자의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해 주는 프로가 바로 3월 11일에 방영된 <러시아의 은밀한 비밀>이다.

 

이 프로그램의 결론은 이 스파이사건이 철저한 조작이라고 것. 그럼 왜, 누구를 위해 이런 사건이 일어났을까.. 주로 언론인, 변호인, 모이세예프 부인 등의 발언을 통해 분석해낸 이 사건의 배경은 이러하다.

 

첫째, 러시아의 정보기관 상층부에는 아직도 과거 북한과의 좋았던 관계를 기억하고 향수를 느끼는 친북성향의 간부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들중 일부가 러시아의 한국편중 외교로 그동안 소외되어왔던 북한측과 협의를 통해 또는 북한을 위해서 한-러시아 관계를 경색시키기 위해 일으켰다는 주장이다. 사실 모이세예프 아주부국장이 한국관련 정보를 북한 공작원에게 넘겨 주었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거라는 것이다.

 

둘째로 한국에서 빌린 경협차관 15억달러에 대한 반환협상이 있기 바로 전에, (모이세예프 아주부국장이 이 문제를 협의할 러시아방문단으로 서울로 오기로 한 바로 전날 밤12경에 긴급 체포됨) 터뜨림으로써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했다는 분석. 사실 이후 한국과 러시아는 경협자금반환과 관련하여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았고 아직까지 차관반환에 관한 구체적 일정이 합의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셋째로 위대한 대한민국과 대()러시아공국과의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역학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몬 말인지 잘 들어바바..  최근 러시아는 북한보다 한국에 편중된 외교를 했으나 정치적으로나 특히 경제적으로 러시아에 별로 실익이 없었다. 사실 구쏘련 외채중 한국꺼는 1%밖에 안된다. 근데 이거 땜에 과거 강대국 러시아가 한국한테 자존심 졸라 자주 상했다.   심심하면 빌린 돈 갚으라고 쪼는 한국이 러시아로선 이쁠 리 없을테니까..

 

이런 한국과의 관계강화는 별 소득도 없이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감소만 초래하여 이런 상황을 반전시켜 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 사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북한과 러시아간 맺은 새조약은 우리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맺어지지 않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강화되었다고 하니 개연성 있는 분석이라 하겠다.

 

그리고, 방송중 어두운 밤에 한국대사관을 러시아 정보기관이 몰래 촬영한 필름을 보여 주었는데 섬찟했다. 뭐 다른 한국기업들까지 도청하고 있는 판에 대사관이야 당근이겠지만.

 

그런데 본 특파원을 경악케하는 것은 우리 대사관 직원이 런닝차림으로 노트북을 열심히 두드려대는 장면이었다. 아.. 대사관에 에어컨이 없다니.. 또 다시 영사미가 생각났다. 눈물 났다. 이런 직원들이 있어서 아직 한국은 버티는겨. 한가지 그 직원에게 조언하자면 런닝이 넘 야시꾸리했다.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항상 감시하고 있으니 속옷 패션까지도 신경쓰는 초정밀 외교감각을 길러주시라.

 





 
 

유도3단, 독사눈의 까게베 출신의 이 아자씨.. 러시아 대통령으로 당첨될께 거의 확실하단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까게베(KGB)의 옛 명성은 잃었지만 아직도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훌륭한 외교관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공작질을 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에는 한국말 잘 하는 전문가 졸라 많다. 우리나라 대사관직원들 러시아말 인사말 빼고 거의 못한다. 외국외교관들 심지어 일본대사까지도 러시아말 졸라 잘 하는데 말이다. 아.. 또 열받는다.

 

그나마 이인호 전() 대사가 아니였으면 러시아말 제대로 하는 한국 외교관 한명도 없었을 뻔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다 얻고 한국은 존나 쪽 팔리고 러시아에 질질 끌려간 것이 바로 이 사건의 전모인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은 러시아 언론의 분석이 모두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지는 않을 지도 모른다. 상당히 개연성 있는 주장이라는 데에는 본기자도 동의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당시 한국 언론의 보도를 되새겨 보자면 정말이지 열받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한국의 일부 언론은 한국의 대사(隊士)가 여자라 술 좋아하는 러시아 외교관들과 보드카를 못 마셔서 이에 못 마땅한 러시아 관리들이 벌인 사건이라고 썼던 걸 본 적이 있다.

 

참 웃기고 자빠라진 한국의 언론의 수준과 정부내 파워게임의 일환으로 이를 언론에 흘린 일부 당국자들을 생각하면 씁쓸하고 황당할 따름이다. 술 한 잔에 그런 일을 할 러시아로 보았으니... 참으로 걱정되는 그들의 돌머리와 무지가 나라를 힘들게 한다. 아마 지들은 평소에 술 안 사주고 뇌물 안 주면 깽판치고 나라 말아 먹고 그랬나 보다. 씨바.

 

러시아 이거 만만한 나라 아니다. 러시아를 숭배하자는 게 아니라 냉정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자는 소리다. 지금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참을 아래로 보고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을 너무도 많이 본다. 러시아를 생각하면 마피아, 범죄의 창궐, 인터걸 등을 떠 올리며 돈도 못 갚고 있는 후진국이라고 우습게 보는 태도, 이거 국제사회에서 혼자 딸따리치며 침 흘리는 짓꺼리라구 본다. 러시아의 광대한 자원, 엄청난 잠재력, 뛰어난 과학기술,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을 볼 때 우리는 아직도 러시아에게서 많은 것을 배워야만 한다.

 

동남아인들을 우습게 보고, 우리 핏줄인 조선족마저도 우습게 보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당장의 경제적 수준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깔보다가는 조때는 날이 반드시 온다. 이건 우리 언론의 황당한 부풀리기, 유치한 국가주의와도 관련이 있겠고, 무엇보다 오로지 돈 많고 적음으로 상대의 가치를 평가하는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에 우리가 푸욱 절어버린 덕분이라 하겠다.

 

이럼 안된다. 우리가 갑자기 땅투기로 졸부된 넘들의 텅빈 대가리를 비난하는 그 논리로 바로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조땐다는 말이다. 그리고, 냉정하고 정확하게 우리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 부풀려 혼자 딸따리치는 것보다 백배는 중요하다. 그게 진짜 세계로 뻗어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혼자 딸따리는 이제 그만.. 달달달...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총수직권으로 임명된
러시아공국의 제1호 특파원 싸냐 리.
(yo_ss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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