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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인기가수 불로장생법 (2)

2000. 3.27.월요일
딴지 연예부 기자 파토

인기가수는 멀고도 험한 길..

 

수많은 딴따라들이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나 그 위치에 올라 선 이들은 아주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더더군다나 에초티나 젝수키수처럼 퐁퐁거품같은 화려한 인기를 얻는 가수가 되는 건  더더욱 힘들고.. 어렵사리 인기가수가 되었다 해도 아직 안주하기엔 이르다. 촘촘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표절과 스캔들 시비를 벗어나기 위해선 세심하고 주의깊은 노력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때때로 언론과 전문가들이 음악성에 대한 비판등으로 인기가수의 탄탄대로에 태클을 가하는 수도 있고, 비교분석 벤치마킹을 표절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는 경우도 있을 거다. 그러나, 이들의 험담과 비방이 극에 달할 지라도 주저 앉거나 물러서지 않는 임전무퇴의 정신과 국민들의 여가선용을 위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는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무장해야만 진정한 인기가수로 거듭날 수 있다. 

 

아무리 더러워도 인기는 곧 돈이란 거, 잊지 말지어다..

 

이에 본지는 인기가수의 나가야 할 바를 제시하고 가수공영에 이바지하고자 수 차례에 걸쳐  인기 획득 방법론과 불로장생 인기유지법 들을 개발, 공개한 바 있다. 본 비법은 비운의 단명가수들로 점철되고 있는 우리 가요계에 가수와 매니저 여러분의 빤스속을 감동의 회오리로 흥건하게 적셔 줄 과학적 메뉴얼임을 자부하는 바이다.

 

각설하고, 이번에는 인기가수 불로장생법의 두 번째로 <인기 유지용 충격 요법>편이 되겠다. 충격요법은 잠적이나 시한부 은퇴론을 언론을 통해 유포함으로써 띨띨한 팬들의 시선을 다시 끌어 모으는 방법이다. 사람이 생명이 위급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전기충격요법을 사용하 듯, 가수의 인기가 사그라져 갈 경우 충격요법은 훌륭한 반전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충격요법 의 세부기술 및 실전응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잠적

 

말 그대로 잠시 사라지는 것이다. 세인의 자신에 대한 관심이 점점 적어진다고 느껴질 때 가벼운 맘으로 사용한다. 물론 이때, 자신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게 필수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포추 신문 연예부 기자와 약속을 한 후에 자리에 나타나지 않고 며칠간 연락끊으면 담 날 1면 톱이나 연예면 톱 정도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거다. 혹은 매니저가 사색이 된 채 방송국 로비에서 서성거리며 소속가수의 잠적을 은근슬쩍 흘리는 방법도 권장할 만하다. 

 
 





 
거러췌, 바루 이기야..
 

개인의 상황에 따라 3일에서 1주일정도가 효과적이며, 애인과 해외여행을 떠날 때, 이를 잘 포장하여 잠적설을 유포하게 되면 일석이조 되겠다.

 
 





 
요런거뚜..
 

단 방송 스케줄이 빵꾸나면 조때므로, PD 등과 사전 스케쥴 조정을 거쳐야 함은 필수적이다. 충격요법은 철저히 어리석은 팬들을 타켓으로 한다는 것을  각인하지 못 하고, 생방송을 빵꾸내어 PD의 눈 밖에 나는 생간 돌출형 가수들도 있는데, 가수생명이 아예 끝나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일시 활동중단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중단이유는 지친 심신을 잠시 쉬고 싶다는 동점심 유발형에서 다음 음반 준비에만 매진하겠다는 식의 아티스트형 등이 있으며, <잠정은퇴>라는 거창하고 충격적인 표현이 더욱 효과적이다.

 

이때 뽀인트는 사실상 중단하는 건 티비 출연밖에 없음에도 마치 당장에 은퇴라도 할 분위기로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살짜기 오바를 떨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티비에 잘 나오지도 못하던 가수라면 실질적인 손해가 거의 없이 소기의 광고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한 이를 기회로 고별콘서트를 열어 풍족한 유흥비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말자. 콘서트중 살짝 눈물을 보이며 3개월간의 아쉬운 작별, 안녕 팬들이여 한마디에 우리의 순진한 중고삐리 팬들 눈물 펑펑 흘리며 슬퍼한다.

 

너무 가증스럽지 않냐고?

 

이 단계부터 인기관리 프로세스는 예술화의 단계에 접어드는 것이다. 예술을 위해선 가슴 뭉클한 연기력이 필수적이고..

 
 





 
거러췌이, 바로 이기라닝깐..
 

그리고, 활동중단 시기에는 되도록 외국에 나가는 게 좋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음주가무와 향락을 맘껏 즐기기엔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음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외국의 스튜디오에서 음반작업을 한다던가 해외의 선진음악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라는 등의 멘트정도를 달아주면 된다. 귀국할 땐 팬클럽을 동원하여 공항이 난장판이 되도록 만들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도 잊지 말자. 

 

해체설 유포

 

아무리 지랄발광 똥꼬 뒤집기를 해도 도무지 관심들을 안 가져 줄 때 써 먹는다.  해체설을 유포하는 경우 돈 문제나 멤버간의 주먹다툼 등 주 요인은 숨긴 채 새로운 음악의 모색이나 평소 하고 싶던 공부를 하기 위해서, 이젠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 주고 싶다따위 표현으로   휴머니틱하고 아티스틱한 뉘앙스를 팍팍 풍겨주자.

 

물론 이는 진짜 해체가 아닌 관심집중용 썰 일 뿐이므로 당사자가 아닌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도록 하여 나중에 책임추궁시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자.

 

해체설이 일주일정도 나돌고 나면 기자회견을 자청한 후 사실 무근이며 자신들의 인기를 시기한 경쟁 가수측의 음해임을 개거품을 보글보글 물어주면 되겠다.

 
 





 
그래 그래, 말두 안되는 거 아러 아러.
 

단,해체설은 자신들이 최소한의 관심을 촉발할 수 있을 정도의 인기를 가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한다. 이 단계에서까지 관심촉발에 실패하면, 이건 예술이 아니라 컬트의 경지로 빠져 버린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건 인기가수가 거쳐야 할 가증스런 연기의 일부분일 뿐이다.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생존하려면, 가창력따위의 소소한 문제보다는 립싱크를 보다 사실적으로 할 수 있는 연기력이 필수라는 거 다 알거다.
 

 

 최후의 수단 - 사망설

 

이것은 위의 어떤 방법으로도 도저히 떨어진 인기를 되돌릴 수 없을 때 사용하는 최후의 방법이다. 위 해체설을 사용하기에 부적절한 솔로 가수들에게도 적합하다.

 

"최후의 수단"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방법은 초절정 필살기이다. 국내에서 아직 아무도 수행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선진적이며 독창적인 방법이니, 위의 모든 방법을 다 써 먹고 갈데까지 간 가수들이 써 먹는 말 그대로 최후의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잠적과 함께 측근을 통해 자신이 사망했다는 루머를 퍼트리는 간단한 과정으로 시행된다. 다만 이 방법은 큰 효과만큼이나 사후 뒷수습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그러므로 이 경우 음악작업중 예술적 영감에 사로 잡혀 영혼이 유체이탈을 겪었다고 하고, 병역면제 시켜준 병원에서 발급한 사망진단서를 첨부함으로써 수습하면 되겠다. 또한 표절시비로 곤란을 겪는 가수의 경우 자신이 원곡 가수의 영혼으로 새롭게 부활했다고 박박 우기면서 난관을 돌파하면 되겠다. 

 

위에 제시한 충격요법은 한 번 써 먹으면 약발이 떨어져 강도를 점점 높여가야 하며, 뛰어난 연기력이 필수이므로 신중한 사용이 요구된다. 또한 충격요법의 성패는 언론의 협조에 달려 있으므로 평소 연예부 기자와의 밀접한 인간관계의 구축도 필수적이다.

 

어떤가.. 인기가수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는 거 똥꼬에 찌리리 느껴지지 않는가. 끊임없는 언론플레이와 여론몰이에 힘써야만 험난한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 허파 깊숙히 와 닿지 않는가.

 

따라서 지금 한창 인기를 머금고 있는 가수들은 현재의 인기에 안분지족하지 말고, 위에 설명한 인기유지 메뉴얼을 숙독하고 체화하여 실전에 능숙하게 써 먹도록 하자.

 

인기가수들이여.. 잘들 해 보시라..

 
 

 이상과 같이 2회에 걸쳐 인기가수로의 불로 장생법을 다각도로 파헤쳐 보았다. 명불허전이라, 오래 인기를 끄는 가수들에게는 언제나 그만한 이유가 있다. 노래를 잘하거나, 곡을 잘 쓰거나, 연주를 잘 하거나, 곡의 메시지가 훌륭하던가 그런 것들이다.

 

바뜨...

 

지난 번 편에 이미 언급했듯이 이런 부분들은 천부적인 재능과 각고의 노력이 결합되지 않으면 성취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인기가수가 되기 위해 가창력과 작곡실력까지 요구하는 건 이쁘장한 얼굴 하나 믿고 설치는 수많은 딴따라 지망생들을 죽이려는 음모에 다름아닌거다.

 

이런 거 다 따져가며 어느 천년에 우리의 자랑스런 립싱크로 세계를 평정하고, 전세계를 문화 식민지화 하겠는가? 

 

인기가수여.. 니덜도 그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

 

이제 더 이상 욕먹고 살 수는 없다. 늘상 외국 무슨 곡과 비교하며 어디가 비슷하다, 표절이다라며 떠들어대는 사대주의자들의 등쌀에 얼마나 힘들었는가. 립싱크, 촌지 상납 등 가요계의 미풍양속을 부도덕하다고 손가락질 해대는 통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가.

 

인기가수여.. 립싱크뮤직 입국의 그날을 위해, 유엔 총회에서 우리의 댄스가수들이 립싱크 하며 엉덩이 흔들어 댈 영광의 그날을 위해 모두 손잡고 노력하자.

 

본 기자의 비법들과 함께라면 그날, 머지않아 온다. 암..

 

 

 

 

- 이참에 불로장생 컨설턴트  
하나 차려볼까 절라 고민중인 

딴지 연예부 대표기자 파토  

(esper1s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