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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 애니메이션을 정리해주마 !

2000. 3.6.월요일
딴지 애니메이션 전문논설우원

소개부터 하자. 

 

본 우원은 <아마게돈>과 <철인사천왕> 제작하고 총감독했다가 완전히 묵사발이 됐고, 그 묵사발 때문에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에 암초가 되고, 찬물이 되고 물귀신이 됐다고들 하는 바로 그 애니메이션 감독. 그래 씨바, 나 김혁이다. 

 

요새 뭐하고 있냐고 ? 

 

그렇게 묵사발이 되고 찬물이 되고 암초가 되고 기생충이 되고 피눈물을 흘려도 본 우원 관심 있는 건 오로지 우리 애니메이션. 우리가 만들고 우리들이, 우리 아이들이 해맑은 웃음과 감동으로 보며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우리 나라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또 오늘도 졸라 노력하고 있다. 올 겨울에 개봉할 우리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또 하나 만들고 있다. 

 

하청? 돈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청들 하지만 본 우원 그런 거 안 한다. 미국 일, 일본 일 따내기 위해 외국 애니메이션 회사로 보내는 3분짜리 샘플 하나 만들어 놓고,

 
 

우리 회사는 순수 국산 오리지날 메이드 인 코리아 창작 애니메이션 회사다 ! 하청은 회사 운영을 위해 잠깐동안 하는 과정일 뿐이다 ! 우리는 한국 문화산업의 대단한 역군이다 !

 

는 소리 10년, 20년 반복하며 정부나 기관의 애니메이션 지원이란 지원 다 싹쓸이하는 짓 따위 아무 관심도 없다. 본 우원 진짜루 국산 애니메이션 땜에 피눈물 흘려봤다. <철인사천왕> 개봉할 때, 국산 애니메이션이라고 천덕꾸러기 취급 받으며 극장 못 잡을 때, 시민회관이라도 구민회관이라도 잡아야지 않겠냐고 이 고민 저 고민하며 밤 샐 때, 본우원 정말 피눈물을 흘려봤다.

 

<아마게돈> 제작 발표회 때 우리도 일본의 <아키라> 같은 걸작을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발표했다가 그 날 통신으로 받은 감히 <아키라>와 비교하다니 넌 저주 받을 거야! 그런 대가의 훌륭하신 대작을 너 같은 미천한 놈이 입에 올리다니...하는 편지는 정말로 다시 받고 싶지 않다. 

 

아무도 시도하려 하지 않고, 그나마 시도한 자의 용기 대신 미숙함과 실수만을 매도하고 규탄하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환상에만 매달리는 짓은 이제 제발 그만했으면 한다. 

 

누군가 일본 아니메(Anime)에 관한 글을 쓰며 한국 아니메의 존재감에 관한 글도 쓰고 책도 낸 적이 있다. 한국 아니메라고? 아무리 잘 쓴 글이고 진단 기가 막히게 했다 해도 그 기본 정신 때문에 그 글들은 쓸개 빠진 인간의 똥구녕 빠는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 

 

본 우원도 일본 애니메이션 무지 좋아한다. 줄줄줄 그 계보를 꿰찰 수도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기가 막히게 잘 만들고, 정말 재미있다. 그렇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아예 애니메이션(Animation)이란 기본단어조차 일본식 축소 변조어 아니메(Anime)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소리엔 본 우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건 그들의 발음 능력 때문에 생긴 말이지 고매한 철학의 산물이 아니지 않은가.

 

국수주의를 말하고자 하는 건 물론 아니다. 우리 문화력에 대한 자신감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해 가진 환상과 열패감을 이젠 정말이지 극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애니메이션이 과연 어떠한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총수께 짤리는 그 날까지 본 우원은 한국 애니메이션사의 숨겨진 비화들을 하나씩 하나씩 공개하려고 한다. 

 

주로 아프고 쪽 팔리고 그런 내용이지만 오늘의 우리 애니메이션이 서있는 위치를 정확히 알기 위해, 또 바로 지금 하지 않으면 고향 논바닥 벼메뚜기처럼 하루 아침에 멸종위기에 처할지도 모를 우리 애니메이션이기에 그 뿌리를 기록하기 위해서라도 본우원은 간다. 많이들 도와주시라. 근데, 왜 반말이냐고? 우짜겠는가, 여긴 딴지일본데. 니들이 참아주셔야지. 나 원랜 예의 바른 놈이다. 

 

자 그럼 간다.

 
 

 한국에는 한국 애니메이션 사가 없다.

 

좀 재미없긴 한데 한국 애니메이션이 처한 오늘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우선 다음 인용되는 문구들에서 똥꼬털 다듬을 때 포커싱하는 정도의 동공 집중도를 발휘해 공통점을 찾아 보시라 !

 

인용 1)

 
 



 
… 세기상사는 1971년 다시 우리의 고전 작품 <왕자호동과 낙랑공주>를 제작했다. 감독은 용유수였고, 원화는 임정규, 촬영은 조민철이 담당했다. (중략) 1976년 말에 가서야 5년 여에 걸친 애니메이션 공백기를 깨고, 국내 애니메이션 작품 두 편이 제작됐다. 12월 13일 중앙극장에서 유 프로덕션과 서울 동화에서 제작한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이 상영된 것이다. 감독은 김청기였다. 역시 같은 날에 대한, 세기에서는 한하림의 <철인007>이 상영됐다. 

- 애니메이션 영화사/저자 황선길, 백수사 간, 1990/개정판 범우사 간,1998

 

인용 2)

 
 



 
… 1971년에 세기상사가 용유수 감독과 임정규 원화로 <왕자 호동과 낙랑 공주>를 상영했을 뿐이었다. (중략) 한편 1976년에 한하람 감독의 만화영화 <철인007>과 김청기 감독, 김형배 원화의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이 나왔고…

- 한국만화의 역사/저자 최열, 열화당 간, 1995

 

인용 3)

 
 



 
 …그나마의 입지마저 잃어버린 국산 장편 만화영화 제작은 1971년 용유수 감독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후로 거의 중단되었고, 이 같은 현상은 1975년도까지 이어진다. (중략) 이처럼 암울했던 공백을 깨고 마침내 1976년 12월 13일, 우리는 다시 일제가 아닌 국산 만화영화를 만나 볼 수 있었다. 바로 김청기감독의 <로보트태권V>의 등장이었다.

- 애니스쿨/저자 송락현, 서울문화사 간, 1997

 

인용 4)

 
 



 
 …1971년 1월 7일 서울 시민회관에서 개봉돼 흥행에 참패했던 <왕자 호동과 낙랑 공주>(용유수 감독, 임정규 그림, 조민철 촬영)를 제외하면 1976년까지 국내 만화영화계는 단 1편의 극장상영용 만화영화작품도 만들지 못했다. 


- 위 표에서는 1976년 제작 애니메이션 제작 현황 목록에 <로보트태권V> 1편이 빠져 있다. 

 

- 한국만화통사/저자 손상익, 시공사 간, 1999

 

말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4개의 책들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1970년대 초반의 한국 애니메이션 상황은 대강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번째, 1971년 <왕자 호동과 낙랑 공주>가 흥행에 깨진 뒤로 5년여의 공백기를 가진다 는 것과 

 

 두번째, 이 5년여의 공백기를 깬 작품은 1976년 12월 13일에 개봉한 김청기감독의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이다 라는 것. 

 

이 내용들은 독립적인 <한국 애니메이션사> 단 한 권 없는, 그렇다 단 한 권도 없다, 우리 나라에서 그나마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일부나마 추렴해 놓은 글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세계 애니메이션사의 한 부분이거나 만화사를 쓰며 한 모퉁이에 언급된 애니메이션사의 일부분들이며, 그나마 위 내용이 상업적으로 출간된 한국 애니메이션 사 관련 글 거의 전부다. 

 

이 책들은 대학에서 교재로도 쓰이고 있고, 조금이라도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교본처럼 읽혀지는 책들이다. 그러나 이 책들에 쓰여진 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첫번째, 용유수 감독의 <왕자 호동과 낙랑 공주>가 공개된 뒤로 1976년 12월 13일까지 이 땅에는 굵직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세 편이나 더 있었다. 

 

그것은 1971년 7월 23일 개봉한 용유수 감독의 <번개아텀>과 1972년 12월 22일 개봉한 같은 감독의 <괴수대전쟁>, 1976년 7월 24일 개봉된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태권 V>(1편)였다. 

 

 이 세 편의 애니메이션이 그나마 우리 에니메이션을 전문으로 다룬 극소수의 책들 속에서도 소개되지 않고 증발해 버린 것이다. 

 

이건 마치 이순신 장군의 노량진대첩이 역사 속에서 완전히 잊혀져 사라져버린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우리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로보트태권 V 1편 마저 빠져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기에 두번째, 설령 짧게나마 이 ‘공백기’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깬 작품은 1976년 12월 13일 개봉의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이 아니라 1976년 7월 24일 개봉의 <로보트태권V>(1편)이 되는 것이다. 

 

 초기 <로보트태권V> 시리즈가 <로보트태권V>,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 <로보트태권V 수중특공대> 이렇게 셋으로 구성되었다는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보기로 든 위의 일부 글들이, 소위 말하는 5년 혹은 6년여의 공백기’를 깬 작품이 1976년 12월 13일 개봉한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이라고 하는데 그들 말대로라면 1편 <로보트태권V>는 1971년 혹은 그 이전에 만들어졌다는 말이 된다.

 

좀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소위 말하는 그 공백기조차도 말 그대로의 공백기가 아닌 국내 애니메이터들의 도약을 위한 준비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시기 국내에서는 방송국까지 합세한 최초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시도되었으며, 모양새야 어찌되었건 이 땅에 하청 애니메이션이 본격화돼 산업으로서의 애니메이션이 정착하기 시작한 시기였고, 수많은 애니메이터들이 70년대 후반 펼쳐질 한국 애니메이션 중흥기를 위해 3~4편의 애니메이션들을 준비하고 있었던 시기다. 

 

70년대 중반에 국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시도되었다는 사실에 놀랄 사람이 여럿 있을 거다. 이건 우리 나라 언론 중에서 딴지일보에 처음으로 나오는 이야기다. 딴지일보 훌륭한 신문이다. 그런 이야기들 차차 풀겠지만 결론은 우리 애니메이션 선배들 맨탕 놀면서 공백, 공백만 만들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네 글 모두가 그리도 똑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일까? 환장할 노릇이다. 도대체 지금으로부터 30년도 안된 시기에 일어난 일들이 어떻게 이렇게 부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을 수가 있을까. 물론 우리 애니메이션을 그나마 정리라고 하려고 했던 노력들은 분명 인정되어야 하고, 그 저자들의 잘못만은 분명 아니다. 우리들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과 관심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얼마되지도 않는 기존에 출판된 우리 애니메이션에 관련 글들에는 그 외에도 수많은 오류들이 있다. 그 책들이 이땅의 애니메이션사로 살아 남으려면 아니, 이 땅의 애니메이션사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지 않으려면 책을 뜯어 고쳐야 할 것이다. 아님 딴지일보를 해킹하던지.

 



 
- 인용된 글 안에서만도 발견되는 또 다른 오류들

 <철인007>의 감독은 한하람이 아니고, 한하림이다. 그리고 그 이름은 한성학 감독이 아들의 이름을 내세운 이른바 예명이다. 역사를 다루는 글이라면 그 정도는 밝혀내야 하지 않을까.




 
 


북한, 프랑스 합작의 락랑공주

 

 <로보트태권V 우주작전>에 만화가 김형배씨가 원화로 참여했다고? 그 분은 <로보트태권V>를 소재로 한 출판 만화는 그렸어도 애니메이션 작업에 참여한 적은 없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가 아니고 <왕자호동과 낙랑공주>다. 참고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는 비슷한 영화 제목도 있었지만 북한에서 프랑스와 합작해 만든 58분짜리 애니메이션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 과거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도대체 어떻게 취급했길래, 이런 수준의 기록밖에 가지지 못하는가.. 그 이야기를 해보자.

 
 

 귀걸이, 밀짚모자와 바꾼 우리 애니메이션

 

우리 나라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1967년 1월 23일 개봉된 <홍길동>이다. 60년대 중반 소년조선일보(앗! 좃선)에 연재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던 만화가 신동우의 <풍운아 홍길동>을 그의 친형이자 C.F. 애니메이션 감독인 신동헌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신동헌 감독은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하는 노래로 더욱 유명한 진로 소주의 애니메이션 C.F.로 잘 알려진 인물. 제작사는 세기상사였다. 지금도 서울 퇴계로의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영화사로 초창기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에 무지 많은 기여를 한 회사다. 

 

이 땅 대부분의 문화 산업이 그러하듯 제대로 된 시스템 하나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 자체만을 절대선으로 두고 그야말로 씨바조또 함 해보자의 무대뽀 정신으로 만들어졌던 <홍길동>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서울에서만 30만 명의 관객을 모은 것이다. 당시 인구나 경제 상황을 볼 때 그건 그야말로 대박 중의 대박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100만 명 이상의 흥행이었다. 장안의 코묻은 돈이란 돈은 죄다 긁었던 셈이다. 




 
 


당시 신문 광고

 

한국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기록적인 흥행의 영화 <홍길동>,  그 <홍길동>의 필름이 단 한 벌도 남아 있지 않다면 과연 누가 믿을까. 

 

그 필름의 역사적 가치는 접어두고라도, 불과 30여년 전 이 땅에서 상영되었던 인기 영화의 필름이, 대부분의 스탭이 지금까지도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필름이, 남아있지 않다니. 

 

전세계적으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생산해내고 있는 국가 중 그 첫 번째 작품을 보관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가 우리나라다. 

 

존나, 정말이지 존나 쪽 팔리는 현실이다. 이건 비단 애니메이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영화계 전체가 가진 문제다.

 

누가 <홍길동> 필름이나 자료 갖고 있는 사람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란다. 본 우원, 앉은 채로 그 분 홍콩 보내드릴꺼다. 술동이 속에서 헤엄치게 만들어 드린다. 

 

아참, 1983년도에 나온 <우주전사 홍길동>이나 개그맨 이창훈 주연의 <짬뽕 홍길동>은 사절 ! 특히, 1995년도에 일본의 <드래곤볼> 감독이 만든 메이드 인 재팬 홍길동 <95 돌아온 영웅 홍길동 - 연극배우 윤석화가 세운 돌꽃컴퍼니에서 만들었지만 홍길동이 주는 상징성을 무시한 채 거의 대부분을 일본에서 제작해 물의를 빚었다. > 갖고 오는 사람은 증말로 중는다 ! 

 

암튼, 그렇다면 그 필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본우원 그 원인을 심층 추적해본 결과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 첫번째 이유는 은()이었다.

 

보통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필름의 표면에는 은의 막()이 쳐져 있다. 그야말로 은막이다. 필름에 상이 맺히는 이유가 바로 이 은 성분이 화학적으로 타 들어 가기 때문인데 필름을 어찌 어찌 하다 보면 은이 나오게 된다. 자세한 방법은 묻지 마라. 망가지는 수가 있다.

 

엑스레이 필름에서 은이 제일 많이 나오지만 영화 필름도 상당한 양의 은이 나온다. 지금도 영화진흥위원회 필름 현상소에서는 은 회수기를 설치해두고 폐기 처분된 필름에서 은을 뽑고 있는데 1년에 순은 250kg 정도를 회수한다고 한다. 

 

통상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데 쓰는 프린트 필름 한 벌 기준으로 순은 250g 즉, 67돈쭝 가량이 나온다. 요즘 시세로 따지면 약 7만원 정도가 된다. 영화 한편에 통상 4~50벌 가량의 프린트를 뜨게 되니 결코 만만한 양이 아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그 기술을 아는 사람들은 쉬쉬해가며 상영이 끝난 필름 프린트를 모았고, 필름 쌓아두기가 귀찮은 영화사 사람들은 헐값에 필름을 넘겨 버렸다. 그 귀한 한국 영화들이 몽조리 녹아서 반지, 귀걸이로 둔갑하며 아작나는 순간이었다. 

 

본우언은 그래서 은단을 안 먹는다. 은단에 발라진 은 속에 우리 영화의 귀한 장면들이 껄떡거리고 있을 것만 같아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한국 필름 학살의 두번째 주범은 밀짚 모자다. 

 

자다가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하겠지만 불과 십여 년 전만해도 밀짚모자는 우리 나라 바캉스의 필수품. 근데 이 밀짚모자 장사 아저씨들이 그냥 팔면 될 걸 택도 아닌 장식을 한다고 영화 필름들을 잘라다 테두리로 붙인 거다. 국민학교 6학년 땐가? 필름 테두리 없는 밀짚모자는 30원, 필름을 붙여서 멋있게 된 건 50원 하던 생각이 난다. 

 

영화와 밀짚모자. 무슨 인연인지 그렇게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 <마부>가, <홍길동>이, <로보트태권 V>가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밀짚모자를 위해 토막 토막 살해됐다. 특히 애니메이션 필름은 알록달록 보기가 좋아서 토막의 최우선 대상이었다. 실제로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중반 사이에는 이 필름 테두리 밀짚 모자가 히트를 쳐서 은 뽑으려는 사람들과 밀짚모자 공장 사람들 사이에 필름 쟁탈전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아..

 
 

이런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앞으로 본우원이 아는 한 우리 애니메이션이 걸어왔던 고난의 길을 모조리 철저히 까발려 볼란다. 

 

씨바, 우리 나라라고 맨날 하청만 하란 법 있나. 앞으로도 또 실패하고 넘어지고 실수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만든 우리 애니메이션이 세계를 제패할 그 날까지 열심히 달려가 볼란다. 응원 부탁드린다. 

 

졸라 !

 

 

 

 

- 딴지 애니메이션 전문 논설우원 김혁
( khegel@wildox.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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