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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슈퍼맨에 대한 고찰 (1)

2000. 3. 6. 월요일
딴지그룹 비서실장 이드니아 콘체른

과거 본지는 3회에 걸친 <마징가Z에 대한 고찰> 기사를 통하여, 소시적 마징가Z를 시청하며 가졌던 풀리지 않는 의문들 속에서 괴로워 똥부림치며 자라왔을 수많은 본지 독자들에게 국사책에 길이 남을 명쾌한 해답을 날려준바 있다.


기사가 나간후 본지에는 "그렌다이져도 까발려 주세요" "아톰의 메카니즘을 고찰해 달라" 등등 독자들의 기사 요청이 수 천건 접수 되었으며, 특히 그동안 소원한 사이였던 쇠돌이와 애리가 본지의 마징가 고찰 기사가 나간 후 갑자기 쌕쌕거리며 서로 다시 합쳤다는 반가운 소식까정 들려와 본지의 엄청난 영향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에 본지 고찰팀은 <우리가 밝혀야 지구가 산다> 라는 투철한 사명감을 안고 다음 작품을 열심히 모색하던중 어느 독자로부터 한 통의 눈물겨운 사연이 담긴 메일을 받게 되었다.








중략...


물론 저도 마징가를 즐겨보며 어느 정도는 지구수호 정신을 함양 했더랬습니다. 하지만 저나 제 동생은 마징가라는 로봇이 실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울 아빠가 항상 마징가를 보며 이렇게 말씀 하셨거든요.


"씨발...진짜로 저런거 하나만 있었으면 좃선 폭파는 시간문제인데..."


하지만 슈퍼맨은 달랐습니다. 슈퍼맨은 살아있는 사람이고 슈퍼맨의 중간 보급기지라 알려졌던 오뚜기 슈퍼 가 울 동네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보자기를 두르고 직접 옥상에서 뛰어내려본 제 동생의 증언에 의하면 평소보다 체공시간이 훨씬 길어진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증거로 미루어 볼 때 실존하는 우리의 진짜 영웅은 슈퍼맨이며, 고찰팀은 반드시 슈퍼맨을 다음 작품의 모티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졸라...


추신 : 제 동생은 8살 때 보자기에 크레파스로 S자를 그려주면 더 오래 날을수 있을거야 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두번째 비행실험을 하다 땅바닥에 정통으로 마빡을 쌔리박고 현재까지 투병중입니다. 제 동생을 살려주세요.


이러한 감동깊은 사연을 앞에 두고 본지가 가만히 있을리 엄따. 드디어 분연히 일어선 고찰팀, 또 다시 사회과 부도에 길이 남을 작품 하나를 남기려고 한다.  


지구를 지킨다는 대의명분과 함께 등장하여 70,80년대 동네 얼라들의 영웅으로 추앙받던 인물, <슈퍼맨>에 대한 고찰이다. 슈퍼맨의 인기는 장안에 빨간 보자기 품귀현상을 가져 올만큼 엄청난 파급력을 가졌지만, 정작 그가 진정한 영웅인지에 대해선 명확한 검증이 없는 상태다.  


이에 본지는 누가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인지를 가려내는 거대 프로젝트의 일환의 첫 번째로 슈퍼맨에 대한 고찰을 시작한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아래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던져 주시거나, 같은 형식으로 평소 슈퍼맨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나 논리적으로 반박 하고팠던 점, 기타 잡다구레한 질문등을 고찰팀으로 보내주시면 되겠다.


또한 혹시나 자신이 슈퍼맨과 은밀한 사이라고 주장하고픈 넘뇬들은 슈퍼맨에 대해 알고있는 모든 정보들을 역시 고찰팀으로 보내주시면 되겠다.





 보통 영웅들은 그 신비스러움을 더하기 위해 검은색 계통이나 메탈계열의 복장을 주로 착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데 슈퍼맨은 뭔가? 빨간색 파란색 알록달록...변태이거나 색맹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또 총알을 맞아도 흠집 하나 안나고 불에 타지도 않으며 완벽한 방수까정 지원되는 슈퍼맨의 옷은 대체 어디서 산건가?


어렸을땐 분명 망토 뿐이었는데.. 어디서 파는지 알려달라.



 


영화를 보면 슈퍼맨이 공기가 없는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지구를 꺼꾸로 회전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다면 슈퍼맨은 허파호흡을 하지 않는다는 얘긴데.. 혹시 양서류나 어패류가 아닌지 심각하게 묻고싶다. 또한 그 속도로 날아 댕긴다면 공기와의 마찰로 인해 머리카락이랑 눈썹이 홀라당 타 버릴텐데 왜 멀쩡한가?


좋다.  수퍼맨은 외계인이라 멀쩡하다 치자. 그럼 같이 간 로이스는 뭔가? 얘두 외계인인가?


아 골까네...


 슈퍼맨은 투시능력을 가졌다. 그렇다면 평소에 길거리를 돌아다닐때 지나가는 모든 여자들이 나체로 보이지 않을까? 영웅활동에 심히 지장이 클것 같은데...


하늘 날다가 갑자기 꼴리면 무게중심이 틀려져서 추락할까 심히 우려스럽다.


 슈퍼맨은 눈에서 레이져를 쏜다. 삐융~


근데 레이져란건 빛을 한데 모아줄수 있는 일종의 프리즘 장치가 있어야만 생성이 가능하다. 가령 실제로 현재 쓰이고 있는 루비 (보석) 같은.. 그렇다면 슈퍼맨 눈깔은 루비란 말인가? 루비를 눈에 끼고 다니면 앞이 보이나?


아니, 그건 둘째치고 그 눈깔을 노리는 사람들이 꽤 많을텐데...걱정된다.


 


 슈퍼맨은 입으로 공기를 빨아들인후 다시 강하게 내뱉어 사물을 얼려버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근데 그 과정을 자세히 보면 약 3초정도 숨을 들이 마셨다가 그 열배나 되는 30초정도 숨을 내뱉는다. 뱃속에 산소통이 들어 있는것도 아니고, 이게 말이 되나?


 슈퍼맨이 변신을 할때는 보통 회전문이나 전화부스를 이용한다. 근데 이거...심각한 안전사고를 불러올수 있다. 그 엄청난 속도의 회전을 감당할수 있는 회전문이 어딨냐? 필시 나사가 다 풀려 와장창 날아갈것이 뻔하다. 슈퍼맨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위해 시민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기주의자란 말인가.


 슈퍼맨, 아니 클라크의 직업은 기자다. 근데 클라크는 맨날 출동 하느라 근무에 태만함에도 불구하고 절대 안 짤린다. 이런 씨바, 기자의 세계를 좆으로 보는건가? 마감의 공포를 모르냔 말이다. 또한 걔는 수습기자 주제에 그 월급으로 졸라 잘 산다. 부장급도 그렇게는 살다간 허리 휜다. 이거 뭔가 비리있다. 얘네두 촌지같은 거 받나? 


 이건 결정적인 질문이다.


슈퍼맨은 외계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왔다. 즉 다시 말하자면 포괄적으로 지구 전체를 지킨다 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끔 울나라에도 와서 국회의사당도 함 뿌셔 주고, 백공삼네 집에 계란투척도 해주고 해야 하는거 아닌가?  


일개 첩보원인 007도 전 세계를 누비며 활약하거늘, 지구를 지킨다는 슈퍼맨이 왜 맨날 미국만 지키고 자빠졌냔 말이다. 혹시 슈퍼맨은 KKK가 아닌가 의심을 금할수 엄따.
 


 


 슈퍼맨의 변신장면을 보면 양복을 입고 있다가 타이트한 슈퍼맨 복장으로 순식간에 갈아 입는 것을 알수 있다. 이건 양복 착용전 슈퍼맨 복장을 미리 안에 껴 입었다고 치자.  


변신 후에 옷은 다 어디로 가는가? 타이트한 슈퍼맨 복장안에 껴 입었을 리도 없고, 변신장소에 보면 양복이 남아 있지 않는 걸로 봐서는 슈퍼맨이 다 먹었다는 얘긴데..  슈퍼맨은 염소란 말인가.


또 안경은 항상 어따 두는가? 한번 변신할때마다 버려? 아니면 스판 속에 안경을 꼽쳐 놓는가? 그러다 격렬한 격투중 팍삭 깨져서 살에 박히면 어쩔라구...


 슈퍼맨 2편인가에 보면 드뎌 로이스랑 슈퍼맨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서 같이 빠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근데...빠굴후 로이스는 멀쩡하게 씩 웃고있다. 씨바...슈퍼맨의 힘으로 허리를 한번 움직였다 하면 미아리 전체가 가라앉을 판인데 걔는 응응이 멀쩡하단 말이냐?


(슈퍼맨이 힘조절을 했을 것이다라는 가정도 나왔지만 영화의 슈퍼맨은 가끔 클라크인 상태에서도 조절을 제대로 못해서 막 뿌셔먹고 그런다. 서른살을 살았어도 기초적인 힘조절이 안되는데 빠굴시에 가능 했다는건 무리가 있다)


혹시 우리가 사상 최고의 옹녀를 무명배우로 방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밝혀달라!





웬갖 사이비가 난무하는 이 시대, 슈퍼맨이 진정한 영웅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이 정도의 검증작업은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장관 한 명 임명하는데도 철저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게 상례이거늘, 지구를 지키는 슈퍼맨에 대해선 말할 나위도 없다는 거 다 아시리라..


본격적인 슈퍼맨에 대한 고찰은 철저한 자료 집계후 다음호 제 2편에서 알려주도록 하겠다. 이상. 




딴지그룹 비서실장 겸 연애오락 팀장
이드니아 콘체른 (edenia@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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