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딴지, <호기심천국> 과외지도 나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명절인 설날과 추석.. 설날은 다시 신정과 구정으로 나뉘어져 추석과 함께 황금의 3대 연휴를 만든다. 방송사들도 이 황금 연휴 때에는 평소보다 시청률이 훨씬 높고 광고단가도 쎄기 때문에 저마다 심혈을 기울여 특집프로로 시청자들을 유혹하기 마련이다.

근데, 이 3대 명절의 프라임 타임을 작년 추석에서부터 올 신정, 구정에 이르기까지 천년을 뛰어 넘으며 얼굴을 들이민 외국영감이 있었으니, 이가 바로 독자 열분께서 익히 알고 계시는 폴켄슈타인이다.

 또 다시 등장한 폴켄슈타인.

아, 씨바. 또 폴켄슈타인 영감 이야기냐고?

글타.. 본지, 한번 뽕내기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는거 다들 잘 아시지 않는가. 거짓말천국의 구라가 멈추지 않는 한 딴지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떵 시원하게 잘 쌔렸으면, 물 잘 내리고, 똥꼬소제 깔끔하게 하고, 똥꼬털 가리마 정돈까지 완전정복 해야하는거 아닌가. 이런 마무리 정신, 이거 명랑사회 구현의 기본 되겠다.

어쨌든, 딴지의 독자들이라면 모두들 그간의 경과를 알겠지만 중간에 꼽사리 껴서 지금 뭔 소리여..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을 하고 들어가자.

SBS는 작년 추석특집 <호기심 천국>에서  초능력의 세계를 보여 주겠다며  <초능력자 폴켄슈타인>이라는 제목으로 1시간 가량 그의 쇼를 보여주고 그의 쇼가 초능력이라고 시청자들에게 방영했다. 이에 본지는 24호 기사와 26호 기사를 통해서 그는 초능력자가 아닌 마술사임을 지나가는 초딩도 알아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얘기해 줬었다. 

하지만 보람없게도 <호기심 천국>은 다시 올 신정의 방송에서 또다시 <인간의 초능력은 어디까지일까?>라는 제목으로 폴켄슈타인을 초능력자가 틀림없다고 얘기한다.  이 프로에서 <호기심천국>은 폴켄슈타인이 짜가라고 떠드는 쉐이들이 있는데, 다시 실험을 해봐도 이 영감은 진짜 초능력자라면서 큰 소리를 뻥뻥 친다. 그러나 초능력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유도한 이 날의 실험은 어설프기 그지 없는 전혀 과학적이 못한 실험이었으며 이 문제를 우리는 27호의 기사를 통해 조목조목 지적해 주는 친절을 또다시 베풀어 줬다

또한 선도언론임을 자부하는 본지는 재래방송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고자, 미국에서 폴켄슈타인 영감의 정체가 담긴 비디오를 직수입해서 그가 초능력자가 아닌 마술사임을 응용문제 까지 풀어가며 28호의 기사를 통해 지나치리만큼 자세히 알려준 바 있다.

우리가 페스탈로치의 열정과 마더테레사의 희생정신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지 않았던들 어찌 이런 자상함이 가능했겠는가? 우리는 길 잃은 어린 양을 인도하는 광야의 목자가 된 심정으로 무려 딴지의 지면을 4번이나 할애하는 성은을 베풀었던 것이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열번 써서 안 수그러지는 남근이 없다던가!

우리는 드디어 <호기심천국>에서 구정특집으로 다시 폴켄슈타인 영감을 출현시켜 진위를 가리겠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이 얘기를 듣고 음.. 정상적인 초등학생들보다는 학습속도가 느리지만, 어쨌든 이제라도 깨우쳤으니 다행이구나.. 하는 기특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래서, 가출했던 불량소년을 다시 받아들이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으로 우리는 TV앞에 앉았드랬다.

 <초능력인가.. 마술인가..> 진짜 몰라서 묻는겨 ?

그런데...

광고가 나오는 동안, 갑자기 괄약근에 알수없는 미세한 떨림이 전해오며 불길한 예감이 온 몸을 휘감아 돌았다. 지난 신정때도 정정방송인 줄 알고 봤다가 놀래서 내복에 똥 쌀뻔 했던 불길한 기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본 기자의 엿같은 예감은 적중하고 말았다. 왜 나는 지난번에도 속았으면서 애네들이 그래도 기본적인 학습 의욕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넘들일꺼라는 부질없는 희망을 걸었었던가. 아..

폴켄슈타인이 또 나와서 작년 추석 버전과는 약간 다른 마술들, 그것도 쌩초보 마술을 초능력이랍시고 보여준 이 특집프로의 제목은 <초능력인가? 마술인가? >였다. 그리고 호기심천국이 내린 결론은 "나도 모르겠다"였다.

씨바.. 니들이 호기심 풀어주겠다고 맹근게 <호기심천국> 아녀? 근데 되려 시청자의 궁금증만 증폭시켜 놓고 정작 내용에 대한 책임은 지기 싫으니까 결론은 알아서 판단하라니! 지금 시청자랑 장난치는 거 맞지?

지난 호 밝힌 폴켄슈타인의 마술 비밀(좌)과 <초능력인가 마술인가>에 출연해 쇼하는 장면(우) 똑같지.. 그지 ?

방송을 다 보구 난 뒤 또 도지는 괄약근 이완의 느낌. 본 기자 더 이상 너희들을 교육하고자하는 의욕이 사라지고 말았다. 페스탈로치 아자씨도 과연 니덜을 교육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습레벨을 오랑우탄에게 맞추어 똥꼬의 높이를 거의 바닥에 파묻을 정도로 낮추어 가르쳤건만 <호기심천국>의 처절한 학습부진은 본지의 인내력을 바닥내기 충분했다.

에쎄베쓰는 <호기심인가.. 마술인가..>라는프로의 제목이나 결론과는 다르게 정작 방송 내용은 잘 봐라! 우리는 아무런 조작도 안 했다. 그런데도 이렇게 놀라운 현상은 여전히 벌어진다. 이걸 설명할 수 있겠냐? 바로 이게 초능력이다" 라며 교묘하게 쇼의 내용을 마술이 아닌 초능력이다. 라는 식으로 몰고 간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옆의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마술의 내용을 설명하는 자막에 얼토당토 않게 실험방법 이라는 타이틀이 달려있다. 마치 폴켄슈타인 자신이 준비한 마술이 아니라 호기심천국에서 제시한 임의의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있다.

이것은 명백한 기만행위다. 자기가 출제한 문제를 가지고 와서 자기를 시험하는 것이 말이 되냐? 대체 뭘 실험해 보자는 건가? 마술사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다고 하는 마술을 정말로 할 수 있는지 실험해 보자는 얘긴가?

이보다 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이날 프로에 떼거지로 등장했던 공동진행자들의 대사와 즉흥적인 애드립이었다.

이 날 맹활약을 했던 한 여성 진행자는 아예 폴켄슈타인을 초능력자로 상정을 하고 한 발 더 가서 어린학생들에게 어려서 부터 수련을 쌓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초능력 수련을 함 쌓아 보라고 부추기는 망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어째서 과학을 표방하는 프로에 과학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진행자들만 골라서 출연하는 지부터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어째든 이들은 쉴새 없이 현장의 상황을 시청자에게 전해주는데 하나 같이 이건 조작이 아니다, 정말 신기하다 ,지금 이것은 사실이다 라는 요지의 말만을 한다. 

그래도 초능력이라구 하잖어 ?

그럼 과연 이 날 공연의 내용은 마술이었을까? 초능력이었을까? 다시 한 번 밝히지만 한 마디로 얘기로 폴켄슈타인이 보여준 초능력이란 건 철 지난 마술 일 뿐이다.

본 기자 외화절약을 위해서 지난 호 기사를 쓸 때 폴켄슈타인 마술비법 2번 비디오 한 개만을 주문했었다. 그러나 설날특집 방송이 나간 후 눈물을 머금고 외화를 쏟아부어 3번 비디오까지 입수하여 살펴볼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작년 추석과 올 신정에 보여줬던 폴켄슈타인의 마술은 주로 2번 비디오에 나오는 것이고 이번 구정 때 보여줬던 것은 주로 3번 비디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비슷비슷한 레퍼토리의 마술을 가지고 울겨 먹는 폴켄슈타인에게 <호기심천국>은 황금시간을 내주며 줄기차게도 이 영감이 초능력자임을 주장한 것이었다.

본 기자, 이번 설날에 방송한 폴켄슈타인 마술의 비밀도 모두 꾀고 앉아있다. 그러나, 요 번엔 폴켄슈타인이 보여준 마술의 비밀에 대해선 넘어 가도록 하자. 이미 몇 번의 기사를 통해서 충분히 그가 마술사임을 다 까발려 놓았기 때문에   굳이 시시콜콜한 마술의 비법까지 밝혀가며 물고 늘어질 생각은 없다.

사실 2부에 나왔던 아마르의 경우 폴켄슈타인보다 훨씬 더 유명한 마술사이다. 그러나 그의 마술에 대해선 논외로 삼자. 왜? 폴켄슈타인한테만 원한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술의 비밀은 무조건 까발리는 것이 맛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술사도 먹고 살아야지. 궁금하신 분은 비디오 사서 보시라. 폴켄슈타인이 출시한 비디오는 딸랑 3편인데 아마르가 출시한 것은 20개 가량이나 있다. 

 <호기심천국> 대면교육에 나서다.

이번 <호기심천국>사태는 과학에 대해서 무지한 에쎄베쓰의 제작진이 노련한 마술가 영감탱이에게 농락을 당한데서 출발해 졸속 제작, 시청률을 위한 선정성에의 집착, 프로의 공영성에 대한 망각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서 발생한 사건이다

어떻게 그런 단언을 내릴 수 있냐구? 자.. 들어바바.

폴켄슈타인은 몇 차례 계속된 방송을 통해 초능력쇼를 보여줬지만, 에쎄베쓰에서 소개한 데로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직접적으로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자신의 마술을  mental magic이니  ESP니 하면서 초능력 비스무레한 쇼임을 말했을 뿐이다. 이건 그의 홈페이지 내용에도 그대로 나타 나는데   Mentalism ESP 등의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마술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소개한 대목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폴켄슈타인은 자신이 직접적으로 초능력자라고 주장하지도 않으면서 은근히 자신이 마술이 초능력에 의한 것임을 암시하는 그의 태도는 수십년간 마술을 해 오면서 쌓인 노하우였다.

그런데,  <호기심 천국>의 제작진은 그의 마술쇼를 덜꺼덕 초능력이라고 소개하고 말았다. 왜 이리 이들은 용감무쌍한 것일까.. 쇼를 하는 당사자조차 자신의 쇼가 초능력이라고 말하지 않는데 용감무쌍한 <호기심 천국>에선 그를 당당히 초능력자라고 불렀으니 말이다.

근데 자꾸 ESP 어쩌구 하는데 ESP가 뭔 소리냐구?

ESP가 초감각적 지각능력(초능력)이라구? 그러면 폴켄슈타인이 자신의 쇼가 ESP에 의한 것이라고 했으니까 스스로 초능력자라구 한 거 아녀? 라고 할 똘똘한 독자덜 있으리라.

근데..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

일전 본 기자가 <호기심천국> 제작진이 남다르게 뒤쳐지는 학습능력를 보유하고 있음을 절감한 후,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호기심천국> 제작진을 만나 대면교육을 했었드랬다.

근데 그 자리에 나온 제작담당자는 ESP가 Energy of Special power 라는 진기한 발언을 했다. 갑작스런 황당한 발언에 잠시 정신이 몽롱해졌지만 명랑과학입국을 위해 여기서 쓰러질 순 없다는 생각으로 흩어진 정신을 수습하고 대화를 이었다.

"도데체 누가 ESP가 에너지 오브 스페셜 파워라구 했슴까"

"거..폴켄 영감이 그러던데요.그니까 ESP가 초능력 아닌감요 ?"

.시청자들에게 신비한 자연현상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주겠다며 나서서 전문가처럼 행세하는 <호기심천국>제작진이 ESP를 모른다는 사실에 본 기자는 기가 막혔다. 설사 몰랐더라면 그게 무슨 뜻인지 책이라도 찾아보는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게 띨띨한 <호기심천국>제작진이 노련한 마술사 폴켄슈타인에게 농락당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이제 와서 에쎄베쓰에서 폴켄슈타인한테 너 왜 초능력자라고 그랬어. 씨바.. 니땜에 시청자덜한테 욕 묵자너 해 봐야 암 소용없는 일이란 말이다.

폴켄슈타인이야 자신이 초능력자로 소개됐는 지 우쨌는지 한국어를 모르니 알 바 없는 거고, 자신이 말한 ESP라는 말은 Energy of sepcial power 라구 하지 않았냐. 사람들 누구에게나 있는 잠재능력이 있지. 나도 그게 있다는 말이다. 뭐가 잘못됐냐? 라고 말할텐데.

결국 그의 말을 확인도 없이 곧이 곧대로 믿고 덜커덕 초능력자라고 소개한 <호기심천국>의 무능 탓으로 돌릴 수 밖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기심천국>의 제작진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담 주부터 폴켄슈타인의 쇼가 초능력이 아닌 마술이었음을 밝히겠다고 한 점이다. 늦게나마 자신들의 실수와 잘못를 인정하였기에 본 기자는 거액의 달러를 주고 구입한 폴켄슈타인의 마술교본 비됴를 넘겨 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무지와 준비부족에서 나온 잘못된 방송내용을 얼마나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할 지는 직접 다음 방송을 보구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호기심천국> 제작진이여 ! 이젠 제발 공부 좀 하시라..

 마무리

또 다시 긴 지면을 할애하여 <호기심천국>의 구라를 디벼봤다. 민족정론을 지향하는 본지가 언제까지 이런 재래방송의 뒤치닥거리를 해야한단 말인가! 본 기자도 "호기심구라"가 싸놓는 똥 치우고 댕기느라 짜증이 팍팍 날라 그런다. 와이프 사랑해 줄 시간 쪼개서 이거 쓰느라 인류를 이끌어 갈 명량얼라를 Install 조차 못하고 있다. 씨바..

본 기자 구정 때 방영됐던 폴켄 영감의 마술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호기심 학생에게 다 갈켜줬다. 그러나 호기심 학생에게 스스로 밝힐 기회를 주기 위해 일단 공개는 하지 않겠다.

독자 여러분들, 다음 주를 지켜봐주시라. <호기심천국>이 과연 약속을 실천하는지 말이다. 이번에도 정신 못차리면 폴켄영감의 구정 때의 비밀도 다 까발리고, 새로운 "<호기심천국> 스타르타 교육" 프로젝트가 시작 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딴지 양재동 지부장 겸 엽기과학부 파견기자
전지운  (baram93@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