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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 귀신을 까발려주마 - 2탄

2000. 1.31.월요일
딴지 일본특파원 맨뒤

 





1989년 오후, 일본 후쿠오카의 한 중학교에서 난리가 났다. 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쉐 세명이 집단으로 정신이 쑥 빠져가지고 나자빠지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카레에 청산가리류의 독극물을 타거나, 지하철에 사린까쓰를 뿌려대는 엽기성을 띤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나라라, 당빠. 순사들이 출동해 원인 조사를 했지만 이유는 어이없게도 <곳쿠리상>이라는 영점(靈占)을 치다가 아쉐들이 삐꾸가 돼 나자빠진 사건이었다.



1985년, 일본 시즈오까현에 사는 한 아줌마가 갑자기 정신이 쑥 빠져서 창에서 뛰어내린 사건이 있었다. 다행히도 다리 부러지는 선에서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나중 조사에 의하면 남편이 바람을 피는지 안 피는지를 <곳쿠리상>점을 치다 역시 맛이 간 사건 되겠다. 동네사람들은 무리하게 곳쿠리 영을 부를려다 귀신에 씌인거다 라는 말을 쑤근쑤근거리기 시작했고 학교에서는 <곳쿠리상>점을 교칙으로 금지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된다.


<곳쿠리상>의 정체


이쯤되면 딴지 독자들 궁굼하실거다. 도대체 <곳쿠리상>이라는게 뭔데 일본 아쉐이덜이 일케 맛이 가나? 하고.


여러분들은 여고괴담이라는 영화를 보셨는가? 안 보신 뇬넘들을 위해 쫌 설명을 하면, 두뇬이 연필을 부여잡고, 간딴하게 귀신을 부르는 주문을 외고, 어깨에 힘을 빼고 있으면 한뇬이 처녀인지 아닌지를 동그라미, 혹은 엑스표로 귀신이 가르쳐 준다는 장면.


한국에서는 <분신사바>로 번역되어 전해지고 있고, 그 영화 본 몇몇이 따라하고는, 본 기자에게 <귀신 있자너>함서 반박 멜을 보내게 한 그 장본인 되겠다. 실은 요 <분신사바>라고 하는게 일본 <곳쿠리상>의 Lite 버전 되겠다.








<평성 너구리 대합전>
재밌고 가슴찡한 애니..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대 유행한 테이블 터닝(Table turnnig)이라고 하는 점이 그 기원인 <곳쿠리상>은 1900년대 초 일본으로 들어와 알려지게 되었다. 회전탁자가 회전하는 소리의 의성어인 <곳쿠리, 곳쿠리>에서 <곳쿠리상>이 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더욱더 신빙성이 있는 일설에 의하면 여우신, 들개신, 너구리신의 한자표기인<狐狗狸>에서 <곳쿠리상>으로 되었다고도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 <원령공주>, <평성 너구리 대합전>등의 작품을 보신분들은 이해가 가시겠지만 일본에서 이해되는 이 세가지 동물의 이미지는, 변신이 가능하며, 인간들에게 장난을 걸어 공포를 느끼게 하고, 때로는 인간의 친구가 되기도 하는 신묘한 동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곳쿠리상>의 방법


이 <곳쿠리상>을 시술하는 방법은 간딴하다.



준비할 물건은 < 동전, 종이, 연필, 구신 씌우기를 열망하는 인간 서넛... >이면 오케 되겠다. 일딴 준비한 종이에 아래와 같은 그림을 그린다. 위의 그림은 신사(神社) 표시이고 그 왼쪽, 오른쪽은 예, 아니요. 그 아래는 히라가나 50음도, 그 아래는 숫자 되겠다. 그 종이 위에 동전을 올려놓고, 세 사람의 손가락을 동전위에 올린 다음, 주문을 왼다.



こっくりさん,こっくりさん おいでませ,こっくりさん おいでませ.XXをおしえて くださいませ


대충 번역하면 고쿠리상, 고쿠리상 와 주십시오, 고쿠리상 와 주십시오 XX을 가르쳐 주십시오...되겠다. 씨바. 일어 모른다고? 이런건 몰라도 된다. 어쨌던 이런 주문을 외고, 고쿠리상의 답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피 시술자의 손과 어깨에 힘을 빼고 가만히 있으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동전이 답을 찾아 스르르 움직이게 된다.


헉... 안믿어지면 함 해바바..


여고괴담에서도 거의 같은 상황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걸 보고 따라한 아쉐들이 <진짜로 된다!> 하는게 입으로 전해져 몇몇 매니악틱한 뇬넘들에게 유행하고 있는게 현실되겠다. 신빙성 없는 확인에 의하면 본 기자 주위에 일본넘들 중에도 대부분이 해본걸로 나타났다.









얘덜 마냥..

근데 날보고 이걸 믿으라고?


씨바 오케바리다. 그럼 여러분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겠다. 요것 주로하는 중. 고딩들 잘들어라. 시험볼 때 한번 써먹어 봐라.







 일단 시험지를 앞놈한테 받으면 <눈감고 있어!> 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시험지 윗면에 위에서 설명한 식으로 그림을 잽싸게 그린다.

 <시험시작!>이라는 구령과 동시에 주문을 왼다.
     <고쿠리상 고쿠리상 오이데마세...>


 영험한 고쿠리상이 찍어주시는 대로 답을 적는다.


이렇게 하고 성적표 봐바라... 씨바 몰긴 몰라도 집에서 아부지 쓰러지실거다. 강심장과 막강한 체력의 소유자를 아버지로 둔 자식이면 니가 쓰러질 때까지 맞을거다.


간단하게 요것만 해 봐도 이건 뻥이라는걸 알수 있다. 그럼 <고쿠리상>귀신 구라의 매카니즘을 하나하나 설명하겠다.


답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


이것이 가장 큰 구라되겠다.


간단한 실험을 부탁한다. 잡고있는 마우스에선 손을 잠시 떼고 손을 가만히 보고 있어 봐라. 쫌씩 떨리지? 걱정마라 수전증 아니다. 안 움직이는게 또라이다. 인간은 움직이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게 몇 배는 더 힘들다. 무공을 연마할 때 <부동의 경지>인 자연체를 위해 부던히 노력하는것도, 아무생각을 안 하기위해 스님들이 무상의 경지를 그리는것도 답은 하나, 그게 졸라 힘드니깐 그렇게 기를 쓰고 연마하는 거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기관을 가지고 태어났다. 가만이 있을려면 시행자 자신은 힘을 빼고 있는 것 같아도 전 신경을 손가락 끝에 집중해야만 한다.


게다가 3.4명이 손가락 만으로 동전을 지탱하고 있으믄 힘의 불균등은(생각해봐라. 미세하더라도 세놈이 어떻게 힘을 똑같이 주냐? 사전에 내가 2쥴의 힘을 줄테니깐 니네도 거기에 맞춰.. 이게 가능하냐? ) 당빠 일어나게 되고 연필, 혹은 동전이 스르르 움직이는 건 당빠다.


답은 짧을 수밖에 없다.


요거 해본 넘은 알겠지만 똥그라미 엑수 치는데도 한참 걸린다. 본 기자처럼 성격 급한 놈은 이거 몬한다. 위의 그림에서 보면 알겠지만 답이 열자 라면 동전을 쥐고 한 30분은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예. 아니오 형태나 숫자의 형태로 한정되게 된다. 이런식으로 피 실험자 스스로 문제를 제한하다보면 반대로 피 실험자가 예상할 수 있는 문제일 수밖에 없고, 대체로 아는 답을 가지고 <곳쿠리>를 불러대는 경우가 허다하다. 안 믿겨지면 수학 시험지 가지고 함 해봐라 몇 개나 맞나.


최면시술 매카니즘


본 기자 최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다. 최면 메카니즘을 기술한 여러 책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최면을 거는 방법은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다.







가. 뇌의 기능성 호르몬인 노르 아드레날린의 분비량을 줄이기위해 피실험자를 릴렉스 하게 한다. 이것이 뇌의 가수면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나. 시술자는 피 시술자의 집중을 위해 시계추나 회전판 등으로 반복 화상을 보여준다.

다. 시술자는 어휘의 반복으로 피 시술자의 한정된 기능을 하는 뇌에 명령을 내린다..등이 되겠다.

눈치빠른 독자들 이라면 벌써 알았겠지만 요 <고쿠리상>을 부르는 행위자체가 최면시술과 그렇게 비슷할 수가 없다.







A. 일딴 고쿠리님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수있게 힘을 죽 빼고 가만이 있어...의 릴렉스 작용

B. 힘의 불균형 때문에 움직이기 시작한 동전이 시계추의 반복화상 역할을 하며 피 시술자를 집중시키며.

C. <곳쿠리상>을 부르는 주문자체가 가벼운 자기최면 상태로의 유도를 촉진 시킨다.


그치? 비슷하지? 요게 결정타 되겠다.


간단한 실험에도 드러나듯이, 지금 이 글을 읽은 직딩들 점심시간에 가까운 동료들과 이걸 해보라... 아마 안 될거다. 왜냐면 벌써 당신은 이것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 매카니즘을 알게되면 그 간딴한 자기최면술은 말짱 꽝이되기 때문이다. 이 이론이 정확하다면 여자보다는 남자가, 집중하는 사람이 산만한 사람보다, 어른보다는 아이가 더 잘 걸릴꺼다. 왜냐믄 실험결과에 그렇게 나와있으니깐.


위의 CASE1.2도 같은 경우로 설명된다. 쓰러진 아쉐들은 지가 지한테 최면을 걸어버린 꼴이 되었고, 그 의부증 아줌마는 <고쿠리>가 아니더라도 창에서 뛰어내릴 소지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아줌마는 고쿠리를 하기전에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음에 틀림없다.>라고 단정했음에 틀림없고, 자기암시에 의한 착란증세였지 않는가 하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거이 귀신 아이다. 허긴 요론 수법으로 일부 사기치는 놈들이 있다고는 들었다. 이거 신통방통, 내지는 영험하고 관계도 엄꼬 조또 아이다. 알고하면 귀여운 장난으로 끝나지만 잘못하면 골로 가는 수 있으니 주위에 이거 하는 년놈들 있으면 딴지독자 여러분은 말려주시기 바란다.





참참.. 그리구 본 일본지부장 맨뒤는 딴지 엽기과학부 하구는 별루 관계가 엄따. 쪼끔 외도한 것 뿐이다. 니들두 알겠지만 엽기 과학부에는 이드냐를 비롯, 양재동 지부장과 영화구라 에로등 기라성가튼 것 덜이 있어 나 거기 낑기면 조땐다. 담부터 본 기자에게 투고질 할 때는 <일본, 일본문화, 건축, 사회풍속과 유행, 미디어 옴부즈>등을 부탁해 주심 감사하겠다.


난 딴지 엽기 문화부 일본 지부장겸 특파원이다다.. 



- 딴지 엽기 문화부 일본 지부장겸 특파원  
맨뒤(mandui@netplus.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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