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김도균 추천0 비추천0

 

 

 

 

 

 

[스포츠] 으랏차차.. 힘내라! KBO.

2000. 1.31.월요일
딴지편집부장 김도균 

이 땅에 프로 스포츠를 처음 들여와 지난 20여년간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프로야구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승엽, 정민태 등 걸쭉한 스타 탄생으로 간만에 인기가도를 구가하는 프로야구에 갑자기 웬 위기타령이냐고?

 

얼마 전 일부 선수들이 불순한 세력의 사주를 받아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라는 졸라 의심되는 단체를 만들었드랬다. 이들은 선수협의회가 선수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라고 설레발을 쳤지만, 요런 사탕발림에 넘어갈 우리의 KBO와 프로야구단이 아니었다. 목청높은 노조의 등쌀에 몸서리를 치던 재벌이 만들어 낸 프로야구단에서 노조란 그 싹조차 허용될 수 없는 일..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정치권 로비 등 바쁜 기업활동에도 불구하고 오직, 진짜루 오로지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일념만으로 적자를 감수하며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마당에 선수협의회를 들고 나오는 것은 재벌의 선량한 의지를 꺾는 일이었다. 이는 바쁘신 와중에도 2년마다 한 번씩 야구관람을 하시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시는 구단주이자 재벌총수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나는 일인 것이다.






 
 

나 바콩 주심.선수협
니넨 무조건  아웃이야.

 

또한 좃선일보와 함께 양심극우세력의 선봉에 섰던 바콩 서걍대 전 총장은 일찌기 <울 나라 노조는 빨갱이덜의 사주를 받고 이따>고 설파하지 않았던가. 바콩 총장의 말씀에 따르자면, 불순한 배후세력의 사주를 받아 설립된 선수협의회는 좌경의식화가 될 소지까지 있는거였다. 글타면 선수협의회는 단순한 노사문제가 아닌 체제전복의 심각한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자 KBO는 70-80년대 재벌이 써 먹던 노조파괴 노하우를 전수받아 강력한 초동진압과 노조분쇄공작에 돌입하게 되었다.

 

방법이야 모 다덜 알잖은가.. 구사대 대신 프런트 직원이 동원되고, 직장폐쇄 협박 대신 프로구단 포기 공갈을 써 묵은거만 다르지 다 그 때 그 수법이지..모..

 

본지는 KBO가 이런 방법까정 써 묵을 수 밖에 없는데에 대해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지금까지 보여준 KBO의 모범적인 태도를 볼 때 더욱 그러한 것이다.

 

KBO와 구단측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학업에 소홀했음을 안타깝게 여겨 계약서의 내용을 모조리 한문으로 만듦으로써 선수들이 한문습득에 정진토록 하는 세심한 배려를 보여 주었드랬다. 또한 운동장 상태를 수시로 점검, 잔디를 제거하고 보호펜스 설치를 애써 외면하는 등 다양한 악조건을 만듦으로써 각종 타박상과 부상의 위험 속에서 선수들이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더우기 정부의 세계화 정책에 발맞춰 3류 외국인 선수들을 수입함으로써 정부시책에 솔선수범하여 실천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할 일 없는 외국의 퇴물선수들에게 비싼 달러를 쏟아 부어줌으로써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의욕을 북돋아 줬으니 KBO의 전세계적인 인류애 또한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하겠다.

 

또한 다종다양한 해외진출 제한규정을 만듦으로써 국내 고급인력의 해외유출을 막았고, 연봉조정신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구단측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기업의 과다한 인건비를 절감시켜 주었으니 KBO의 공적은 무릇 셀 수도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KBO의 공덕을 인지하지 못하고, 선수협의회를 만들겠다고 덤벼드는 일부 과격 용공선수덜의 주장은, 더우기 이들은 현재 팀 훈련을 거부하고 야구 방망이 등 폭력도구를 소지한 채 자체훈련을 빙자한 쿠테타 도상훈련을 실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발빠른 진압이 요구되고 있다.

 

좌경용공 선수협의회 분쇄의 그 날까지.. 힘내라! KBO.

 

으랏차차.. 화이팅!

 

 
 



 
 

<피에쑤>

전근대적인 구단들의 작태를 응징하고 선수협의회에 힘을 몰아주기 위해 <프로야구 상식퀴즈 대잔치>와 <선수협 지지 서명판>를 마련했다. <서명판>에 좋은 글을 남긴 독자 중 50명을 선발하여 작은 선물을 보내 드린다. 선물은 선수협의회 참여 선수들이 사용했던 야구공과 배트, 유니폼. 독자제위의 적극적인 참여 바란다. 졸라 !

 

<프로야구 상식퀴즈 대잔치>    <선수협의회 지지 서명판>

 


긴급사태로 스포츠부에 후다닥 달려온
딴지 편집부장 김도균   
(ddanjiedit@netsgo.com)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