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 오리진은 각성하라!! | |||
2000.1.31.월요일 딴지그룹 신임 비서실장 이드니아 콘체른 울티마 온라인 이라는 게임이 있다. 과거 애플 컴퓨터가 나오던 시절, 처음 PC용 롤플레잉 게임인 울티마 를 발표하여 전세계 롤플레잉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등에 업고 현재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게임회사으로 우뚝 선 오리진. 이 회사에서 재작년 완성을 발표해 전세계 겜시장을 뒤집어지게 만들었던게 바로 <울티마 온라인>이란 게임이다.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특유의 자유도와 스킬 시스템, 엄청난 크기의 대륙크기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던 울티마 온라인은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자꾸 온라인 온라인 하려니깐 혀가 꼬일라 그런다. 게임 이름이 원래 그런거니깐 이해 바란다) 울티마 온라인은 현재 우리나라에도 아리랑과 발해, 두개의 서버가 설치되어 있으며 대략 2만여명의 울나라 게이머들이 열심히 브리타니아 대륙에서 자신의 분신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대규모의 울나라 울티마 플레이어들이 오리진측 (이후 OSI 라는 명칭을 사용토록 하겠음) 으로부터 계정블럭 조치를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시 말해 사용자의 모든 캐릭터와 재산을 두번 다시 사용할수 없는, 현실세계로 따지자면 사형이나 마찬가지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무엇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났는가. 지금부터 울티마 온라인의 게이머로서 본기자가 체험한 이 사건의 전말을 함 알아보도록 하자. 사건의 발단 먼저 사건의 핵심 내용을 알기 위해 우리는 유오 익스트림 (UO Extream) 이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과거 본기자가 썼던 관련기사를 참조해 보시면 좀 이해가 가시겠지만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 하자면 이렇다. 울티마 온라인에서 캐릭터들은 80가지가 넘는 기술을 배우고 익힐수 있게 된다. 기술들은 최고 100.0 이라는 수치를 가지며 해당 기술에 100.0 을 획득하게 되면 Grand master (GM) 이라는 칭호를 받을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그전엔 사용할수 없었던 여러가지 부수적인 능력들을 갖게 된다. 따라서 울티마 온라인의 세계에서 잘 살아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술을 GM까지 끌어 올리는것이 필수적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이 기술을 올리는 과정이라는 게 완전 마우스 노가다라구 보문 된다.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기술명을 클릭하고 사용할 대상을 클릭하는 것이 기본으로 되어있는 울티마 온라인의 스킬 시스템은 한 기술의 지엠을 만들기까지 평균 10만여회의 마우스 클릭을 요구한다. 10만여회.. 손꾸락 뿌러지는건 시간 문제다. 울티마 온라인의 스킬 시스템이 이런 방식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기술의 반복 사용을 대체해줄 무엇인가를 갈구했고 마침내 Dr.twister 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미국의 어느 프로그래머가 UO Extream 이라는 보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하 유오이라 칭한다) 유오이는 기술의 반복사용을 프로그램적으로 매크로화 시켜주는 기능 이외에 여러가지 편리한 보조적 기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울티마 온라인을 하려면 제일 먼저 유오이 사용법을 마스터하라" 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사용자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다. 요게 바로 유오이의 역사 되겠다. 한데.. 유오이의 막강한 기능 덕분에 유오이를 사용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예를 들자면 전투상황시의 대응속도나 생산 매크로 시의 빠르기 등) 나타나기 시작하자 OSI 측에서는 유오이를 치트성(속임수)이 강한 불법 프로그램 으로 판단하고 이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버트 이미 전체 울티마 온라인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유오이 프로그램을 단속하고 징벌 하는것은 제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임을 잘 알고있던 OSI는 표면적으로만 형식적인 단속을 했을뿐, 유오이의 사용을 조용히 묵과해 왔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번 기사의 핵심인 바로 그 문제의 사건이 터지게 되었다. 유오이 개발자나 OSI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엄청난 버그가 발견되어 버린 것이다. 이른바 돈 버그 라고 불리웠던 이 버그는 울티마 온라인 클라이언트와 유오이 프로그램 사이의 오류를 이용하여 마우스 클릭 몇번과 약간의 수고만으로 생산직 캐릭터가 몇달동안 고생해야만 모을수 있는 엄청난 액수의 돈을 벌어 들일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고 결국 울티마 온라인 세계의 전체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되었다. 또한 OSI측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에도 심각한 손상을 끼쳐 NPC (Non - playable character) 상인들이 물건을 사주지 않거나 심한 경우 서버가 다운되어 버리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그러자 OSI 측에서는 긴급히 돈버그에 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고 어느날 갑자기 소리 소문도 없이 각 상점의 NPC 들에게 일종의 방아쇠 장치 (돈버그를 사용함과 동시에 그 데이타가 OSI로 전달되는) 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후, 이 기간동안 돈버그를 사용한 모든 사용자들의 계정을 영구히 블럭 시켜 버린 것이다. 그렇다. 말하자면 이는 집단 사형선고 였다. 이것이 이번 대규모 계정블럭 사태의 전말이 되겠다. OSI측의 입장 본기자는 울티마 온라인 아리랑 샤드 (Shard : 서버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심 되겠다. 서버도 잘 모른다구? 그럼 어쩌란 말이냐.) 에서 Chron 이라는 이름의 카운셀러로 활동하고 있다. 그 덕분에 다른 사용자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OSI로부터 얻어낼수 있었다. 씨바.. 내부첩자 같아서 기분이 별로이긴 하지만 알건 알아야 겠기에.. 여기 OSI의 입장을 정리해 보겠다.
까놓고 말해서 OSI의 입장은 솔직히 누가 보아도 정당하고 잘못된 점이 없다. 그들은 전체 사용자들에게 깨끗하고 평등한 게임환경을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고 따라서 그렇지 못한 플레이어에게 제재를 가할수 있는 권한도 있다. 또한 울티마 온라인의 세계는 현실과는 다른 판타지의 세계이고 신적인 존재 (로드 브리티쉬)가 존재하는 만큼, OSI는 신으로서의 능력을 사용할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 잠시 결론은 잠시 미뤄두고 이제 사용자측의 반론을 함 보도록 하자. 참고로 여기 기재된 사용자들의 입장은 본기자가 카운셀링을 하면서 접수한 내용들임을 밝힌다. 사용자측의 입장
이상의 내용이 사용자측의 입장이 되겠다. 음.. OSI의 말도 옳고 사용자들의 말도 옳고.. 좀 헷갈리긴 하는데.. 본기자 여기서 잠깐 그동안 OSI가 한국 샤드에서 플레이어들에게 보여준 서비스의 수준을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번 OSI의 조치가 왠지 만만한 한국 샤드를 희생양으로 삼은 듯한 느낌을 지울수 없기 때문이다. 아래 열거한 문제점들은 오로지 한국샤드에만 국한된 문제점 임을 알린다. 울티마 온라인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아리랑과 발해샤드의 정시 다운 현상 (매시간마다 한번씩 서버가 다운되는 현상)과 무지막지한 랙들을 잘 알고 계실것이다. 울티마 온라인의 모든 샤드들은 기본적으로 격일에 한번, 샤드 백업을 목적으로 갖는 2시간 동안의 서버 다운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서버상의 장애도 있어선 안된다. 이것은 쾌적한 게임환경을 제공해야할 OSI가 마땅히 지켜야할 의무중 하나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설치된 샤드들은 사용자들에게 강인한 인내심을 요구하게 만든다.
매일매일 한시간 단위로 서버가 다운 되는것은 기본이고, 어떤때는 걸음을 떼기조차 힘든 랙현상이 수시로 발생한다. 긴박한 전투중에 서버가 갑자기 다운되어 버린후.. 재접속 했을때 죽어있는 자신의 캐릭터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참기 힘든 분노를 느끼게 된다. (재미있게도 서버가 다운되면 게임 자체가 멈추는것이 아니라 사용자만 튕겨 나가고 게임은 진행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다운 되더라도 게임상의 괴물들은 사용자의 캐릭터를 계속 공격한다) 더욱 기가 막힌것은 어찌된 영문인지 독립되어 있어야할 한국의 두 서버가 (아리랑과 발해) 현재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아리랑 서버가 다운되면 발해 서버도 함께 다운되어 버리는 어이없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의 울티마 온라인 유저들이 게임상에서 수십차례의 항의시위를 가졌지만 OSI는 지금까지도 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해주지 않고 있다. 두번째는 한국 샤드와 타 외국 샤드들이 질적인 수준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수는 오히려 한국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게임안의 퀄리티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모든 외국 샤드에 필수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문게이트 (마을과 마을과의 이동을 돕는 일종의 텔레포트 장소) 가 없는 한국의 샤드에서 게이머들은 어쩔수없이 마법재료를 소모해가며 마법이동을 하거나 도보로 열라 뛰어다닐수 밖에 없다. 또 대부분의 게이머가 마법사를 지향하는 울티마 온라인의 세계에서, 외국샤드의 경우 수십명의 마법상인이 존재하는 반면 울나라 서버에서는 단지 몇명의 상인만이 영업을 하고 있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마법재료를 사기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해야만 한다. 그리고 또 있다. 울티마 온라인은 롤플레잉 게임이기 때문에 자주 퀘스트 (Quest : 게임상의 이벤트) 를 제공해 주어야 플레이어들이 식상하지 않게 된다. 울티마 온라인 사이트 (http://www.uo.com) 에 가보면 외국 샤드에서 벌어지는 이벤트 안내는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아리랑과 발해 샤드에서는 지금까지 딱 한번의 이벤트가 있었을 뿐이다. 그외에도 한국 샤드에서만 가지지 못하는 불이익이 너무나 많지만 지면상 생략한다. 세번째는 울티마 온라인 상에서 사용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카운셀러 시스템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한국 샤드의 SLC (Shard lead counselor : 샤드 카운셀러 대빵) 와 SRC는 모두 외국 사람이며, 놀랍게도 한국말을 전혀 할줄 모른다. 때문에 그들은 한국의 사용자들이 한국어로 질문을 던지면 영어로 질문해 달라 는 황당한 요구를 하고있다. 절반 이상의 한국 울티마 사용자들이 10대이고, 좀 배웠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상황에서 갑작스레 영어로 문장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영어를 공용어로 쓰게 한다는건 한국 사용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본기자가 카운셀러를 하며 느낀것은 이들 외국 카운셀러들이 한국인을 상당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리랑 샤드에서 서버다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때도, 이들 카운셀러 책임자들은 얘기를 들어주는 시늉만 했을 뿐 어떠한 조치도 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쟤네는 원래 저런 애들인가바 라는 식으로 웃어 넘길 뿐이었다. 또한 카운셀러 근무시 사용하는 IRC 채널 (그니깐...일종의 채팅전용 프로그램) 에 접속해보면 그들은 늘상 잡담만 늘어 놓으면서 사용자의 call (울티마 온라인 에서는 사용자가 call 메뉴를 통해 언제든지 카운셀러를 부를수 있도록 되어있다)에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결론적으로... 그렇다. 이건 진짜 수상하다. 왜 하필 한국 샤드만 서비스가 불량하며 왜 하필 한국 샤드에서만 그토록 많은 플레이어들을 블럭 시켰으며 왜 한국 샤드에서만 미리 그걸 알려주지 않았는가. 본기자의 생각에, 이는 단연코 오리진 이라는 게임 회사가 한국 게이머들을 껌으로 보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본다. 또한 이번 계정블럭 사건 역시 자신들의 실수를 급하게 덮기위해 (유오이의 사용을 알면서도 묵과해왔기 때문에, 유오이로 인해 발생한 버그는 OSI에게도 역시 책임이 있다는 플레이어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한국 게이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던 것이라고 본다. 물론 아닐수도 있다. 어쩌다 보니 한국 샤드만 서버다운이 잦고 어쩌다 보니 한국 샤드만 서비스가 나쁜것일수 있고 어쩌다 보니 한국 샤드에서만 계정블럭이 많아졌을수도 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오리진이 한국 사용자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대체 뭔가. 백인우월주의? 사이버 인종차별? 그것도 아니면 오리진사의 사장이 한국에 악감정이 있는건가? 그들이 사용자들에 대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진정으로 노력 했었다면, 그 누구보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이 그것을 제일 먼저 느꼈을 것이고 OSI에 그토록 심한 반감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불성실한 서버 관리, 허술한 카운셀러 시스템, 거기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대충 대충 사건을 넘기려는 의도가 너무나 잘 나타난 이번 계정블럭 조치까지. 한때 오리진의 게임이라면 무엇이든지 최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점점 울티마에게서, 오리진에게서 등을 돌려 버리는 현실을 바라보며 본기자는 씁쓸함을 감출수 없다. 씨바..오리진! 너그뜰 똑바로 안할래!
딴지그룹 신임 비서실장 겸 문화부 대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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