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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자동차 문화... 아직 멀었다.

1999.12.19. 일요일
딴지 자동차 과학부로 임시 파견된 BB

기자가 어렸을 적에만 해도 자동차가 귀한 물건이었슴다. 물론, 요즘같은 교통체증도 없었구요. 그런 시절에도 우리 집에는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뭐, 잘 살아서 그런 거는 아니니까, 부르조아라고 흉보지는 마십쇼. 하여간, 제 기억에 첫 차는 코로나였던 것 같습니다. 코티나였던가? 그 뒤로는 브리사, 제미니, 로얄살롱, 봉고, 스텔라... 등등이 있었구요.


오늘 날 자동차는 흔하디 흔합니다. 저의 고향식 표현으로는 천지 삐까리로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한 때 열열한 카매니아였던 BB가 오날날 자동차 문화에 대하여 메카니칼하며 테크니칼한 관점에서 한번 씹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제1탄 지푸 까기입니다.


 지푸


울나라 사람들은 사륜구동차량,
- 이말도 무리가 있군요. 꼭 사륜구동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렇다고, RV라고 할 수 도 없고? APV라고 할 수도 엄꼬, 그냥 사륜구동이라고 합니다-
하여간, 이 넘을 흔히 지프라고 합니다. -이하 저는 제 조때로 지푸라고 합니다-


지푸가 대한민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언제인지 정확히 모르나, 6.25 이후로 널리 알려진 것은 확실합니다. 변변한 자동차가 없을 시절에 기름만 넣으면 산이고, 들이고 어디라도 가는 지푸의 위력은 대단했을 겁니다. 그리고, 암울했던 독재의 시절에는 무언가 힘있고, 무서운 양반들이 타고 댕기는 차량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에 질세라 언론사의 똥폼잡기에도 당당히 한 몫을 했습니다.


이러한, 지푸의 한국형 원조는 코란도입니다. 코란도.... 본 기자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이게 원래 미국 클라이슬러의 CJ시리즈를 거화(신진자동차)에서 라이센스 생산하다가 라이센스 종료 후, 더 이상 지푸라는 명칭을 못 쓰게 되었지요. 이후, 동아자동차로 전전하면서 코란도라는 제법 폼나는 이름으로 계속 생산을 하게 되었슴다. 몰론, 최근까지 쌍뇽에서도 생산을 했구요. 참 마르고 닳도록 잘도 써 먹었습니다.


그리고, 지푸의 대중화의 1등공신은 패밀리갤로퍼입니다. 아마 이의가 없으실 겁니다. 최초의 승용차형 사륜구동차량 패밀리는 아 씨바 지푸도 탈 만하네.. 이쁘네 이런  생각을 사람들에게 심어줬구요. 헌데의 걸리버, 아니 갤로퍼는 온 동네 방네에 지푸가 굴러다니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여담입니다만, 패밀리는 요리조리 굴려 볼수록 클라이슬러의 체로키와 닮았습니다. 특히나 초창기 모델은 너무 비슷하지요. 각진 차체, 비교적 낮은 높이, 실루엣 등이 빼다 박았지요. 성공한 모델은 누구에게나 영감을 주는 법, 벤치마킹했다고 보지요.


하여간, 요 넘들 이후로 지푸 붐이 일어나 이 땅에 지푸는 더이상 특권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깔건 까야지 않겠습니까? 이제 함 까 봅니다.


 차 꾸미기


지푸가 한국의 자동차 애프터마켓이 미친 영향은 참으로 큽니다. 지푸 이전에 사람들이 자동차를 치장하는 수준은 기껏 하얀색 시트커버가 고작이었습니다. 기억나심까? 하얀 시트커버! -이거 빨아서 다시 씌울려면 좀 고생합니다-


기러나, 지푸가 양산되자 사정은 달라졌슴다. 지푸! 이게 한 덩치합니다. 이것 저것 붙이기 좋습니다. 역시, 한국자동차의 고질병인 엉성한 품질은 손보기를 유혹합니다. 그리고, 지푸를 사는 사람은 여유가 있습니다. - 예나 지금이나 성공한 자영업자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그레이수같은 승합차로 시작하여 돈 좀 벌고 나면 무쏘, 갤로퍼로 변신을 하지요.-


그래서, 예전에는 기껏 지푸의 호로씌우기(호로 : 열고 닿는 덮개임다), 방음공사로 연명하던 지푸 전문 수리점은 때를 만난 겁니다.


광폭타이어에 알미늄 휠, 차안팍으로 방음공사하구요, 바닥에는 방청공사하구요, 캐리어 달구요, 안개등도 서너개 달구요. 음, 윈치도 달면 더 멋있겠군. 아! 그렇지요. 백만인이 좋아하는 시트커바를 빼 놓을 번 했군요.


그리고 강철범퍼! 이건 기본입니다. 하도 인기가 있으니, 언제부터인가 메이커에서 아예 달아서 나오더군요. - 사실 이건 헌데의 공이 큽니다. 갤로퍼에 요상한 쇠 파이프를 달아서 히트를 쳤지요.- 요즘은 승합차도 이걸 달구 다니지요. 


자동차 꾸미기의 전성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여기까정 읽으신 분들은 기래서! 뭐가 어떻다는 거야! 라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라...... 진짜 본론은 다음부터 입니다.


 뭐가 문제인가?


자 이제, 지푸 꾸미기를 까발리 봅니다. 일일이 늘어 놓자면 한도 없으니 크게 타이어, 휠 및 기타, 보조범퍼로 구분하여 까봅니다.


 광폭타이어


아, 울나라 만큼 광폭타이어 좋아하는 나라는 없을겁니다. 출고할 때 부터 옵션으로 보다 넓은 타이어를 제공하는가 하면, 멀쩡한 타이어를 한 개 몇십만원하는 광폭타이어로 바꾸고 애기들 나이키, 리복 자랑하듯이 달고 댕깁니다.    - 이건 튜닝과는 다름니다. 일종의 개악이라고 봅니다. -


그러나, 이거 제대로 아는 운전자 별로 없습니다. 먼저 간단한 이론을 알려드립니다.








타이어의 규격


승용차용 타이어의 규격은 P215/75 R15 88 H 요렇게 표시합니다. 타이어의 사이드 월에 적습니다. 순서대로 P는 승용차용 215는 타이어의 (mm, 사이드월과 사이드월의 간격인데 기냥 폭이라고 아셔도 됩니다, 실제 폭보다는 작구요. 대략, 정규 휠에 장착했을 때 접지면의 폭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이구요, R은 래디얼타이어, 75는 편평비 (Aspect Ratio : 타이어 높이에 대한 폭의 비율)입니다. 뒤의, 88 이건 하중지수이구요, H는 속도기호입니다.  89면 약 560Kg, H면 최대속도 210Km/h를 뜻합니다.


기러면, 광폭타이어는 무어야?


유감스럽게도 본기자 굿이야, 미쉐링 등 잘 나가는 외국의 타이어 업체를 탐방해 본 결과, 이 넘들에게는 광폭타이어라는 말이 없엇습니다. - 즉, 울나라식의 초광폭, 울트라와이드 이런 말은 없습니다. - 기래서, 요리 조리 디비 본 결과 로우 프로파일(low profile)이라는 말을 쓰는 것을 찾았습니다. 이것도 막 쓰지는 않고 특별히 고성능 차량을 위한 용도에만 한정적으로 쓰더군요. 로우 프로파일.... 이거를 잘 이해해 보니 납작하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 첨에는 무식하게 저단면? 저자세? 이리 헤멨습니다.- 즉, 프로파일이 낮단는 건데, 이말은 위의 편평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일한 폭을 가지 타이어의 경우 편평비가 작으면 보다 납작합니다. 그래서 로우 프로파일이라 부릅니다.


일반적인 로우 프로파일 (보통 50이하)타이어는 대구경 휠에 장작하게 마련이며, 고성능 자동차의 고출력에 대응하기 위해 폭이 넓어집니다.


우쨌든 폭이 넓으니까 광폭이 맞다고 게기실까봐 확실이 말씀드립니다. 폭이 넓어도 용도에 따라 편평비가 다르므로 다 싸잡아 광폭이라고 할 수 없는 겁니다. 반드시 평편비를 같이 써야 명확히 구분이 되는 겁니다.


자, 하여간 광폭타이어는 족보에는 없는 말입니다. 버트, 이미 여러분의 귀에 익숙하므로 그냥 사용하겠습니다. 그래도 어디 가서 유식한 척 허실 때는 "로우 프로파일 요거 기억해 두시면 됩니다.


보통, 카센타에 가면, 광폭 타이어는 접지력이 좋으니 쓰세여. 요렇게 설명합니다. 맞기는 맞지만 버트, 본기자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 니 뿡이다-







타이어의 접지력을 결정하는 요소중 제 1순위는 타이어의 소재입니다. 전문용어로 컴파운드라고 합니다. 보통 타이어 업계에서는 이 컴파운드가 개발의 90%를 차지하며 저마다의 노하우라고 합니다. 그만큼 소재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트레드의 패턴입니다. - 타이어 바닥의 볼록한 면이 있고 홈이 있지 않습니까. 이 무늬가 패턴이고 이게 있는 부분이 트레드입니다.- 이 트레드 패턴은 이상적인 도로 여건에서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슬릭 타이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도로는 기후와 노면에 따른 다양한 조건이 있습니다. 트레드 패턴은 이런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하기 위한 것 입니다. 고로, 지푸도 타이어에 따라 몬 가는 길이 생깁니다. 여러분이 승차감, 고속주행 위주의 넓다란 타이어로 바꾸셨다면, 요거 믿고 한국적 특수지형을 다니시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즉, 지푸도 진창에서 몬 나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히려 이런 넓은 타이어는 사막, 해변가 등에 적합합니다. 무게를 분산시켜서 빠지지 않거든요. 정말로 험로를 즐기시려면 험로용 타이어를 낑구고 다니십시오.


참고로, 흔히 말하는 광폭타이어는 정말 접지력이 좋습니다. 왜냐구요, 애프터마켓에서 장착하는 고가의 타이어는 당연히 고성능타이어니까요. 그러나, 고성능 타이어는 빨리 닳는다는 것을 아십니까? 고성능 타이어는 접지력을 높이려고 부드러운 컴파운드를 쓰므로 잘 닳습니다. 고성능이 고비용을 창출하는군요.


그래서, 광폭은 무조건 접지력이 좋다. 요거는 하나의 단면만 보는 것 입니다. 용도에 맞는 선택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현명한 소비자가 됩니다.


그러면, 아래 일반적인 국산 지푸의 제원을 보십시오.





































국산 지푸의 제원표

갤로퍼 갤로퍼
터보
갤로퍼
인터쿨러
무쏘230 무쏘290 레토나/
스포티지
배기량
cc
2476 2476cc 2476cc 2299cc 2874cc 1998
마력/토크
PS/kgm
77/15.5 81/21 100/21 101/21.5 120/25.5 87/20.4
중량
kg
1595~1975 (6,7인승 
약1850Kg)
1810, 1840 1870/1465~1560

무언가, 느낌이 오지 않습니까? 기렇슴다! 열나 무거운데 힘은 별로 입니다. 물론, 디젤엔진의 끈기 있는 출력 특성이나, 기어비 등을 고려할 때, 단순히 수치가 낮다고 후지다고 몰아 세울 수는 없지만, 무소 외의 지푸는 사실 덩치에 비해 출력이 낮습니다. 참, 일부러 각사의 가솔린 엔진 차양은 제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젤이 절대 다수니까요. - 단, 험로 성능은 이와 별도입니다.


이말이 무엇을 뜻 하느냐? 니네들은 소위 광폭이 필요없다! 이겁니다. 기본 장착되는 되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겁니다. 왜냐구요? 엔진 출력에 비해 지나치게 넓은 폭의 타이어는


- 타이어 무게의 증가, 굴림 저항의 증가로 연비 감소
- 운동성능 감소
- 조향장치, 현가장치의 부담 증가로 인한 잦은 고장
등, 단점만 있을 뿐입니다. 또한, 대다수의 지푸는 스포츠카 같은 극단적인 운동성능도 필요없습니다. 따라서, 고만 고만한 출력을 가진 지푸에게는 여러모로 좋을 게 없다는 겁니다.


고로, 저의 합리적인 결론은 기냥 나올 때 달린 것으로도 충분하다입니다. 당근으로, 과도한 오버 사이즈가 아닌 적절한 고성능 타이어로의 교체는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며, 오히려 권장 사항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기본장착이라... 껍데기만 터푸한 갤로퍼 이노베이션은 폭이 275인 초편평타이어를 신고 있더군요.  씨바... 신발만 죽입니다. 이거 너무한거 아니가 싶습니다. -


그러나! 여러분이 엔진, 현가장치, 타이어, 차체 강성 등 종합적인 튜닝을 계획하시는 분 이라면 저의 요따우 염려는 기우입니다. 사용자의 적극적인 성능 개선은 주머니가 허락하는 한 말릴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알미늄 휠 및 기타


알미늄 휠은 꽤 오래 전부터 인기가 있어 왔습니다. 싼 티가 팍팍나는 플라스틱 커버로는 따라올 수 없는 세련된 멋이 있구요(이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가벼우며, 상대적으로 튼튼하고, 연비향상, 승차감 향상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기러나, 저는 이런 장점 때문에 알미늄 휠로 바꾸시려는 분들에게 몇가지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알미늄 휠 메이커와, 자동차 메이커의 선전에 맨날 씹히는 스틸 휠이, 넘들의 말 만큼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씨바 그리 후진 거라면 왜 첨부터 끼워서 팝니까? 아싸리, 선택의 여지를 제거해버리면 될 것 아닙니까? 스틸 휠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싸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거 튼튼합니다. 혹자는 단조형 알미늄 휠이 어쩌구 저쩌구 하실 지 모르겠지만, 스틸 휠은 그 소재상 튼튼 합니다. -오히려 저가형 알미늄 휠은 강도가 형편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겁지도 않습니다. 보통 차의 아래부분 무게가 1이 줄면 상부의 10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극단적인 레이스, 또는 내차의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스틸 휠도 그리 큰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스틸 휠은 부식에 약하니 어쩌니 하는데, 저는 운전 10년 하면서 휠이 썩어서 갈았다는 경우는 못 보았습니다.


오히려, 험로주행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스틸 휠이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합니다. 맨날 터프한 길로만 다니는데 뭐하러 비싼 알미늄 휠을 낑구고 다닙니까? 그러다가 찌그러지면 비싼 돈만 날리는 겁니다. 저 같으면 본격적인 험로용 타이어와 하체 보강에 더 신경을 쓰겠습니다.


역시, 알미늄 휠은 멋진 외관이 주는 심리적 우월감이 기장 큰 효과인 듯 합니다.


혹시나, 광폭타이어의 무게를 보상하는 효과, 무거운 지푸는 휠이 가벼워야.. 운운 하실까봐 말씀드립니다. 코끼리 다이어트 한다고 표납니까?


기타 지푸에 장착하는 제품으로 금송아지/코뿔소/말 등의 메이커 선전 제품이 있겠으며, 안테나, 깃봉, 같은 하나도 쓸모없는 것도 있구요. 안개등, 캐리어, 윈치 등의 용도가 있는 것 들이 있겠습니다.


- 윈치는 오프로드 주행시 매우 요긴한 제품이지만, ~백Kg가량의 무거운 넘이므로 요넘을 전면 범퍼에 다실 때는 반드시 앞 서스펜션의 보강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안개등만 이야기하지요. 안개등은 비, 눈, 안개 이런 상황에서 나의 존재를 갈켜주는 도구입니다.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안개등은 주로 노란색인데요. 잘 퍼져 보입니다. 분명 전조등과는 구분이 됩니다. 따라서, 너무 밝은 것은 배터리 방전 등의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또한, 장착하는 위치도 중요하구요. 안개등을 달 때 보통 범퍼 아래(전조등 아래)에 답니다. 최대한 타인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그런데 메이커(헌데 너 말이야!)에서 조차도 안개등을 너무 높이 달아서 나옵니다. 가뜩이나 키 큰 지푸에 전조등과 안개등을 떡하니 달아놓으니 반대편 차량은 죽을 맛입니다. 그나마, 메이커 장착제품은 광량이 작아 덜 하지만, 고성능 서치라이트급의 램프를 단 경우에는 아찔합니다. 본 기자 실제로 한남대교상에서 전조등 포함 8개의 램프를 켜고 달리는 갤로퍼를 본적이 있습니다. 달리는 오징어잡이배더군요. - 밀렵꾼일지도?


남을 위한 배려를 잊지 마십쇼.


 보조범퍼


오늘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걸 까고 시퍼서 위의 타이어도 까이고, 휠도 까였습니다. 불쌍한 거뜰....


범퍼가드, 보조범퍼, 혹은 범퍼보호대라고 하더군요. 기자 생각하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범퍼보호대가 바른 표현 같습니다. 이게 맨 처음 나온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 하지만, 아마, 갤로퍼가 퍼뜨린 주범인 듯 합니다.


범퍼가드는 순전히 오프로드에서 나무, 돌 등에 의한 차량 전면부를 보호하는 목적과 스웨덴 등의 북유럽, 호주, 미국 등에서 야생동물과의 충돌에서 차량 및 운전자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달고 다닙니다. 전자는 정말 범퍼가드라고 하구요, 후자는 각각, 그나라의 흔한 동물(자주 들이받는)에 따라 불(Bull)가드, 캥거루범퍼라고 합니다.


야생동물과의 충돌은 의외로 심각합니다. 순록, 들소같은 몇백~천kg이 나가는 대형 동물은 범퍼뿐만 아니라 차의 보닛을 타고 앞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는  단지 차의 보호가 아니라 운전자의 보호가 더 중요합니다. 이런 대짐승용 범퍼는 높이가 매우 높은데 이미 아시겠지만, 충돌 후 운전자 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하는 목적입니다. 물론, 이런 종류의 범퍼가드는 울나라에서는 전혀 필요 없으며, 멋있게 생기지도 않았으므로 달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울나라에 흔한 것은 말 그대로 범퍼가드입니다. 원래는 순전히 오프로드용입니다. 산각 벽지를 헤집고 다니는 지푸의 보호용이지요. 특히나, 전조등, 안개증, 방향지시등 깉은 것은 잘 깨지므로 비좁은 산길 주행에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게 울나라에서는 차량강도 보강용으로 둔갑하여 팔립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디 앞만 달아야 겠습니까? 당근, 옆에도(사이드 스텝으로 위장하더군요), 뒤에도 번쩍이는 스테인레스 파이프로 도배를 하고 댕깁니다. 하도, 이걸 달면 차가 튼튼해지니, 안전하니 하는 헛소리가 퍼져서 몇해 전 부터는 승합차, RV, 일부 승용차도 달고 다닙니다. 이거 문제입니다.


범퍼가 왜 있읍니까? 남이 나를 받을 때 충격을 감소시켜 차량과 운전자를 일차적으로 보호한다. 이거는 당근이고, 내가 남을 들이받을 때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즉, 너 좋고 나 좋자는 이유입니다. 또한, 인명사고시 사람에게 미치는 위해도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전에 티코는 싸구려차라서 살짝 박아도 범퍼가 깨진다. 이러면서 티코 소유자를 열받게 만드는 이야기가 나돌았습니다. 사실입니다. 범퍼의 소재가 싸구려다보니, 충격을 받으면 잘 깨집니다. 그러나, 그 덕에 티코에게 살짝 받힌 차들도 경미한 손상으로 끝난다는 곳을 아십니까? 싸구려건 아니건 티코의 범퍼는 할일을 한겁니다. 남 피해 안주고 나도 좋고(싸니까 갈면 그만입니다) 온 몸을 던져 임무를 다한 갸륵한 넘입니다.


원래 지푸는 튼튼합니다. 용도가 험하니까 당연히 그렇지요. 또한 무겁습니다. 그래서 승용차와 충돌시 승용차의 피해가 큰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범퍼가드로 위장한 흉기를 달고 다니면 범퍼 대 범퍼의 일차적인 기능도 사라지는 겁니다. 범퍼의 소재가 고급화 되다 보니 요즘차들은 가벼운 충격에는 페인트 벗겨진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가뜩이나 덩치 큰 지푸가 강철파이프로 무장하고 내 차를 들이 받습니다. 이러면 살살 박아도 범퍼 찢어집니다. 그리고, 지푸 지는 멀쩡하지요. 이 때 지푸 주인은 만면에 미소를 띠우며 생각합니다. 역시 잘 달았어...


그리고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대인사고시 매우 위험합니다. 온전한 범퍼로 부딛쳐도 위험한데 쇠파이프로 박으면 끝장입니다. 지가 무슨 백골단입니까? 종합보험들었다고 이러면 안됩니다.


그러면, 이런 물건을 달면 안전하다? 역시 니뿡! 되겠습니다.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원래 지푸가 튼튼한 겁니다. 또한, 일반적인 승용차와의 가벼운 충돌인 경우 이따우 물건이 없어도 피해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정도 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비싼 쇠파이프에다가 범퍼까정 수리해야 하는 이중고가 생깁니다.


한편으로, 지푸보다 더 큰 넘과 박으면, 이건 티코나, 그랜다이져나, 지푸나 모두 한결 같습니다. 지보다 큰 넘과 붙으면 아작난다 되겠습니다. 고속도로 화물차사고를 보십시오. 얼마 전에도 지푸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사고를 봤습니다.







울나라 사람들의 착각은 안 찌그러지는 차가 안전하다는 겁니다. 튼튼한 차와 안전한 차를 동일시 하는 겁니다.

탱크는 현대 육상운송수단 중 가장 튼튼한 물건입니다.   소총, 기관총은 콩알던지는 거구요. 수류탄도 소용없습니다. 탱크를 파괴할려면 동일한 탱크의 포, 대전차지뢰, 미사일, 대전차포 등 막강한 무기가 필요합니다. 만약, 이런 탱크에 대포를 쏘았는데 겉은 멀쩡합니다. 과연 승무원은? 막강한 포의 운동에너지 때문에 발생한 충격으로 사망입니다. 실제로 모든 승무원이 죽어도 탱크는 멀쩡한 경우가 있습니다.


자동차도 같습니다. 충돌시 자동차는 당연히 찌그러지게 설계됩니다. 그래야 충돌에너지를 차가 흡수하고 운전자에게 덜 가게 되는 겁니다. 단, 운전자 등 탑승자의 위험이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찌그러져야 겠지요.


이런 안전을 해치는 이기주의 외에도 요따우 파이프를 달고 댕기면 지푸 및 주인도 손해를 봅니다.


- 스테인레스 파이프 이거 무겁습니다. 고성능 알미늄 휠 달아봐야 이런거 주렁주렁 달고 다니면 꽝입니다. 한마디로 연비가 감소합니다.
- 쓸데없는 부착물로 운동성능도 당근 떨어집니다.
- 사이드스텝으로 위장한 파이프, 요거는 차의 최저 지상고를 낮추는 결과, 험로 주행시 툭하면 벅벅 긁히게 되겠습니다. 넘다가 걸려버려라!
- 지푸로 남을 박았을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결과가 되겠슴다.


그나마, 요즘 출고되는 지푸들은 예전의 강철파이프에서 연질의 합성수지로 변경된 제품을 달고 나오더군요. 앞이라도 멀쩡하니 다행입니다. - 아마, 유럽의 규제 때문인 듯 합니다.


 우째야 하는가?


우선, 쇠파이프를 달고 다니시는 백골단 여러분! 당장 때 버리시고 다니십시오. 가뿐한 지푸가 당신을 반길겁니다. 또한, 거리의 도로 경찰들께서는 안개등 장착이 불법이니, 스포일러는 안되느니 하지 마시고, 이 넘의 쇠파이프 지푸를 단속하십시오.


자의던 타의던  차꾸미기에 오바를 하신 분들은, 내 차의 용도와 성능에 맞는 올바른 튜닝을 하십시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본 기자 열열한 카매니아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로, 사소한 튜닝도 법의 이름으로 제한하는 울나라 실정이 못마땅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차의 성능을 개선하는 튜닝은 나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을 바탕으로 행해져야 합니다. 사회는 전쟁터나, 레이스장이 아닙니다.


끝으로, 완성차업체. 니네들은 제발 얄팍한 장사속으로 소비자를 기만하지 마십쇼. 뭐가 좀 인기가 있다고 차 만드는 니네들이 먼저 설치면 되겠습니까? 니네들도 자동차 문화의 일부임을 잊지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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