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규탄] 추석 연휴에 벌어지는 불륜, 불륜들...

1999.9.15.수요일
딴지 여성문제고문 고은광순

이것은 4년째 추석무렵에 컴퓨터 통신에 올리고 있는 글이다. 물론 매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 번 딴지에 호주제는 왜 폐지해야 하는가를 읽고 열화와 같은 성원을 해주신 욜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추석무렵이 되면 본인의 글을 졸라 기둘리고 있는 팬들께도 감사드린다. 역쉬 씨바를 사용할 자리에는 딴지의 전용어로 존중하는 의미에서 * * 요렇게 쓰기로 한다. 반드시 복원해서 읽어주시라.

 

참, 불륜은 윤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아니 불, :인륜 륜. 인륜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고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불륜은 남녀간의 야시꾸리한 어쩌구 저쩌구지 이런 거이 아니다며 시비거는 넘들이 꼭 있게 마련이다. 그런 넘들은 걍 다른 글 읽기 바란다. 영혼의 업그레이드를 거부하겠다는데 머 어쩌겠는가. 지 팔자지.

 

이번 추석연휴는 일욜이 뒤에 이어지는 관계로 나흘씩이나 되며, 암에푸 핑계대고 고향을 찾지 않았던 넘들까정 가게될 것이므로 엄청 들뜬 추석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다. 윗 글에서 뇬넘이라 하지 않고 넘만 쓴 것에 주목하시라. 왜 뇬들(특히 결혼한)은 들뜨기는커녕 명절을 기피하는가?

 

 

아니, 지난 번 여성민우회에서 20세기에 버리고 가야할 11가지를 발표했는데... 그 1위가 명절날 상차리기였다능거 아닝가? 글고보니 몇 년전 한겨레21 표지에도 나왔었다. 여자들이 앓는다는 명절신드롬 어쩌구... 넘들은 손꾸락 꼽아 기둘리는데 뇬들은 죽겠다니 이 무신 변고란 말인가?

 

어째서? Why? 도대체 무스그 땀시?

 

함 바라.

 
 

세상의 여자와 남자들은 결혼하면 독립하여 새 가정을 꾸린다. 그로나 한국의 경우 그노무 호주제 땀시 여자는 남자의, 혹은 남자집안의 하부구조로 편입된다 - 부가입적(夫家入籍). 법적으로 친정과는 가족관계가 아닌 것으로 되는 것이다. * * (반드시 복원해서 읽어달라 했자너)

 

출가외인이 되는 것이다. * * 불륜이다. 불륜.

 

효도가 어째구 저째구 하면서 여자들에게는 자기의 부모를 모른 척 하라는 거싱가? 우야둥둥 명절이 되믄 남자들은 처와 자식을 데불고 자기의 고향으로 간다. ( 돌아오는 길에 잠깐 처가 들른 것 가지구 생색내지 말라구 작년에두 말한 바 있다.)

 

그게 울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이라구 우기는 넘들도 있다. 다시 함 바라.

 

울나라 전통은 장가(장인 장모의 집)드는 것이었다.( 잠깐! 장가가다 ≠ 시집가다 ≠ 결혼하다)

 

 고려적에는

 

서류부가혼(留婦家婚) 또는 남귀여가혼(男歸女家婚)이라 하여 남자가 여자집으로 장가를 들었다(入丈家). 지금도 결혼식 끝나고 시집식구에게 폐백을 드리는데, 이것은 처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애 낳고 살다가 한 참 후에 시집으로 가서 다시 한 번 예를 드리는 것에서 연유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 결혼식 끝나고 남자친인척들에게만 폐백을 드리는 것은 졸라 남성중심의 이기적 양심불량행태라고 할 수 있겠다. 불륜이다, 불륜 * *

 

양심있는 넘들이라면, 평등을 바라는 뇬넘들이라면 반드시 바꾸어야할 것이다. 양가(兩家)부모와 직계가족으로 간소화한다던지. 생략한다던지.

 

 중국의 전통은?

 

정반대로 친영(親迎)제라 하여 남자가 처가에 가서 신부를 맞아다가 자기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계속 거기서 살았다. 상속을 아들에게만 주었으므로(납뿐 넘들!) 딸은 자연히 남편집에 들어가 살아야 했던 것이다.

 

반면, 고려는 중국과 달리 부계와 모계가 모두 중시되는 양측적 친속제도였으므로 여자쪽으로도 계보를 따질 수 있었고 상속도 아들과 딸에게 균등하게 주었다. 하여 조선초기의 족보를 보면 부계뿐 아니라 사위, 외손주도 기록하여 안동권씨 족보의 경우 총수록자 9,120명 중 867명(9.5%)만 권씨였고 나머지(90.5%)는 타성이었다. (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청년사 / <우리나라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청년사)

 

잠깐! 옆길로 새보자.

 

 그럼, 족보는?

 

족보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조선에서도 왕실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중국에선 노골적으로 천자(天子)라 하여 자기들은 하느님의 씨앗종자라고 우겼다(우끼는 넘들 가트니라고). 조선왕실 역시 자기들의 신분적 특권을 강조하기 위하야, 글고 권력을 오래도록 독점하기 위하야, 많은 처첩과 자손간의 권력다툼을 줄이기 위하야 족보라는 것을 만든 것이다. ( 뿌리를 알고 친인척간의 우애를 다지기 위해서 족보를 만든 것이라고 빡빡 우기는 뇬넘들 없기 바란다. 족보는 왕실 특권과 권력 보호를 위해 탄생했다니까. )

 

진정한 의미의 족보는 지금 현재 모~오든 뇬넘들이 그동안 존재했던 족보를 깡그리 무시하고서리 지금부터 자기의 부와 모를 나란히 기록하고 그 밑에 나를 기록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가능해진다.

 

즉, 족보란 나를 중심으로 부모양계를 똑같이 거슬러 올라가며 만들어야 정확한 것이지(현재로선 불가능하다.) 위로부터 내려오는 족보란 의미가 없는 거란 말이다.

 

결혼할 때 배우자도 똑같이 족보를 만들어와야, 그 둘을 붙여서 태어날 아기에게 줄 수 있지만 배우자가 게을러서 안 맹글어 오면 다시 반쪽 족보가 되는 것이다. 아직도 머리가 잘 안돌아가? 다시 설명해주께.

 

족보니 가문이니 혈통이니 하면서 오행에 따른 돌림자 쓰구 하는 것들은 전부 여성을 도구로 정의해야 가능한 것이다 * *. ( 지금 머하나. 이처럼 자신을 각성시키는 감동적인 말에는 밑줄치고 별표 세 개 하기 바란다.) 족보는 남자만 씨가 있다고 생각하고 여자는 밭일 뿐이라고 정의해야 만들어질 수 있는 졸라 무식한, 따라서 졸라 엉터리일 수밖에 없는 문서라는 말이다.

 

왜?

 

우리는 모두 난자+정자로 만들어졌다. (아닌 뇬넘은 함 손들어 바라) 우리 10대 조상은 2의 10제곱(1024명), 20대 조상은 2의 20제곱(1백4만8천5백7십6명)!

 

그림으로 그리면 아래가 뾰족하고(나) 위가 넓은(조상들) 역삼각형(▽)이 되겠다. 물론 그 중에 겹사돈도 있고, 근친상간도 있을 수 있으므로 숫자를 넘 정확히 알려고 말라. 다치는 수 있겠다.

 

그래서 지금까정 위가 뾰족하고 아래가 넓은 삼각형(△)을 그려놓고 꼭대기에 조상이 있고 아래 무수한 자손 중에 내가 있다면서 시조는 누구냐, 중시조는 누구되시냐, 너는 어느 파 누구의 몇 대 손이냐... 본관이 같고 성이 같으면 한 핏줄이니 결혼하면 저얼~때 안된다고 했던 어르신들은 모두 사기꾼이었다는 말 되겠다. (다시 밑줄치고 별표 세 개!!!)

 

 뿌리를 알고 싶니?

 

우리의 뿌리는 박테리아~원숭이, 혹은 진흙~사람, 혹은 유에포 타고온 엘로힘의 창조... 계속 올라가면 진흙, 태양, 물... 이다. 우주다. 그래 그런 거야. 많이 알아봐야 허무하지?

 

그러닝깐 이씨왕손이라고 깝죽대지 마라. 이성계는 배반자 아니었니? 양반이었다고 깝죽대지 마. 없는 뇬넘들 등쳐먹구 살았자너 * *. 조상이 쌍놈이어서 기죽는다구? 이 세상에 하느님 종자 아닌 사람 있니? 그래서 난 망이 망소이 사랑해. 졸라 우끼는 넘들의 부당함에 대들었자너. 세상에 양반, 쌍놈... 계급이 모니, 계급이. 쌍놈, 쌍년으루 태어났으니 펴엉~생 지들 발 밑에 밟혀 살라는 게 말이 되니, 말이? * * 납뿐넘들.

 

조상이 누군들 어떠하리. 난 나대루 살면 되는 거야. 밟지 않구. 밟히지 않구. 우주가 공들여 피운 아름다운 생명의 꽃. 그러니 정확하지두 않은, 여자를 도구로 여기는... 그런 족보니 가문이니 하는 거를 모하러 아직까정 바부탱이처럼 끼구 앉았느냐아~ 이 말이야. 내 말이, 시방.

 

다시 원 위치!

 

그닝깐 시집가는 게 울 나라 전통이 아니구 남자가 장가가는 게 울 나라 전통이었다는 야그다. 딸이건 아들이 건 돌아가며 제사도 지내고. 율곡도 외갓집 제사 다 지냈다능겨 아니니. 그러다가 17세기 중엽부터 주자학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이퇴계가 넘 미워) 중국의 무서운 남존여비사상이 밀려들기 시작했지.

 

왕조는 "장가들지 말구 시집가라으아" 자꾸 칙령을 내려대지, 중국의 삼종지도, 칠거지악, 귀머거리3년 장님3년 벙어리3년( 이거이 다 중국에서 수입한 문화였덩거 몰랐지? ), 계녀서, 녀계서, 규중요람... 어쩌구 하는 것이 다 여자들 꼼짝못하게 길들이는 거였지.

 

세상에 아무리 주자가 " 굶어죽는 것은 지극히 적은 일이나 정절을 잃는 것은 지극히 큰 일이다 "라고 말했다구, 미친뇬, 뱃사공이 손잡아 태웠다고 강에 뛰어들어 죽니? 아니 또 그랬다구 열녀문 세워주는 넘들은 또 모니. 더 나쁜 넘들이지 말이야 말이야. * * ( 가만 생각해보믄 길들여진 여자는 죄 없지. 고로케 몰고가는 넘들이 넘 교활하구 나쁘지.)

 

 욧점은...

 

여자가 남자집안 하부구조를 겨들어가는 건 조선조 후기부터 지금까정 약 200년~300년밖에 안 된 문화라는 거시다. 그러니 울 나라의 오랜 전통도 아닐뿐더러... 윤리적으로도 옳은 일이 아니라는 말이지. 아기를 낳으면 압지성을 따르는 일도 마찬가지.

 

난자+정자... 요걸 항상 잊지 말라닝깐. ( UN에서도 가족의 성을 정할 때, 즉 자녀에게 성을 줄 때, 엄니 성도 똑같이 쓸 수 있도록 하라구 한국에 요구하고 있능거 모르지? 한국이 여성에 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 16조 (사)항을 유보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UN으로부터 눈총받고 있는 거 몰랐지? 부계성만 쓰는 것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왕따당하고 있는 사실이라는 것을 몰랐지? 자, 빨간 펜 들어. 밑줄 주아악! 별표 3개!!!)

 

우리 솔찌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일년에 황금연휴가 따악 두 번. 설과 추석. 모하니? 음식차리고 절하고 고스톱치면서 여자들 부려먹지? "식혜 더 가져와!" "부침개 더 가져와!" 여자들은 모니?

 

왜 자기를 입뻐해주신 외할머니, 외할압지 산소엔 한 번두 못 가보구 보지두 못한 남자의 조상만을 위해 뼈빠지게 일하니? 네들 가슴에 손 얹구 함 생각해 바라. 명절은... 한 마디루... 남자의 조상귀신을 위한 남성중심의 과거지향적 문화야. (다시 밑줄 주아악! 별표 5개-이 글의 뽀인트야.)

 

우리 이제 함 바꿔보자.( 노인네들한텐 말 안먹히면 하지 말구...) 남성중심의 과거지향적 문화를... 양성중심의 현재와 미래지향적 문화로 바꿔보자고. (다시 밑줄 주아악! 별표 10개- 역쉬 이글의 뽀인트야.)

 

가부장제로는 21세기가 어렵다구 백경남교수나, 임지현교수나, 어준이 오빠나 모두 말하자너. 물론 여자들은 죄다 알구 있지. ( 이번 명절에 봐바. 부엌에서 키득키득 웃으며 남자들 따까리노릇을 하고 있더라도 얼핏 얼핏 드러나는 그녀들의 한숨과 눈물 그리고 분노를... )

 

나?

 

죽으면 화장하라구 일렀어. 제사두 절대로 지내지 말라구. 죽은 귀신한테 후손 잘되게 빌지말구 시민단체에 후원금내라구. 죽은 귀신은 동전 한 닢 옮기기두 벅찬 거 알자너? 살아있을 때 서로 신경질 덜 부리고 뽀뽀 한 번이라도 더해 달라구. 잊혀지기 싫다구? 남의 추억 속에 남는 거이 머 대수여? 살아있을 때 스스로를 존중하면서 옆 사람 존중하면서 살어바. 우리 살아있는 이 시간이 엄청 소중한거여. 죽은 담에 누가 내 생각해주능거이 먼 소용이랴?

 

 

 

- 호주제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운영위원
고은광순 ( koeunks1@chollian.net )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