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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7.월

어느 데우맨이



지난 11월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룹계열사 사원들에게 자동차를 강매한 (주)데우자판에 대해 과징금 19억3300만원을 맥였다. 또한 삼승 에스엠파이부를 구입하는 임직원에게 구입자금을 보조한 삼승그룹 4개 계열사에도 과징금 1억1990만원을, 헌데차에는 헌데자동차 협력업체의 모임인 협동회에 대해 차를 구입하면 할인혜택을 준 것과 관련해 주의를 맥였다.

그런데 같은 날 쭝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데우자동차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내린 자동차강매에 대한 제재조치에 대해 " 사원들에게 차량을 파는 과정에서 강제성은 없었다 "고 주장했다 한다.


오호.. 강제성이 없었다면 공정위는 엄한 벌금을 먹였네. 과연 강제성이 없었는가.


본지에 날아온 한 데우맨의 고발을 들어보자.





 자동차 강매 방법


저희 회사같은 경우는 과장이상 년간 2대, 대졸사원 & 대리에게 1대가 할당이 되었습니다.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Press방법이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개인별 관리 즉, 개인별로 할당된 목표에 대해 실적을 관리하는 것이고, 둘째는 개인별로하면 일부 배째라 대응이 있다보니 실적이 안올라가고해서 부서별로 목표를 정해주고 관리를 합니다.


공개장소에서 개인별 혹은 부서별 목표 대비 실적을 올리지 못하면 면박을 주기 일수이며 당하는 입장은 심한 자괴감에 빠집니다. 개인별 판매대수를 관리하니까 당근 인사고과에 반영됩니다, 다만 상세하게 1대 못 팔면 얼마나 영향이 미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리하면,



사장단회의에서 계열사별 목표 대비 실적 발표, 압력 -> 계열사 사장 -> 관리자 및 임원에 Press -> 종업원


이런 식으로 압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강매 대상


주로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대졸사원, 대리, 과장에 해당됩니다. 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냐면 노조원에게 할당해보세요, 어떻게 되겠는가? 난리나지요.


노조원에게는 은근히 사원복지차원이라는 명목하에, 차를 사면 회사에서 무이자 몇 백만원씩(예 5백만원) 무이자로 지원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건이 좋은 양 선착순 몇 명, 이런식으로 합니다. 이런 지원금이 다 사원 골고루에 혜택이 가던지 아니면 자체 회사의 이익금으로 남아야 할 돈인데, 결국 자동차회사를 위해 쓰여지는 결과가 됩니다.


판매 차종은 직급별로 다르게 나오고.

- 대졸사원 : 나노수 이상,
- 대리급 : 너비라 이상,
- 과장급이상 : 래감자 이상으로


하고있으며 이것도 재고가 없으면 차종이 바뀌게 됩니다. 예를 들어 대졸사원은 나노수 급인데 재고가 없다면 너비라를 사야합니다. 대체적으로 차량이 제작된 지 오래된 것을 판매하게 되는데, 한마디로 재고떨이죠. 요즘 잘 팔리는 마티주 같은 차는 해당 사항이 없고 주로 잘 팔리지 않는 차종이 대상이 됩니다.


 혜택


차량을 구입하면 36개월에 걸쳐 월10~13만원씩 회사에서 지원을 해줍니다. 그리고 36개월 할부로 월급에서 제하게 됩니다. 그러면 매월 15~25만원이 월급에서 까지게되죠.


 문제점


1) 정신적, 경제적 손실 - 예를들어 대졸사원이 너비라를 살 경우 회사지원 10만원, 월급 100만원에서 월부금, 세금 제하면 실 수령액 70만원, 여기서 차량 유지비 조금, 장거리일 경우 기름값 및 기타 유지비 최소한 20만원을 제하면 50만원, 여기서 다시 아파트에 산다면 관리비 약 10만원 빼면 실 생활비는 약 40만원입니다. 가정을 가지고 있으면 그 생활이라는게 어떻겠습니까 ?


매년 할당되는 자동차로 인해 멀쩡한 차를 팔고 새 차를 떠맡게 되는 경우 또한 허다 하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매월 자동차 월부금으로 공제되는 돈이 40~50만원이 됩니다. 한마디로 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요즘 같아선 경차를 타도 시원치 않을텐데 중형차를 타고 다녀야하니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아니겠습니까? 회사에서 혜택을 준다고 하지만 요즘 중고차 얼마나 쌉니까? 그리고 몇 년은 계속 타도 되는 차를 팔아 버릴때의 마음은 뭐라 표현 할 수 없죠.


더구나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집에 차 한대씩은 다 있으며 경제마저 어려워 소비가 위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당된 차량을 억지로 판매해야 하기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친, 인척까지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됩니다.


2) 자동차를 1대 사면 회사지원금 36개월치에 대한 돈은 계열사에서 일시불로 데우자동차로 빠져나가니까 실제로 계열사에서는 그에 대한 이자부담 및 자금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겠죠. 결과적으로 데우자동차를 위해 계열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종업원의 살을 깎아먹게 되는 것입니다.


3) 협력업체의 고통 - 협력업체가 일정 매출 이상을 올리게되면 자동차를 한대 사야 합니다. 업무상 관련부서에서도 실적을 올려야 하니까 협력업체에 압력을 가하게되죠. 그러니까 협력 업체는 2중으로 고통을 치르게 됩니다.


IMF이후 모든 기업의 설비투자가 꽁꽁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고통분담차원에서 계약금액은 엄청 깎이게되고 또한 대금은 어음으로 받지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자동차 팔아줘야지요, 죽을 지경입니다.


 데우맨으로서 하고픈 말


우리나라 재벌 자동차회사들의 자동차 강매는 IMF 전에도 그랬지만 이후에는 더욱 그 정도가 심해졌다고 봅니다. 내수가 작년의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서로 판매 1위를 해보자고 하다보니 계열사, 협력업체까지 더욱 괴롭히고 있는 것입니다. 비단 데우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 회사를 끼고 있는 그룹은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국내에서조차 이런 방식으로해서 내수 1위를 한들 그것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이며 그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룹에서 자동차 회사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계열사까지 고통을 강요하며 강매를 하는 것 자체가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안일한 사고방식입니다.


노동력 착취는 좋다고 합시다. 어려운 시기에 일 좀 더한다고 어떻겠습니까... (노동운동가가 들으면 미친 넘이라고 하겠지만...) 그러나 자동차 강매에 대한 금전적, 정신적 폐해는 너무나 심각하다고 봅니다. 필요없는 차를 떠맡게 되었을 때는 정말 최저 생계비로 살아가야합니다.


대기업회사가 있는 도, 시에 한번 가보십시요. 수원, 구미에는 에스엠파이부, 거제, 인천에는 래감자, 너비라, 울산에는 헌데 차가 꽉차 있을 겁니다.


최근에 IMF한파와 더불어 고통을 같이 분담하자는 명분하에 자동차를 그룹전체에 강매 하고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있고 공정위에서 과징금도 먹였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경제적, 정신적 희생쯤은 당연하다는 식의 경영층 마인드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이러한 직원에 대한 강매는 반드시 다시 고개를 들 것입니다.


강매는 없었다는 말을 한 분도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해야 하는 입장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바보입니까. 총이나 칼 들이대고 팔아야 강매입니까. 차라리 강매를 할 수 밖에 없었던 회사 사정을 대변하십시요. 강매는 없었다는 말이 강매를 앞으로도 계속 하겠다는 말보다 더 밉습니다.


길게 두서없이 이야기했지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합니다.


" 씨바, 제발 강매하지 마란마리야 !!! "


- 어느 데우맨이





그런데 삼승은 과징금을 1억1990만원만 먹었다. 데우가 19억 먹은 것에 비하면 1/10이다. 이거 왜 이런가. 공정위 말로는 삼승쪽에서도 제보는 있었는데 물증이 없단다. 그래서 삼승차에서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 우리는 강매한기 아이고 판매를 권유해써요 "


씨바..


이 시점에서 삼승맨의 멜이 필요하다. 과연 강매가 아니었는지. 이 글 보시는 삼승맨은 본지에 멜 때려주시라.


억울하지도 않은가, 강매가 아니라 권유 받았던 삼승맨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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