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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7.월

일본 수습 특파원 멘뒤



 본 특파원은 왜 이글을 써야만 했는가.

김데중 아쟈씨가 일본에 왔다 갔다온 날 일본에서는 방송이나, 신문이나 할 것 없이 지라리 났었다. 본 특파원은 현재 일본에 있으니깐 한국야그는 어떻케 돌아갔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의 반응은 한마디로 이랬따.

" 진짜루 아직꺼정 일본꺼 안들어 갔었어?"


본 기자는 지금부터 일본 만화영화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한다. 근데 일본만화에 대해 쓰기 전에 여러가지 일본에 대해 인정해야 될 부분들을 말하지 안으문 야그가 안되기 따문에 읽는 독자제위들께서


" 이 씨방새 졸라 쪽빨이 아냐? "


라고 메일 테러를 가하문 어쩌지.. 하는 뽕빨림에 며칠을 홀로 하늘을 우르러 보며 괴로워 했다.


괴로워하던 어느날 본 특파원 " 그래... 깔라문 까라 준빈 돼있다..." 하는 고뇌에 역사적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왜냐... 제대로 알지 몬하면서 욕만하믄 결국 좃선벼룩처럼 오판을 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욕을 해도 알아야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생산적인 욕이 되기 때문이다.


본기자 쪽빨이 아니다. 일본에서 산지 6년째지만 본기자두 일본 졸라 싫다. 하지만 일본만화는 이미 세계를 제패했다. 여기다 대고 욕만 하믄 뭐하나. 막는다고 막아지는가. 솔직하게 까놓고 이야기하자. 제대로 막아본 적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


이제 차라리 갈켜서 제대로 알고, 대비를 하자는 생각에 본 연재 기사를 준비한다. 본특파원에게 니는 쪽빨이 문화를 전수할라고 하는 음모를 가진 나쁜 넘이야.. 라고 규탄이 쏟아질지 모르겠으나 졸라 이 한몸 바치는 명랑사회 구현할라고 하는 논개정신으루다가 연재를 시작한다.


우선 에반게리온 그 이전 만화영화의 특징과 분석을 시작으로, 에방게리온의 분석, 미야자키하야오의 작품과 그의 사상, 에스카 플로네 등에 대해 연재하려 한다. 물론 일본의 현재 상황분석과 함께...


자 간다.


 에반게리온 以前의 일본 만화영화


에반게리온...


아... 이렇케 변태적인 만화가 존재할수 있다니... 얼마나 오랜시간 본 특파원을 신음케 했던가.


에반게리온(이하 에바)이 처음나오던 날, 평소 공부밖에 모르던 본 특파원 ( 본 특파원의 좌우명은, 첫째도 공부, 둘째도 공부, 셋째도 공부다. 넷째는 여자다.. 씨바..)에게 평상시부터 존경심을 보여왔던 필자의 꼬봉 나까무라가



" 그거봤스무니까? 에방게리옹, 이거 엄청나무니다..."
" 우와~ 에바가 나타났으무니다~"


라며 수작을 떨며 필자에게 다가왔다. 평상시 나까무라의 뻥은 학내에서도 정평이 나있던 차라 "좌식.. 약빨이 좀 쎄게 받았군..."하며 그냥 냅두면 저러다 쓰러져 자겠지.. 하구 냅뒀었다.


그러던 어느날, 필자는 때마침 < 인간의 번식능력과 생체구조에 대한 아크로바틱한 접근> 이란 주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차라 자주 다니던 비디오가게에 자료를 찾으러 갔다. 일본에서는 합법적으로 우리가 중학교때 상상했던 모든 형태의 실험자료를 구할수 있다.



음.. 역쉬 자료가 풍부하군 이런 포즈로도 인간이 번식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생명의 신비다.. 하지만 이 실험재료는 가슴 부위가 좀 약하군...


뭐 이런 생각을 하며 비디오 가게를 막 나오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 뇬넘 한 커풀이 껴안구 나가문서 ( 참고로 필자는 아주 쓸쓸한 유학생활을 하고있는 관계로 이런 꼴을 보면 거의 미친다 )



" 역시 에바는 굉장 하무니다. "


하며 나가는 것이었다. 불끈 솟구치는 호기심에 에바 하나를 빌려 졸라 쓸쓸한 기숙사로 돌아왔다. 하나를 보고 나서 그 길로 달려가 그때까지 나와 있던 모든 에바씨리즈를 다 빌려봐야 했다. 본 특파원은 그렇게 처음으로 에바와 만났다. 에바를 보고 느낀 첫 소감?



으.. 일본 넘들, 정말 변태성에 관한한 세계적으로 추종을 불허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에바와 에바 이전의 만화에 대해 알아보자. 에바는 어떤 만화냐. 기본적으로 로보트 만화다. 아니 로보트가 나오는 만화라구 하는게 정확하겠는데, 일본 로보트 만화는 에바까지 세번 정도의 큰 전기가 있었다.


여러분 기억 하실랑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 TV 만화영화 역사는 일본의 그것과 대부분 겹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만화를 수입해 그대로 방영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제 1세대 로보트 만화는 철인 28호가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철인 28호의 특징은 리모콘으로 종만한 아쉐이가 로보트 몸 밖에서 조종하는 형태로 로봇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자이언트 로보", "짱가", "아톰" 등이 쏟아져 나왔다. 1 세대의 특징은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구 필자가 구할 수 없는 자료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걍 넘어가도록 하자.


중요한 것은 제 2세대의 특징인데, 제 2세대의 대표적인 작품은 본지에서두 다룬 적이 있는 마징가다 - 사실은 1st건덤이 훨씬 적절하지만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징가로 설정 했다 - 기억하시는가. 비너스의 저통이 발사되던 것을.


도대체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여자로보트의 저통을 발사시키는가. 일본 넘들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일본 만화영화의 엽기성의 전통은 시작된다.


로보트 만화는 조종자가 로보트안에 겨들어가서 싸우는 게 당연하다 라는 고정관념을 형성시킨 것도 이 무렵이다.


이 무렵 제 2세대에 세워진 일본 만화의 전통을 정리 하면,



전통 1 - 아부지가 만든 로보트를 그 아들이 타구 졸라 싸운다. ( 자이언트 로보, 마징가 Z, 그레이트 마징가, 1st건담 등도 그렇구 이 전통은 에바에도 이어진다.)



 전통 2 - 아부지하구 아덜은 있는데 엄마는 어디 갔는지 없다. ( 마징가 Z, 1st건담 등도 그렇구 이 전통은 에바에도 이어진다.)



 전통 3 - 로보트하구 조종자가 도킹(아주 중요한 단어다, 적어라) 하는게 졸라 환상적이구, 신비적이구 절차가 복잡하다.



 전통 4 - 조종자가 어느날 갑자기 조종사가 된다. 그리구 조종사가 대부분 14세 전후이다. 대부분 아부지가 죽거나(원수를 갚기위해), 아부지가 불러서 조종사가 된다.


 


이러한 전통들은 일본 만화를 이해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제 2세대의 만화를 보던 세대들은 아쉐이덜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만화 제작자들은 언뜻 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장치를 만화 영화 속에 심어서 아쉐이들을 붙잡았어야만 했다 - 왜냐면 까놓구 보여주면 심의에 걸리기두하구, 일본애덜은 복선 같은것들을 병적으로 좋아하기에.


더구나 전형적인 미국식 만화영화 패턴 - 생긴거만 봐두 금방 나쁜넘들인지 아는 캐릭터와 애들을 바보 취급하는 권선징악적인 스토리구성 - 은 이미 일본내에서 식상할때로 식상해 있던터라 좀더 복잡하면서도 관객의 심리를 파고드는 설정과 이론이 필요했다.

이 당시 일본 만화가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했고 만화이론의 기본이 되었던 것이 바로 융의 심리학이었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에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오이디프스 컴플렉스, 어린 아이가 어른의 기대에 충실하려 가면을 쓰고 연기를 강요당하는 페르소나 컴플렉스, 사실은 아쉐이인 주인공이 갑옷으로 무장하고 사회적인 역할분담을 통해 <초 남성적인> 존재가 되려고 하는 설정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일본의 전통적인 사상인 작고 힘없는 것을 보호해주는 그 어떤 신비로운 힘의 존재(예를들어 카미가제 신화, 잇손 보우시 신화...) 등이 짬뽕이 돼서 일본만화의 새로운 전형을 형성됐던 것이었다. 제2세대 로보트에니메이션은 이러한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런 융의 틀로 이야기를 분석하면 만화의 많은 설정들이 간단하게 정리된다.










주인공이 무한의 힘을 얻게 되는 로보트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은 개발자인 아버지의 기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주인공이 항상 14세 정도의 몸은 어른인데 생각은 아직 아쉐이인 캐릭터로(이 아쉐이는 동시에 관객이기도 하다) 설정되는 것은, 작고 힘없는 것이 등장해야 하고 또 그를 보호해 주는 로보트라는 초남성적인 가면을 씌워 <정의의 사도> 연기라는 사회적 요구를 할 수 있는 사회화의 대상이어야 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일본 넘들의 변태성은 이런 구도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로보트는 어른이 되는 투구이기두 하고 아버지의 분신이기두하며, 나의 사회적인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도구이기두 하지만, “엄마"로서의 상징이기두 하다.


조종자가 조종하는 조종석은 엄마의 자궁 안 인것이다. 조종자는 엄마의 태반에 <인서트>됨으로서 불행한 성장기를 보내 온 주인공이 태아가 되어 역행의 성장이 실현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종자는 어머니의 자궁에 도달하기 위해 엄마를 <범>하는 터부를 저지르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조종자가 로보트하구 도킹하는 장면에서 확연히 드러나는데, 그레이트 마징가의 경우 긴 터널을 조그만 비행기가 졸라 빠른 속도로 달려가 로보트에 콱 박혀 버린다.


에바의 예 에서두 마찬가지지만 자지같이 생긴 캡슐안에 신지가 타구 돌아가면서 콱 박혀 버린다 (씨바.. 레이도, 아스카도 에바를 타는데 무슨 소리냐구? 따지지마시라. 나중에 본격적인 에바 강의때 설명하겠다.)

그 동작은 바로 섹스의 재구성이며, 이러한 설정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관련이 있겠다.

조종자가 그렇게 신비하게 로보트에 올라 탈 필요가 없다. 일본 로보트 만화에 있어서만큼은 시대가 감에 따라 조종자가 로보트 위에 올라 타는 과정이 더 복잡해지고, 더 화려해지고, 꽂히는 순간 빛이 번쩍하고 하는 강도가 점점 세어졌다.


14세의 소년은 한마리의 정자가 되어 어머니에게로 돌아간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죽음=전체성에의 합일=자궁회기>의 개인적 희구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주제는 1960년대 연극이나 영화에 반영되어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러한 류의 해석논리는 일본에서 이전부터 있어 왔는데 당시의 만화작가가 정말 이런 계산까지하구 시나리오를 작성했는 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어쨌던, 이렇게 숨겨진 장치들은 만화를 보는 아쉐이덜 헌테 "뭔지 모르지만 화끈한" 느낌을 주게되었고 이때부터 일본 로보트 만화는 연승가도를 달리게 된다.

2세대 만화에서 엄마가 필요없는 이유는, 다시 융의 심리학으로 설명이 되는데, 그런 “엄마"를 만든 것은 다름아닌 아버지이고, 여기서 엄마를 창조한 아버지, 엄마인 로보트, 그 엄마하구 섹스를 하는 조종사 아들의 강력한 긴장 삼각관계를 유지하면서 - 실은 질투의 삼각관계다 - 만화의 스토리가 이어져 나간다.

일본의 신화에서 일본이 탄생한 배경도 신들의 섹스에 의해서 만들어진 나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건 전혀 일본사람덜한테 무리가 가는 논리가 아니다.

이러한 장치를 통해 일본의 제 2세대 만화 영화가 노린 효과를 정리해 보믄



1) 지금까지의 만화영화( 옛날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린 형식이나 권선징악적인 스토리구성)에 식상해있던 아쉐이덜을 테레비 앞에 붙들어 맬수 있었고,
2) 뭔지 잘 모르겠는 캐릭터의 설정으로 “갠 그때 왜그랬을까?" 하는 사회적인 담론을 끌어내는데 성공했고(에방게리온의 경우 단순히 에바펜 뿐만 아니라 각 케릭터 펜이 존재한다),
3) 그러한 담론을 바탕으로 캐릭터 산업(건담 프라모델등은 지금두 난리 지랄이다)까지 이끌어 낼수 있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장치들이 우리를 끌어 당겼던 것이다. 한마디로 2세대 작품의 기본은 “애들 겁줘서 착한 애 만드는 만화는 이제 먹히지 않는다" 라는 절박한 상황인식과 천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일본의 풍토라고 말할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에바가 미친듯이 먹힐 수 있던 것도 만화에 관해서 만큼은 우리도 일본인의 정서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중국을 제외한 전 아시아인이 만화로는 그 정서가 통한다. 우리도 일본인인 것이다. 만화적으로는. 우리도 일본인이다 라는말에 독자덜 흥분하지마시라. 이건 진짜다. 생각해보라 우리가 성장해오면서 보아왔던 만화들을...


본 특파원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 문제는 비단 한국넘들의 문제뿐만이 아니고, 기자와 거의 동시대를 살아온 인도네시아, 타이, 홍콩, 말레이지아 등의 넘들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서도 일본처럼 로보트 만화영화를 만들었었다.


지구특공대였던나? (원제는 트랜스 퍼머 였을꺼다) 지구의 자연을 지키기위해 쓰레기 버리는 넘덜을 때려준다는 내용의... 이런게 우리 한국넘덜한테 먹힐리 없다.

쇳덩어리가 “쓰레기 버리면 안된다는 것을 알아둡시다" 라구 “말"을 하면서 하나의 자아로서 인간에게 다가 오는 것은, 우리 정서에서는 뭔가 어색하다. 왜냐.. 만화적으로 우린 일본인이고 그 설정에 의하면 로봇은 사람이 입고 조종해야 하는 갑옷이었으니까.

“둘리"구 “미스터 손"이구 잘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일본 2세대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낸 만화를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2세대 로보트 만화 영화의 소개는 여기서 마친다.


제3세대 로보트 만화의 효시는 “에바"다. 왜 에바가 2세대 하구 구별이 되는지는 또 설명이 졸라 길기 때문에 이건 다음 호에 떠버리겠다.


지금 화장실이 졸라 급하다...


저녁에 먹은 주먹밥이 이상했는지 계속 설사다 씨바...





- 일본 수습 특파원 멘뒤 ( mandui@netplus.co.j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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