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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23.월

딴지레저부 기자



본지는 앞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싸돌아 댕기며 그 곳에서 살아가는 잉간들을 만나보려 한다. 21세기 명랑사회는 그저 조또 쪼매한 울나라 안에서 이러쿵 저러쿵 한다고 구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인이 되어야 할 때다. 이번 호에서는 그 세번째편. 예루살렘 - 여행팁 편.

 





사람들마다 틀릴 것이다. " 예루살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는. 본 기자는 기관총이다. 그것도 흙 묻고 기스 나서 전쟁터에서 제법 총알을 토해냈을 것 같은 놈말고 반짝반짝하도록 때 빼고 광낸, 세계 최강이라는 우찌 기관총.  왜?


저녁 늦게 도착한지라 숙소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보니 예루살렘 도착 첫날은 숙소 안에만 있다가 이튿날 아침 일찍 예루살렘 신시가지 중심가인 야포거리(Jaffa Road)로 나섰다.


숙소가 있는 구시가지를 뒤로 하고, 건널목을 몇 개 지나지 않아 백화점이랑 상점이 늘어선 번화가가 펼쳐졌다. 그런데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몇 십년을 끊임없이 국가의 생존 자체를 걸고 싸워 온 나라의 중심은, 그리고 그 중심이 지난 이천년 가까이 공존할 수 없는 서로 다른 종교들의 공통 성지일 경우 더욱이,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 기대했던 터라 그냥 카페에서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도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었다.



음 맨날 팔레스타인이니 테러니 해서 길거리 어디에나 전운이 감돌줄 알았더니 그냥 여느 도시하고 별 다른 점도 없구나, 사람들 표정에 특별한 긴장감이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어슬렁 사람 구경을 하다 늘씬하게 미니스커트를 차려 입은 미녀가 지나가길래 나도 모르게 고개가 따라갔다. 우짜겠는가. 자동빵인데..


화들짝. 정말 화들짝 놀랐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붉은 립스틱을 짙게 칠한 선글라스의 그녀 어깨엔 핸드백과 나란히 번쩍이는 기관총이 메어져 있었던 것이다. 혹시 잘 못 본게 아닌가 해 일부러 몇 걸음 따라가며 자세히 봤더니 역시나 탄창까지 채워진 기관총.



반질 반질 윤이 나게 잘 손질된, 그래서 무기라기보단 하나의 악세사리 같아진 기관총. 결코 악세사리가 될 수 없는 그 물건이 그녀의 어깨 위에서 오늘의 예루살렘을 그렇게 역설하고 있었다





예루살렘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Muslem Quarter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태인들이 이 지역을 2000여년 만에 탈환하기 바로 직전까지 가장 오래동안 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사람들이 바로 무슬림이었다.


이 지역의 특징은 뭐니 뭐니해도 왁자지껄한 사람들이다. 아랍계통 사람들 자체가 항상 생동감 넘치는 족속일 뿐 아니라 잘 정리된 쇼핑센터 정도가 있을뿐인 다른 Quarter하고는 다르게 아예 전통 시장(수크)이 예루살렘 내부에 자리하고 있으니 이 Quarter가 항상 시끌벅적한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시끌벅적, 왁자지껄한 이 Quarter가 예루살렘 전체에 만들어내고 있는 보이지 않는 긴장은, 이 지역 사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자라도 괜히 침을 삼키게 할 정도다.


이 지구를 거닐다보면 골목 요지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의자까지 갖다 놓고 예의 그 우찌기관총을 들고 24시간 보초를 서고 있다. 바로 앞에선 아랍계 상점 주인들이 아무 일 없다는 듯 물건을 팔고 있고. 군인들과 상점 주인들이 서로들 농담을 주고 받기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더 가까이 가서 들여다 보면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시장을 감시하고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


숙소가 이 지구에 있는터라 몇 일 동안 왔다갔다 하는 사이 숙소 앞 골목에서 보초를 서는 군인들이랑 친해지게 되었다. 억하심정 있을리 없는 동양인 여행자인데다 마냥 똑 같은 사람들만 쳐다 보고 있는 것이 심심했던지 콜라 한 캔에 통성명하고 그들이 앉아 있던 의자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우선 그들의 나이가 20세도 안될 정도로 어리다는 데 놀랐고 그 나이에 이미 겪었다는 전투의 다양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먹을 것을 갖다 준다며 접근했던 팔레스타인 처녀가 휘두른 칼에 찔렸다는 팔의 상처를 자랑스럽게 흔들어 내보이며 이런 저런 전투담을 들려준다. 생명없는 표적에 총 몇 번 쏴 본게 다인 본기자는 숙소로 돌아 오기 직전 물었다. "그런데 그 쳐녀는?"


당연하단 표정과 함께 되돌아온 한 마디. "물론 죽였지"


아무일 없는 곳이 아니었다...


 





예루살렘을 여행하게 되면 두 가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종교와 정치다.


이 두 가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지 않고서는 볼거리를 볼거리로 파악하지 못해 헛 여행하는 것일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해, 그들 나름의 룰을 이해해서 불편하지 않게 여행하고, 나아가 안전하게 여행하자면 그들 방식과 상황을 조금은 알아야 하는데 그들 방식의 근간은 종교요 그들 상황의 뿌리는 정치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러한 것들이 일상 생활에서 예루살렘의 삶을 어떻게 제어하고 있고 그래서 여행자인 우리는 불편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을 알아야하는지에 촛점을 맞춰 fact 몇 개를 다뤄보자.


 














안전하게 여행하기

도대체 문 언제 여는 거야 ?

 


 안전하게 여행하기







폭탄테러로 터진 시장의 수박들...
아~ 수박들


뉴스와 신문으로 접하는 예루살렘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도심에서 폭탄이 터지고 버스가 폭발하고 시위에서 사람들이 죽고 부상 당하고 총리가 암살당하고 ... 무서운 뉴스가 심심찮게 국제면을 장식하게 하는 곳인지라 이 곳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현재 진행형의 준전쟁터쯤 될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규모 시민 집회와 학생 시위가 끊이지 않을 적 우리나라도 외국 신문과 방송만을 통해서 외국인들이 바라보기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나라였다. 최루탄 맞아 사람이 다치고 심지어 죽기까지 하고 도로를 완전히 점거해 전쟁처럼 대치하고 뭔가가 불타고...


그렇다고 실제로 우리나라가 여행하기 위험하기 짝이 없는 나라였던가? 우리는 알고 있다, 분명 그렇지 않았음을. 그렇지만 그런 모습만 TV에서 본 외국인들은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었겠지.


예루살렘도 마찬가지다. 여행자들에겐 특히 동양인들에겐 전혀 감정없는 그들이기에(유태인이던 아랍인이던) 총이 연필처럼 흔한 곳이지만 우리한테 총 들이대고 살래 죽을래 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미국에 가면 이런 일이 있겠지)


더구나 국제 여론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들인지라(양쪽 다) 최대한 관광객에 해를 입히지 않으려 한다. 또한 치안 상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해서 일반 범죄의 발생율은 극히 미미하다. 이 곳을 위험하다고 한다면 런던이나 뉴욕은 지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예루살렘은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주의하지 않으면 아주 혼구녕이 나는 것들이 분명히 있는 곳이다. 긴장하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있는 도시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마 전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 진출을 놓고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경기를 했을 때의 서울역이었다 치자. 대합실 tv를 보며 실수로 선제골을 먹은 걸 땅을 치며 안타까워 하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어떤 백인이 그 실수를 보고 우하하 븅신이라고 했다 치자. 그 친구 제대로 집에 갔겠는가.


또는 역전골을 먹고 기절까지 했다는 일본 관중들 틈에서 역전골이 터지는 장면을 보고 "우하하 샘통"이다 했다치자. 그 친군 집에 갔겠는가.


우리와 프랑스였다면 브라질과 일본이었다면 그런 친구들은 그저 눈총이나 받았겠지. 그러나 우리와 일본은 단순한 공차기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민족의 기를 겨루고 있었기에 그런 친구들은 목발 장만해야 했을 게다.


그리고 우린 척 보면 안다. 전경들이 지하철 입구에 괜히 늘어서 있고 닭장차가 길가에 쭈욱 주차해 있으면 그 동네에서 그 날 뭔가 벌어질 거란 사실을. 그리곤 되도록이면 일찌감치 그 동네를 떠나는게 상책이란 걸 우린 척 보면 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알수가 없겠지.


예루살렘의 경우 어떤 때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지 그걸 알아보자.


 어떠한, 어떠한 경우에도 그들 종교에 모독적인 언행을 삼가할 것







"Terre Promise"
과거 프랑스에서 약속
의 땅으로 돌아가자며
붙었던 포스터


이스라엘은 유태인들이 약속의 땅이란 성경 구절 하나에 수천년을 건너 뛰어 다시 뭉쳐 만든 나라다. 종교가 신앙이 만들어 낸 작품인게다, 이스라엘은.


종교와 떼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이스라엘은 기본적으로 법에 의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다. 외무부, 국무성 처럼 종교성이란 곳이 있어 각각의 종교 성지는 각자 관리하도록 재정 보조를 하고, 각 종교의 행사일을 법적으로 보장, 공휴일화하는 것은 물론 각 종교의 종교 재판부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종교 자체를 공평하게 다룬다고 그걸 믿는 사람들까지 공평해 지는 건 아니다. 이스라엘 국민의 80% 정도를 자치하는 유태인들은 남녀불문하고 18세 이상이면 군복무가 의무이나 14%정도를 차지하는 아랍계는 군 입대가 불가능하다.


"군대 안 가는게, 그게 좋은 거 아녀?"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의무과 평등하지 않으면 권리도 평등하지 않은 법. 단적으로 이 하나의 사실만 가지고도 아랍계가 평등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하기란 어렵지 않다. 더구나 자신들이 2000여년을 토박이 행세했던 곳, 바로 그곳에서 객으로 대접받고 힘으로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 두 민족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이 상존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그런 그들이 이 지역을 미련없이 버리지 않는 건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종교적 이유도 상당한 듯 하다. 유태인들은 유대교를 통해 확연히 다른 민족과 구분된다. 마찬가지로 아랍계는 이슬람교로 확연히 구분된다. 그런데 그들의 종교적 회귀점이요, 신앙의 연고지가 예루살렘으로 겹치는 것이다. 


힘 모자라 땅 뺐긴 것도 억울한데 그들 신앙까지 건들면, 거기서 그들은 폭발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이런 폭발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양쪽의 정통주의자들이 상대방의 성지를 통째로 폭파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도 그래서 일 것이다. 아예 한 번에 끝장을 보고 무찔러버리려고.


그러므로 종교를 화제에 올리는 것까지는 상관없으나(외국인과의 이런 토론을 오히려 흥미로워 한다) 비난하거나 우습게 여기는 말을 절대, 절대 하지 말 것. 이 부분 자극하면 외국인이라도 목발 장만이 가시권에 든다.


또한 그들의 성전인 모스크나 시나고그에 들어가면 (방문자체는 환영해준다) 그들의 룰을 철저히 따를 것.  


즉 시나고그나 통곡의 벽에 간다면 남자는 반드시 키파라고 하는 모자를 쓸 것이며( 빌려 줌 ) 모스크나 Temple Mount에 간다면 여자는 반드시 천으로 머리를 가리고(이 역시 빌려 줌) 남자는 긴바지 여자는 긴치마를 입을 것.


종교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 대지 말 것이며 전통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촬영하고 싶을 땐 반드시 허락을 받을 것. 그냥 찍어대다간 혼꾸녕 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들의 종교, 이거 건들지 말 것.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이면 피할 것


" 아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가지 말라니, 보고 싶은 것들은 유명한 것들이고 그런 곳들은 사람이 많기 마련인데? " 물론 그렇다. 그러나 그런 곳, 유명해서 관광객들이 항상 득실대는 곳, 그런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통곡의 벽


그렇게 관광객들이 많이 모인 곳은 으레 종교적 성지이고 종교적 성지에서는 신문에서 보는 폭탄 테러니 하는 것들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물론 과거 그런 시도가 일부 과격주의자들에 의해 기도되었던 적이 있었으나 이런 곳일 수록 경비도 삼엄하여 확률이 아주 낮고 관광객도 많기 때문에 시도 자체가 거의 없다.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관광객들에게 해를 입히는 건 싫어한다, 국제 여론에도 불리하고...)


반면 현지인들이 많은 저녁의 술집 (관광객들이 많은 호텔 바같은 곳에선 그런 적이 없다.), 현지인들이 잘 가는 시장, 출퇴근 버스 (특히 요즘에는 이 버스에 대한 폭탄 테러가 빈발한다) 이런 곳들. 우리로 치면 강남 일대 유흥가, 남대문 시장, 아침 출근 버스 이런 곳. 이런 곳이 대상이 된다.


우리나라 경우를 보더라도 외국인이 우리나라 출근 만원 버스에 탈 확률도 낮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가는 곳이랑 외국인들이 잘 가는 곳도 틀리기 마련이지 않던가. 거기도 마찬가지여서 관광객인 우리가 다칠 확률은 아주 낮다. 그러므로 이런 정도의 기준으로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라는 것이다. 아니 사람이 많이 모이면 피하라가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물론 그런 곳이라고 항상 위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여하간 최근까지의 테러 경향을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인다 싶으면 그 자리는 피하는게 위험할 확률을 제로화 하는 길. 그러나 만약 현지인들이 항상 그런 위험에 시달린다면 어느 누가 길거리로 나오겠는가. 길거리가 텅텅 비어야지. 실제 그들 길거리는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상식적 수준의 그러니까 전경많으면 어 빨리 뜨자.. 이런 정도의 주의만 하면 된다.


다만 폭탄테러니 하는 것들이 분명 있긴 있기에 이런 주의사항을 읊지만 이런 주의에 너무 움츠려 아예 예루살렘 여행을 포기할까봐 그게 걱정이다.


사실 교통 사고율 세계 1위 우리나라에서 교통 사고로 다칠 확율이 훨씬 높은 데 말이다.


 그외 주의사항 몇 가지


 히치하이킹 하지 말 것


과거 이스라엘을 여행할 때는 이 히치하이킹이 여행자에겐 무척 유용한 이동 수단이었다고 한다. 나라 역사가 짧고 여러 신경 쓸 일이 많아서 그랬겠지만 이스라엘은 철도나 도로같은 사회 간접 자본이 그리 발달하지 못했다. 기차가 다니긴 하지만 철로망 자체가 짧고 버스보다 오히려 느리다. 버스 역시 도로가 사방 팔방으로 뻗어 있지 못하니 노선도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가보고 싶어도 버스로 갈 수 없는 곳이거나 버스편이 자주 없는 곳이면 아예 처음부터 히치하이킹을 계획하는 여행자가 많았나부다.


그러나 요즘 외국인 여행자들의 사고 케이스 1위는 걱정하는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 히치하이킹 중에 일어나는 사고라고 한다. 가볍게는 목적지에 도착해 내려 가방을 트렁크에서 꺼내려하면 그대로 달아나는 경우부터 강도로 돌변 돈까지 뺐기는 경우, 심지어는 살인 사건까지 일어 난다고 다.


절대 히치하이킹 하지 말자.


 물통을 차자


이스라엘은 사막이 많다. 그러나 이 사막이 일반적 사막의 기후랑은 좀 차이가 있다. 사막이라 하면 보통은 고온 건조아니던가. 그래서 아무리 더워도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 동네는, 아마도 사해때문이겠지만, 고온이면서도 습도가 높다.


그늘에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르는 게 멈추지가 않을 뿐 아니라 불쾌지수도 상당하다. 물론 예루살렘 시내에서는 그렇지가 않지만 Masada라던지 기타 사막에 연해 있는 볼거리를 보러 갔을 땐 주의해야 한다. 일사병 걸리기 최적의 환경이다.


그늘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쓰러지는 관광객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이 지역을 갈 땐 물통, 물통을 차자.


 출입국 심사와 여권


이스라엘의 출입국 심사는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아주 지겨울 정도로 이것 저럭 물어보는데 질색할 정도다. 그네들 상황으로보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여하간 대단하다.


예를 들어 조그마한 칼을 하나 샀다치자. 그 크기로 보아 협박의 도구로 결코 쓰일 수 없을 만한 것이라해도 끊임없는 질문의 대상이 된다. 조그마한 건전지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소지하고 있다 싶으면 재까닥 조사 대상. 폭탄의 일 수 있다는 거겠지.


또 공항에서 이 비행기 안까지 이 짐좀 들어 주겠느냐는 부탁도 주의해야 한다. 그런식으로 무기가 드나들 수가 있단다. 여하간 이스라엘 공항에선 말썽의 소지가 있는 것은 아예 하지도 말고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이스라엘 곳곳엔 군인들이 검문 검색을 하는 곳이 제법 많다. 이 곳에서 우리 여행자가 신분을 증명할 유일한 방법은 여권. 그러므로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도 항상 여권을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 물론 여권이 없다고 잡아 가지는 않지만 아주 귀찮아 지는 수가 생긴다.


 





 


 도대체 문 언제 여는 거야..


우리네 고정관념으론 아침이 하루의 시직이고 밤이 하루의 끝이며 월요일이 일주일의 시작이고 일요일이 일주일의 끝이다. 그리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가 일하는 기간이고, 토요일이 반휴일 또는 휴일 그리고 일요일이 쉬는 날이라는데에도 별 다른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물론 일부 특수 직업을 가진 이들에겐 밤이 낮이고 일요일이 월요일일 수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이 하는 일이 그런 예외적 생활을 요구하는 것이지 하루와 일주일에 대한 그들의 인식 자체가 범인들이랑 틀려서 그런 것은 분명 아니다. ( 일부 특수 직업 - 도둑, 경찰 그 외 음... Netsgo 사람들...)


"해 뜨면 하루 시작이지", 뭐 판단 자체가 필요없이 당연하다 여기는 이런 것들이 당연하지가 않은 동네가 바로 예루살렘이다. 여기선 전혀 당연하지 않은 소리들이다. 무슨 소리냐.


먼저 유태인, 그네들의 기준을 알아보자.


우선 그네들 하루의 기준은 우리랑 전혀 다르다. 해가 떠서 다음 해가 뜰 때까지가 아니고 해가 진후부터 다음 해가 질때까지. 해가 지는 것이 하루의 시작인 것이다. 참...이상타.


왜 그럴까?


유태인들의 종교는 유대교이고, 유대교의 경전은 토라이며, 토라의 기본은 성경 중 모세가 썼다는 모세 5경. 그 오경 중 첫번째인 창세기 첫 장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신의 창조 활동을 묘사한 후 저녁이 먼저 등장한다. 여기 근거해 그들의 하루는 해가 지는 저녁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태인들의 하루는 우리가 보기엔 이틀에 걸쳐 있다. 재밌다.


 







Shabbat을 보러 간다..


그렇게 따져서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를 일주일의 첫째 날로 삼고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을 일주일의 마지막 날로 친다. 이 마지막 날,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가 우리로 치면 일요일인 그들의 안식일이다. 이 날은 그들의 예배인 Shabbat을 보러 가는 날.


유대교 정통주의자건 개량주의자건 이 날은 아주 철저하게 지킨다.  그래서 유태인들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대중 교통 수단은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all stop이다. 일부 상점은 토요일 해지고 나서 부터 다시 영업을 하기도 한다. 일요일은 대부분 정상 영업.


크리스마스 이브(eve)라는 것도 사실 이네들 관습에서 유래했다. 그네들 식으로 하면 바로 전날 오후부터가 당일이니까. 그래서 그네들 모든 공휴일은 eve가 있다.


반면 이슬람은 어떤가. 그들은 모하메트가 설법을 시작한 날을 기준으로 하는 히즈라 달력에 따라 요일을 다루는 데, 이렇게 따지면 금요일이 일요일이요, 주일이요, 안식일이 된다. 그래서 이들이 운영하는 상점이나 아랍계 버스, 택시는 금요일 날 all stop. 그리고 일요일은 정상 영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익숙한 일요일날 쉬고 월요일부터 다시 일하는 기독교인들의 기준이 있다.


이들은 달력도 각각 다르다. 종교에 따라 3개의 달력과 3개의 공휴일과 3개의 시간 개념이 혼재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여행자들은 잘못하다간 황당한 경우를 당하는 수가 있다. 토요일 날 오전에 버스타고 공항가려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 다거나 금요일날 저녁에 음식점 창문틀을 부여잡고 몸부림치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길 수 있는 게다.


여비가 넉넉한 여행자라면야 비행기 놓쳐도 다시 표를 구입하고, 국제 수준의 호텔 같은 곳에 가서 배를 채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정말 황당하고 서~럽다.


"비행기를 놓쳐 여비 떨어지고 굶고 있음. 적선 바람"


이런 푯말 들고 번화가 서성거리며 먹는 사람들 멍하니 쳐다보고 싶지 않걸랑, 예루살렘을 여행할 때는 예루살렘식 Business hour를 항상 염두에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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