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998.11.23.월

딴지스포츠기자



하이텔에서 미첼박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길림성 연길시 태생의 송청운씨가 하이텔 축구동에 쓴 글이다. 게재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중국인으로서 바라 본 한국 축구.. 무엇이 문제인가.




요즘 한국국내에 축구열기가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비록 중국인이지만 한국축구를 관심하고 사랑하는 나도 진심으로 기쁘다. 1994년에 프로축구가 출범한 이래 중국축구 또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직접적인 축구수준이 아닌 TV중계, 언론 등 외적인 것들을 비교하여 몇자 적어보려 한다.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때는 96년 4월이였다. 당시 세리에리그가 막바지에 들어가서 한참 백열화로 치닫고 있는 중이였다. 나는 한국에서도 당연히 중계하리라고 생각했다. 국민소득도 중국보다 훨씬 높고 월드컵에도 4회씩 진출한 나라인지라 중국보다 축구문화가 더 발달된 줄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당시 중계프로그램을 아무리 훑어봐도 세리에리그는 차치하고라도 축구에 관련된 프로그램 하나 없었다. 저녁에 내보내는 스포츠뉴스도 kbs는 그나마 축구소식을 내보내는 편이지만 mbc는 아무래도 야구뉴스로 이름을 바꿔야 적절할 것 같았다.


한국에 2년동안 있으면서 TV로 중계되는 프로축구는 정말 몇번 보지 못했다. 오후3시에 그것도 평일에 중계하는 것은 누가 무슨 재간으로 보라고 내보내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비록 중국은 축구수준은 한국보다 한수 아래지만 TV중계에서만큼은 한국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위다.


CCTV에서 토요일저녁에는 분데스리가를 일요일저녁에는 세리에리그를 생중계하고 광동위성TV, 북경유선TV 등에서는 프레미엄리그를 생중계하고 운남위성TV에서는 스페인리그를 생중계한다.


얼마 전에 랴오닝천윤팀의 리진위선수가 프랑스의 난시팀으로 이적하고 판즈이, 쑨지하이 두 선수가 잉글랜드2부리그의 크리스탈 팰레스팀으로 이적하면서 프랑스리그는 물론 잉글랜드 2부리그 경기까지중계하자는 얘기도 나왔었다. ( 9월27일에는 크리스찰 팰레스팀의 경기를 생중계한다고 한다.)


CCTV에서 매주 목요일저녁 8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足球之夜>는 항상 시청률의 상위를 달리고 있다. 이 프로에서는 중국 프로축구 하이라이트뿐만 아니라 전 세계축구의 소식을 4시간에 걸쳐서 매주 내보내고 있다. 이 외에도 CCTV와 각 지역방송국에서 자체 제작하는 축구관련프로그램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나는 한국에서 스포츠신문을 보았을때 처음엔 이상하게 생각했다. 3개 스포츠신문 전부 다 1면은 야구기사였고 야구기사가 신문의 세면, 네면을 차지하는 대신 축구기사는 많아봤자 2면 밖에 안되었다. 한국에 있는 2년동안 축구가 스포츠신문의 1면을 장식한 날을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열손가락중에 몇은 남아돈다.


중국에서 친구들과 얘기할때 한국에는 축구전문신문이 없다고 하면 다들 못 미더워하는 눈치다. 월드컵에 5회씩이나 나간 나라에 설마 축구신문 하나 없겠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긴 나도 처음에 한국에 갔을때 잘 믿기지가 않았으니까.


중국에서는 축구신문은 보통 주간지이다. <足球>가 주2회 발행되는외에 나머지 신문들은 전부 주간지이다. <足球>가 비록 2백여만부의 발행량을 자랑하지만 지금은 인기가 많이 떨어졌고 제일 잘나가고 있는 스포츠신문은 <體壇周報>와 <球報>인데 발행량이 100~150여만부이다.


좀 더 인기가 떨어지는 <球迷>, <中國足球報> 등 축구신문들도 그 부수가 30여만부에 달하고 있다. 이 신문들은 보통 처음에는 대부분 일간지의 축구부에서 꾸리다가 나중에 독립하여 전문 축구 하나만으로 먹고사는 형편이다. 그런데 그 수입이 무척 짭짤하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이번 프랑스월드컵에 <足球>에서는현지에 5명의 특파원을 파견하였고 <體壇周報>에서는 8명을 파견하였다. 이상은 전국적으로 발행되는 축구신문들이고 이외에 지역적으로 발행되는 축구신문들은 그 종류를 헤아리지 어려울 정도다. 하다못해 축구팀 하나 없는 티벳에서도 축구전문신문을 발행하고 있다. 축구와 관련이 없는 분야의 신문이나 잡지도 축구를 건드리기만 하면 발행량이 2배,3배로 늘어나기에 발행량을 늘이려면 축구기사를 취급하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에 비하면 한국은 너무나 초라하다. 전라북도 군산에 있을때 월간축구잡지인 <베스트일레븐>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하여보니 운창스포츠라는 가게에서만 취급하는데 그것도 한달에 5부밖에 들여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비록 전북이 축구열기가 낮다고 하지만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스트일레븐>을 회사에 갖고갔더니 많은 분들이 돌려보고 이런 것도 있구나, 어디서 구했니 이런 얘기들을 하시는 것이였다. 내가 나가던 조기축구회회원들도 이 잡지를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였다.


홍보만 된다면 군산에서만도 5부가 아니라 500부도 거뜬하게 팔릴 것 같았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 이외에도 <축구가족>이라는 축구잡지가 있는데 이 잡지는 내가 한국을 떠나는 날까지도 구하지 못했다. 한국에 왜 축구신문이 없는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작년에 축구협회의 송기룡대리님과 <축구가족>의 편집실장님이 중국축구신문 현황 알아보러 왔었다는데 지금의 축구열기가 지속된다면 멀지 않아 축구신문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축구신문과 TV중계얘기를 하다보면 인터넷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중국에서는 신문, 잡지와 TV 그리고 인터넷 이 세종류의 매체가 공존하고 있다. 인터넷은 비록 재작년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시효성과 자유성을 앞세우고 무서운 속도로 신문, 잡지와 TV가 차지하고 있던 영역을 파고들면서 새로운 매체로 등장하였다.


인터넷이 무서운 성장을 가져온데는 TV와 신문 등이 자신의 적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 세리에리그 등 세계최고수준의 축구를 넓게 다루다보니 팬들이 축구에 대한 애착과 축구를 보는 안목을 길러줬던 것이다. 비록 중국의 인구가 한국보다 훨씬 많다고는 하지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숫자는 60만도 안된다.


하지만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대부분 엘리트 출신인 원인도 있겠지만 전문가 뺨치는 수준이다. 요즘 일부 몰지각한 기자들이 인터넷게시판의 글을 가져다가 몇글자 바꿔서는 내글이랍시고 내놓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규제가 비교적 심한 신문이나 TV보다 인터넷게시판의 글들이 훨씬 객관적이고 자세한 편이다.


한국에도 비록 하이텔에서 활약중인 신동일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주옥같은 글들을 써내고 있지만 중국의 팬들과 비교하면 우선 그 숫자에서 따라오지 못한다.


한국축구와 중국축구를 겪으면서 비록 표면적인 현상에밖에 국한되지 못하였지만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를 적어봤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중국이 왜 아직도 한국한테 쩔쩔매느냐고 반문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중국축구는 94년에 프로리그가 출범하여 이제 겨우 5년째다. 하지만 거대한 투자와 축구팬들의 사랑은 중국축구가 급속한 발전을 가져오게 하였다. 쉽게 얘기하면 한국이 걷고 있을때 중국은 뛰고 있는 것이다.


그 성과가 이제는 차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3월의 다이너스컵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은 스코어에서 졌지 경기내용에서는 한국을 압도하였다. 비록 아직도 당분간은 한국의 우세가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만약 한국이 계속 안일한 자세로 느릿느릿 팔자걸음을 계속한다면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송청운 ( ppc111@hitel.net )


 










우린 퇴장감이다.


우리나라에는 <베서트일레븐>이라는 축구잡지가 있다. 유일하다.


축구는 TV 앞에서 소리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대표팀 경기때나 TV 앞에서 흥분하는 팬들이여.. 축구장 한 번 안가면서 그들이 지기라도 하면 죽일 놈 살릴 놈 하는 팬들이여.. 니네는 나쁜 넘이야..


얼마 전에는 차범근을 죽였고.. 이제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나면 허정무도 죽게 되어 있다. 쭈욱 그래왔쟎은가.


누가 나쁜 넘인가. 대표팀인가 아님 감독인가 아님 축구협회인가.


나쁜 넘들은 바로 우리다. 평소 최소한의 관심과 애정도 가질 줄 모르면서 그저 공짜로 승리만 바라는 우리는 도둑넘들이다. 퇴장감은 바로 우리다.


 


축구 함 살려보자.



 


- 딴지스포츠기자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