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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1.2.월

자동차 전문가 기자 메탈헤드



전라지방의 거물급 기업인 셉붕그룹이 FIA(국제자동차연맹)로부터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포뮬러 1(이하 F1) 그랑프리의 유치권을 획득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김데중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유죵군 전라지사를 위원장으로 모신 F1 유치위원회도 조직될 만큼 막강세력을 갖추고 추진되어 오던 F1 한국 그랑프리 유치는 국제적인 로비활동의 저조와 함께 주관기업인 셉붕그룹이 경제난과 아엠에푸로 인하여 워크아웃 대상기업이 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난관에 봉착해 현재 유치를 위한 활동은 거의 중단된 상태나 다름이 없다.


이런 이유로 세계 최고수준의 자동차 경주를 안방에서 볼 수 있다며 기뻐 날뛰었던 대한민국의 많은 자동차 팬들이 실의에 빠져 있던 가운데, 초강력 울트라 얼티밋 맥시멈 오버드라이브 포뮬러 1 팀(이하 겁나 F1)이 비밀리에 구성되어 <2002년 F1 한국 그랑프리>를 대비하여 맹 연습중이라는 첩보를 접해 본 기자 취재에 나섰다.


탐문추적을 통해 알아낸 겁나 F1팀은 현재 주전 드라이버를 뽑기 위하여 몇 개의 팀이 컨소시엄을 구성, 테스트와 함께 적응훈련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테스트를 받고 있는 드라이버들은 기필코 내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하루에 10시간 이상의 빡쎈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야간 비밀 연습장면..


비밀 테스트를 주관하고 있는 것은 놀랍게도 갱기도 고앵시와 세울시를 오고가는 맹성운수, 센진여객, 김뽀교통, 덩해운수 등의 버스회사였다.


이들 버스회사에서는 극한상황에서의 테스트를 위해 급가속, 급감속 및 고속 코너링 등이 최악수준인 45인승 좌석버스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터프한 승부근성을 기르기 위해 테스트 주행에 시승한 승객들에게는 절대 고운말을 쓰게 못하게 하는 등 하드한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시키고 있었다. 


버스회사의 관계자, 왕토큰(32)씨는 " 철저한 실전위주의 테스트를 통해 드라이버들의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낀다 "며 테스트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회사관계자들은 드라이버들의 자질향상을 위해서는 실전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인지하여 F1 드라이버 지망생들을 전부 버스 운전자로 고용, 고앵시와 세울시를 오가는 버스노선에 투입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특히 회사측에서는 강도높은 실전교육을 위해 구간노선의 랩타임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


그들만의 극비사항인 노선 랩타임을 본기자가 추적해 파헤쳤다. 이런 거는 역시 본지밖에 파헤칠 수가 없다.


 



 덩해운수 9X5-1번 고급심야좌석

 노선 : 고앵시 되화동 -> 일싼 신도시 -> 고앵 경찰서 -> 화죤 -> 수섹 -> 욘세대 앞 -> 강화문 -> 세울역(회차지) -> 충젱로 -> 신춘 로터리 -> 욘세대 앞 -> 온 길과 같은 노선으로 되화동 종점
 배차시간 : 강화문까지 60분, 종점까지 돌아오는데 주간 126분, 야간 120분



 맹성운수 7X번 일반좌석



 노선 : 고앵시 되화동 -> 일싼 신도시 -> 고앵 경찰서 -> 화죤 -> 수섹 -> 욘세대 앞 -> 신춘 기차역(회차지) -> 온 길과 같은 노선으로 되화동 종점
 배차시간 : 신춘 기차역까지 45분



 맹성운수 8X번 일반좌석



 노선 : 고앵시 되화동 -> 일싼 신도시 -> 눙곡 기차역 -> 행쥬산성 -> 당싼동 -> 영동포 기차역 -> 영동포 신세계 백화점(회차지) -> 온 길과 같은 노선으로 되화동 종점
 배차시간 : 영동포 기차역까지 60분, 영동포 신세계 백화점까지 73분


기자가 직접 이들 노선을 오가는 테스트 차량을 시승해 본 결과, 드라이버들의 뛰어난 실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차량이 많이 밀리는 출퇴근 시간에도 대부분 랩타임에 거의 맞게 주파하고 있었다. 일반 승용차로 이 구간들을 주행하는데에는 버스회사에서 정한 랩타임의 1.5배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니 그들 테스트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겠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교통정체구간에서 치러지는 "팀 플레이" 연습이었다. 이들 버스들은 다른 노선이라 하더라도 겹치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같은 회사 버스들이 한데 모이는 경우 수시로 팀 플레이 연습을 했다.


정체되어있는 차량들 사이로 끼어들어야 하는 경우, 틈이 생기면 앞에 선 버스가 먼저 대가리를 들이밀어 길을 가로막은 뒤, 뒤에 있는 버스를 얼른 자신의 앞으로 넣어주는 연습을 수시로 행하는 것이었다.


실제 F1에서도 무선송수신장치의 도움을 받아 감독의 지시를 통해서만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고난이도의 팀플레이 작전을 이들은 그저 손짓 한두번과 눈인사만으로 해내고 있는 것이다.


씨바.. 훌륭하다 한국인이여.


또한, 8X번 일반좌석의 경우에는 자유로와 강북강변도로 일부구간을 주행하는데, 제한속도 70km와 80km으로 지정되어 있는 구간을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속도로 주행하는 실력은 가히 신기에 가깝다. 특히 이들 드라이버들의 실력은 출퇴근 시간, 차량의 수가 증가했을 때에 발휘되는데,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파고들어가는 이들의 운전기술은 진정한 프로정신과 승부근성이 없이는 도저히 흉내낼 수조차 없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런 테스트는 대부분 버스 회사들과 이를 후원하는 경찰 및 행정당국에 의해 비밀리에 진행 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테스트 차량들은 속도위반, 차선위반, 과속, 난폭운전 등의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버스 드라이버들은 안심하고 테스트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경주업계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조치라고 할 수 있겠다.


몇몇 승객들은 버스운전사들이 사실은 테스트 드라이버이고 국위선양을 위해 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드라이버들의 법규위반이나 난폭운전으로 다른 차량의 운전자와 시비가 붙었을 때 버스 드라이버의 편을 종종 들곤 한다. 지난 4월, 본 기자의 야간시승 중에도 이런 일이 한 번 벌어진 적이 있었다.


시속 70km를 제한속도로 규정하고 있는 고앵시 화죵지구와 일싼신도시간의 중앙로에서 시속 90km로 달리던 9X5-1번 버스 드라이버는 제한속도를 준수하며 앞서 달리고 있던 승용차를 테스트 중이니 비키라는 뜻으로 상향등을 여러차례 비춰 경고를 했다.


그러나 옆 차선의 차간거리가 마땅치 않았던지 앞서가는 승용차는 좀체 비키지 않았다. 버스 드라이버는 옆 차선에 빈 틈이 생기자 마자 바로 끼어들어 앞서가는 승용차를 앞지른 뒤 아슬아슬하게 승용차의 앞으로 끼어들었다.


이에 승용차 운전자가 놀라 격분하여 다시 무리하게 버스 앞으로 끼어들어 차를 세웠다. 곧 승용차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버스로 올라와 버스 드라이버와 말다툼이 벌어졌다.



" 쒸바할 넘아. 나를 죽일생각이냐, 제한속도 70km 지키며 가고 있는데 왜 그러냐(승용차 운전자)"
" 뭔소리냐, 여기 제한속도가 얼만지나 알고 하는 소리냐, 여기는 제한속도가 엄따. 오직 승부만이 있을 뿐이다. (버스 드라이버)"


이 때, 뒤에 있던 승객이 한마디 던짐으로써 말다툼은 일단락 되었다.



" 시끄러우니까 싸움은 차고 들어가서 두 사람이 알아서 하고, 우리는 집에 좀 들어갑시다. "


정황사정을 알고있던 승객이 슬쩍 버스드라이버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이런 식의 푸싱(우리 말로는 밀어붙이기)기법은 실제 경기에서는 페널티(벌점)를 받는 위험한 기법이지만 대부분 다혈질인 버스 드라이버들이 사용하다. 그러나 현재 F1 최고의 드라이버로 희대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뻬라리의 M. 슈머커 선수도 다혈질이라는 점이 어필하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우리 버스 드라이버들이 F1에 진출할 경우 엄청난 인기를 모을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자랑스럽다.


어쨌거나 버스회사, 드라이버, 경찰과 행정당국, 시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지원하고 있는 겁나 F1팀은 조만간 발대식을 거치고 정식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2002년 월드컵 개최와 함께 F1 한국 그랑프리가 유치되고, 겁나 F1팀이 활동에 들어가면 세계 만방에 한국의 우수한 자동차 문화와 기술이 알려지게 될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통해 국산 자동차는 물론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제고될 것이라 생각된다. 가슴이 벅차다. 온 국민의 후원을 바라마지 않는다.



 


- 자동차 전문가 기자 메탈헤드 ( lightblue@inam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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