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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9.14.월

자동차 전문가 기자 메탈헤드



지난번 석두홍씨가 세번째 SM 파이부를 타는 진짜 이유... 기사가 나간 지 무려 30통의 E 메일이 기자에게로 날아왔다. 인터넷에 발을 들여놓은 지 벌써 4년이 되어가는 데 본기자의 인터넷 생활 역사상 한거번에 이렇게 많은 메일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다.

해외 특파원 여기자분들이 백통을 훌쩍 넘기고.. 하는 말들이 뻥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메일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후련하다, 좋은 기사 잘 읽었다, 앞으로도 더 자동차에 대해 까발려 달라는 등 선정적이고 에로틱한 자동차 폭로기사에 만족하는 것들이었다. 감사드린다.

그러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추가자료를 보내주시거나 의문시되는 점들을 꼭꼭 꼬집어 보낸, 기자보다 한 술 더 뜨는 독자분들도 계셨다.

더 나아가서, 네 통의 반박 또는 이론을 제기해 주신 분들이 계신데, 기자는 samsung.co.kr로 끝나는 E 메일 어드레스를 가진 세 분의 반박, 또는 이론에 대해 밝혀두고 싶은 것이 있다. "삼승만 깔아뭉갠거 아니냐"고 하신 것에 대해 본기자는 삼승자동차에 대해 일방적으로 편협한 시각을 갖고 기사를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국산차의 안전문제는 비단 삼승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차근 차근 밝혀나가겠지만 다른 국산차들도 숨겨진 비리들이 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M 파이부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가장 최근에 차량의 안전을 정면에 내세워 광고한 것이 삼승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이 세 분 중의 한 분은 티꼬랑 SM 파이부랑 박치기 한 결과를 갖고 1억원 내기를 하자. SM 파이부에 탄 사람이 멀쩡하면 내가 이기는거 고 티꼬 탄 사람이 멀쩡하면 댁이(기자가) 이기는거다라는 엽기적인 제안을 해 오신 분도 있다.

이 분은 뭔가 오해를 단단히 하고 계신 것 같은데, 본지의 패러디 광고를 전혀 이해 못하신 것 같다. 티꼬가 SM 파이부랑 박치기 하면 티꼬가 이긴다는 말이 아니라, SM파이부가 안전을 전면에 내걸고 광고를 하지만 사실 그 차가 그렇게 안전도에 자신있어 할 차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기사는 지난 기사에 불만과 궁금증을 가진 분들을 위해 질의문답과 함께 자동차의 안전과 충돌테스트에 대해 부연설명해 보겠다.

본지에 어울리지 않게 지루한 기사가 될 공산이 크지만 본기자가 단순히 관심이나 끌려고 어줍지 않은 지식으로 개폼잡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앞으로 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명히 해둘 것들이 있어서 그러니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다음호에는 보다 에로틱하고 엽기적인 자동차 기사로 여러분께 다가갈 것을 약속드린다.





Q : 석두홍씨의 정체가 뭐냐? - "한 XX" 님
A : 이미 통신 게시판을 통해 상세한 내용(주민등록번호까지)이 공개된 바 있다. 다만 본지가 개인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므로 그의 소속이 삼성화재 해상보험의 임원이라는 것만 밝힌다. 직업과 광고 덕분에 " 자기 회사 보험에 들어놓고 차 말아먹은 뒤 할당 떨어진 차를 대차로 메꿨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는 안된 분이다.

Q : 굴렁쇠라는 잡지가 있었나? - "서XX시스템" 님
A : 지난 기사에서 언급한 굴렁쇠라는 잡지는 월간 오토를 말한 것이었다. 딴지의 엽기적 기사투에 익숙치 못한 분들에게 오해의 여지가 있는 표현이었다. 시정하도록 하겠다.

Q : 오프셋 테스트란 어떤 테스트인가? 그리고 스포티지 수출차량에 달린 무릎 에어백이 과연 효과가 있는가? - "서 XX" 님
A : 일반적인 차량의 정면충돌테스트는 차체 앞부분 전체가 충돌대상 - 보통 1.8m 두께의 콘크리트 벽 - 에 충돌하는, 즉 충격점이 차체의 중앙인 테스트인데 비해, 오프셋 테스트는 차체 앞부분의 일부 - 보통 40% 정도 - 만이 충돌하는, 즉 충격점이 차체의 중앙에서 빗겨나간 테스트를 말하는 것이다.










오프셋 테스트

  

스포티지 수출차량에 장착되는 무릎 에어백(knee airbag)은 세계 최초의 것으로, 미국에서 상당히 호평받은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효과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Q : 기자, 당신의 정체가 궁금하다. - "이 XX" 님
A : 그냥 제도권 신문에 자동차 전문기사를 기고할 정도의 지식을 갖춘 사람으로만 알아달라. 자세한 것을 밝히면 그날로 업계에서 매장당하기 때문에 신분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본지에서 자동차 기사를 읽을 수 없음은 물론, 기자는 당분간 제대로 된 밥 먹기 힘들어진다.

Q : SM 파이부의 충돌테스트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게 나온 것으로 아는데 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 어찌된 것인가? - "ldkk"님
A : 삼승의 SM 파이부는 일본 닛산의 세피로/맥시마 94~95년형 모델을 들여와 앞 뒤부분의 디자인을 손 보아 내놓은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는 SM 파이부의 기본모델이 거의 바뀌지 않은 채로 계속 팔리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닛산의 미국법인에서 대폭 손 본 모델이 팔리고 있다(96년 중반기에 97년형 모델로 소개).

새로 개선된 모델은 구조적 안전도가 대폭 개선되어 충돌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기본적으로는 같은 차대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적인 설계변경을 통해 비약적인 안전도 향상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삼승에서도 조금만 더 신경쓰면 진짜로 안전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좋게 얘기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고, 나쁘게 얘기하면 지금 나온 차는 신경을 덜 써서 만들었다는 얘기다.

I : 소비자들이 느끼는 상해치는 차체보다는 구속계, 즉 Airbag, Seat belt사양에 따라서 매우 상이한 결과를 보인다 - "최 XX" 님

A : 맞는 말씀이다. 때문에 테스트 결과를 발표하는 기관들에서도 "동일등급의 비슷한 크기, 중량의 비슷한 사양의 차에서만 의미가 있다"고 사전에 밝히고 있다. 또한 테스트 결과의 발표도 동일등급의 경쟁차들을 묶어서 발표하며, 가능한 한 비슷한 사양의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많은 테스트들이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런 안전장비들의 구비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은 "최XX" 님께서 지적하신 그대로다.

때문에 더욱 더 국내에서 테스트한 결과가 공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에어백이 장착되지 않은 차량의 판매량이 월등히 많은 국내에서는 이에 맞게 에어백 미장착차량의 테스트를 치러야 하며 그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는것이 기자의 주장이다.

실제 소비자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미리 테스트해 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개선을 해 나가는 것이 메이커들과 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이것을 하지 않고 있기에 본기자는 계속해서 선정성 폭록 기사를 써갈 생각이다.

I : 차의 아작정도가 크다고 다 안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 "이 XX"님
A : 맞는 말씀이다. 다만 기사의 내용을 오해하신 것 같다. 차체의 강성이 너무 높으면 운동에너지때문에 충돌시 받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안에 타고 있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너무 단단한 차는 타고 있는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겉으론 멀쩡하더라도 내상을 입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연설명으로 제공한 "자동차 안전과 충돌테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주장하지만 자동차 안전도 테스트에 관련된 정보는 반드시 공개되어야 한다. 그 어떤 기업도 소비자의 안전보다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 자동차 전문가 기자 메탈헤드 ( lightblue@inam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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