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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8.31.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딴지기자단 특유의 단결되고 화합된 기자정신을 본지의 안동헌 딴지논설우원이 본사 사내게시판에 올렸던 메시지를 통해 밝히고자 한다. 이 메시지는 몇일전 안동헌 논설우원이 다급한 표정으로 데스크로 돌아와 일필휘지로 써제껴 딴지 사내게시판에 게시한 것이다...

 


 

금일 오전 간밤에 먹은 돼지갈비와 소주의 찌꺼기를 빼내고자 7층에 있는  제 전용칸에 갔었죠.

님께선 이미 제 옆칸에 와 계시더라구요. 전 조용히 문을 잠그고 신문을 펼치며 배변의 서곡을 울렸답니다.

제 성격 아시죠?

전 옆칸에 누가 계시면 절대 소리를 안낸답니다.

괄약근에 긴장을 주고 바람을 서서히 빼내며 똥을 싸지요. 오늘은 넘 힘들었답니다. 왜냐면 간밤에 먹은것이 액체화 되어 파편(분사)형으로 나오려고 하더라고요. 전 참았죠. 몇번의 항문 되새김질 끝에 서서히 소리없이 내보내는데 성공했더랍니다.

그런데, 님께선 왜 그러셨나요? 묻고자 합니다.

제가 옆에 온걸 모르셨나요?

 

첨부터 이름모를 신음을 흘리실 땐 그러려니 했답니다. 잠시 후 장난이 아니더군요. 뭔가 김빠지는 소리가 잠시 들리더니 "뿌자자자~~작"하는 단말마가 제 귀를 때렸답니다.

전 놀라서 싸던게 끊겼죠.

 

그 후부터 님의 사력을 다한 똥싸기가 계속되더군요. 때로는 흐느끼고 때로는 비명을 질러가며 웬갖 말 못할 세상의 고통은 혼자서 짊어진양..

넘 마음 아팠더랍니다. 제가 도울 수 있다면 정말이지 돕고 싶었답니다.

우리는 한가족이잖아요.

 

제 볼일을 마치고 물을 내리는 그 순간에 님께선 힘이 다하셨는지 고개를 떨구시는 소리를 내셨죠. 전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답니다. 용서를 구할께요. 이렇게 비겁하고 싶지 않았는데..

님의 꺼져가는 신음소리를 뒤로 한 채 전 제 자리로 돌아왔고 걱정이 되서 오후에 다시 가 본 그 자리엔 이름 모를 부유물들이 둥둥 떠다니고 변기 여기 저기가 똥가루에 범벅되어 있는게 님께서 마지막으로 사력을 다했던 흔적만을 찾을 수 있었죠..

지금도 어딘가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실 님께 수고했다는 격려와 용기를 함께 전하고자 합니다.

 

참, 고생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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