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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딴지 선정 이달(4월)의 삽질인물


2007.4.27. 금요일


월간지, 주간지, 일간지를 넘어 분간지, 초간지가 운위되는 속도전의 시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시류에 영합하고 트렌드에 부합하며 권력에 야합하기 위해 오직 무한속도경쟁만을 벌이고 있는 이 살벌한 정글의 한복판에서 쪼오금 벗어난 한쪽 구석, 이 모든 소동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역사의 뒷북을 도맡아왔던 본지가 있었더랬다.


지난 2004년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한국 현대삽질 ARCHIVE,삽질피디아 혹은 한국 현대삽질사란 코드네임 하에 야심차게 기획되었던 프로젝트가 있었으니, 바로 딴지 선정 이달의 삽질인물 되겄다.



그간 사회 제 영역에서 쏟아져 나왔던 삽질들의 물량공세는 본지가 초간지였다 해도 감당할 수 없었던 바, 위원들의 과로사를 우려한 위원장의 판단으로 위원회가 일시 해체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언제까지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수는 없는 법, 이제 위원장의 결단으로 위원회가 다시 소집되었음을 독자제위께 알리는 바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난 위원회의 활동은 왜 삽질 데이타베이스 구축 작업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시대의 역사적 소명인지를 웅변해준다.


마른 오징어로 60대 경비원을 폭행하며 일약 삽질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김태화니 우원. 관제데모 지원 논란에 대놓고 지원하겠다고 회심의 삽언을 날리신 전통의 삽질강자 이명바기 전 서울시장. 송곳으로 배때기 3미리 기스내기라는 희대의 차력삽행을 감행, 기라성 같은 후보들을 제치고 제1회 딴지 선정 이달의 삽질인물을 자시며,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삽질명가의 적자이자 아버지의 명성에 단 3미리의 기스도 내지 않았음을 만방에 과시한 김현처리씨.


어디 정치계 뿐인가. 종교계에선 동남아 쓰나미가 이교도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란 부시교 김홍두 목사의 노기에 찬 삽갈(喝)(삽으로 꾸짖음)이 있었으며, 전통의 삽질전당 군대에서는 훈련병들에게 똥을 먹이며 인분지족(人糞知足)의 군바리식 도가사상을 설파한 중대장이 있었다.


이 모두가 한국 삽질계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었다.


잊혀진 역사, 소중히 간직해야 할 역사를 복원하는 본지의 노력은 이번달부터 다시 재개된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시라.







기호  강똥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 삽행(行)


딴나라당 구캐우원, KBS 심의위원, 경인TV전대표, 모 프로덕션 대표 등과 함께 좌초되면 다같이 죽는다며 도원결의를 맹세하던 쌍팔년도 영웅본색스러운 술자리에서 오손도손 나누던 노변(爐邊)노가리가 뽀록난 사건.


대략 딴나라당의 대선전략과 이를 위한 방송 장악을 주제로 우국충정으로 가득찬 희대의 삽언들을 무차별 난사. 이것만으로는 후보선정에 미흡하다고 판단했는 지 DJ와 호남에 대한 애정어린 평가(치매걸린 영감, 김정일이가 내려와도 우리 동네에는 포 안쏜다)도 곁들이는 센스까지.


- 노무현이는 목을 조이고 뭐 (국가)신인도 떨어뜨리고. 뭐 난 괜찮은 얘기 같은데.
 
- 좌파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그럴 수도 있는 거지.

- 나는 그 동네(KBS) 움직이는 것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거든. 지금 정연주가 되는 거는 정해진거지만 마지막 마지노선이라는 거는 노조를, 노조를 잡아와야 돼.

- KBS 노조 매우 중요합니다. 국회의원 몇 분 당선되는 것보다 KBS 노조가. 걔네들은 쌍권총이거든요. 채널이 두 개고 그러면 뉴스가 두 개에요.

- 정말로 이제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됩니다.


일개 범부들의 국민스포츠일만큼 비교적 손쉬운 뒷다마 삽행이었음에도 불구,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란 신분상의 잇점과 삽언 한마디 한마디의 농밀한 정서가 생생히 살아있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일약 삽라이트를 한몸에 받게 된 행운아. 


* advantage


 삽포스에 관한 한 유일무이, 독야청청, 군계일학임을 역사적으로 증명해 온 딴나라당의 구캐우원 앞에서 자신의 삽포스가 더 강하다고 당당히 주장하는 호연지기.


나는 사실은 의원님 앞에서 결례되는 말씀입니다만 나는 한나라당 의원님들보다도 더 강성이에요


 연일 계속되는 시민단체들의 사퇴요구를 버텨내는 뛰어난 맷집과 사적 삽질과 공적 삽질을 구분하는 냉철함.


사적 모임에서의 발언을 공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


 원론에 그치지 않는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 제시


방송이 아직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방송위원들도 전육 위원이나 제가 노력을 하는데 모니터 그룹이 없다. 우익 시민단체에 모니터 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우익 단체에서 시위를 해야 된다. 목동 방송회관에 와서 이렇게 하려면 방송위 문 닫아라하고 시위를 해줘야 한다


* weak point


 녹취록 전문을 볼 경우 등장인물 각각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주옥같은 삽언들에 묻혀 아무래도 삽라이트가 분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지단, 베컴, 피구, 호나우두가 함께 뛰었던 시절의 레알 마드리드를 연상하시면 되겄다.) 일례로 KBS 윤멍식 심의위원은 한국희곡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경이적인 삽학적 성취를 보여주는 바, 이는 가히 삽포리즘(삽phorism)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무방.      


우리나라 3대 비극이 누가 만들어낸 얘기지만 맞는 얘기야. 김구 선생 죽인 거, 그 김대중 못 죽인거, 노무현이 엄마 피임 실패한 거.


 역설적이지만 위의 얘기와 반대로 맥락 없는 녹취록 몇문장의 발췌만으로는 녹취록 전반에 걸쳐 촉촉히 스며들어있는 애틋한 삽정(情)이 온전히 드러나기 어려움. 


 역쉬 개나소나 다하는 뒷다마 삽행이란 점이 치명적 약점. 국회생중계 과정이나 옴부즈만 프로의 방송위원 논평 같은 곳에서 대놓고 삽질을 할만한 삽공은 아직 부족해 보이는 듯.


기호  이테식 주미대사



* 삽행


미 버지나아 공대 참사 직후인 지난 17일 워싱턴의 한 교회 모임에서 대사로서 한국과 한국인을 대신해서 유감과 사죄를 표한다(원문 And as ambassador, representing my country and all of you, I join you in this moment of sorrow to extend my countrys as well as my peoples regret, apology)고 표명하며 이를 위한 32일간의 릴레이 금식 제안. 이후 사죄발언 논란에 대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의 인터뷰에서 사죄를 했네 안했네로 손교수와 설전 펼침. 며칠 후 발언 전문 공개되자 사과.     


단어 하나, 토씨 하나가 무게감을 가지는 외교관 신분으로서 regret, apology 등의 화끈한 표현이 동원된 사죄 표시를 함으로써, 남 일이라며 모른 체 생까고 있던 한국민들의 한가닥 남은 양심에 호소, 공범의식과 죄책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싸가지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코쟁이 나라의 한복판에 동방예의지국 사대부 특유의 오바와 사대의식을 한점 남김 없이 전파한 신세대 한류삽퍼.  


* advantage


 언급했듯 고도의 동방예의지국스런 삽행. 기존의 삽질이 엽기, 황당, 막말등 주로 공격적인 스타일에 편중되어있던 점에 착안, 이를 탈피하여 sorry, regret, apology 등 시종일관 다소곳한 삽티튜드(삽titude)를 유지함으로써 기존 삽퍼들과의 변별성 유지에 성공.


 최초 17일 모임에서 첫 삽을 뜬 후,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도중 사죄 표현을 하지 않았다는 구라를 침으로써 두 번째 삽을 뜸. 이단연속콤보 삽질로 가산점 부여 요건 충족. 특히 We feel very sorry라는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주장, 신종 정신착란적 삽질의 맹아를 보여주었다고 사료됨. 


 처음 미국에 대한 사죄발언 논란으로 시작된 삽질이 구라에 대한 사죄로 일단락됨으로써 완벽하게 수미일관한 사죄형 삽질로 완성됐다는 점은 이 대사의 삽질미학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    


* weak point


 미국에 대한 애도와 사죄의 표현으로 32일간의 릴레이 금식을 제안했으나 이 대사의 삽퍼로서의 테크니션적인 소양을 고려해 볼 때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 특정 종교의 틀을 넘어 미대륙 횡단 삼보일배를 제안하거나 미 대사관 앞에서 3부 요인 원산폭격 하기, 좀더 화끈하게 온국민 릴레이 무릎꿇고 손들기 등의 참신한 삽행이 제안되지 못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    


 언급했듯 자신의 구라에 대해서 사과했다는 점은 사죄형 삽질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측면에서 평가 받을만 하나, 삽질 creativity 측정의 주요지표 중 하나가 사후생깜과 맷집이란 점에서 감점 요인.


기호  김숭연 한국 다이나마이트 그룹 회장




본 후보에 관한 보고서를 읽기 전 모든 투표인단은 먼저 영화 <대부> 주제곡의 감미로운 선율에 빠져보도록 하자. 남루한 일상을 보내며 소진되었던 갑빠가 충분히 충전되었다면, 이제 김 후보의 삽행이 갖는 갑빠적 의미를 찬찬히 음미해 보자.     


* 삽행


20대 초반의 재벌 2세가 강남의 술집에서 술 퍼먹다 시비가 붙어 줘 터짐. 여기까지는 사회면 구석탱이 1단 기사용 삽행. 이 소식을 들은 재벌회장이 친히 똘마니 30여명을 이끌고 북창동으로 보복폭행 원정길에 나서며, 일약 북창동은 한국의 버지니아가 됨. 이후 경찰과 언론의 묵인 의혹과 관련자들의 증언이 터지며 북창동 폭행 난사사건급으로 비약적인 삽질 레벨업. 


* advantage  


 서사의 실종이 한국문학 위기의 주범이라던가. 김태화니 우원, 김현처리씨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삽질사의 훌륭한 몸빵 삽질 전통에도 불구하고, 점점 주둥아리 하나만으로 간편히 삽질을 하던 최근의 경박한 세태에 거침없이 삽을 꽂은 불세출의 심야액숀활극 삽행. 전통의 계승은 언제 어디서든 좋은 점수의 요건.    


 증언에 따르면 내아들이 눈 맞았으니 너도 눈 맞아라 라며 계속해서 깐데또깠다는 전언. 똘마니들의 연장보유상황(쇠파이프, 회칼, 전기충격기 등)과 연관지어 볼 때, 김 후보의 삽질미학이 잔혹미학에 상당부분 빚지고 있음을 추정케함. 삽질 creativity 측면에서 가산점 발생 요인.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부자간의 끈끈한 정을 되살린 훈훈한 삽행. 증언에 따르면 아들 깐 넘을 김 후보가 팰려고 하자 아들이 말리며 자기가 맞은 만큼 대신 팼다고. 아비의 연약한 정권(正拳)에 행여 흠이라도 날까 염려하는 아들의 효심이 애처롭고 자식을 보호하지 못한 아비의 안타까운 부정이 못내 눈물겨웠다는 현장의 후문.  


 올초 한국 다이나마이트 그룹의 고문이 된 최기뮨 전 경찰청장이 광역수사대로 안부 전화 한통 때렸다고. 경찰은 이 사건의 내사에만 한달을 끌었고, 현장의 증언이 잇따르자 뭔가 구린게 있는지 단순폭행 사건에 사상최대 44명의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는 속보. 김 후보의 삽행이 단순한 일회성이 아니라, 경경(經警)유착이란 사회의 구조적 삽질과 뿌리 깊이 맞닿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이 역시 일회용 먹튀 삽퍼들과 구분되는 점.      



* weak point



 최초 보도시 취재원의 초상권과 인권을 너무나 친절히 배려한 언론사들 덕에 h그룹 k회장으로만 소개됨. 이에 k회장을 k-1회장으로 오인한 일부 투표인단의 경우 k회장의 폭행이 피터 아츠급 하이킥이나 본야스키급 플라잉 니킥을 동반한 것으로 다소 과장된 기대를 품은 경향이 있음. 기대 효과 미흡에 따른 감점요인.  


 한국 다이나마이트 그룹의 모태가 화약 관련 회사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왕 팰 거 주먹, 발길질, 쇠파이프, 회칼, 전기충격기도 좋지만 뭔가 빠진 것 같아 서운하다는 일부 투표인단의 반응. 본 위원회도 뭔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음.


* 잠깐 공지


과거 미 대선 플로리다 지역 개표 논란에서도 드러났듯,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사람의 손길만큼은 못한 법이니, 딴지의 최첨단 투표시스템에 약간의 착오가 생겨 당분간은 수동식 투표와 개표가 이루어져야 할 전망이다.  절대 사이트에 뻑이 났다거나 관리자가 졸라 게을러서 그런 거 아니다. 잔말 말고 리플로 투표에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 글 쓰기 싫음 걍 번호만 찍으셔! 



딴지 삽질인물후보선정위원회 
위원장 신짱(redp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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