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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전] 이인제 의원의 9번째 당적변경을 감축드리며

 

2007.5.23.수요일

 

실로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다.

 

지난 11일 대한민국 헌정사에 또하나의 역사가 쓰여졌다. 전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 정당사의 일대 쾌거이자 금세기 내로 두번 다시 나올 수 없는 대기록이 달성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다음을 보라.

 

* 대삼관

 

 





 
1983년 조치훈 9단 : 세계최초로 일본 기전 랭킹 1,2,3위인 기성(棋聖),명인(名人),본인방(本因坊)의 빅3 기전을 모두 석권하는 대삼관(大三冠) 달성.

 

 

 

 


* 그랜드 슬램

 

 

 

 

 

 

 

 

 

1988년 슈테피 그라프 : 4대 메이저 대회를 휩쓸며 여자테니스 역사상 세번째로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달성.

 

 

 

 

 

 


* 트레블

 

 

 

 

 

 

 

 

 

1998년~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 리그를 모두 우승하며 빅 5 유럽 리그에서 최초로 유러피언 트레블을 달성.

 

 

 

 

 

 


* 타이거 슬램

 

 

 

 

 

 

 

 

 

2000년~2001년 타이거 우즈 :  2000년 US오픈,브리티시오픈,PGA챔피언십을 싹쓸이한 데 이어 이듬해 마스터스를 제패해 만 1년 동안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며 그랜드 슬램에는 실패했으나 타이거 슬램이란 신조어 탄생시킴.

 

 

 

 

 

 


* 오버 트리플 크라운

 

 

 

 

 

 

 

 

 

2005년~2006년 SK 텔레콤 T1 : 2005년 SKY프로리그 전기리그, 후기리그, 연말 그랜드 파이널에 이어 이듬해 전기리그까지 우승함으로써 오버 트리플 크라운 달성.

 

 

 

 

 

 

각자의 분야에서 역사에 한획을 그으신 분들의 위대한 업적을 칭송하는 표현들이다. 그러나 위의 표현들조차 그분의 위업 앞에선 세살짜리 얼라가 효도르에 암바거는 수준일 뿐이니 그저 흘러간 개그프로의 유행어 한자락만이 귓가를 맴돌 뿐이다.

 

 

내 밑으로 다 조용히 햇!

 

 

바로 그분,

 

 

지난 11일 국민중심당을 탈당하시고 민주당에 입당하심으로써, 당적변경 10관왕의 9부능선을 훌쩍 넘으셨다. 실로 경이, 그 자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통일민주당 -> 민자당 -> 신한국당 -> 국민신당 -> 새정치국민회의 -> 새천년민주당 -> 자민련 -> 국민중심당 -> 새천년민주당 -> ?

 

 

1948년 제헌국회 이래 2500명이 넘는 의원중에서 9개의 당적을 가졌던 인물은 단 세명.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바로 그분이시다. 그러나 앞의 두 전직 대통령이 보스급, 총재급으로 주로 창당, 합당과정을 통해 당적변경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감히 그 분의 업적과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창당, 합당이 아닌 순수 당적변경만 5차례이니 범인들의 스케일과는 그 격을 달리한다.

 

 

가히 한국정당사의 산 증인이랄 수 있는 그분의 정치인생 20년은 그 자체로 한국정치의 뿌리깊은 금기와 억압을 해체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철새도래지로 소문난 여의도 정가라지만 그분만큼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가신 분은 일찌기 없었다.

 

 

그분은 한국정치사상 三金을 모두 거쳐간 유일한 인물이시다. 모두들 보스정치 타파, 지역주의정치 타파를 주둥아리로만 떠들었지 그분처럼 온몸으로 실천하지는 못했다. 계절이 바뀌어 찬바람이 불 때면 전라도로 경상도로 충청도로 떠돌았던 그분의 행로는 가히 삼도수군통제사를 역임하셨던 충무공의 활약상에 비견될만 하니, 안온한 보스의 품에 안주하며 자신의 나와바리에만 짱박혀 있던 기성정치인들의 후두부를 가격함에 부족함이 없으셨다.

 

 

이제 그분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구상의 모든 기록은 이미 갈아치웠다. 남은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뿐. 역사상 전무후무한 당적변경 10관왕 돌파에의 도전이 그분 앞에 남은 과제다.

 

 

그러나...

 

 

그 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아홉수의 저주일까. 무엇보다 현재 원내정당 중 그분에게 남겨진 유일한 도전이 다름 아닌 민주노동당이란 점에서 그러하다. 민주노동당의 깐깐함이야 널리 알려진 터, 본지는 이 참에 민주노동당에서 그분의 범우주적 대기록 달성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길 간곡히 호소하는 바이다. 이 역사적인 대기록 앞에 지금 당 정체성이고 나발이고 따위를 읊을 계제가 아니다.

 

 

일단 원내정당 그랜드 슬램이 이루어지면 그후로는 일사천리다. 불심으로 대동단결이란 공전절후의 슬로건으로 2002년 대선을 강타했던 호국당의 경우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관대함으로 그분의 기록행진에 일조할 것이 확실시 되며, 허경영님이 총재로 계신 민주공화당 역시 민족사적 웅비의 절호점이 될 이번 기회를 허투루 보낼 리 만무하다.

 

 

 

 

 

 

 

 

 

 

 

 

 

 

 

이 모든 게 이루어진다면 당적변경 12관왕. 이제 우리는 그분의 업적을 칭송하는 새로운 표현을 발명해야 할지도 모른다.

 

 

당적변경 한 다스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그분, 민족고유의 12간지를 당적변경으로 승화시켜 내신 그분, 사상 초유의 당적변경 트리플 그랜드 슬래머 등등.

 

 

이 모든 게 이루어진 후에도 그분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역통합의 궁극적인 걸림돌이자 우리 민족의 염원인 통일. 통일 이후 남북한간의 지역적, 문화적 갈등 문제는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일이다.

 

 

그 갈등을 누가 해소할 것인가. 이미 삼남(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을 통일하신 그분만이 가능하다. 그분의 조선노동당 입당으로 한반도는 남북정당에 모두 가입한 적이 있는 최초의 정치인을 보유하게 된다. 진정한 통일의 새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북한에는 정당이 하나밖에 없어서 그분의 기록달성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랄까.

 

 

그분의 기록달성, 그 끝은 과연 어디인가. 그분의 당적변경 9관왕을 감축드리며 그 길에 본지 역시 끝까지 함께 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딴지 편집국
     신짱(redp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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