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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좌 오딧세이] 호날두 vs 메시(2) - 통계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는다


2009.8.11.화요일


지난 글에서는 최근 유럽축구에서 메시나 호날두와 같은 윙어들이 주목받는 이유가 전술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윙어에게 요구되던 역할이 중앙공격수에게 양질의 크로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의 윙어들에게는 크로스에 주력하는 조력자의 역할보다는 역습상황에서 스스로 슈팅까지 책임지는 피니쉬능력과 지공 시에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올해 발롱도르 주인공은 메시가 되지 않을까....!!


 선수들의 스탯 비교


이런 경향은 스탯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먼저 전통적인 윙어를 대표하는 두 선수 루이스 피구와 라이언 긱스의 전성기 시절 리그 스탯은 다음과 같다.






물론 두 선수의 전성기가 위 표의 9시즌이었다고 단언하긴 힘들지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가장 뛰어났던 시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에 위의 9시즌 기록만을 가져왔는데 표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워낙에 뛰어난 선수들이었기에 몇몇 시즌에서는 경기당 공격포인트가 1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경기당 평균 0.6에서 0.7사이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였고, 어시스트수가 골수보다 두 배정도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엔 호나우딩요, 메시, 호날두의 리그 스탯을 살펴보자



※위의 표 역시 이 선수들의 통산 스탯보다는 호나우딩요의 경우
외계인이라 불렸던 바르셀로나시절의 리그 스탯 만을 골랐고, 메시와
호날두의 경우는 소속팀에서 주축선수로서 출장하기 시작한 05~06
시즌부터의 리그 스탯 만을 골랐다.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선수들은 경기당 공격포인트가 1에 육박하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중앙공격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시스트보다 골을 더 많이 기록하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피구, 긱스와는 달리 표본시즌이 너무 작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선수들 모두 적어도 표에 나타난 시즌 동안에는 소속팀에서 윙어 내지는 윙포워드로서 많이 출장했기에 공격작업의 에이스들을 사이드에 배치시키고, 중앙공격수의 비중보다 사이드공격수의 개인능력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최근의 축구경향과 이 선수들의 특성을 보여주는 자료로서의 역할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날두와 메시 어떻게 비교해야 할까?


1) 축구에서 통계자료의 가치


축구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힘들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축구라는 스포츠는 더욱 그런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객관적인 잣대라는 것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확률과 통계라는 것이 그 선수의 가치를 비교적 충실하게 나타내준다.


필자의 임의적인 구분으로 기록통계 (축구의 경우: 골, 어시스트 등 야구의 경우: 홈런,안타수, 타점, 득점 등 농구의 경우: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와 확률통계(축구의 경우: 패스성공률, 슛팅정확도 등 야구의 경우: 타율,출루율 등, 농구의 경우 : 슛성공률)로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하자.


기록통계의 경우 야구에서는 홈런수, 안타수처럼 모든 선수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통계가 존재한다. 농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평균득점은 일단 그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고려되는 공통적인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지션마다 강조되는 기록이 다르다. 야구의 경우, 중심타자들에게는 홈런과 타점이 가치있는 기록일 것이고, 테이블세터들에게는 안타수와 득점, 도루횟수 같은 기록이 더 많이
고려되는 기록일 것이다. 농구의 경우도 센터들에게는 리바운드와 블락슛 개수가 더 강조되는 기록일 것이고, 포인트가드에게는 어시스트수 포워드에게는 평균득점이 선수평가시 더 가중치를 두는 기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축구의 경우는 다르다. 축구에서 가장 대표적인 기록통계는 골과 어시스트일 테지만, 이 잣대를 모든 포지션의 선수에게 들이대기는 힘들다. 골과 어시스트는 공격수에게는 유의미한 기록이 될 수 있지만, 수비수를 비교할 때 적당한 지표가 되지는 않는다. 수비수를 비교하기 위한 기록통계를 만들면 되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떤 통계가 적당할까라고 실제로 생각해보면 마땅한 것이 없는게 사실이다. 태클성공수, 오프사이드트랩 성공횟수가 그 수비수의 가치를 나타내주는 적당한 기록통계자료가 될 수는 없지않을까?


확룔통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야구의 경우 타율과 출루율에서 5%의 차이 즉, 5푼의 차이는 그 선수의 등급을 한단계 좌우하는 중요한 차이가 될 수 있다. 농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서 슛성공률이 5%정도 상승한다면, 그 선수의 등급은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의 경우는 어떨까? 미드필더의 패스성공률이 80%인 경우와 85%인 경우가 그 선수의 가치를 좌우하는 유의미한 차이가 될 수 있을까? 공격수의 슛성공률이 15%인 경우와 20%인 경우가 그 공격수의 등급에 큰 영향을 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2) 팀전술과 감독의 활용형태가 기록에 미치는 영향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골과 어시스트 기록은 적어도 공격수를 비교할 때는 제법 유의미한 자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스탯이 좋다고 해서 그 선수를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난 공격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소속의 베네딕트 맥카시라는 공격수가 있다. 06~07시즌부터 FC 포르투에서 이적해와서 뛰었는데 그 시즌 18골을 넣으면서 드록바에 이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맥카시를 그 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두번째로 뛰어난 공격수라고 평가하는 축구팬은 아마도 얼마 없을 것이다. 그 해 프리미어리그 팬들을 사로잡았던 공격수는 드록바, 호날두, 베르바토프 삼인방이었을 테니까..



06~07시즌은 따뜻했네..맥카시


또 이런 예는 어떨까? 07~08시즌 맨유로 임대된 테베즈의 경우 34경기에 출전하여 14골 7어시를 기록하면서 주전공격수 자리를 확보하는 듯 했다. 그러나 08~09시즌 베르바토프가 영입되면서 교체출전 빈도가 높아진 테베즈는 29경기(11경기 교체출전)에 출전해 5골 3어시를 기록했다. 로테이션 멤버로 입지가 불안해진 테베즈는
시즌 초반 이런 불만을 토로했었다.


"테베즈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16일 잉글랜드 대중지 <더 선>을 통해 "최근 꾸준히 출장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날카로움과 득점력을 잃었다"면서 "맨유에서 내가 희생당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베르바토프 영입 후 선발에서 밀린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 기사링크


필자는 개인의 스탯은 감독의 전술형태에 따라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맥카시는 블랙번의 공격수로서 그 팀의 대부분의 슛팅을 도맡아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통계자료가 없기에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감독 또한 모든 공격루트의 최종단계에 맥카시에게 슛팅기회를 제공해주는 팀전술을 운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기회를 잘 살린 맥카시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전술의 도움을 받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06~07시즌 이후의 기록을 살펴보면 제법 괜찮은 스탯을 보여주지만 골 수는 절반정도로 줄어들었다.


가정일 뿐이지만..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미들스브로에서 실패했던 이동국이라 할지라도, 이동국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실력이 안되는 선수라고 단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사우스게이트감독이 이동국을 전술의 핵으로서 이용하고, 모든 동료들이 이동국에게 패스를 집중했다면 아마 이동국도 나름 괜찮은 스탯을 기록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과 팀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우스게이트감독은 이동국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팀전력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사우스게이트감독이 이동국에게 어느정도의 출장기회를 보장해 줬다고 반론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출장기회를 보장하는 것과 그 선수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운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 하겠다. 박지성은 맨유의 준주전급 으로서 대우받고 있지만, 맨유전술의 핵으로서 주목받는 위치에 있지는 않다. 테베즈의 예와 같이 팀전력의 극대화를 위해 박지성의 스탯 또한 어느 정도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자왕의 씁쓸한 기억... 포를란과 브롤린의 이름도 보인다.


이렇듯 팀전술과 선수활용형태에 따라 공격수의 스탯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그러므로 선수에 대한 평가는 스탯분석만으로 독립적으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선 스탯 뿐만 아니라 팀전력의 극대화에 어떻게 기여를 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굳이 메시와 호날두를 비교한다면 메시 VS 호날두는 06~09 바르셀로나의 메시 VS 06~09 맨유의 호날두로 수정되야 할 것이다.


dejalo(walkwaybloc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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