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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기타스토리11

2009-12-1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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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1.금요일


파토


 


 





그 동안 이것저것 쓸 것도 많아 기타스토리가 좀 늦어졌다. 독자 제위의 이해를 구한다.


 


오늘은 지난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모드(Mode)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자. 많은 분들이 이 모드를 엄청 어려워하고, 실은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근데 이건 열분들의 죄가 아니라, 교재 등등에서 가르치는 방식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간에도 말했지만 모드는 그냥 스케일이다. 교회선법 머 이런 말은 다 잊어버려도 된다. 그냥 스케일이라고 생각하자. 그럼에도 굳이 모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것이 아래와 같이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다른 음에서 시작한다는 특유의 법칙 하에서 만들어진 특정한 종류의 스케일이기 때문이다.


 


도레미파솔라시도 - 아이오니안 모드


레미파솔라시도레 - 도리안 모드


미파솔라시도레미 ? 프리지안 모드


파솔라시도레미파 ? 리디안 모드


솔라시도레미파솔 ? 믹솔리디안 모드


라시도레미파솔라 ? 에올리안 모드


시도레미파솔라시 ? 로크리안 모드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음악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위 각각의 모드는 실은 전혀 도레미파솔라시도가 아니라는(아 물론 맨 처음 것은 빼고) 무서운 사실이다.


 


열분들은 이 순간 이렇게 항변할 것이다. 도에서 시작하나 레에서 시작하나 같은 도레미파솔라시돈데, 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냐?


 


그것은 바로 아래의 이유 때문이다.


 


스케일은 그것과 연동되는 코드와의 관계 속에서만 이해되고 정의될 수 있음


 


 


설명 드간다.


 


C 코드 하나가 딩가딩가 나오고 있는 곡을 상상해 보자. 여기에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친다면 이건 C 아이오니안 모드, C 메이저 스케일이다. 그럼 파솔라시도레미파를 친다면? 이것도 C 아이오니안 모드다. 이거야말로 그냥 같은 스케일을 다른 음에서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그럼 이제 Dm 코드 하나로 딩가딩가 가는 곡을 생각해 보자. 여기에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친다면? 이제 그건 D 도리안 모드다. 파솔라시도레미파는? 그것도 D 도리안이다.


 


먼 소리를 하는 거냐고?


 


그럼 이제 코드와의 관계 속에서 음들을 분석해 보자.


 


C 코드의 음은 아래와 같다


 


C     E    G


 R    M3   P5


R은 루트, M은 장음정, P는 완전음정


 


모든 코드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음은 1도와 3도다. 1도는 그 코드의 이름, ‘C’라는 것을 결정하고, 3도는 그 코드가 메이저 코드인지 마이너 코드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위에서는 도(C) 1도이고 미(E) 3도인데, 도레미 사이에는 반음이 없으니 M3, 즉 장 3도가 된다. 이러면 이제 C 메이저 코드인 거다(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런가 보다 하자).


 


여기에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연주하면 이제 C 메이저 스케일을 치는 거지만, 알아야 할 것은 솔로 연주라는 것은 그냥 스케일을 위 아래로 마구 훑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잉베이 같은 사람이 자주 그러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만으로 음악이 되는 건 절대로 아니다.


 


결국 방점이 찍히는 음들, 즉 중요한 음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일차로 코드 톤이다. 즉 도레미파솔라시도 중에서도 이 중요한 음들이 되는 거다. 이 음들이 자주 나와주고 또 중요한 순간에 길게 나와 줘야 그 코드의 특성이 살아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고 좋은 연주가 되는 것이다(7 코드나 복잡한 코드로 가면 좀 달라지지만 일단은 이게 원칙임).


 


그럼 Dm 코드로 가 보자. Dm 코드의 음들은 아래와 같다.


 


D     F     A


R    m3rd  P5


R은 루트, m은 단음정, P는 완전음정


 


여기에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쳐보자. 첨에 설사 도(C)로 시작했다 한들, 위와 같은 논리로 인해 방점이 찍히는 음들은 결국 D, F, A 가 된다. 따라서 자주 나오고 중요한 순간에 길게 나와야 하는 음들도 이 음들이다. 그러므로 실제 연주할 때의 음 배열이나 빈도 등 전반적인 상황은 C 메이저 스케일(아이오니안)과는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게다가 다른 두 코드와의 조합에 의한 코드 + 스케일의 전반적 색깔 차이도 확연한 만큼, 이 상황에서 아무도 이 두 스케일을 같은 것이라고 느낄 수는 없다.


 




모드는 모든 기타리스트들이 항해해야 할 거대한 바다인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인제 두 모드를 음정 관계 속에서 늘어놓아 보자.


 


C    D    E    F    G    A     B


 R   M2   M3  P4   P5   m6   M7


 


 


D    E    F    G    A    B    C


 R    M2  m3  P4   P5   M6   m7


 


보는 바와 같이 이렇게 첫 음부터 음정을 매겨봐도 전혀 다른 상태가 되고 만다. 따라서 다시 말하지만, C 아이오니안과 D 도리언은 실은 전혀 다른 스케일이라는 말씀이다.


 


이건 마치 기타스토리타스토리기같은 말이 아닌 거나 같다. 키보드로 치는 자음과 모음은 같다. 그러나 실제로 만들어지는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기타스토리에서 방점은 기타스토리에 각각 찍혀야 하는 건데 타스토리기가 되면 그게 더 이상 적용이 안 되니 말이다. 이해가 가시는가…?


 


그럼 대체 모드는 왜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을까?


 


마 수백 년 전 중세때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고, 이게 50년대에 마일즈 데이비스 등에 의해 재즈에 도입되던 때는 대략 이렇게 된 것이다


 


-      마일즈 데이비스: 얘들아. 우린 지금까지 코드 알페지오와 주변 음들을 적당히 섞어 연주해 왔어. 근데 머 다른 방법이 없을까?


-      존 콜트레인 : ..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써 보면 어떨까?


-      캐논볼 애덜리 : 그것만 갖고 어떻게 연주를 해 빙충아.


-      존 콜트레인 : 시작하는 음을 다르게 하고 다른 코드에 붙이면 완전히 달라지걸랑. 자 봐라 빠라밥빠~ 기타스토리~ 타스토리기~


-      빌 에반스 : , 여기 책에 있다. 그런걸 모드라고 한다네?


-      마일즈 데이비스 : 이름 있어 보이네. 죽인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모드를 사용한 솔로 연주를 세계 최초로 음악에 도입한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 ‘Kind of Blue’인 거다. 아마도..


 


암튼, 모드라는 것은 옛날 중세에 누군가가 전혀 다른 의도로 만들어 놓은 건데 그걸 재즈 연주자들이 끌고 와서 코드에 맞춰서 쓸 수 있게 응용한 거다. 그리고 그 이유는 메이저 스케일만 하나만 알면 7개 모두를 모두 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극히 실용적인 것이다. 같은 구성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유용한 점은 기타로 따지면 동일한 스케일 블록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 이게 실제 연주에서는 아주 큰 잇점이 되는 거다. 괜히 복잡한 손가락질을 따로 연습할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이렇게 머리 속에 정리해 두자.


 


1.     각각의 모드는 구성음과 운지법은 같지만 음악적으로는 전부 다른 것이고 다른 코드에 쓰인다.


2.     모드는 각 코드에 맞는 스케일을 따로 발명하기 귀찮았던 재즈 뮤지션들이 기존에 있던 교회음악의 모드를 찾아서 자기들 용도에 맞게 써먹은 것이다.


3.     다만 모든 모드의 운지법은 (기타에서는 스케일 블록, 포지션)은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같기 때문에 외우기도 쉽고 연주하기도 편하다.


 


더 길게 하면 오히려 헷갈릴 것 같으니 이 정도 하자. 일단 이 개념에 다소 익숙해 지고 나면 앞으로는 모드에 접근할 때 맘이 훨씬 편할 것이다.


 


구체적인 모드의 사용법 등은 다음에 언제 다시 디비는 걸로 하고그럼 당분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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