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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팰컨9 FT (Full Thrust) 로켓이 며칠 전 인공위성을 탑재하고 발사되었습니다. 동시에 발사에 쓰인 1단 추진체를 무사히 발사지점 인근에 재착륙시키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국내 인터넷(또는 언론 기사 등)에는 자세한 정보가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단편적인 내용과 찌라시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리나라의 로켓 기술의 후진성으로 인해 대중들 또한 로켓 기술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얼마 전에 뉴호라이즌스 탐사선의 명왕성 도착을 기점으로 외행성계와 소행성들, 카이퍼 벨트 등에 대한 대중적 이해도가 크게 개선된 것과 비교하면 정작 우주기술에서 더 중요한 발사체 부문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도는 여전히 북한, 인도, 이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듯해 아쉽습니다. 이런 현실 탓에 우리나라는 우주기술 후진국에 속한다고 봐야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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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탐사는 개뿔, 국민들이 뭘 알아야 호응하든 말든 할 것인데

현실은 관련부서 고관대작 나리들도 로켓에 대해 뭐가 뭔지 모르고 있을 듯

 

당초 팰컨9 FT의 1단 재착륙에 맞춰서 쉬운 설명글을 쓰려고 자료정리를 하다가, 수박 겉핥기라고 해도 기왕이면 좀 더 자세한 사항과 분석을 곁들이는 게 좋을 듯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보기에 따라선 장황하고 복잡한 내용일지 모르지만, 초간단 로켓기술 핵심포켓북이라고 보시면 될듯??)

 

스페이스X가 추구하고 개발하는 방향은 현대 인류의 우주로켓기술의 최신 트랜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팰컨9 FT로켓이 날아가고 재착륙하는 과정을 간단한 기술적 설명과 함께, 그것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한 번 간추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글은 몇 개월 전 제 블로그에 올렸던 스페이스X의 차세대 발사체 '팰컨 헤비'에 관한 간략한 설명글입니다. 팰컨 헤비가 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몇가지 관점을 적어봤는데요. 팰컨9 FT와 1단 재활용은 어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 불과한 겁니다. 그래서 시퀄이죠.

 

그 '목표'란 역시 앨런 머스크가 발언한 바 있는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입니다.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보면 앨런 머스크의 목표는 분명 진심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로켓으로도 충분히 지구 가까운 우주는 활용할 수 있는데 왜 저렇게 무식한 로켓을 만들려고 하는지를 설명할 수 없을 테니까요

 


 

스페이스X의 슈퍼로켓, 팰컨 헤비 (Falcon Heavy)


(주 : 원글이 작성될 시점은 2015년으로 로켓 재활용 실험이 성공하기 이전입니다.)

 

앨런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서는 2016년에 미공군 지원(EELV)으로 초중량물 우주발사체인 팰컨 헤비(Falcon Heavy)를 시험발사할 예정입니다. 그간 NASA의 국제우주정거장 물자보급업무와 일반 상업용 위성 위탁발사업무를 대행하던 것에서 한층 사업을 확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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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con 9 1.1버전과 Falcon Heavy의 스펙비교 

(위 사양은 예전에 작성된 것이라 사실과 약간 다릅니다.)

 

전세계 인공위성 발사체 시장의 최대 고객은 바로 미공군입니다. 각종 군사위성(첩보위성, 군통신위성, 군관련 과학실험위성)을 록히드 마틴의 아틀라스-V로켓, 보잉의 델타-IV로켓을 이용해서 반덴버그, 케이프 커너 배럴의 공군전용 발사장에서 주로 발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공군의 첩보위성 키홀(KH-12)은, 운용하려면 300~1,000km의 궤도(정확히는 극타원궤도라 불리며 약칭 HEO라고도 합니다.)에 거의 20톤에 육박하는 중량을 싣고 올라가야 합니다. 어지간한 발사체로는 띄울 수가 없습니다. 이 정도 중량물은 전세계적으로도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가 몇 종류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가장 많은 중량을 운반할 수 있는 미국의 델타-IV 헤비의 경우 약 28.8톤을 지상에서 2,000km까지의 위성 궤도(이를 지구저궤도, LEO라 합니다)에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1조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 KH-12 광학정찰위성의 경우, 20톤 중량 중에서 40%이상이 연료입니다. 첩보위성의 특성상 연료를 많이 탑재해야 수명이 길어지며, 특정지역에 더 낮은 고도로 접근하여 더욱 정밀한 관측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델타-IV 헤비로는 KH-12 첩보위성을 300~1,000km의 극타원궤도로 진입시키려면 운반능력을 거의 소모해야 합니다.

 

팰컨9 1.1버전을 3개 연결해서 제작하는 팰컨 헤비 발사체는 LEO에 약 45톤을 실어 올릴 수 있습니다. 펠컨 헤비는 미국 첩보위성이 사용하는 극타원궤도에 30톤 넘는 중량의 인공위성을 한 번에 운반할 수 있습니다. 미공군은 이런 발사체를 사용한다면 기존의 첩보위성보다 수명이 약 1.5배에 긴 첩보위성을 띄울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할 수가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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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컨 헤비 실험발사가 끝나면, 스페이스X는 2016년, 실제 미공군이 발주한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도 발사할 예정이라 합니다. 이 때문인지 팰컨 헤비의 개발에는 이미 미국방성(DoD)의 로켓연구지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2016~2017년에 팰컨 헤비를 이용해 250~35,786k의 궤도(이에 해당하는 궤도는 정지위성천이궤도, 혹은 GTO라 불립니다)에 약 6톤 중량의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하기로 예약되어 있습니다. 팰컨 헤비의 GTO운반능력에 비하면 매우 적은 중량만 운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 과정에서 잔여연료를 이용해 발사체의 재활용(Reusable)기술의 테스트를 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팰컨 헤비의 발사 비용은 지금껏 미공군이 사용한 아틀라스-V, 델타-IV에 비해 현격히 저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비쌌던 델타-IV 헤비 버젼은 1회 발사에 약 4,100억 원이 소요됩니다. (실어 올리는 위성이나 비행체, 화물의 무게에 비례해서 다양한 버젼이 있다고 하지만 결국 무게에 비례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위성을 LEO에 올리는데 톤당 142억 원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반면, 팰컨 헤비는 1회 발사비용이 1,65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13톤을 LEO에 실어 올리는데 약 650~700억 원으로 추정되는 팰컨9 1.1버전은 톤당 50억 원 수준이 소요되는데, 팰컨 헤비는 그보다 더 적은 톤당 37억 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역시 델타-IV 헤비의 톤당 140억 원보다는 훨씬 저렴해집니다.

 

미공군 입장에서는 한 번에 적재하고 쏘아올릴 수 있는 중량이 클수록 유리했는데, 그간의 20톤대 발사체보다 더 큰 발사체가 출현한 겁니다. 횟수가 줄어들면 톤당 발사가격이 동일해도 이득이건만 기존 발사체보다 1.5~2배 더 큰 발사체의 이득은 물론, 톤당 발사비용마저 거의 3분의 1 수준이니 실제로 얻는 이득은 4배 가량 된다고 봐야겠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스페이스X는 팰컨 헤비를 통해서 몇가지 혁신적인 신기술을 개발/적용할 예정입니다.


 

 ① 로켓 재활용(Reusable)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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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컨 헤비의 다리 부분 즉, 각단을 선별적으로 재활용하려는 목적의 기술입니다. 각단의 연료를 일정하게 남겨서 귀환시키는데 사용하며 비싼 로켓 부품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실제로 톤당 운반비용은 더 절감됩니다. (단, 재활용 단수가 많을수록 최대 운반중량은 제한된답니다.)


만약 재활용기술이 실제로 성공한다면 미공군은 팰컨헤비의 최대 운반중량을 사용할지, 아니면 기존 20톤급 위성을 운반하고 로켓은 재활용해서 비용을 더 절감하는게 유리할지를 판단해 골라 먹는 자유를 누리게 되겠습니다.

 

 

 ② 크로스 피드(Cross feed)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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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혁신적인 기술이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만, 스페이스X는 이 기술의 개발에 꽤 의욕적인듯 합니다. 일종의 다단 연료이송기술인데 메인로켓(가운데)의 양측에 붙어있는 보조로켓 2개로부터 연료를 메인로켓으로 비행중에 계속 공급합니다. 그러면 보조로켓들은 연료소모가 빨라져서 분리시기가 앞당겨지지만, 보조로켓 분리후 메인로켓은 여전히 연료가 꽉 차있어서 전체적인 로켓효율에서 몇%가 증가하게 됩니다. 로켓효율이 단 몇%의 로켓 효율 증가만으로도 실어 올릴 수 있는 중량은 급격하게 증가합니다.

 

우주왕복선이 외부 연료탱크로부터 연료를 이송받아서 오비터의 메인 엔진을 연소시킨 것은 초보적인 크로스 피드 기술의 적용이었지만, 저렇게 스스로 연소하는 외부단들에서 동시에 연료를 메인로켓으로 이송받는것은 더 어려운 기술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연료관에 잔여연료가 남은 상태에서 부스터를 분리하면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죠. 이런 어려움 때문에 우주왕복선은 엔진이 모두 정지한 상태의 우주공간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연료탱크를 분리했던 것입니다. 

 

 

 ③ 재활용로켓 기술과 크로스피드 기술이 팰컨 헤비에 적용될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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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피드 기술과 재활용 로켓 기술을 적용했을 때 팰컨 헤비가 실어 올릴 수 있는 중량과 비용의 변화

 

크로스 피드 기술은 병렬연결된 단수가 많아질 수록 더 효과가 급증하는데, 팰컨 헤비는 이론상 최대 6개의 보조로켓(3쌍의 분리단)을 부착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이 기술이 실현되면 팰컨 헤비는 무려 132톤에 이르는 중량을 한 번에 LEO에 실어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새턴-V로켓의 120톤, NASA의 차세대 발사체 SLS Block2의 130톤을 뛰어넘는 인류 역사상 최대로켓이 되는 것입니다.

 

스페이스X는 팰컨 헤비와 별도로 차세대 로켓엔진인 랩터 엔진의 개발을 통해서 팰컨9, 팰컨 헤비보다 더 큰 팰컨X, 팰컨XX를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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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컨XX의 경우 한번에 150톤 가까운 중량물을 LEO로 운반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무지막지한 대형로켓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스페이스X의 최종목적이 화성식민지 건설에 필요한 MCT(Mars Colonial Transporter)를 우주에 띄우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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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혁신적인 도전 덕분에 기존의 돈쳐먹는 하마가 된 여러 중량발사체 계획은 모두 격추될 가능성이 있고, 시간이 갈수록 실현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NASA에서 야심차게 추진중인 SLS(Space Launch System)는 제일 먼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SLS의 초기형은 70톤을 LEO로 운반할 수 있지만 1회 발사비용이 최소 5,500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톤당 78억 원이 넘기에 53톤을 운반할 수 있는 팰컨 헤비가 크로스 피드 기술을 적용하고 재활용은 적용 안하도록선택한다치면 톤당 31억 원이 들게 됩니다. 비용 면에서 상대가 안 됩니다. 오리온 심우주 우주선은 훗날 SLS가 아닌 팰컨 헤비, 팰컨X 헤비의 상단에 부착되는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SLS는 그동안 여타 발사체에 비해 우월한 운반능력으로 미정부와 NASA의 심우주탐사계획(인류의 달 재방문, 화성 유인 미션)에 쓰일 유일한 발사체라고 알려졌으나 조만간 그 운반능력 조차도 스페이스X에 추월 당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SLS는 그간 컨스텔레이션 계획(2010년 취소된 미국의 달 재탐사 계획) 당시 아레스 발사체로 이미 3조 원, 그리고 SLS로 이름을 바꾸고 7조 원이 개발에 투입되는 총 10조짜리 발사체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는 그보다 훨씬 적은 개발비로 1차 실험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관주도의 개발이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NASA가 초창기에 스페이스X의 개발을 후원했다면, 현재는 아이러니하게 미공군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모두 록히드 마틴과 보잉의 바가지 상술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록히드 마틴과 보잉의 합병자회사인 ULA에서는 스페이스X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블루 오리진과 제휴하고 있어 우주 로켓 기술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입니다.

 

 

추가설명

 

** LEO(지구저궤도) 운반능력은 흔히 185 x 185km의 주차궤도(Parking Orbit, 궤도경사각 약 28.5도)까지 발사체가 운반가능한 중량을 뜻합니다. 실제 위성체는 그보다 더 높은 고도로 궤도를 올리고, 궤도경사각도 변경해야 하므로 이에 따른 실질 운반중량 감소는 별도로 계산합니다. 극궤도 300 x 1,000km에 위성체를 운반하면 LEO 운반능력보다 운반할 수 있는 중량이 더 감소합니다.

 

*** GTO(정지위성천이궤도) 운반능력은 185km의 주차궤도(Parking Orbit)에 일단 궤도를 잡은 발사체가 위성속도가속단(Upper Stage)을 통해서 185 x 35,786 km의 타원궤도(궤도경사각 27도)로 궤도변경한 후에도 계속 실어 옮길 수 있는 잔여 중량을 말합니다. 이후 발사체와 분리된 위성체는 독자추진력으로 약 1,800m/sec의 속도증분(델타브이)를 얻어서 원하는 적도궤도의 위치에 진입 후 35,786km의 원궤도로 정지위성궤도(GEO)에 머물게 됩니다. 

 

**** 위 두 가지 요소는 발사체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우주화물운임 책정의 기준 지표가 됩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Wiki - SpaceX Falcon Heavy

2. www.spacelaunchreport.com/falconH.html

3. SpaceX 홈페이지

4. www.space.com/

5. spaceflightnow.com

6. 구글 이미지검색 





엘랑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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