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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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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큰 호랑이를 논함에 있어 <라이프 오브 파이>를 굳이 거론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단지 호랑이가 핵심 캐릭터로 등장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있다. <라이프 오브 파이>에는 수많은 찬양 포인트가 존재하겠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강조되어 마땅한 포인트는 CG 호랑이 ‘리처드 파커’가 마지막까지 단 한 장면도 호랑이의 탈을 쓴 인간으로 행동하지 않았다는 점, 그러면서도(아니 그랬기 때문에) 영화사상 등장했던 그 어떤 동물 캐릭터들보다도 훨씬 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전했다는 점일 것인 바,


여러모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놓으며 지워지지 않을 굵직한 발톱자국 남긴 <대호>의 호랑이 ‘산군’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보여준 강력한 의인화는 못내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깔리던 <가위손>스럽기 짝이 없는 음악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아쉬움도 물론 영화가 끝난 뒤의 정리정돈 상황에서나 떠오르는 것이었다만.



 



<대호>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인상

+3400원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와 ‘조선 최고의 포수’라는 소재 자체의 인력 : 400원


그들을 둘러싸고 조여드는 일제시대라는 시대적 배경 : 120


최민식 주연 : 250원


그 기본재료에 피가 통하는 뼈와 살을 붙인 만듦새, 즉


① ‘현재’의 터치를 배제하고 ‘그 시대’스러움을 설득해낸 미술 : 150원


② 분장 및 의상 또한 : 100원


③ 지리산의 장대한 외양과 깊은 속살을 파고든 로케이션(물론 지리산에는 없는 날카로운 지형-설악산-도 나온다만) : 120원


④ 그 현장감 및 아름다움 : 150원


⑤ 그를 끌어낸 촬영 : 150


⑥ 그리고 무엇보다도 호랑이 ‘산군’을 실현해 낸 기술적 완성도 : 200원


감정이입 하지 않을 수 없는 ‘산군’과 인간의 대결장면 : 200


그의 완급조절 및 폭발력 : 120


‘도포수’역 정만식의 에너지 : 120


‘칠구’역 김상호의 현실감 : 100원


그리고 꽤 화제가 될 ‘석이’역의 성유빈의 능청스러움 : 120


그 외 조연배우들의 고루 좋은 연기 : 150원


잔재주 없이 투박담백하여 더욱 힘을 발휘하는 대사 : 150


우리가 오래 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연민과 향수 : 120


산 한 자락, 갯벌 한 조각 멀쩡히 남겨두지 않는 현재의 우리에 대한 우회적 고발 : 100


그리고 복수와 업보에 관한 신화 : 80


단순하면서도 단호하고, 투박한 듯 섬세한 터치 : 200


결론적으로, 올해 개봉 한국영화 중 최강의 물건 : 300



인하

-570원



후반부로 갈수록 ‘산군’의 과도한 인간화 경향 : -200원


그로 인해 결말의 비장함에 섞여든 작위적 색채 : -100원


‘산군’ - ‘최만덕’ 조우 장면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던 <가위손>스런 음악이 안긴 민망함(크레딧 중 ‘음악’에 대니 엘프먼의 성명이 없는 것이 놀라웠을 정도) : -120원


그 인간화의 알리바이로 제시된 ‘산군’과 ‘천만덕’ 간의 사연은, 영화 전체의 흐름으로 볼 때 너무 꿰맞추는 느낌 : -50원


결말에서 ‘악’을 일제에 귀결시킨 것은 영화 스스로 던져놓은 질문에 비해 너무 손쉬운 해법으로 보인다 : -50원


에필로그 풍 엔딩 없이, 여운과 여백을 살리며 끝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을 : -50원



적정관람료 : 8000원 + 3400원 - 570원 = 108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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