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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아이돌 시장이란 하나의 기둥이다. 식탁 다리 하나가 빠지면 식탁 자체가 쓰러지듯, 아이돌이란 하나의 기둥이 빠지는 순간 가요계 자체가 쓰러질 수도 있을 정도로 한국 가요계는 이 쪽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걸그룹 시장은, 아이돌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여자 덕후'들만을 끌고 다니는 남성 아이돌과 달리, 걸그룹은 '남자 덕후'와 '여자 덕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쪽 시장은 단순히 남성 아이돌과 여성 아이돌이 사이좋게 반반씩 갈라먹고 있다고 분석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2016년도 이제 2월에 접어들었지만 늦게나마 걸그룹 분석 글을 쓰는 이유는 이런 이유에서다. 


이미 스타가 된, 혹은 최근 떠오르는 걸그룹을 핵심만 정리해보자. 그리고 막간을 이용해 올해 걸그룹 시장 역시 한 번쯤 예측해보자. 그러면 올해의 가요계를 '나의 예측과 현실 세계와의 합치가 얼마나 아름답게 이루어졌나'를 확인하면서 색다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아는가. 내가 생각했던 그 그룹이 어느새 연말 시상식에서 상 하나 거머쥐는 놀라운 광경을 현실로 목도하게 될지 말이다.

 

시작은 신인 걸그룹이다. 데뷔한 지 길어봐야 2년인, 그야말로 '신생 걸그룹'들이라 할 수 있다.

 



Part I. Rising Girls

 

러블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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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미주, 베이비소울, 진, 류수정, 유지애, 서지수, 케이, 정예인

 

2015 결산


'윤상 표 걸그룹'으로 유명한 울림 엔터테인먼트의 첫 번째 걸그룹. 회사에서 처음 나온 걸그룹이기에,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 애쓴 흔적이 많이 보이는 그룹이기도 하다. 사실 울림으로써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에픽하이가 YG로 떠난 뒤, 넬과 인피니트만으로는 예전의 명성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야심차게 데뷔시킨 그룹이 바로 '러블리즈' 되시겠다.

 

그러나 울림의 걸그룹 출범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데뷔 초 멤버 서지수의 일진 관련 논란이 일부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퍼졌고 결국 데뷔 앨범 발매 직후 서지수는 러블리즈의 모든 활동에서 빠지게 된다. 그러나 이후, 논란이 정리되는 양상을 띠면서 서지수가 재합류, 8인조 체제를 유지하게 되었다. 

 

 

2016 예측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윤상과 러블리즈의 결별 수순이다. 윤상이 이끄는 작곡/프로듀싱팀인 'Onepiece'는, 초창기 3개의 러블리즈 앨범 속 타이틀곡을 맡으며 러블리즈의 가요계 안착에 가장 크게 기여한 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발매된 러블리즈의 'Lovelinus'에서 'Onepiece'팀은,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 작업만 맡음으로써 서서히 러블리즈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초부터 울림 엔터테인먼트가 러블리즈에게 원한 모습은, 당연히 다른 걸그룹과 차별화된 그룹이었다. 그 과정에서 윤상이라는 걸출한 뮤지션의 도움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점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윤상 없는 러블리즈는 아직까지는 쉽사리 상상하기 힘들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지금의 흐름대로 간다면 러블리즈의 다음 앨범에서 역시 'Onepiece'와 윤상 측은 부분적인 작업만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윤상의 색깔이 지워진 러블리즈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트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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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채영, 미나, 사나, 나연, 정연, 쯔위, 다현, 지효


2015 결산

 

엠넷과 JYP의 합작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을 통해 선발된 트와이스. 작년 10월 데뷔한 이 그룹이 가요계에 안착했던 비결은, 다름 아닌 '논란'이었다.

 

이전 글에서도 다룬 적 있는 쯔위 사태는 역설적으로 트와이스의 인지도를 급격히 상승시키는데 톡톡한 역할을 수행했다. 평소 걸그룹에는 관심도 없는 중장년층까지 '쯔위가 누구'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덕분에 앨범을 한 장 밖에 내지 않은 이 걸그룹은 그 어떤 회사의 서포트보다도 더 큰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순식간에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2016 예측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지금 대중들이 트와이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순전히 일시적 현상이다. 만일 여기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 대중들의 트와이스에 대한 관심은 순식간에 사그라든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컴백시키기에는 아직 '쯔위 사태'의 여파가 가시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JYP라는 회사가 지닌 딜레마인 셈이다.

 

핵심은 여기에 있다. 대중들과 국제 사회가 어이없어 하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관심을 적당히 가져갈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JYP도 이것을 알고 있고 타이밍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을 것이다. 컴백 떡밥을 조금 일찍 뿌리고 실제 컴백은 이 불길이 사그라들 때쯤 하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적절한 타이밍을 놓친다면 트와이스의 상황은 다시 작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 그룹의 향후 행보를 통해 우리는 JYP의 위기 대처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자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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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 예린, 신비, 은하, 소원, 엄지


2015 결산

 

과거 '8eight'가 소속되었(다)던 '쏘스뮤직'의 신인 걸그룹. 2015년 1월 데뷔와 동시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총 3장의 미니 앨범을 발표했다.

 

재미있는 부분은 3장의 미니 앨범 모두 화제몰이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중소 기획사의 신인 걸그룹 치고는 상당히 이례적인 성적이다. 앞선 러블리즈와 트와이스가 각각 윤상과 박진영이라는 거물을 등에 업고 데뷔한 것과 비교할 때 더욱 눈에 띄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굳이 분석을 하자면, 여자친구의 성공은 컨셉의 힘이 컸다고 본다. 기존의 걸그룹이 귀엽고 깜찍한 소녀 이미지를 추구했다면 여자친구의 경우는 청량감있고 상큼한 이미지를 통해 대중들의 취향을 저격한 편이다. 틈새시장을 공략한 셈인데, 사실 이런 분석만으로는 여자친구가 첫 앨범부터 그야말로 빵 떠버린 이유를 찾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다시 말해 이 그룹이 왜 이렇게 순식간에 뜰 수 있었는지는 쉽게 분석할 수 없다는 거다. 

 

 

2016 예측

 

첫 앨범부터 그야말로 '대박'을 거뒀고, 이후 나온 후속 앨범 역시 음원 상위권에 랭크되며 무서운 것 없이 달려왔다. 2016년 1월에 출시된 '시간을 거슬러' 역시 현재 음원 순위 Top10에 올라있는 상황이며, 향후 앨범 역시 별 탈 없는 한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반응을 얻어낼 것이라 전망한다.

 

그렇기에 러블리즈, 트와이스를 포함한 세 팀 중 가장 위험한 팀이 바로 '여자친구'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소속사의 위기 관리 대처 능력이 미지수다. 앞선 두 팀에 비해 별 탈 없이 흘러온 팀이기에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 한다면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이미 면역이 어느정도 된 다른 팀들에 비해 그 충격파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문제가 없으면 좋겠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어쩌면 여자친구는 지금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마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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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별, 솔라, 휘인, 화사


2015 결산

 

아는 사람들은 알았다던 가요계 나름대로의 '괴물 신인', 특이한 부분은 앨범 형태가 아닌 기성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싱글로 데뷔했다는 점이다. 사실 가요계에서 꽤나 파워를 가지고 있는 김도훈 작곡가의 기획사 파워가 이를 가능케 했을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꽤나 신선했던 전략이었음에는 틀림 없다.

 

데뷔 이후 행보 역시 다른 걸그룹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마마무는 미니앨범 발매 이후 불후의 명곡과 같은 대중 공연 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리게 된다. 사실 기성 가수, 혹은 가창력이 보장된 가수들과 경쟁하는 프로그램의 경우 걸그룹으로서는 리스크를 안고 출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마마무는 과감하게 이러한 류의 프로그램들에 출연해서 기성 가수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실력을 보여줬고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컨셉을 확보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2016 예측

 

빠르면 1분기, 혹은 2분기 안에 첫 정규 앨범을 낼 것으로 생각된다. 음원 성적 역시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쩌면 마마무는 올해 공연이냐, 예능이냐, 선택의 기로에 설지도 모르겠다. 최근 걸그룹 트렌드가 예능을 통한 홍보, 혹은 팬들과의 소통임을 감안할 때 마마무가 개별, 혹은 단체로 음악 예능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은 분명 하나의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마마무의 경우 예능이나 팬 서비스 활동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걸그룹과 달리 실력파 걸그룹이라는 컨셉을 이미 대중들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이겠다. 물론 예능이 아닌 공연으로만 승부를 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수 있다. 어쨌든 데뷔 2년차인 마마무다. 슬슬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있는 시기인 거다.





성게매니아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