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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조금 길게~ 써보겠습니다. 주제를 구분하려다 보니 이전 글들은 조금 짧았는데, 이번엔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오덕들 특유의 “경청해주는 남에게 내 취미를 이야기하니 너무 재밌어요” 식으로 글이 흘러서 침을 튀겨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다가 글이 어지러워지면 어쩌나 하는 것입니다. 걱정처럼 되지 않도록 노력은 하겠습니다만,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각설하고, 일단 제가 오덕 생활을 하면서 만난 오덕이 아닌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부터 썰을 풀겠습니다. 진짜 오덕 이야기들은 다음으로 밀리겠네요.



1. 바닷물을 어디서 구하나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그러면 저는 농담삼아 “물 뜨러 다니거나 바쁘면 물차로 받습니다.”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납득하셨다는 표정을 지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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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요.


당연히 실제로 물차를 이용하지는 않습니다. 해수염이라고, 물에 녹이면 인공해수를 만들 수 있는 가루가 있습니다. 식염에 비해서 훨씬 비싸긴 한데, 이걸 사서 씁니다.


천일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간수를 빼낸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천일염을 만드는 과정은 해수에서 물을 증발시킨 후 남은 고형성분중에서 짠맛을 내는 염화나트륨만을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과정입니다. 마그네슘, 각종 탄산염 화합물, 포타슘(칼륨), 스트론튬과 같은 다른 물질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인간의 미뢰가 짜다고 느끼는 성분만 남기는 것입니다. 만약에 다른 물질들의 제거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쓸 수 없는 천일염이 됩니다. 쓴맛, 신맛이 납니다. 바닷물 맛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해수염은 이런 성분이 제거되지 않은, 즉 간수를 빼지 않은 천일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천연 해수에서 물만 증발시킨 제품을 해수염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가끔 이런 제품들도 있지만 대개는 아주 저급으로 취급당합니다. 바다는 무조건 깨끗할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육지 인근의 바다에는 아주 많은 영양염류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단지 물만 증발시켜서는 영양염류의 유입을 차단할 수 없습니다.


또한 수조는 닫힌 생태계(Closes ecosystem)이기 때문에 생물에 의해 혹은 pH의 유지와 같은 수질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상당히 많은 이온들이 소모됩니다. 소모되는 만큼 보충을 해주지 않으면 결국 생물이 살 수 없는 물이 되고 맙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해수염들은 소비되는 물질들을 천연해수보다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칼슘, 마그네슘, 중탄산염/탄산염의 함량이 천연해수보다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해수염은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여러 가지 화공 약품을 배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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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장 속에는 허옇고 냄새나는 가루가 들어있습니다.


해양 생물을 기르는데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바닷물'이기 때문에 오덕들은 해수염의 선택을 두고 골머리를 앓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자기만의 기준에 따라서 해수염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기준이 다양한만큼 종류도 다양해서 나름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출시된 해수염만 해도 20종 가까이 됩니다.



2. 물을 어떻게 정화하나요?


(1) 섬프 시스템


고인 물은 썩습니다. 그저 물을 받아만 두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물이 살 수 없는 오염된 물이 되고 맙니다. 자연의 바다처럼 엄청난 수량(水量)에 지속적인 순환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고인물을 억지로 순환시키고 정화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렇다면 순환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산호나 해수어를 사용하는 수조의 경우 '섬프'라고 불리는 순환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섬프는 홈을 파서 중력의 힘을 이용해서 그 속에 유체가 흘러들도록 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해수어항의 경우 물고기와 산호가 있는 디스플레이 수조(오덕들은 주로 본수조라고 부름)에 구멍을 뚫어서 아래쪽에 위치한 별도의 수조로 물을 유입시킵니다. 이 수조를 보통 섬프 혹은 섬프조라고 부릅니다.


섬프수조 안에는 다양한 장비들이 거치되어 있습니다. 이 장비들을 이용해서 물을 정화한 후 모터를 이용해 다시 디스플레이 수조로 물을 돌려보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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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양덕의 섬프 시스템. 대단하기는 하지만 실은 제 섬프도

별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섬프 내부가 너무 더러워 사진을 찍기가 ㅠㅠ

출처 - <reefkeeping>


하지만 섬프 시스템은 여러 단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조 제작 비용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본수조에 구멍을 내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음없이 물을 넘기고 흡입력을 높여 본수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찌꺼기들을 잘 흡입할 수 있도록 고안된 별도의 장비(오버플로우 박스)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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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제품인 WAIZ 오버플로우 박스

출처 - <WAIZ 블로그>


게다가 물을 다시 수조로 돌려 보내줘야 하니 꽤 높이까지 물을 밀어 올릴 수 있는 펌프도 필요합니다. 복잡한 배관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관 자재의 비용도 들구요. 설치 난이도도 초보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습니다. 배관들이 외부로 노출될 경우 누수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프 시스템을 선호하는 이유는 


첫째, 수량을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폐쇄된 시스템에서 수량 따위가 뭔 대수야 싶겠지만 실제로는 수십 리터의 수량만 늘어도 수조는 훨씬 더 안정적으로 운영됩니다.


둘째, 장비의 거치입니다. 해수수조의 장비는 종류나 부피에서 담수수조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걸 모두 디스플레이 수조에 거치하다가는 관상이 불가능해 집니다.


셋째, 수조에 무언가를 투입할 경우 충분히 희석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수조에 바로 무언가를 넣는 것보다 섬프수조에 넣어서 섬프수조내의 수류로 인해 희석된 후 디스플레이 수조로 올려주는 것이 부작용이 더 적은 편입니다.



(2) 미생물의 이용


이제 좀 미시적인 레벨로 내려가겠습니다.


수조 속에서는 다양한 유기물이 발생합니다. 물고기의 배설물, 물고기의 점액, 남은 사료 찌꺼기, 산호의 배설물 등은 거의 다 유기물입니다. 이 유기물들은 대개는 단백질이며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나 암모늄(NH3+ 혹은 NH4+)를 형성합니다, 또한 수조에 따라서 상황은 다르지만 질소 고정 세균이라고 해서 대기 중의 질소를 바로 암모니아로 바꾸는 놈들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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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귀엽고 이쁘지만 먹고 쌉니다.

출처 - 필자 블로그(링크)


암모니아는 산호에게는 제한적인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물고기에게는 맹독이 됩니다. 산호의 경우도 암모니아의 증가는 해조류의 번성을 유도하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해조류와 산호는 빛, 먹이, 자리를 두고 경쟁 관계에 있거든요. 따라서 이 암모니아를 처리할 방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역시 세균에 의해서 이뤄집니다.


보통은 질화세균이라고 불리는 그룹의 세균들이 이 역할을 합니다. 이 놈들은 암모니아를 아질산염 -> 질산염으로 바꿉니다. 질산염은 물고기에게는 비교적 무해한 편입니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고농도가 유지될 경우에는 독성을 보이기도 하는데, 대개 물리적 제거, 즉 물갈이를 통해 제거합니다.


담수수조의 경우엔 물갈이를 통한 희석만으로도 질산염 농도를 비교적 낮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질산염 농도가 다소 높아도 별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고기에게 만성 독성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만 유지하면 끝입니다.


그러나 해수수조의 경우 이야기가 다릅니다. 질산염 농도가 상승할 경우 해조류의 창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또한 질산염과 같은 영양염류가 많을 경우 산호의 색상도 칙칙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호의 색상은 연구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주제가 아니라서 참고문헌이 많지는 않지만, 해조류의 증가로 인한 산소량의 증가가 갈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재기되고 있습니다. 사과가 갈변하는 것처럼 특정 물질이 산소와 반응해서 산화되는 것입니다. 또한 산소 스트레스로 인해 갈색 색소의 합성이 증가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영양염류가 많고 이끼가 창궐하는 환경에서 산호의 색상이 변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관상을 목적으로 사육을 하는데 색상이 칙칙해지면 큰 문제입니다.


그러니 질산염을 어떻게든 통제해야 합니다. 바닥재나 기공이 많은 돌을 이용하는 방법이 전통적입니다. 질산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세균이 질산염을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방법에서는 빈산소대를 만들어서 질산염을 분해하게 합니다.


모나코(자베르) 방식이라고 해서 빈 공간을 만들고 그 위로 모레를 두텁게 쌓아 올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닥재 아래에는 빛과 산소가 부족한 빈산소대가 만들어지고 이곳에 서식하는 세균들은 질산염을 분해하게 됩니다. 베를린 방식이라고 해서 '라이브락'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건 이후 라이브락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은 전적으로 확산에만 기대기 때문에 그리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미생물의 개체수가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모나코 방식의 경우 안정적으로 질산염을 분해하는 상태에 도달하는 데 보통 6개월이 걸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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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쟈게 어렵지만 여튼 암모니아에서 질소까지 이어지는 순환을 도식화한 그림입니다.

출처 - <Advanced Aquarist>



(3) 미생물의 강제 증식


하지만 최근 들어 전가의 보도가 두 자루 등장했습니다. 굳이 고생스럽게 대량의 바닥재를 두텁게 쌓지 않아도 되고 비싼 라이브락을 많이 살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첫 번째 보도는 미생물의 강제 증식법입니다. 해수용 첨가제 시장은 꽤 큰 편인데요. 그중에서도 미생물 첨가제 시장이 가장 큽니다. 아마도 사람이 먹는 정장제처럼 휴면 상태로 가공한 미생물로 보이는데 이것을 액체 상태로 판매합니다. 제조사들은 이 미생물들이 아주 대단한 효과를 지닌 양 선전하지만, 그냥 해수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을 분리 배양해서 그중에 제품화에 적합한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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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미생물 첨가제들


미생물 첨가제는 종균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집에서 우유로 야쿠르트를 만들 때 유산균 종균을 넣으면 발효 속도도 빨라지고 원치 않는 잡균들이 증식하여 우유가 썩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미생물 첨가제도 내가 원하는 효과, 즉 영양염류의 제거만 유도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미생물만 넣으면 효과가 반감됩니다. 그래서 '밥'의 개념으로 탄수화물을 같이 넣습니다. 보통은 보드카, 에탄올, 식초, 설탕을 사용하며 이 성분들을 적정 비율로 혼합한 제품도 있습니다. 탄수화물이 풍부해지면 미생물들은 산소를 소모하면서 급격히 증식합니다.


어느 정도 증식하고 나면 가용할 수 있는 산소의 양에 비해서 분해해야 할 유기물의 양이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특히 바닥재 아래나 라이브락의 구멍 깊은 곳 같이 원래 산소의 양이 다소 부족한 곳에서는 산소가 더 빨리 부족해져 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미생물들은 질산염을 활용하게 됩니다. 미생물을 증식시켜 질산염을 소모하게 하는 방법은 아주 효과적입니다. 빠르고 확실하며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4) 스키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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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들의 시각에서는 독일 3사 자동차급인 버블킹 스키머. 심지어 '독일제!!' 입니다. 

출처 - <H2oaquatics>


스키머는 거품을 일으켜 유기물을 제거하는 장비입니다. 거품은 공기와 물로 이뤄져 있지요. 유기물들, 특히 단백질의 경우는 대부분이 양극성을 띠고 있습니다. 즉 물을 좋아하는 성질과 싫어하는 성질이 모두 존재합니다.


편의상 어떤 단백질의 머리 부분은 물을 좋아하고(친수성), 꼬리 부분은 물을 싫어한다(소수성)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런 물질이 거품을 만나면 물을 좋아하는 머리는 거품 바깥의 물 쪽에 머무르려 하고 물일 싫어하는 꼬리는 거품 속의 공기층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결국 거품에 붙잡히게 됩니다.


이렇게 단백질을 붙잡은 거품은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결국 대기와 만나게 됩니다. 이때 표면장력이 작용하면서 거품들을 단단히 압착시키고 이 거품을 외부로 유출시켜 제거함으로서 유기물, 특히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스키머가 제거하는 성분을 분석해 보니 물에 녹아 있는 유기물보다는 녹아 있지 않은 입자 상태의 유기물을 많이 제거했다고 합니다. 이는 스키머가 용해 유기물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물 입자, 특히 살아있는 유기물 입자인 세균이나 플랑크톤도 제거함을 보여줍니다.


스키머의 이런 능력은 유기물 제거에는 아주 효과적입니다. 세균이나 플랑크톤이 몸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농축해 둔 유기물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스키머는 거품을 엄청나게 일으키기 때문에 물속의 이산화탄소를 증발시키고 용존 산소를 늘이는 기능도 합니다.


실제 오덕들은 미생물 첨가제+탄수화물+스키머를 동시에 사용합니다. 탄수화물로 인해 급격히 증가한 미생물이 산소를 다 소모해서 사고를 치지 않도록 스키머로 적절히 제거하고 산소도 공급하면서 질산염은 소모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 균형점을 찾아서 유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오덕 개인에게 달렸습니다. 그 균형을 찾는 과정이 꽤 재미있고 매력 있는 것은 당연하구요.



(5) 인산염과 정수기


질산염 이야기만 주구장창 했는데 실제 오덕들이 골머리를 썩는 것은 인산염입니다. 아주 소량만 있어도 해조류들이 니나노하 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끼를 억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0.1ppm 이하라고들 하니 말 다했지요.


인산염은 물고기 사료, 산호 먹이, 배설물들을 통해서 유입되는데 미생물에 의한 소모가 많지 않은 데다가 조금만 쌓여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0에 가깝게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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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othrix 라는 해조류입니다. 이런 놈들이 수조에 자라면 보기도 싫을뿐더러 

산호와 경쟁을 해서 산호를 죽게 만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화학적, 생물학적 통제법을 고안합니다. 


화학적 통제법은 산화철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모든 방법들도 마찬가지지만 산화철의 사용 역시 수처리 영역에서 검증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방법을 매우 선호합니다. 쉽고 빠르고 간편합니다. 다만 다른 음이온들의 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은 좀 써야 합니다.


생물학적 통제법은 해조류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주로 섬프 수조에 해조류가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다던지, 포자 번식을 하지 않는 해조류를 사용한다던지 하는 방법입니다. 훨씬 더 생리적이지만 별도의 조명이 필요하고 돈도 좀 많이 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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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중인 앨지 필터(Algae filter)입니다. 저 시커먼 둥근 아크릴판은 해조류(Algae)를 배양하는 판입니다. 저 안에 LED 등이 있고 모터를 이용해서 배양판으로 끊임없이 물이 흐르도록 하여 해조류를 배양합니다. 디스플레이 수조의 해조류는 당연히 줄어듭니다. 인산염이나 질산염 같은 영양염류도 상당한 수준으로 제거해 줍니다.


수돗물은 사람이 음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정화되어 있지만 그래도 소량의 질산염과 인산염은 유입이 됩니다. 특히 질산염은 수돗물에서도 꽤 높은 수치로 검출되는 편입니다. 사람이 음용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질산염을 통제해야 할 수조에서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돗물 자체를 사실상 증류수로 만들어 버리는 정수기를 사용합니다. 보통은 침전(찌꺼기를 거르는 필터) -> 활성탄을 통과시켜 1차적으로 정화한 물을 역삼투압 필터와 이온 제거 필터에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거의 순수한 물이 만들어지는데 이 물에 해수염을 녹여서 인공 해수도 만들고 증발하는 물을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6) 라이브락


이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네요. 오덕들 스스로도 자조적으로 말합니다. 돌을 kg당 만 원 넘게 주고 샀다고... 그런데 또 안 살 수도 없는 게 문제입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미생물 첨가제, 스키머의 발전으로 라이브락의 중요성은 많이 감소했지만 그래도 넣습니다.


미생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세균의 유입만이 라이브락의 기능이 아닙니다. 라이브락을 통해 바닷속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하는 수많은 생물들이 유입됩니다. 갯지렁이, 미세 갑각류, 플랑크톤, 각종 해면류 등등. 드물지만 산호도 따라옵니다. 이 경우 득템이라고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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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산 라이브락. 이런 걸 돈 주고 사서 씁니다 ㅠㅠ


물론 원치 않는 해조류나 문제를 일으키는 생물들도 유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로운 생물에 비하면 그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이런 생물들을 강제로 유입시켜 바다의 생태계를 흉내라도 내보자라는 것이 요즘 라이브락을 쓰는 오덕들의 주 목적입니다.


원래 라이브락은 산호초 지대에서 채취하는 것으로 전량 수급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하는 등 산호초의 파괴가 동반되어 문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현재는 죽은 산호의 뼈대나 시멘트로 만든 돌을 바닷속에 1-2년 담근 것이 주로 유통됩니다.


사실 현지에서 라이브락의 가격은 비싸지 않습니다. 돌을 만들어 물속에 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라이브락은 그 무게 때문에 운임이 엄청나게 붙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kg당 단가가 왠만한 활어 수준으로 상승해 버립니다.


그런데 라이브락은 운송비를 조금이라고 줄이기 위해서 그냥 공기중에 노출된 채로 박스에 담겨 옵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바닷속에서 라이브락을 건져내고 분류하고 패킹하는 과정에서 짧게는 몇일 길게는 일주일 이상 공기중에 노출됩니다. 다행히 이런 짓을 한다고 해서 라이브락에 사는 모든 생물들이 폐사하지는 않습니다. 박테리아는 꽤 잘 버티는 편이며 작은 생물들도 꽤 많이 살아남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 죽는 놈들도 적지 않지요.


따라서 갓 수입된 라이브락은 그야말로 부패 중인 유기물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라이브락이 수조에 들어가서 사고를 치지 않도록 부패된 것들을 제거하고 미생물들의 개체수가 회복되도록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락을 치료한다는 의미로 큐어링(Curing)이라고 부릅니다.


큐어링 기간은 짧게는 2주 , 길게는 2개월 정도가 걸리며 이렇게 장기간 잘 치료한 락만이 수조에 들어가서 기능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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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호의 생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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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탄


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