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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코너는 4.13 총선특집인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서>와 함께 

<20대 총선 잇(it)후보> 기획 중 하나다.


힘닿는 데까지 열쒸미 발굴할 예정이니,

독자분들도 주저 없이 추천해 주시라.






이번 총선에서 주목해야 할 it 후보, 장하나를 소개한다. 19대 국회 더불어민주당의 청년비례 몫으로 국회의원이 된 그가 이번에 재선에 도전한다. 그가 나선 지역구는 딴지스들에겐 의미심장한 곳인 노원갑 되시겠다.


이 지역구의 주인공이 누구였던가? 정봉주다. 그가 BBK로 의원직을 상실했을 때, 정봉주를 대신해 이 지역에 도전한 사람 누구였던가? 김용민이다.


이명박 저격수 나꼼수 4인방은 19대 총선 정국에서 야권돌풍을 일으킨 핵심이었다. 그러나 김용민 공천과 그의 과거 구설수 문제로 인해 야권 완승 분위기였던 총선 정국은 불과 며칠 만에 일거에 바뀌고 말았다. 선거 일주일 만에 지지율이 10%이상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결국 나꼼수는 야권돌풍의 주역에서 야권 패배의 주범으로 지탄받는 처지가 되었고, 김용민은 다 된 밥에 뿌려진 잿물로 전락했다. 대신 이 지역구를 차지한 건 박원순 저격수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이 지역구는 적어도 딴지스들에게 각골통한의 아픔이 서린 곳이며, 반드시 재탈환을 해야 할 백마고지다. 이런 가슴시린 지역구에 도전하는 야권 후보들이 지금 발로 뛰고 있다. 그 후보들 중의 하나가 장하나 의원이다.


정치에 대해서도 문체만큼 냉소적이었던 김영하 작가마저 자신의 후원회장으로 만들고 만 그녀의 매력을 오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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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럴(이하 리): 반갑습니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김영하 작가가 장하나 의원 후원회장이 된 것을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저도 그 작가의 팬이었는데 정치 냉담자였던 그가 젊은 정치인의 후원회장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의외였습니다.


장하나(장): 맞습니다. 저도 부탁하는 입장이었지만 그 분이 정말 후원회장을 수락해주셔서 놀라면서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 그 분 직업이 작가긴 하지만, 김영하 씨가 쓴 <후원회장이 된 이유>라는 글을 읽으면 장하나 의원을 지지하지 않을 수가 없던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국회의원에게 정말 필요한 덕목은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고 하는데 장하나 의원은 그런 믿음에 가장 부합하는 정치인’이었습니다.


: 민망하네요.


: 김영하 작가에 따르면 장하나 의원을 후원하게 된 계기가 ‘동물원법(동물원의 설립 및 운영기준이 주요 내용. 동물원 내 동물사육환경 기준을 마련하고 관람을 위한 인위적 훈련을 금지)’을 발의한 것 때문이라고 하던데, 기르는 동물이 있나요?


: 아뇨, 없어요.


: 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는데 어떻게 동물보호에 관심을 가지셨는지?


: 동물원법은 동물 키우는 것과 직접 관계는 없죠.


: 그렇네요. 동물원법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전시 동물을 위한 법이니까요. 통과되었나요?


: 아직이요.


: 동물학대에 꼭 냉소적인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사람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동물에게 신경 쓰냐고 말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게 김영하 작가가 날린 일침이 백미더라고요. 동물에 대해 가혹한 자가 인간 약자에 대해서도 가혹한 반면, 인간 약자에 대해 가혹한 자가 강자에게는 한없이 비굴하다는….


: 네, 정말 정곡을 찌르는 말 같아요.


: 김영하 작가의 말 중에 ‘장 의원은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는 부분이 설득력 있더라고요.


: 감사합니다.


김영하 작가의 <나는 어떻게 장하나 의원의 후원회장이 되었나>를 왜 장하나 의원을 지지해야 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있다. 장하나 의원을 지지할 이유를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해 이 글을 링크한다.


: 우선 장하나 의원을 잘 모르실 독자를 위해 먼저 신상을 좀 털고 가겠습니다. 제주도 출신이시죠?


: 네.


: 이력을 보면 서울에서 출생해서 제주도에서 초중고를 다니고 연세대학교에 입학하셨던데, 졸업하고 다시 제주도로 가셨나 봐요?


: 그냥 왔다 갔다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27~28살 때 고향으로 내려와서 장애인 단체에서 일도 했지만, 저희 집이 가난하고 돈도 벌어야 해서 다시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지냈죠.


: 대학생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습니까? 운동권?


: 아뇨, 그런 스타일의 학생은 아니었어요. 사회문제에 아주 무관심하지 않았지만 사회운동보다는 개인적인 문제에 천착했던 학생이었죠. 사회학, 철학을 전공을 했는데 뭐랄까 실존적 고민을 많이 하였고, 영화감독이 되고 싶기도 했어요. 영화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시나리오도 쓰고 단편영화도 만들고 그랬죠.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눈을 뜬 것은 오히려 대학을 졸업하고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했던 때였어요. 아는 선배 소개로 중증장애인단체에서 활동보조인을 했었어요. 활동보조인이란 게 아침에 씻고 옷 입고 출근해서 잘 때까지 같이 생활해야 하잖아요.


: 그걸 봉사활동으로 했나요?


: 아예 무급은 아니었지만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급여는 아니었어요. 제 형편도 그렇고 해서 오랫동안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일을 하면서 사회문제를 보는 눈이 많이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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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에 대한 생각이?


: 그렇죠. 저는 불쌍한 사람들 돕자는 취지보다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게 가장 큰 복지라고 생각해요. 인간적 존엄을 유지하려면 일자리는 필수죠. 청년수당, 노인연금 얘기도 다 좋지만, 본질은 일자리겠죠.


: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 본다면 여야에 차이가 없잖아요. 새누리당에서도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슬로건도 내걸고 그랬던 것 같은데, 새누리당이 말하는 일자리 정책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재벌 대기업 위주이기 때문에 포장은 일자리 정책일지 몰라도 내용은 일자리 줄이기 정책이 아닌가요?


: 어떤 점에서?


: 새누리당은 일자리 부족을 과보호 귀족노조 탓이라고 적반하격으로 얘기하는데, 재벌 대기업이야말로 너무 과보호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으면서 중소기업, 골목상권 할 것 없이 침투해서 다 죽어나가게 하잖아요. 세계적인 IT기업들이 떡볶이, 빵 프랜차이즈까지 영업한다고 하면 얼마나 우습겠어요? 하청 쥐어짜기에 비정규직 남발, 해고. 대기업은 경제력에 비해 고용하는 일자리 수가 불과 10%도 안되잖아요. 그러니까 재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편다면 일자리 나누기가 아니라 일자리 뺏기가 아닌가.


: 가볍게 신상 문제로 얘기를 풀어나가고자 했는데, 어느새 일자리 정책 얘기까지 나왔네요. 신상 털기를 좀 더 해보겠습니다. 보니까 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청년비례로 당선된 김광진 의원과 장하나 의원 두 분 다 임기 중에 결혼했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3포, 5포 세대를 운운하는데 청년을 대표하여 국회의원 된 분들이 비겁하게 먼저 3포에서 일단 탈출했네요.


: 하하, 죄송하게 되었네요.


: 여기서 여성지스러운 질문 하나 던져보겠습니다. 바쁜 의정활동 중에 남편과는 어떻게 만나게 된 겁니까? 연애결혼 하셨나요?


: 그렇죠. 연애죠.


: 보도엔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다가 만난 것처럼 나오던데.


: 제가 강정마을에서 활동했던 것은 의원이 되기 전이었고, 그 때 만난 것은 아니었죠. 나중에 그 사람이 그곳에서 활동을 했었다는 얘기만 들었습니다. 제 상임위가 환경노동위원회이다 보니까 집회나 현장을 많이 다닙니다. 자기(장 의원의 남편)는 기록노동자라고 불러달라고 하는데, 어쨌든 그 사람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니까 그런 현장을 자주 찾는 것 같더라고요. 쌍용차 파업 현장에서도 종종 지금의 남편을 봤고, 인사를 나누는 사이 정도는 되었었죠.


: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의정활동의 연장선에서 만났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 거창하게 의정활동이라기보다는 같이 데모하다가 만난 활동가들인 거죠.


: 같은 직장도 아니고, 공개된 시위 현장에서 가끔 보는 사이인데, 어떻게 가까워졌나요?


: 보통 행사 끝나면 모여서 식사도 하고 2차도 가고 그러잖아요. 그날 2차로 호프집으로 갔는데, 그 자리에 아무도 없고 저하고 남편만 덩그러니 있었어요. 우연찮게 둘만 남아 홍대 운동장에서 캔맥주 들고 나란히 앉아 자연스럽게 얘기 나누었죠. 그 때 남편이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제 직업(국회의원)에 대해 별로 의식하지 않아서 편했던 기억이 나네요.


: 보통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좀 거리감을 두거나 어려워할 텐데.


: 그렇죠.


: 처음으로 둘만의 있을 때 ‘이성적 느낌’이 훅 오던가요?


: 뭐, 30대 중후반 나이로 적은 나이가 아닌데 보자마자 그랬겠어요. 하하, 그냥 편한 게 제일 좋았던 거죠. 저도 당시 제 직업 때문에 저의 개성이나 자아를 많이 잃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였고, 또 책임감에 짓눌려서 제 본모습을 잃어가던 시기였는데, 그 사람과 얘기하며 오랜만에 제 본 모습을 느꼈어요. 남편이 그런 걸 전혀 의식하지 않으니까.

 

: 남편이 정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군요.


: 그런 셈이죠.


현장이 있으면 무조건 사진기를 들고 가던 기록노동자, ‘자유로운 영혼’의 남편은 현재는 국회의원 아내를 만나 독박육아중이다. 천기저귀를 고집하는 깐깐한 주부가 되어, 가끔 육아 스트레스와 주부 우울증을 느끼고, 아내가 집에 있을 땐 바깥 공기가 그리워 무작정 차를 몰고 자유로를 달리다 오는 사람이 되었다. 장하나 의원은 이런 남편이 아이를 키우는 모습에 더 반했고 존경심이 생겼다고 한다.


: 결혼할 때 혹시 집에서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아무래도 운동권 비슷한 사람이 신랑이라 쉽지는 않았을 텐데.


: 전혀 그런 것 없었습니다. 둘 다 이미 나이도 너무 많았고.



: 청년비례로 출마하여 국회의원이 되셨는데, 청년들을 위한 의정활동엔 무엇이 있을까요?


: 청년 세대에서 가장 절박한 이슈는 뭐니 해도 ‘일자리’지요. 그들의 권익보호도 그렇고요. 알바 청년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청년유니온,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다루는 민달팽이 유니온, 협동조합 이런 단체와 활동가들과 밀접하게 연대하고 활동하면서 현장의 민원을 해결해나갔고요, ‘청년고용특별법’도 발의했습니다. 이건 통과되었죠.


: 청년고용할당제 같은 건가요?


: 네. 공공 기관을 대상으로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의무적으로 고용하게 하는 거죠. 근데 아무리 공기업이 많다고 해도 규모는 얼마 되지 않잖아요. 수만 명의 고용창출을 하려면 민간 기업들도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죠. 원래는 연매출 천억 원 이상, 300인 이상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3%를 의무로 했는데, 정의당에서 5%로 증가시켜서 법안을 냈고, 일부 새누리당 의원도 같이 참여해서 발의를 했어요. 발의안에 도장 찍은 의원 수만 과반이 넘어요.


하지만 결국 정부와 새누리당 반대로 민간 기업엔 적용이 안 되고 있죠. 정부가 청년 일자리를 위해 노사정이 고통분담하자 하는데 눈 씻고 봐도 사용자 측이, 기업이 고통 분담하고 있는 건 없거든요? 일자리를 대단히 만들 것처럼 했지만 올해 대기업들이 고용한 인원수가 예년보다 줄어들었어요. 그런 게 가장 큰 문제죠.


: 청년 고용 문제 중의 주요 이슈 중의 하나가 인턴이란 이름의 ‘열정페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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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습니다. 그래서 청년유니온과 청년허브와 같이 토론회 주최해서 열정페이 막는 방안을 같이 모색했습니다. 조사해보니 8시간 이상 정규직 노동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돈 한 푼도 못 받는 무급 형태의 인턴도 무려 20%나 차지했죠. 그래서 ‘인턴 보호 법률안’을 마련했고요.


: 의사라는 직업에서나 듣던 ‘인턴’이라는 제도가 어느새 전 직종으로 확산되면서 청년들의 절박함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거의 무급으로 노동을 착취해가며 희망고문하는 업체들이 즐비해요.


: 네. ‘청년인턴들 증언대회’에서 생생한 경험들이 많이 나왔죠. 패션업계에선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의류판매까지 시키면서 돈 한 푼 안준 경우까지 있고요.


: 노동, 복지 문제를 청년 고유의제만으로 볼 수는 없지만, 청년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세대적 문제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인권과 노동권이라는 측면이 더 크기도 하고요. 그래서 청년 문제를 굳이 부각시킬 필요가 있는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맞아요. 저출산 문제만 해도 그렇고요. 청년의 삶의 문제와 긴밀하게 관계있지만 그걸 세대적 문제로 접근하기는 그렇죠. ‘워킹맘’만 해도 그래요. 저랑 같은 처지잖아요? 우리나라에선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쓰기가 너무 힘들어요. 법적으로 되어 있어도 힘들죠. 출산휴가는 90일인데 90일을 쓰겠다고 하면 사장님이 허가를 해줘야지만 개시를 할 수 있어요. 곧 애가 나오는데 사장님이 허가 해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이제 임신한 엄마가 ‘내 예정일이 언제쯤이다 그리고 난 언제쯤부터 쉬겠다’고 회사에 한 달이면 한 달, 두 달이면 두 달 이전에 통보를 하면 그날부터 본인 휴가를 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사장님이 허가를 안 해주면 못 가죠. 사장님이 안 해줘서 본인이 참다못해 휴가를 가잖아요? 그러면 회사에서는 이 사람이 무단결근을 했다고 애 낳고 돌아온 사람을 징계나 해고를 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까지 봤어요. 법의 허점을 파고드는 야비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정 법률안을 냈지만 아직 통과는 안 되고 있어요.


: 남양유업 같은 경우는 예전에 정규직이더라도 임신하거나 출산하면 해고하곤 했죠. 이러면서 저출산 문제 떠드는 거 보면 한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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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대한민국 사회 관행인데, 출산 유급 휴가는 법적으로 15개월이 넘어가요. 근데 15개월 쉬는 걸 실생활에서 보기 힘들죠. 거기에는 직장에서 내가 도태될 거 같아서 빨리 나가는 사람도 있고, 쉬고 싶은데도 육아휴직 15개월 쓰겠다고 하면 회사에서 암암리에 사직서를 같이 내라고 하니까. 15개월 동안 월급의 80%를 받아가되, 그 다음부터 출근 못하게 하는 불법이 암암리에 관행처럼 굳어져 있죠.


: 네. 박근혜 정부가 경력 단절 여성의 취업을 돕겠다고 호들갑을 떠는데, 이렇게 반강제로 경력을 단절시키는 관행부터 바꾸는 게 순서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워킹맘들을 직장에서 구조적으로 배제시키는데 여성부는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현행법상으로도 얼마든지 이런 관행을 개선시킬 수 있지 않습니까?


: 그렇죠. 작정하고 단속만 해도 어느 정도는 개선될 텐데 말입니다. 여하튼 정부는 일하는 엄마들에 대해서 손을 놓고 있어요. 저도 애 낳고 알았어요. 우리 여성들이 출산하고 90일 정도면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되고 일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전혀 아니더라고요. ‘백일 지나면 된다’고 생각을 철저하게 사회가 강요한 게 아닌가 싶어요. 회사 입장에선 하루하루가 노동비용을 낭비하는 거니까.


출산휴가, 육아 휴직 부분은 기간을 늘리고 그 문제로 결코 눈치 봐서는 안 되게 해야죠. 요새 정부에서 남자들에게도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주자는 캠페인을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긴 한데 현실에서는 여성도 제대로 못 가는 걸 남자가 가자고 하니까 웃기는 거예요.


: 아무래도 가장 모범적인 북유럽과 비교할 수밖에 없네요. 우리나라는 그 나라들의 1950~60년대도 안 되는 그런 상황이니까. 정부가 지금이라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일반 기업과 사회에 아주 강하게 정착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 네. 현행법만 제대로 지킨다고 해도 엄청 바뀔 거예요. 일자리 창출이 딴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이런 데서 나오는 거잖아요. 저출산 대책도 되고 일자리 나누기도 되는 일석이조의 정책이기도 하고요.


장 의원의 의정활동을 검증해보겠다고 이런 저런 질문과 대화가 오갔지만 독자들을 배려하여 이 짤 하나로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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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노동 단체가 국회에 파견한 파견근로자 같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한 생략한다.


: 몇 년 전 인터뷰를 보니 명함에 본인 핸드폰 번호가 찍혀 있었다고 하던데 지금 명함도 번호가 적혀 있습니까?


: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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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에 시각장애인을 배려한 점자까지 찍혀있다.


: 국회에서 비서관 하던 후배를 보니까 민원들에게 전화로 시달리고, 의원 발언으로 인해 욕을 먹는 것도 비서관의 일이더라고요. 비서관들도 전화 받는 일을 고역으로 느끼는데, 핸드폰 번호를 명함에 적어놓으면 민원들이나 모르는 분들에게 전화가 많이 오지 않나요?


: 생각보다 항의전화가 많이 안 와요. 저는 임기 처음부터 명함에 제 핸드폰 번호를 박았어요. 야당 누구 국회의원 빽 좀 있다, 내가 소개해줘?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을 어떤 권력기관처럼 여기게 하는 게 정말 싫었거든요. 그 지역 국회의원이라면 누군가의 빽이 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용건이 있으면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상대가 돼야 하죠. 선출직 정치인들에게 접근하는 지름길이 있어야 한다면 진정한 국민 대표가 아니죠.


그동안 우리는 습관적으로 한국의 정치인을 특권과 권위의식으로 똘똘 뭉친 속물로만 생각하고 소박한 모습의 유럽 정치인들과 비교하며 그들을 비난해왔다. 이것은 우리가 정치인을 바라보는 일종의 고정관념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국회의원을 코앞에 두고서도 4년 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은 유권자들의 무의식적인 편견이 작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체제에서 운동권적이고 강성 성향의 의원들이 연이어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공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장하나 의원도 불안하지 않을까? 그는 2013년 대선 국정원 개입 사건이 불거지자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여 큰 파장 불러일으켰다. 새누리당은 장하나 의원의 제명까지 거론하였고, 민주당은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냉담하게 관조할 뿐이었다.


이런 성향의 의원이라면 김종인 체제에서 다소 불안할 법도 한데 공천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그는 소신을 밝히는데 주저하지 않아 정가의 사람들을 또 깜짝 놀라게 했다. 김종인 대표가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한 것을 두고 ‘국민이 용서할 준비가 안 된 사람’이라며 영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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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생각에서 김현종 씨의 영입을 반대했습니까? 한미 FTA의 주역이라는 점 때문에?


: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이긴 합니다만, 그건 정책적인 판단이 다를 수 있는 것이고요. 또 우리 당에서도 당시 찬성 입장을 보였던 분들도 많이 계시잖습니까.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위키리크스에서 폭로한 그의 발언 때문이죠. 그 발언을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참고로 위키리크스의 밝혀진 김현종의 문제 대목은 다음과 같다. 


2006년 7월 25일자 주한 미 대사관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보건복지부가 미국이 반대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추진하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가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담은 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예고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싸웠다(fighting like hell)”고 강조한 걸로 나와 있다. 한국정부의 대외통상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급 인사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고 말한 것이다.



: 그렇군요. 그래도 공천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미운털 박히면 어쩌시려고.


: 이런 발언으로 공천이 왔다 갔다하면 당을 하지 말아야죠.


: 제주 출신이시고 또 정치입문을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에서 시작하셨는데, 왜 제주가 아닌 서울에 출마하신건가요?


: 일단 제주도 지역 국회의원이라면 그 쪽의 문제를 대변해야 하는 건데, 저는 도시에 살아가는 청년들이나 저같이 젊은 엄마 아빠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활동을 해왔죠. 제 전문 영역은 수도권에서 잘 발휘할 수 있어요.


노원갑 지역에도 30대, 그리고 20대, 40대 유권자가 많아요. 제 나이가 이 지역 평균에 수렴하니 같은 문제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죠. 저 역시 애를 낳으면서 모르던 세상을 알았는데, 지금 애 키우기에 너무 안 좋은 사회거든요. 임신을 축복이 아니라 저주에 가까워 하는 게 대한민국 사회거든요. 남들보다 월급이 많은 국회의원도 이렇게 느낄 정도면 다른 분들은 어떻겠어요. 우리 사회의 보편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그런 열망을 여기서 펼치고 싶은 거죠.


: 노원갑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 경쟁자가 두 분이 더 계신데.


: 쉽지 않지만 저희 자체적으로 여론조사해보면 그래도 제가 가장 높게 나와요. 뭐, 결과는 가봐야 알겠죠.


: 이제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4년 임기가 어느새 다 되었는데 본인 의원 생활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몇 점을 주시겠어요?


: 아, 어렵다. 처음에 걱정했던 것 보다는 잘했던 것 같아요. 시작했을 때 나이가 36살이었고, 정치경험이나 다른 전문분야도 없어서 처음에 많이 걱정 했는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오히려 나 같은 사람들이 좀 많이 일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싶어요. 국회가 너무 엘리트 중심이거든요. ‘똑똑한 사람을 뽑아놔야 잘 대변해줄 거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아니거든요.


: 의지와 의욕이 더 중요하다?


: 그렇죠.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하려면 그런 사람들을 잘 알아야 하는데, 엘리트들은 그런 감각이랄까 감수성 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엘리트들이 필요없다는 게 아니라, 그런 분들로만 국회가 채워지면 정말 소외되어 있는 분들을 누가 대변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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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당사자들, 예컨대 자영업 문제 해결해라 백날 얘기하는 것보다 자영업자 출신의 국회의원이 있는 게 훨씬 더 쉬운 거 같아요. 전라도 국회의원, 강원도 국회의원, 서울 국회의원이 아무리 나와도 직업이 8~90&가 법조인이나 관료라면 얼마나 대표성이 있겠어요. 다양한 직업군, 목소리가 억눌려 있는 주부, 학생, 청소년 등 다양한 정치적 요구들을 국회가 담아내기에는 구성이 협소하고 편중되어 있어요. 구성이 다양해야 국회가 국민을 닮죠.


제가 96학번이니까 IMF세대고, 제 선배들이 대학 졸업 후 어떻게 직장생활 하는 지도 봤고, 내 후배들이 내 선배들보다 스펙도 대단하고 유능한데 직장을 못 갖는 것도 봤어요. 지금의 청년들은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사회에서 경쟁하며 각박하게 살아오고 있죠. 신자유주의라고 하지만, 지금은 사람에겐 자유가 없고 자본에게만 자유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회에서 뭔가를 이루었다고 하기보다는 뭘 막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아 부은 거 같아요.


: 최근 강성 성향이거나 친노, 혹은 운동권 출신들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떨어졌어요. 김종인 위원장의 최근 공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 그러니까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갖는 것 같아요. 정당들이 만날 밥그릇 싸움한다고 말이죠. 그래도 변화의 이미지를 줄 수는 있을 거 같아요. 특히 (공천 탈락 명단에) 문희상 전 대표, 유인태 의원 등 다선 의원도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진짜 뭔가 바뀐다는 이미지와 효과는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문제는 얼마나 승복할 수 있는가와 객관성을 갖고 있냐는 거겠죠. 쉽게 납득은 안 돼요.


: 이런 분위기에서 장하나 의원도 불안했겠어요.


: 그렇죠. 아무래도 운동권을 배척하는 분위기니까요. 저의 활동이 그렇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약자를 위한 활동 전반을 운동권으로 몰아가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은 있었습니다. 다행히 공천 탈락시키지 않고 경선까지 오게 되었지만요.


: 국회의원 4년 하시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은 뭐가 있을까요? 내가 계속 이 길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서게 한 일 같은 거 말이죠.


: ‘사람들이 장하나 같은 국회의원 10명만 있으면 좋겠다’, ‘5명만 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차죠.


솔직히 정말 힘없는 사람들, 어디 가서 호소하기 힘든 사람들이 국회에 노크를 해도 얘기도 안 들어줘요. 피해자들, 억울한 사람들이 국회에 가서 다시 더 두 번 세 번 더 상처만 받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같이 공감해주고 되든 안 되든 끝까지 하는 사람이 국회에도 있다는 것을 느끼시니까 문제가 해결이 안 되었다고 하더라도 고마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입니까?


: 대표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가 있죠. 산모와 아기들 폐가 이유 없이 굳어지게 만들었던 끔찍한 사건이요. 사망자가 150명 정도 되는데 대한민국 사회가 조용한 게 이상한 거예요. 그러니까 판매자에 옥시라는 다국적 기업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이마트와 같은 유통업계에서도 PB상품으로 막 팔았거든요. 그걸로 사람이 그렇게 많이 죽었는데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이렇게 시간이 오래 지났습니다. 국회에 그런 판매자들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작동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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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접수를 추가 연장 요청 중인 장하나 의원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뉴스300>


또 경남 의령인가에 풍력발전소 짓는다고 산을 다 깎아놓은 적이 있어요. 근데 거기가 2008년 태풍 매미 때문에 여섯 분이 물에 휩쓸려서 사망하신 곳이에요. 물에 떠내려가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으신 분들은 트라우마 때문에 밤에 비만 내려도 잠을 못 잔대요. 그 때 한나라당 당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재발 방지하겠다고 한 번 보고 갔대요. 그런 박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 풍력발전소를 설치한다고 산을 다 깎아 놓은 거예요. 그러니 이 분들이 얼마나 무섭겠어요. 이것도 어디 가서 도움을 못 받는 거예요. 특히 새누리당 국회의원 임원들한테는 암말 못 할 때도 많아요.


: 오히려?


: 네, 그렇죠. 밀양 송전탑 문제도 다 마찬가지고. 암튼 그런 억울하고 불합리한 사건이 얽힌 주민 분들에게 저라도 나서서 그 분들 얘기 듣고 조사현장 같이 참여해주는 거죠. 그것만으로도 그 분들은 굉장히 고마워하고 얼굴 한 번 보고 싶었다고 막 우시는 할머니도 계세요. 그럴 때 국회의원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 끝으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어떤 사회 모델이랄까요. 추구하는 어떤 사회상이 있나요?


: 이념적인 것은 잘 모르겠고요. 정상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합리적인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세월호 사건도 그렇고 국가 개발 사업할 때 주민들 의사를 무시하고 폭력적으로 개발하는 행태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사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죠. 경제민주화든 뭐든 간에 돈에 속박당하지 않고 개인이 자유로운 사회 말이죠.


: 그렇군요. 더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선거에 바쁘신 분 계속 붙들지 못하겠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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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다.


장하나 의원. 지난 19대 총선, 민주당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방해 만든 '청년 비례대표 오디션'에서 김광진 의원과 함께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당시 나는 정치가 이젠 TV쇼까지 따라한다고 개탄했었다.


그러나 그 쇼의 주인공은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부쉈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그리던 국회의원 상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었다. 국회의원 생활 4년을 지내면서도 특권과 권위의식은 단 1g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뷰를 읽었다면 누구나 느꼈겠지만 개혁성, 참신성, 도덕성, 모든 면에서 별 다섯 개를 기꺼이 바칠만한 정치인이었다.


앞에서 말했듯 노원갑은 나꼼수에게 가장 뼈아픈 지역이다. 이제 4년 전 빚을 갚을 시간이 왔다. 그곳에 도전하는 후보들 중 누군가는 장하나 의원보다 더 훌륭한 인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야권지지자들에게 장하나 후보만큼은 지지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고급 정보 하나를 준다. 16일(수), 17일(목)은 노원갑 더민주당 후보 경선일이다. 여론조사로 치러진다고 한다.


이상!




리버럴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