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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3.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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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마초, 그 일부에 대한 기억


 


슈프림팀의 이센스, 기자회견에서 사과


 

2011년 11월 2일은 아마도 당분간 '한나라당 FTA 강행 처리 시도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본 기자도 그래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잠깐만 다른 얘기를 좀 해보자.


 

현재 언더그라운드에서의 명성과 지지를 바탕으로 메이저 시장에서까지 성공한 두 번째 힙합 그룹, 슈프림팀(Supreme Team) 소속 이센스(E-Sens)의 대마초 흡연 적발 소식이 FTA 강행 시도와 같은 날 보도되었다.


 

슈프림팀은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가 설립한 회사 아메바 컬쳐 소속이다. 그들의 사장님인 다이나믹 듀오는 언더그라운드 경력을 발판 삼아 메이저 성공에 이른 첫 번째 케이스. 두 번째 케이스인 슈프림팀의 결성-데뷔-성공은 한국 힙합에 있어서 꽤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리고, 2일 오후 이센스는 소속사 사무실에서 자백 기자 회견을 열어 대중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이제 곧 검찰로 송치된단다. 씨바 이건 또 뭔일이냐.


 

FTA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고 속이 뒤집힐 것 같고, 어쩌면 이미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잠깐만 숨을 돌려보자. 이센스의 대국민 사과를 보며 호박 넝쿨처럼 줄줄이 딸려나온 '사건의 기억'들을 좀 들려주고 싶어서다.


 

일단은 재미로만 읽어달라. 재미로만.


 

딸려나온 기억이기에 시간 역순으로 간다.


 




 

* G-Dragon과 Maslo, 오버와 언더


 


빅뱅의 지드래곤


아이돌 그룹 빅뱅은 지난 5월 10일부터 19일까지 일본 투어를 돌았다. 이 와중에 지드래곤(G-Dragon)이 클럽에서 관객이 건네준 담배를 피웠는데 그게 대마초였다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지드래곤은 13살 때 엑스틴(X-Teen)의 멤버이자 프로듀서인 이희성이 발굴해내 세간을 놀라게 했던 꼬마 MC였다. 당시 한국 힙합 전체가 주목한 이 아이는 이희성을 거쳐 YG 엔터테인먼트로 들어갔고, YG는 이 신동에게 장기간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트레이닝을 주어 아이돌이자 뮤지션인 '완성형'으로 키워냈다.


 

데뷔 후 힙합과 일렉트로니카에 기반한 작품 활동으로(비록 비도덕적인 표절성 작업 혐의는 짙었으나) 아이돌 음악의 트렌드를 선도해갔던 그의 대마초 소식은, 사실 힙합에게는 전혀 충격적인 것이 아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그렇게 떴으니 해볼 법도 하지' 정도.


 

본 기자 개인으로는 대마초를 합법화 내지는 비범죄화 해야 한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그런 부분을 제하고 느끼더라도, 이센스의 장기 흡연도 지드래곤의 우발 흡연도 그닥 충격적이라거나 놀랍다고 다가오지 않는다. 분명 둔감해진 부분이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본 기자의 감정 반응은 팝의 조류에 민감한 사람들의 일반 인식에 비해 보면 그닥 특출난 것은 아니다.


 


매슬로


 

지드래곤과 빅뱅이 일본 투어를 마무리하고 있을 즈음, 한국에서는 언더그라운드 MC인 매슬로(Maslo)가 불구속 기소되었다.


 

(본 기자에게 좋은 동생이었던 사람을 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서술한다는 게 슬프지만) 매슬로는 2010년 크리스마스 때부터 총 3번 대마초를 흡연했다고 알려졌다. 매슬로가 소속된 레이블이자 크루인 소울커넥션(SoulConnection)은 본 기자가 음악을 하던 당시 속해있던 크루와 꽤 가까운 사이였고, 당시 블랙아웃(BlackOut)이란 듀오를 만들어 메이저 시장을 공략하던 중이어서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런데 매슬로의 본진이어야 할 언더그라운드의 여론은 매슬로에게 냉담하게 돌아갔다. 당시 소울커넥션의 음악 성향은 언더그라운드의 색을 버리고 메이저 지향으로 변하고 있었기에 매니아들은 이에 실망을 느끼고 있던 중이었고, 매슬로와 그의 듀오 블랙아웃은 소울커넥션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음악에 느끼던 실망이 고스란히 매슬로에 대한 공박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배우 김성민에서 이어진 줄줄이 대마초 수사의 방점을 찍어버린 것이 매슬로였다. 매슬로는 김성민 라인과 무관했지만 검찰의 수사는 매슬로에서 끝을 맺었다. 김성민에 대한 분노의 잔여량도 매슬로에게 갔다.


 

특히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자 이에 불복하여 항소 절차를 진행한다는 매슬로의 태도는, 바로 직전에 판결이 난 크라운제이(Crown J)의 사건과 비교되었다.


 

* Crown-J, 그가 시사하는 지점


 


 

크라운제이는 단순한 메이저 팝 MC가 아니다. 그는 2집 이후의 작업에서 한국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존중(respect)을 표해와 매니아들의 신뢰를 얻었고, 상당히 완성도 높은 남부 힙합 사운드와 플로우를 보여줘 음악적 지지를 얻어냈다. 예능 프로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르자 한국 힙합은 그에게 거리낌 없이 박수를 보내주었다. 게다가 크라운제이가 자신의 남부 사운드-플로우를 가지고 미국 진출을 시도하고, 이에 대해 미국 현지 업계의 에이전트들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크라운제이가 미국 진출 준비에 착수하자 한국에서 스타덤을 더 즐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그에게 아낌없는 찬사가 돌아갔다. 2년의 준비 끝에 그는 싱글 'I'm Good'으로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현지 업계에서 성공적인 첫 자리매김을 일궈냈다.


 

사건은 그가 이후 작업을 위해 한국에서의 제반 사항을 대강 정리하기 위해 귀국했던 2010년 11월에 터졌다. 크라운제이의 전 매니저가 크라운제이의 대마초 흡연을 고발했다. 전 매니저 서 모씨는 게다가 크라운제이를 협박과 폭행 혐의로 고소까지 했다.


 

사건은 복잡하게 그러면서도 명징하게 흘러갔다. 서 모씨의 폭행-협박 주장에 대해 크라운제이는 증거자료까지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리고 대마초 혐의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미국 현지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다른 가수들과의 친분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피워야 했다. 불가항력이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크라운제이의 항변을 어느 정도 인정하여 징역 8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크라운제이는 판결을 받자 "네, 알겠습니다." 한 마디를 하고는 퇴장했다. 그리고 재판 결과에 승복하며 항소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후 폭행-협박의 공판에 전념했다. 진솔한 스웨거의 인상을 주었던 크라운제이의 태도에는 상당한 응원이 돌아갔다.


 

주목해볼 지점은 크라운제이가 선처를 요청하며 든 항변의 내용이었다. '불가항력이었다'의 의미는 젊은 여사원 김 대리가 응큼한 박 부장에게 받는 술잔 같은 불가항력이 아니라, 그들과 어울리고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되기 위해서는 자연히 대마초를 같이 피우며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크라운제이는 자신의 항변에서, 대마초가 담배처럼 받아들여지는 '그 세계'를 언급한 것이다.


 

편의점 가판대 잡지에 버젓이 대마초 재배시 주의점 기사가 실리는 캐나다, 대마초를 아무렇지 않게 토크쇼나 노래에서 언급하는 미국, 그리고 거기서도 좀 더 원색적으로 쾌락을 다루는 락이나 힙합의 일반적 인식이 그렇다.


 


이런 목걸이는 지금 이태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다.


 

* G-Funk, 그들의 인식


 

나중에 닥터 드레(Dr. Dre)를 다루면서 얘기하려 했지만 지금 해야겠다. 지펑크(G-Funk)라는 하위 장르가 있다. 이름만 보면 Funk의 하위 장르 같지만 사실은 힙합의 하위 장르다.


 

닥터 드레-워렌 지(Warren G)의 이복형제가 다 만들어낸 장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펑크는 투팍이 등장하기 시작하던 서부 힙합의 전성기를 견인해냈다. 중독적인 멜로디를 귀에 쏙 들어오는 사운드에 담아 반복시키며 목소리가 들어갈 공간을 교묘하게 연출해주는 지펑크는 그 자체로 이미 흥행 장르였다.


 

선두주자들의 홈그라운드를 따 캘리포니아 롱비치(Long Beach) 음악이라고도 부르는 이 지펑크는 한 시대를 풍미했고 지금도 워렌 지는 계속 이 장르에 몰두하고 있다.


 


G-Funk로 서부 힙합의 전성기에 활동했던 지펑크 선두주자들의 젊은 때
왼쪽부터 스눕독(Snoop Dogg), 닥터 드레, 네잇독(Nate Dogg), 워렌 지


 

그런데 이 지펑크는 대마초를 매우 사랑한다. 드럼 비트를 만들어놓고는 그 위에 올릴 멜로디가 나오질 않아 드레-워렌 형제가 대마초와 술로 기분을 끌어올리고 나머지를 만들었다더라 운운 하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대마잎은 지펑크의 상징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닥터 드레, 스눕 독, 에미넴, 아이스 큐브(Ice Cube), 워렌지 등의 서부 스타들이 루마니아로 투어를 가도 대마잎을 내보일까. 그리고 이런 취미(?)는 지펑크나 서부 힙합만의 문화는 아니다. 이미 락이 그러고 있었고 힙합 또한 메이저 스트림을 정복한 만큼, 크고 작은 차이는 있겠으나 미국 연예계와 음악계의 전반적인 인식은 다르지 않다.


 


루마니아 투어의 포스터 중 하나, 투어 제목조차 '피우면서'


 

물론 미국에도 대마초를 단속하는 법안이 있고 집행되기도 하지만, 꽤 가끔이다. 지펑크를 비롯한 서부 힙합의 대마초 사랑은 단지 캐릭터라고만 볼 수는 없는데, 그들이 대마초 관련으로 입건되거나 한 일은 생각보다 적다. 그리고 그들의 대마초 사랑이 그들의 명성이나 판매고를 깎아먹지도 않는다.


 

선배 장르인 락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짙긴 했지만, 힙합은 본격적으로 대마초를 담배의 한 종류처럼 대한다. 지드래곤이 담배인 줄 알고 피웠다고 했듯이.


 

또한 서부 힙합에서 사운드를 평할 때 쓰는 표현 중에 dope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원래 마약을 뜻하며, 특히 대마초나 담배를 제작하여 그 블렌딩 상태가 균일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운드에 이 단어가 쓰일 땐 꽉꽉 균일하게 들어찬 담배나 대마초처럼 꽉 들어차 균형 잡힌 좋은 사운드라는 칭찬의 의미가 된다. 동시에 음악이 정신적으로 대마초와 같은 고양감을 줄 경우에도 찬사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투팍 글에서도 설명했던 것처럼, 그게 곧 서부 힙합 사운드의 지향점 아니었던가.


 


뻑뻑 dopedope


 

한국에서도 유학파나 교포파들은 이런 문화를 체화한 탓에 한국 사회와 충돌하기도 했다. 대마초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자랐던 교포파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초기 업타운 멤버였던 까를로스(Carlos)와 스티브(Steve)였다. 이들이 최초 국외추방을 당했던 재판도 대마초 재판이었다. 윤미래 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마초를 흡연한 두 사람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타이거 JK를 연루시켰고, JK는 결국 무죄 석방 되었지만 구속 기간 중 척수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었다.


 

비슷한 일이 2006년의 한국에서 또 벌어졌다. (이름은 A와 B로 표기한다.)


 

동갑 친구 사이의 뮤지션 둘, A와 B가 있었다.


 

2006년 서울중앙지검은 A와 B가 작업실에서 함께 대마초를 피운 것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각자 다음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던 두 사람은 검찰 조사와 재판 진행으로 인해 일정을 무기한 연기해버렸다. 이들은 대마초를 재배하고 코카인을 밀매했던 소규모 조직과 함께 사건에 휘말렸는데, 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A가 함께 피운 사람으로 B를 지목하는 바람에 A와 B의 관계가 파탄났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이후 동반 작업이 거의 없다.


 

* 또한 레게의 경우


 

힙합만큼 대마초를 사랑하는 장르가 레게다. 그러니 힙합과 레게를 동시에 하려 하는 뮤지션들에게는 은근한 혐의를 둘 법 하기도 하다. 한국에는 YG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스토니 스컹크(Stony Skunk)라는 팀이 있었다. 2007년에 4집을 발매한 후 활동이 뜸하다가 2010년에 공식 해체한 스토니 스컹크는 은근한 대마초 루머가 돌았다.


 

스토니 스컹크는 레게 매니아인 MC 스컬(Skul1)과 MC이자 프로듀서인 이낙(e.nock a.k.a. Kush)으로 이루어진 듀오다. 스컬은 대거즈(Daggaz)라는 혼성 듀오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이미 레게에 대한 애호를 노출해왔고, 대거즈 해체 후 이낙(당시 이름 쿠시)과 스토니 스컹크를 만들면서는 아예 레게와 힙합이 섞인 음악을 하기 시작했다. 이낙의 프로듀싱은 나날이 발전해갔지만, 스컬의 독보적인 레게 보컬은 늘 주목과 찬사를 받아왔다.


 


딱 봐도 오른쪽이 스컬, 왼쪽이 쿠시(a.k.a. 이낙)


 

이후 스토니 스컹크로서 할 만큼 했다는 판단이었는지 스컬은 미국에 진출해 밥 말리(Bob Marley)의 자녀들에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등과 교류하며, 자신의 싱글을 빌보드 차트 상위에 올려놓는 등 자산을 넓혀갔다. 크라운제이의 성공적인 업계 안착과 더불어, 스컬의 데뷔 성공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그리고 이낙 역시 YG의 대표 프로듀서진에 끼어 2NE1이나 빅뱅 멤버들에게 곡을 주고 있다.


 

이낙의 다채로운 작곡 소스와 스컬의 독보적인 레게 보이스는, 이들이 대마초를 매우 사랑한다는 루머에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이들을 수사 대상에 넣었던 수사기관들은, 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는 보고만 받아야 했다. 역시 헛소문이었던 것이다.


 

최근 스컬은 자신의 솔로 EP [Korean Reggae]를 발매했는데, 이 앨범에는 밥 말리의 아들이자 로린 힐(Lauryn Hill)의 남편인 로한 말리(Rohan Marley)에 스프라가 벤즈(Spragga Benz)가 참여하는 훌륭한 성과를 올렸다.


 

그런데 레게의 본고장인 자메이카에까지 발매 된 이 앨범의 참여진을 보고 있노라면, 자꾸 소설을 쓰게 된다. 무덤에 묻히며 가슴에 성경책, 축구공, 대마초 잎을 얹었던 밥 말리의 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줬으니, 음악 말고도 무언가를 함께 나누며 우의를 다진 것이 아니냐고.


 

그러나 크라운제이도 지드래곤도 매슬로도 적발된 판에 스컬은 멀쩡하니, 역시나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밥 말리는 그 대마초 때문에라도 더욱 추앙 받고 있다.


 

스컬 - Don't Walk Away (feat. Spragga Benz)



 

* 그리고, 문화 충돌


 

한국에서의 대마초 문제는 근본적으로는 문화 충돌이다. 대마초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북미 문화권과 그렇지 않은 한국 문화권의 충돌. 용인 문화를 체험 혹은 체화했던 유학-교포 출신들은 물론이고, 힙합이라는 북미발 문화를 동경하고 그것의 한국형 형태를 만들어가고 있는 뮤지션들은 은연 중 그러한 속성을 띄게 된다.


 

이센스, 지드래곤, 매슬로, 크라운제이, A와 B, 모두 사연은 제각각 다르고 동기와 동인도 제각각 다르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대마초라는 대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두 문화의 차이가 부딪히고 있다. 대마초가 마약이냐 아니냐, 대마초를 피웠느냐 아니냐, 대마초가 불법이냐 아니냐에 집중하다가는 이 본질을 놓치고 만다.


 

* 논의 여지는 남겨두고


 

이상 이센스의 기자회견에서 시작한 본 기자의 잡념 한 타래였다. 비록 본 기자가 대마초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일단 보고 들었던 이야기 그대로만 풀어놓으려 노력했다. 이 노력은 알아줘야만 한다.


 

그러나 민족정론지인 본지답게 대마초에 대한 찬반양론의 정제된 입장을 좀 정리해 보겠다. 필요하다면 논의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독자제위께서도 비교해보시기 바란다.


 

2005년 3월 10일에 MBC에서 방영된 손석희의 [100분 토론]에서도 대마초 논란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그때의 토론과 그간 본 기자가 관심 갖고 봤던 보도나 연구 등에 근거하여 양측 입장을 정리하며, 회상을 마친다.




대마초 합법화 혹은 비범죄화 찬성 :


1. 대마초의 중독성은 술/담배보다도 낮다.
2. 환각 효과 또한 낮다. (다양한 연구 결과가 상호 모순되어 학문적인 논란의 여지가 있음)
3. 유해성과 중독성이 술/담배보다 낮은데, 술/담배는 용인되고 대마초는 범죄인 것은 헌법의 자기결정권에 위배된다.
4. 대마초의 유해성 보도는 지나치게 과장되었을 뿐 아니라, 환각이라는 상태를 정의하는 데에도 단순한 정신환기 효과까지 환각으로 정의하는 꼼수가 존재한다. (이 부분은 정치적인 논란의 여지가 있음)
5. 또한 대마초의 환각성은 체질과 같은 개인차와 대마초 가공법과 함량 및 순도 등에 의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환각 증상은 철저하게 개인차에 따른다. 즉, 가공성이 높고 유해성 영향을 계량한다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다.
6. 대마초를 국가 관리할 경우에는 대마초 중독으로 인한 환자를 관리할 정책도 입안하기 쉬워진다. 이미 담배, 도박, 게임 등 중독성이 있는 분야가 비슷한 상황이다.


- 따라서 대마초는 담배처럼 국가 관리하여 마약에서 빼내는 것이 오히려 마약 범죄를 줄이는 방법이다.



 

대마초 합법화 혹은 비범죄화 반대 :


1. 대마초를 사회적 협의가 된 술/담배와 같이 취급할 수는 없다. 대마초에는 역사적인 합의 여론이나 감정이 없으며, 한국의 경우엔 오히려 그 반대다. (이 부분은 문화사에서 반박된 부분. 한국 전통 사회는 대마초를 대중적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용인하고 즐겨왔던 문화권이었다고 거의 증명되었으며, 대마초 배격의 문화가 생겨난 곳은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이었다.)
2. 술/담배에는 사소한 환각 효과조차 없다고 봐야 하지만, 대마초에는 분명 환각 효과가 존재한다. 또한 효과에 개인차가 있다는 것은 곧 의사의 처방이나 조언과 같은 허가 절차 또한 빗나갈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3. 오랜 세월 마약으로 분류된 대마초는 다른 마약으로의 관문 역할을 한다. (이 관문 이론은 50년대 미국에서 큰 반박을 받아 논란의 여지가 있음)
4. 또한 대마초의 환각 효과는 다른 마약만이 아니라 범죄적 행위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예방 이론은, 일어나지 않은 범죄를 처벌할 수 없다는 법리적 논란의 여지가 있음)
5. 대마초를 사회 내 소수 기호 식품으로 만들 수야 있겠으나, 이를 위해 의사의 처방 등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그냥 현행처럼 범죄 단속에 쓰면 용인 과정에 들어갈 변화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6. 대마초 없이도 건강한 사회가 가능하며 꼭 네덜란드의 합법화와 같은 경향을 따를 필요는 없다. (보수주의적 사고라는 철학적 논란의 여지가 있음)


- 따라서 대마초를 합법화 혹은 비범죄화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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