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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7.

노무현재단
 
 
 
- 정치수사·표적수사 연전연패…철저한 검찰개혁이 해답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미네르바 사건, 정연주 전 KBS 사장 사건, PD수첩 사건, 김상곤 경기교육감 사건.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이 무리한 기소, 무리한 영장청구, 별건수사, 피의사실공표 등으로 법정에 세운 이른바 ‘정치사건’이다. 그리고 모두 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망신’과 ‘배신’의 연속을 당해야 했다.

표적수사는 없다?... 검찰의 치욕

정치수사 논란이 일 때마다 정부는 ‘표적수사, 보복수사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해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3월 “과거 정치가 검찰권을 이용한 때가 없지 않았다. 새 정권에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영욱 뇌물수수’ 수사 직후인 2009년 12월에는 “걸핏하면 ‘정치수사’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수사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지 않나. 흔들림 없이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주문했다.

현실은 달랐다. 참여연대가 매년 발표하는 ‘이명박 정부 검찰보고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3년간 검찰이 얼마나 무리한 기소와 정치편향 수사를 했는지를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정치편향 수사를 지휘한 검찰 수뇌부 명단과 담당 사건 검사의 실명이 포함돼 있다.

올해 발표된 보고서는 2008년 이후 사건 가운데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올바로 사용하지 못한 사건을 선정했다. 먼저 부실수사 사례로는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효성그룹 비자금 수사, 그랜저 검사 수사, 스폰서 검사 수사, 천신일 회장 대우조선해양 관련 수사, 한상률 전 국세청장 그림로비 수사를 들었다.

수사권 남용 사례로는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수사, 김상곤 경기교육감 직무유기 수사, 정연주 KBS 전 사장 배임수사, 미네르바 전기통신기본법위반 수사, PD수첩 명예훼손 수사, G20 포스터 쥐그림 수사, 최열 환경재단 대표 횡령 수사, 사회주의노동자연합 국가보안법 수사, 전교조 교사 정당가입 수사 등이 꼽혔다.

참여연대는 “가장 엄정하게 ‘정의와 형평’을 수호해야 할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전(前) 정권 관계자나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세력에게는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일삼으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봐주기 수사, 제식구 감싸기 수사로 일관하고 있다”며 검찰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정치검찰’의 전형적 행태다.


 

 

 


정치검찰의 연전연패

검찰이 정치탄압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졌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가 대표적이다. 끼워맞추기 수사, 표적수사, 망신주기 수사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 속에 ‘대검 중수부 폐지’ 등 압박을 받고 검찰총장이 사퇴까지 했지만 검찰은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세운 방식 그대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특정 기업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 → 참여정부 인사 관련 진술 확보 → 보수언론의 피의사실 공표 → 검찰의 본격 수사 → 보수언론의 집중보도’로 이어지는 행태는 노 대통령의 서거 이전과 판박이였다.

그러나 검찰은 연전연패했다. 특히 ‘정권반대 세력’ 수사에 대한 재판 대부분은 무죄로 판결났다. 정치검찰에 대한 유죄선고와 마찬가지다. 무능한 데다 무리수까지 뒀다는 비판이 ‘법원의 무죄판결’을 통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곽영욱 사건’ 재판에서는 검찰이 재판부한테 ‘공소사실 변경 검토’를 권유받는 수모를 겪기까지 했다. 검찰쪽 증인들이 조사 때와 달리 진술을 번복하거나 스스로 부정했다. 재판부로부터 공소사실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당했다. 법정에서 무리한 신문을 진행하다가 재판부로부터 제지도 당했다.


 

 
 

 


검찰개혁이 답이다

검찰은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됐다. 법리가 아닌, 정권 의중이 반영된 무리한 기소를 강행하면서 ‘정치검찰’ 잔혹사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패검찰, 무능검찰, 패륜검찰’이란 오명까지 얻었다. 특히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검찰이 한 사람을 두 번 기소해 모두 패하는 ‘드문 기록’을 세웠다. 검찰의 역사에 남을 만한 치욕적인 기록이다.

검찰에 대한 신뢰는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이제 검찰 스스로의 반성과 쇄신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두 번째 무죄판결이 있던 다음날 법원 결정을 공개적으로 성토하고 나섰다. 자성은커녕 사법권에조차 도전하겠다는 오만함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이 지경까지 이른 데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검찰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검찰 권력을 감시, 견제할 시스템이 없는 한 검찰개혁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사법제도 개혁에 적극 참여했던 김인회(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비서관은 “검찰개혁은 사법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뒤 ‘검찰권한 견제와 분산’을 개혁방향으로 제시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검찰의 정치중립 보장,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법무부의 문민화, 과거사 정리, 국민참여제도 확충 등을 들었다.

그러나 국민의 참여와 국민적 지지가 없이는 검찰을 개혁하기는 힘들다. 참여정부는 역사상 처음 검찰개혁을 국가 과제로 상정하고 개혁을 시도했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검찰개혁은 부분적 성공에 그쳤다. 국민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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