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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기다린 사람은 없는 거 같지만 돌아왔어. 지난 글에서는


-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에 있는 자기장의 존재 확인 및 자기장 패턴


- 자기장의 패턴을 N극과 N극 S극과 S극이 마주 보게 설계한 이유


등에 대해서 살펴봤어. 오늘은 신호인식방법과 마그네틱 손상, 비닐봉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 해 볼게.



1. 신호인식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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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봤던 그림이지? 두 번째 ‘Read Head Waveform’에 집중해 보자. 우리말로 의역하자면 Read Head에서 받아들인 신호의 모양 혹은 Read Head에서 자기장에 반응하여 발생시킨 신호의 모양이라고 할 수 있어.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를 카드리더기에 긁었을 때 발생하는 신호라는 거지.


첫 줄의 마그네틱 스트라이프 그림과 비교하면서 보면, 극과 극이 바뀌는 부분에 해당하는 곳에서 위쪽으로 혹은 아래쪽으로 날카롭게 솟은 형태로 신호가 검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영어로 Peak(봉우리)이라고 쓰는데 실험실에서 흔히 쓰는 용어이니까 앞으로는 픽(Peak)라고 쓸게). 즉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의 자기장을 다른 형태의 전기 신호로 바꾸었다는 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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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틱 카드 리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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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마그네틱 인식장치

출처 - magnetic Heads


마그네틱 카드리더기와 마그네틱 헤드 사진이야. 우리가 카드를 긁을 때는 사진에 있는 마그네틱 헤드 사이로 카드의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를 통과시키는 행위를 하게 되는 거지. 이 원리를 알게되면 아까 위에서 다른 형태의 신호로 전환됐을 때 왜 저런 형태의 데이터가 전달되는지 이해할 수 있지.


일단 결론 먼저 이야기하고 들어가자면, 마그네틱 헤드가 이용하고 있는 원리는 전자기 유도의 원리야. 중, 고등학교 때 전기, 자기 파트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바로 그 전자기 유도. 내친김에 간단한 수식까지 더 나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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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력 유도에 관한 식이야. 입실론은 유도된 기전력의 세기(전압의 세기), N은 자기장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코일의 감긴 횟수. 그리스 문자 파이는 자기장의 선속을 이야기해. 의미 그대로 읽는다면, 자기장 선속의 시간변화량만큼이 전압으로 변환된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물론 전압이 회로에 가해지게 되면, 그 회로의 저항값에 따라서 전류가 흐르겠지? V = IR!


자기장 선속은 자기력 선의 개수라고 생각하면 편해. 자기장에 대해서 배울 때, 자기력 선의 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자기장이 세다고 배우잖아? 그 자기력선이 코일의 폐회로면(감겨있는 면)을 통과하고 있는 개수를 위의 파이라고 이해하면 돼.


1. 자기장이 셀수록 자기력선의 개수가 많아. (한 개의 극점을 기준으로 대략 r^2,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


2. 자기력선이 코일의 닫혀있는 면을 통과하는 개수가 그리스문자 파이야.


3. 그 자기력선의 개수가 시간에 대해서 변화하는 량이 기전력으로 변환되게 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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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이 가까울 때와 멀 때 자기력선의 코일 통과에 관한 그림


당연히 자석이 코일에 가까우면 더 많은 자기력선이 코일을 통과하게 되어있어. 거리가 멀어지면 점점 적은 자기력선이 코일을 통과하지. 그 변화하는 양만큼이 전류(전기적신호)로 변화되어서 회로를 흐르게 될 거야.


카드리더기 헤드에는 일종의 코일이 존재하고 있어. 마그네틱 카드를 그 안으로 통과시키면, 자력이 강한 극과 극이 만나는 지점과, 그렇지 않은 자석의 가운데 부분이 순차적으로 마그네틱 헤드 부분을 지나가게 되겠지. 극과 극이 지나느 그 순간에 자기력선은 가장 강하게 코일을 통과하게 되고, 자석의 가운데 부분(자기력선이 수평하게 누운 부분)이 자나갈 때는 자기장의 세기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거야. 그 변화율은 극과 극이 만나는 지점 혀근처에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는 천천히 변해.


바로 그 변화율을 함수로서 표현한 것이 가장 첫 그림의 ‘Read Head wave form’이 되는 거야. 극과 극이 만나는 지점이 통과하는 자기장이 격렬하게 변화하는 순간이 전자기 유도를 통해 일종의 픽(peak) 형태로 읽혀지는 거지. 참고로 전자기 유도식에서는 코일의 면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요소야. 코일의 면을 통과하는 자기력선의 변화율이 직접적으로 기전력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방향에 따라서 지나가는 자기력선의 개수가 달라지게 돼. 지금 위의 상황에서는 극과 극이 만나는 지점에서 자기력선이 향하고 있는 방향과 수직하게 면이 있을 거라고 예상되고 있어. 그래야 자기력선의 변화가 극과 극일 때 변화가 가장 격렬하게 나타나는 형태가 될 것이거든. 혹시나 자기력선이 약하긴 해도 자석의 중간에 해당하는 면에도 수평 방향으로 변화율이 존재하고 있는데 왜 그것이 신호로 잡히지 않는 것인지 궁금해할 형들을 위해서 조금 첨언 해뒀어. 누군가 필요하다고 하면 나중에 수식과 함께 계산으로 다뤄보자.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정도의 마그네틱 카드에 대한 과학적 지식은 다 쌓았어. 하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시그널을 받아들이는 법에 대해 조금만 더 이야기해 보자!


위 그림 마지막 줄을 보면 최종적으로 기계에서 받아들여 내보내는 신호가 표시되어 있어. 디지털 신호이기 때문에 0과 1로 구성되어 있지. 그런데 잘 보면 0이라고 표시되는 녀석의 신호종류가 2가지야. 1이라고 표시되는 신호의 종류도 2가지. 뭐 이미 눈치 빠른 형들은 다 알겠지만 저런 식으로 카드 리더기가 정보를 전환하는 이유는 자석의 성질 때문이야.


픽이 위로 가면 1, 아래로 가면 0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사실은 가장 설계하기 쉬운 형태이지. 하지만 자석은 전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절대로 N극과 S극을 쪼개지 못해. 그러니 극과 극이 만나는 지점을 계속 만들어 나가려면, NNSSNNSSNNSS와 같은 패턴을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지. 그 때문에 N끼리 만나는 지점과 S끼리 만나는 지점은 계속 번갈아 가면서 나올 수밖에 없어. 우리가 임의로 조작해서 신호로 쓸 수가 없는 것이지.


N일 때가 위쪽으로 향하는 픽이 S일 때는 아래쪽으로 향하는 픽이 나온다면, 두 픽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 형태로만 마그네틱 스트라이프가 제작된다는 것이지. N일 때 위로 S일 때 서로 반대방향으로 픽이 나오는 이유는 N에서는 자기력선이 나가는 방향으로, S일 때는 자기력선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야. 전자기 유도에서는 자기력선의 방향도 전압의 방향과 엮여 있거든.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방식을 만들어 낸 거야. 특정한 길이를 약속으로 정해두고, 그 길이의 양쪽 끝에만 픽이 존재하는 신호는 0으로, 그 길이의 양쪽 끝과 가운데에 픽이 존재하는 신호는 1로 받아들이기로 정해두는 거지. 그러면 픽의 방향은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어도, 픽의 빈도는 우리가 조절할 수 있게 되잖아? ㅎㅎ 그 픽의 빈도수로, 들어오는 신호가 1인지, 0인지 구분하는 것이야.



2. 마그네틱 손상


이제 마그네틱 손상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면 될 거 같아. 참 그러고 보니 내가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에 자기장을 어떻게 기록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안 했었네! 일반적으로 쓰이는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는 산화철을 자력의 원천으로 쓰고 있어. 산화철 가루를 균일하게(uniformly) 고무수지 안에다가 정렬시키고 나서 바깥을 쉴딩(보호처리, 마감)하는 것으로 제작이 되고 있어.


그럼 산화철가루는 고무수지 안에 일단 균일하게 배열이 되어 있는 상태겠지? 그 위에다가 강한 자력을 이용해서, 처음 우리가 봤던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의 무늬처럼 자력을 입혀 주는 거야. 즉 산화철을 특정 방향으로 자화를 시키는 것이지.


산화철이, 다음 글에서 조금 설명하겠지만 대표적 강자성(ferro magnetic) 물질이거든. 자력을 띄면 유지하는 성질이 강하지. 물론 아래의 그림처럼 행렬처럼 배열시키는 것은 절대로 아니겠지만, 균일한 밀도를 가지도록 도포한 뒤에, 강한 자력을 이용해서 각각이 방향성을 갖도록 만든다. 그것이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를 제조하는 방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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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로 그림 작업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그냥 손으로 그렸어. 발그림 이해해줘..


자. 이제 진짜로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에 대한 기본 설명이 마무리되었네! 이제야 손상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마그네틱이 잘 작동 안 되는 경우는 크게 3가지를 예를 들 수가 있어.


1. 바깥에 이물질이 묻어있다.

2. 마그네틱 선 자체가 절단 혹은 파괴되어 손실되었다.

3.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의 산화철이 일부 방향을 잃거나, 자리를 이탈하였다.


1번의 경우야 안쪽에 영향이 없이 바깥쪽에 이물질만 있는 것이니 잘 닦아내면 되는 상황이고, 2번 경우는 답이 없어. 파괴되었는데 작동하는 기계는 아무것도 없다구.. 마그네틱 스트라이프가 손실되었다는 것은 그 손실된 곳에 있는 정보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이야기야. 이정도면 그냥 카드를 새로 만들어야 해.


내가 이번 글에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하는 손상은 3번이야. 마그네틱 스트라이프 안에 있는 산화철이 오랜 시간 마찰을 받거나, 약한 자기장의 영향으로 인해 조금 배열이 흐트러진 곳이 존재하거나, 자기 자리에서 이탈하여 다른 곳에 가서 존재하고 있는 상황 말이야. 은근히 이 고장이 다른 고장의 원인보다 자주 발생해. 마그네틱 카드끼리 같이 넣고 다니거나, 주머니에 마그네틱을 넣어서 마찰이 일어나거나 하는 일들이 일상생활에선 자주 있다 보니까.


먼저 3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전자기 유도가 되는 효과와 함께 살펴보면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해 볼 수 있어. 오른쪽으로 정렬된 부분의 산화철 가루 중 하나가 왼쪽으로 정렬되어 있다고 해보자. 다른 모든 산화철 가루들이 위쪽으로 향하는 픽을 낼 때, 자기 혼자 왼쪽으로 정렬된 녀석은 아래쪽으로 향하는 픽을 만들게 될 거야. 물론 오른쪽으로 향하는 녀석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왼쪽으로 정렬된 녀석의 전기신호는 묻혀버리고 말겠지만~ 어찌 됐든 반대방향으로의 픽을 만들어서 전기신호에 교란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지. 마찬가지로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 간 산화철가루 녀석도 전체 정렬된 녀석이 만들려는 방향과는 다른 방향의 신호를 주는 교란 신호를 만들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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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스라고 하는 사람은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지도 모르겠지만, 마그네틱 스트라이프를 읽는 리더기 입장에서나, 어서 결제하고 싶은 고객, 그리고 빨리 결제가 진행되어야 피곤함을 더는 점원 모두에게 반대방향으로 정렬된 철가루는 정말 골치 아픈 녀석이라구.


위에 설명했듯이 크기는 작지만, 반대 방향 혹은 다른 방향으로 정렬된 산화철은 반대 방향, 혹은 렌덤한 방향의 교란신호를 만들어 내게 돼. 일종의 Background Error로서 작용하게 되는 거야. 모두가 한 방향으로 정렬이 돼 있다면, 이글의 처음에 나온 데이터처럼 깔끔한 픽들이 나오게 되겠지만, 다른 방향으로 정렬되어 버린 산화철들은 픽이 아닌 부분에서도 찌글찌글한 형태의 랜덤한 형태의 조그마한 픽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는 것이지. 굳이 그림으로 보여주면 아래 그림과 같은 차이라고 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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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잘 그린거 같아


저 찌글찌글하게 들어가는 데이터 때문에, 마그네틱 리더기는 이것이 정상적인 신호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야 이거 카드 이상해! 이러고 삐빅 하는 소리만 내는 거야.



3. 비닐봉지의 역할


자, 안 되던 카드를 비닐봉지에 싸면 잘 되는 원인에 거의 도달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셀로판 테이프를 붙였을 때 잘 안되던 마그네틱이 살아나는 이유는 셀로판 테이프의 약한 반자성(diamagnetism) 때문이야. 이것만 말해도 아! 하는 형들도 있겠지. 아래 글은 그것에 대한 부연 설명들이야.


반자성(diamagnetism)이 무엇인지 이야기하려면, 상자성(paramagnetism)과 강자성(ferromagnetism)을 같이 이야기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엮어서 이해하면 더 쉽거든. ㅎㅎ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또 현상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물질은 강자성 물질이야. 대표적인 물질로는 철, 니켈 등이 있지.


어렸을 적에(초딩 3학년 즈음?) 자석의 양 끝에 클립이나 철못 등을 붙여보라고 했던 거 기억나? 강자성체는 자석에 붙었을 때(자기장이 강자성체를 통과할 때) 그 자신이 다시 자기력을 만들어내는(자석이 되는) 성질이 있어서 여러 개의 같은 강자성체를 흩뿌려두고 자석을 가져다 대면, 자화된 강자성체에 또다시 딸려서 붙는 강자성체를 볼 수가 있어. (클립이 클립을 붙이고, 클립이 클립을 붙이고....) 자석과 물질만 가지고 현상을 보여주기가 쉬워서 초등학교 실험에서 적극 사용하지(이론은 거의 없이 현상만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하거든~).


강자성체가 자기력을 받았을 때 스스로 다시 자기력을 만들어 내는 원리는 내부 정렬이야. 사실 모든 물질들(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는)은 그 내부에 자기력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모멘트(magnetic moment)를 가지고 있어. 자기모멘트는 원자가 가지고 있는 전자의 spin(아아... 이건 또 어찌 설명할꼬..) 혹은 전자의 orbital angular momentum, 핵 자체의 spin 등에 의해서 생성되고 있지. 일단은 자기모멘트를, 원자 하나하나가 일종의 작은 자석처럼 가지고 있는 자기장이라고만 뭉뚱그려 이해해두자(실제로 이렇게 가정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경우도 많으니 큰 무리는 없을 거야). 근본적인 성질로서, 각 원자는 자기만의(원자마다 각각 세기가 다른) 자기모멘트를 가지고 있다!! 라는 거지.


[* orbital angular momentum이 자기장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 움직이는 전자는 자기장을 생성해(전류 => 자기장생성) orbital angular momentum 은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각운동량을 이야기 하는 거지(실제로 전자가 도는 건 아니고, 양자역학적 물리량이지만) 각운동량이 존재한다는 것은 전자의 위치가 변하고 있다, 즉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니까. 당연히 자기장이 발생하게 돼.]


강자성체는 물질 내부에 있는 자기모멘트가 외부 자기장을 만났을 때, 외부 자기장과 같은 방향으로 아주 적극적으로 정렬되는 녀석들이라고 이해하면 돼. 정렬이 되고 나면, 그 정렬된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도 가지고 있어. 이를 히스테리시스라고 표현해. 예전에 정렬시켜둔 방향으로 계속 정렬되어 있으려는 성질이 남아서 지금의 자기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거든. 마치 역사처럼(?). 이런 히스테리시스를 가지고 있는 물질을 보통 강 자성체라고 불러. 대다수의 강자성 물질이 위의 자기 정렬 효과로 인하여, 자석처럼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것은 덤이지(내부의 조그만 자석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정렬을 하니까 일종의 큰 자석처럼 된단 말이야!).


상자성체는 히스테리시스가 없고, 정렬되는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과 같은 물질을 뜻해. 자기장이 가해지면 자기장의 방향대로 자기모멘트가 따라서 정렬되는 형태이지. 대개는 강자성체보다 약한 자기모멘트를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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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에서 살펴보면, 강자성체와 ferrimagnetic 물질의 자화율(magnetic susceptibility)이 상자성체 물질의 자화율보다 최소 6만 배에서 300만 배 이상 큰 것이 보이지?? 실제로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지.


(여기서 자화율(magnetic susceptibility)이란, 들어온(외부에서 받은) 자기장 대비 물질이 만들어내는 자기모멘트의 값이라고 할 수 있어. 강하게 자기모멘트를 만들어내는(정렬되는) 경우에는 자화율이 큰 양의 값을 가지게 되고, 약하게 자기모멘트를 만들어 낼 때는 작은 값을 가지게 돼)


대다수 물질들은 자기장이 이끄는 대로 자기장과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는 경향이 있어. 고체라는 것은 전자들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한 개의 양극자(dipole)나 입자의 성질을 기준으로 하여서 전체를 설명한다는 것은 약간은 무리가 있지만, 자기장이 이끄는 대로라고 쓴 것은, 외부 자기장이 있을 때, 자기 양극자(magnetic dipole)는 자기장의 방향으로 정렬될 때 에너지가 더 낮아. 즉 일반적으로는 자기장의 방향으로 정렬되는 게 안정한 상태가 되겠지.


하지만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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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사진 너무 좋아하는 듯


모두가 뒤를 볼 때 앞을 보는 친구가 있듯이. 자성의 세계에서도 자기장의 반대방향으로 정렬되는 친구들이 있어. 그녀석들을 우리는 반자성(diamagnetism) 물질이라고 불러. 즉 N극을 반자성 물질 근처로 가져다 대면, N극이 도리어 N극 쪽으로 정렬되는 형태의 물질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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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과 같이 N극의 방향으로 오히려 N극들이 정렬되었지? 이런 건 개개의 자석(magnetic dipole)으로 따졌을 때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야. 고체 안에서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인해서만 나타나는 것이지.


반자성 물질들의 경우. 대다수 그 자화율이 강자성체 물질들만큼 크게 나오는 경우가 없어. 단 하나 초전도체의 경우만 perfect iamagnetism을 가지고 있어서 내부에 유효 자기장(net flux)가 0이 되게 만들어. 내부 자기장이 0이 되려면 상대적으로 강한 diamagnetism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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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위의 그 논문


그 외의 다른 반자성 물질들은 상대적으로 몹시 작은 반대방향 자화율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지(아까 위의 강자성, 상자성의 경우와 비교해봐). 여기까지가 (강, 상, 반)자성 물질의 개략적 설명이야. 쓰다 보니 좀 너무 건성으로 설명한 느낌이 있어. 다음 기회에 한번 잘 써보고 싶네.


이제부터 마지막 논리 흐름이야. 제일 처음에 비닐봉지, 셀로판테이프 => 반자성 물질 이라고 이야기하고 시작했지? 우선 자료첨부. (아무도 비닐의 자성에는 큰 관심이 없나봐. 비닐의 원료물질의 자화율 데이터 찾는데, 사실 자료 찾는데 대부분의 시간을ㅠㅠ) 폴리아세탈렌의 자율화에 관한 논문을 찾았는데, 비닐원료로 가장 많이 쓰인다는 PE(폴리에틸렌)의 자율화 데이터는 얻지 못했어. 다만 폴리아세틸렌, 플라스틱류랑 비슷한 자화율을 가지고 있으리라 짐작할 뿐이지.


비닐은 대체 우리의 마그네틱 카드에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 걸까?


위의 질문을 더 직접적인 형태로 변화시켜보면, 자석을 반자성물질로 둘러싸면 어떻게 될까?? 라고 볼 수도 있어. 반자성 물질은 조그만 자석들이 자기장의 반대 방향으로 정렬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로 했으니까. 이 문제는 다시, 자기력이 약한 조그만 자석들을, 큰 자석의 반대방향으로 일제히 정렬 시키면 어떻게 될까? 라고 문제를 바꿀 수 있어.


결론 먼저 말한다면, 자기장이 약화된다는 거야. 응? 자기장이 약화 된다고? 라고 하는 형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내가 첫 번째 글을 쓸 때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자석을 맞닿게 하면 자기장이 강해진다고 이야기했었거든. 사실 그때 말한 것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여서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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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그림을 보면 딱 우리가 말한 대로 작은 자석들이 자석의 반대방향으로 서 있는 형태이지? 이제 우리는 자기장을 1번 방향과 2번 방향의 성분으로 나누어서 고려를 하게 될 거야. 1번 방향의 성분의 경우. 이것은 우리가 첫 번째 글에서 살펴본 것과 비슷한 상황이 돼. 두 개의 자석이 같은 극을 마주 보는 형태로 정렬이 된 것이지. 그래서 대다수의 자기장이 자석을 통과하고 지나가지 않고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형태로 발현이 되게 되는 거지.


그런데 만약 작은 자석들의 자기장이 큰 자석의 자기장보다 현저하게 작다면 어떻게 될까?(반자성물질의 자화율은 엄청 작은 편이지.) 그것이 지금 우리가 풀려고 하는 문제야. 작은 자석무리들이 있을떄와 없을 때, 1번 방향과 2번 방향의 자기장 세기의 변화!!


1번 방향은 어떨까? 이건 가져온 자석의 세기가 조금 약할 뿐이지 상황 자체는 그저 N극과 N극이 마주 보는 형태야. 즉 미세하나마 1번 방향으로의 자기장은 반자성 물질로 가로막았을 때 조금 더 강해지게 되겠지. 반면에 2번은 어떨까?? 1번에서 2번 방향으로 강력하게 뻗어 나오는 자기장이, 반자성물질의 반대방향으로의 자기장 때문에, 약간 상쇄되고 말 거야. 즉 2번 방향으로의 자기장은, 반자성 물질을 가져오기 전보다 약화되겠지(반자성 물질의 S극이 그쪽 방향으로 자리 잡아버렸으니까).


결과적으로 2번 방향으로 나가는 자기장은 상대적으로 그 세기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지. 문제는 우리의 카드 리더기가 읽는 자기장은 2번 방향의 자기장이라는 데에 있어. 즉 자기신호의 원천이 되는 자기장 자체가 기존보다 특정 비율만큼 세기가 작아져서 진행하는 거지! 이 자기장의 세기가 약간 작아지는 것이, 전체의 메인 신호 (큰 픽이 위 아래로 번갈아서 나오는)에게는 몹시 작은 값의 변화인데 반해서 잘못 배열되어서 교란 신호를 발생시키는 노이즈(백그라운드 에러)에게는 매우 큰 감소폭이 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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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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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씌운 신호


비닐을 씌우기 전의 정상 신호와 비닐을 씌운 후의 정상 신호


뭐 거의 의미 없는 그림이지만 (a)와 같은 신호가 원래 나오던 신호라면, (b)와 같은 신호가 비닐을 씌운 뒤의 신호라는 거지. 둘 간의 차이는 오직 픽의 크기가 감쇄되었다는 점밖에 없어.


이제 노이즈가 있던 신호의 부분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위에서 본 것과 같은 효과를 그대로 노이즈픽에 적용시키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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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그림이라서 좀 명확히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원래는 픽의 세기도 크고, 노이즈도 컸지만 아래 그림은 픽의 크기가 작아진 대신 노이즈의 크기도 같이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카드 리더기는, 단위길이(우리가 정해준)당 픽이 몇 개 들어 있는가로 정보를 인식하잖아? 픽의 크기가 줄어든 거 자체는 세기가 줄어들어도 기계가 아직 읽을 수 있는 크기인데 반해서 노이즈의 픽은, 세기가 줄어들기 전에는 방해가 될 정도로 컸지만 이제는 인식에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작아지게 된 것이지. 그래서 인식이 잘 안 되던 마그네틱 카드가. 셀로판 테이프, 혹은 비닐봉지 하나를 감싼 것만으로도 잘 작동이 되는 기적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거지. 나도 처음 봤을 때는 저게 정말 될까? 하고 의심이 들었을 정도이니까.


간단한 삶의 노하우를 알아보기 위해서 너무 길고,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설명충성향이 다분히 강한 내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고 꼬아지게 설명한 거나 아닌지 모르겠어. 유익한지는 잘 모르겠고. 길기만 한 글 읽어줘서 고마워. 또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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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말년이 형의 이말년 서유기 중에서.. 






지난 기사


[과학]문과 따위는 모르는 죽어가는 마그네틱 카드 살리는 법 1







편집부 주


위의 글은 독자투고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딴지일보는 삼진아웃 제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 바,

톡투불패 및 자유게시판(그외 딴지스 커뮤니티)에 쓴 필자의 글이

3번 마빡에 올라가면 필진으로 자동 등록됩니다.






독자투고 낭만바보


편집: 딴지일보 cocoa

풍덩, 툭.

보던 유튜브에 대한 미련에 화장실까지 끌고간 노트북 모니터로 물방울이 하나 떨어졌다.

아닐꺼야.

하지만 두 효과음의 시차가 너무 미묘하다.

아닐꺼야.

르네상스 시대의 미적 기준이던 풍만한 엉덩이 보다도 꽉찬 나의 둔부가 분명 거의 모든 곳을 봉쇄하고 있고.(아닐꺼야..)
살짝 다리를 벌리긴 했지만, 내 랩탑(무릎컴퓨터)를 내 무릎에 잘 얹혀 놓았는걸.
물리적으로, 노트북의 아래에 튀었다면 또 모를까 절대,, 모니터 위로.. 떨어 질수는 없는 것이야...

그래 아닐꺼야.

. . . .
나, 더워서 땀 흘리고 있었.. 던거 맞.. 나?
아니 당황해서 지금 흘리고 있는 건가?
아냐...
그러니까 지금 땀 량이... 아 이마만 촉촉한데 그..
아.... 냐.. 아냐 아냐 아냐....

0.3초쯤 만에 나는 새파랗게 변했다.
터치 모니터라 터치모니터 터치 모니터라 아마 더더욱.

감정이 또 이성을 목비틀어 죽여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