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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4. 23. 월요일

취재부팀장 죽지않는돌고래


 


1.


지금부터 딴지일보가 적들의 포화 속에서 견디기 위해 비밀리에 개설한 ‘벙커 1’의 출입통로 및 내부 지도를 만방에 폭로해,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정보를 흘린다.


 


왜냐. 내 꿈은 조선일보 회장이니까. (밤의 대통령, 짜응!)


 


벙커1의 정식 그랜드 오픈 예정일은 5월 1일로 아래 사진들은 아직 완성된 벙커의 모습이 아니다. 다만 이왕 통수칠 거, 그딴 거 기다려 줄 시간 없이 시원하게 친다.  


 


2.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를 나오면 이쁜 언니와 댄디 오빠(증거 : 나)의 인구밀도가 총폭발한다. 본인이 말을 안 걸어서 그렇지, 말만 걸면 다 넘어올 그녀들을 보면서 보무도 당당하게 걷다보면 마로니에 공원이 시작되고 있을 것이다. 그르타. 우리 삼촌이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안 갔다는 옛 서울대학교 문리대 교정이다.

 



 


이 공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좌향좌 해 191미터 가량을 걸어가면 한국 유일의 자물쇠 박물관인 ‘쇳대 박물관’이 보인다.


 



 


여기서 다시 우향우 해 100미터만 걸어가면 10년 전에는 순백이었을 것 같은 타일로 도배된 담대한 건물이 보이니, 이 곳이 이집트 피라미드와 중국 진시황릉을 만들 때 들었던 인건비와 얼추 비슷한 가격으로 완성된 ‘벙커1’이다.


 


가카의 녹색성장을 가열차게 지지하기에 주차장, 그딴 건 지원 안 한다.


 



 



<금연석은 까페 안, 흡연석은 까페 밖에 있다.

흡연석은 사진의 차 뒤에 여기 저기 잘 숨어 있으니 흡연자도 걱정마시라.

차 치우고 찍을랬더니 무거워서 포기했다.>


 



<혜화역 2번 출구에서 총거리 500m, 도보로 7분, 자전거로 1분,

개인비행기로 0.01초가 걸리지만 활주로가 없어 이착륙이 고되다.>


 


3.



 


여기가 바로 벙커1의 정면 입구다. 개장 시간 11시, 폐장 시간 10시. 외우기도 좋다. (밤에 열어서 아침에 닫는 건 아니니 테러를 하기 위해선 시간 계산을 잘해야 한다. 추후 연장영업 가능성이 높다.)


 


입구의 외벽은 근처 초딩들의 공격을 감안하여 BB탄도 쉽사리 뚫지 못하는 철제로 제작되었으며 얼핏 평범해 보이는 창문은 수억을 호가하는 ‘방탄유리’를 공수해 산업용 원심분리기를 사용, 특별히 ‘유리’만 떼어내어 마감하였다. 3단 계단으로 입구를 높인 것은 최근 나꼼수를 고소한 어버이연합회 어르신들이 케토톱을 붙이지 않았을 경우, 쉽사리 올라오지 못하도록 한 특수설계다.


 


이러한 보안시스템을 모두 뚫으면 ‘벙커1’의 위용이 드러난다.


 



 


얼핏 평범한 듯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까페의 메뉴는 이상하리만치 보수적인데 심리학을 이용한 고도의 속임수다. ‘아에리카노’만 봐도 그르타. 이 메뉴를 보는 순간, 누구라도 가카가 ‘아~ 에리카! 노~! 아~ 에리카! 노~!’라고 외치는 장면이 떠오른다. 문제는 왜 ‘아~ 에리카! 예스! 아~아리카! 예스!’가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가카와 에리카 김이 부적절한 관계가 아님을 대중들에게 암암리에 주입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으로 나꼼수의 주장을 뒤집는 것이다. 즉, 역의 역을 노려 보수층까지 까페의 고객으로 확보해 고객층을 넓히려는 추악한 대중 심리전이 내재된 상술이다.


 



<탁자 위에 놓았을 때 간지 쩌는 카라멜라민마끼아또>


 


‘카라멜라민마끼아또’는 아무리 설명해도 ‘멜라민이란 말이 없네!’ , ‘멜라민 표시가 안 돼있으면 불량식품인지 우째 아노!’라는 가카의 주장을 성실히 반영한 것이다. 멜라민을 넣고 성분표시 하지 않은 것은, 해맑은 가카의 입장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시츄에이션이다. 그럴 바에야 대놓고 멜라민을 이름에 넣고 내용물에는 안 넣는 쪽이 속 편하다는, 가카식 사고회로를 충분히 고려해 가카까지 고객으로 만들겠다는, 무시무시한 상술이다.


 



<비비케익>


 


이 밖에 환경영웅까지 되신 가카의 녹색석장 업적을 기린 녹색성장라떼,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주기자를 갈아 마셔 버리겠다는 염원이 담긴 주진우유, 온 국민이 가카 것이라고 의심하는 비비케이를 너도 나도 먹어치워 응아로 만들어 버린 뒤, 진짜 주인이 누군지 모르게 하자는 비비케익 등,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한국의 보수층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이런 메뉴들은 모두가 고도의 대중 심리전을 바탕으로 한다.


 


언젠가 나의 동지가 될 조선일보 기자들을 위해 본인이 잘릴 각오를 하고 그 음모를 밝혀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나는 목숨을 걸고 있다.


 


4.


 



 


까페의 왼쪽으로 가면 또 다른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겉으로는 작디 작은 평범한 동네 까페인 척 눈속임한 후, 뒷 공간에 커다란 멀티를 만들어 놓아 음모를 꾸미겠다는 수작이다. 총수가 주차를 하고 세수도 안 한 채 들어오는 우측 출입구와 연결된 만큼 놓쳐서는 안 될 공격 포인트다. 본인이 사진을 찍은 위치를 고려해 바나나껍질을 놔두면 100% 성공한다.


 



<갑작스레 출몰한 총수를 구경하기 위해 지하 라운지로 내려간 까페손님들>


 


지하로 내려가면 본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래층은 까페가 아닌 라운지로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멀티에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수뇌부, 스튜디오, 회의실, 총수실, 숙직실 등 지하야말로 모든 수작과 음모의 씨앗이 발아하는 공간이다. 200cm 이하 루저들을 압도하는 어마무시한 사이즈의 공간.


 


일반적인 까페에 비해 유독 이쁜 언니와 댄디 오빠(증거 : 나)들이 많은 이유는 이곳이 스파이의 산실임이 분명한 결정적 증거다. 스파이 하면 미인계, 미인계 하면 스파이. 여성의 정재계 진출 퍼센테이지를 계산해, 미남계까지 쓸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보면 그 꼼꼼함에 치가 떨릴 뿐이다.


 



 


벽면 오른편의 화장실이다. 화장실에 새누리당 비스무리한 마크가 있다고 새누리당을 깐다는 거슨 하수의 발상이다. 고수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근심과 고통을 해소해 주는 안락한 장소인 해우소(화장실). 바로 그곳을 새누리당에 빗대어 고도의 긍정적인 암시효과를 주는 작전인 거시다. 즉, 화장실로 눈속임을 한 채, 언제든지 응아를 하면서 새누리당과 딜을 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진 추악한 뒷공작인 셈이다.


 


조선일보 기자들, 지금부터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 원래 잘 빨던 놈이 한 번 실수하믄 미워보이는데 안 빨던 놈이 빨아 제끼믄 더욱 귀여워 보이는 법이다. 고도로 암호화된 새누리당 빨기 작전은 그들로 하여금 조선일보를 버리고 딴지일보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언젠가 나의 동지가 될 당신들이기에 말하는 것이다.


 



 


이 곳은 나꼼수 및 기타 국가전복의 음모를 가진 방송들이 대거 녹음되는 스튜디오다. 딱 봐도 우발적인 기운이 끓어오르는 게 이 스튜디오를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길을 가다가 준비된 렌트카를 타고는 아무나 붙잡고 카퍼레이드를 하고 싶어진다.  


 



 


이 곳은 스튜디오 뒤의 제 1회의실. 국가 벙커 방침 기준을 준수하여 설계되었기에 정상적으로 병역을 필한 자들은 들어 올 수 없다는 암묵적 기운이 서려 있다. 본인의 경험상, 괜히 왼손으로 경례가 하고 싶어지고 개머리판에 눈을 대고 싶어지다가, 없던 천식이 막 생겼다가 예비군 훈련이 끝날 때쯤 다 나았다.


 


다음은 총수실과 수뇌부다. 주말에 틈틈히 공부해 사시에 합격한 다음, 괜히 압수수색이 하고 싶어지는 그곳. 바로 그곳의 사진을 업로드하려는 순간, 총수에게 들켜 실패했다. 젠장. 내가 조선일보 회장이 되면 우리 집은 산을 깎아 만든 주제에 여기는 아방궁이라고 이름붙여 두고두고 괴롭혀 줄 거다. 


 


이상 아쉽지만 ‘벙커 1’의 세밀한 내부구조를 50%쯤 폭로하며, 동시에 조선일보 기자들을 위한 브리핑을 끝낸다.


 


5.


마지막으로 ‘벙커1’이 차차 탈바꿈하는 순간을 꼼꼼히 기록해 놓은 딴지 전속 사진작가 좌린님의 사진을 공개한다.


 




 








 




 


한 달 가까이 밤낮을 세워 도와주신 자봉님들이 없었다면 벙커1은 결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쉴라 치면 계속해서 도착하는 무거운 철근과 자재들. 그리고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먼지로 5분만 일해도 눈이 따가운 열악한 작업 환경.


 


그 속에서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몇날 며칠 밤을 새며 묵묵히 도와주신 수십 명의 자봉님들. 지금까지도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탓에 자기 일처럼 걱정하며 매일 까페를 찾아와 주시는 분들.


 



 


내부인원만으로는 1년이 걸려도 해결하지 못했을 그 힘든 일들이 여러분 덕분에 1달 안에 완성되는 기적을 이 눈으로 보았다.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될 지 모르겠다. 고개를 숙이며 드릴 수 있는 말은 감사하다로는 말로는 부족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언젠가 조선일보 회장이 되겠다는 것뿐이다.


 



 


그래야 모든 주식을 여러분에게 쏠 수 있을 테니까.


 


그 때 가서 버리등가 말등가는 알아서 하시등가.


 


이상이다.


 


 


취재부팀장 죽지않는돌고래

@kimchangk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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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