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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3. 화요일

춘심애비


 


 


0. Preface - 취업, 그 아찔한 이름이여


 


취업. 이 말에 대해 각 세대가 갖고 있는 인상은 다양하다. 작년이던가, 어떤 TV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4~50대 아저씨들이 '요즘 애들은 열정이 없다'던가 '중요한 건 스펙이 아니다'라던가 하는 소리로 엄청난 심리적 데미지를 툭툭 던졌다. 이에 대해 20대들은, 스펙을 쌓으라고 강요한 게 누구냐, 이런 구조를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거냐는 날카로운 논리로 반박했다.


 



열정의 다른 이름은 만병통치약?


 


4~50대 아저씨들이 20대를 답답해 하고 잔소리 하고 싶어 하는 이유란 기본적으로 세계관의 차이다. '취업' 혹은 '사회생활'이란 것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지금부터 약 40년 전에는 사회생활이란 것이 카오스에 가까워서 명확히 정해진 룰이 없이,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성공할 놈들은 성공하고, 망할 놈들은 망했다. 수많은 가능성과, 기본적으로 성장하는 것 밖에 남지 않은 산업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수많은 산업이 고착됐으며 성장은 커녕 사장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산업들도 부지기수다. 이미 사장되고 말아버린 산업도 물론 수없이 많다. 뿐만 아니라, 40년간 축적된 사회 전체의 경험들이 일정한 패턴을 만들어냈고, 제도적인 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일괄적인 룰이 형성되어, 그 수많았던 가능성의 상당수가 대략 체계화된 경우의 수들로 한정됐다. 이렇게 세대에 따라 '취업'과 '사회생활'이란 걸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전혀 달라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 구성된다.


 


하지만 관점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바로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따로따로 사는 상황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저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권력관계마저 형성된다. 나랑 관점이 전혀 다른 저 사람들이, 나를 뽑을지 말지 결정하고, 뽑더라도 나를 관리하고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구조라는 것.


 


이러한 나이와 권력의 상관관계 때문에, 사실 50대 이상은 굳이 20대의 생각을 읽지 않아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 하지만, 20대가 50대 이상의 생각을 읽는다면, 그건 졸라 유리하다. 나를 뽑고, 나에게 일을 시킬 인간의 머리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반도의 흔한 20대 구직자의 생각


 


하지만 학교사회와 직장사회는 구조가 졸라 다르기 때문에, 아직 직장생활을 해보지 못한 20대에게, 기성세대 직장인들의 생각을 예상하는 것이란 참으로 어렵고 막막한 일이다.


 


서두가 존나게 길었다.


 


그래서 준비했다.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아저씨 아줌마들에게 알랑방구를 뀌어야 하는 20대를 위해. 그 아저씨 아줌마들이 어떤 생각으로 직장생활을 바라보는지 상상하기 어려운 20대를 위해.


 


이름하야 '취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본지가 도와주(려 시도하)겠다. 물론 도움이 되는지는 스스로 판단하라.


 


 


1. Introduction


 


이 안내서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만으로 가득해 보일 직장생황의 현실에 대해서, 핵심을 꼬집어 알려주는 최첨단 쪽집게 안내서가 될 것으로 강력하게 추정된다. 이 안내서를 숙지한다면 우리의 20대들은 직장에서 무슨 조까튼 일을 당해도 매우 의연하고 능숙하게 그 일을 처리할 수 있음은 물론, 직장 내에서 상사, 동료, 후배들이 모두 아끼고 사랑하는 인기남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매우 높은 확률로 점쳐볼 수 있을 만한 심정적 근거가 있다.


 


취업이라는 차량에 올라타려는 20대 히치하이커들이여. 니들은 존나 좋겠다, 이런 안내서가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


 


그러면, 이 안내서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에 대한 맛뵈기를 보여주겠다.


 



오늘은 일단 시식 코너다. 참고로 저 음식은 전쟁음식인 주먹밥과 옥수수떡.


 


여기, 모든 부조리의 정수로 이뤄진 바다에서 숨도 못 쉴 듯 허덕이는 한 히치하이커의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 이 히치하이커는 29살 먹은,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청년이다. 그의 사연을 들어보자.


 


 


2. Sample & Abstract




 


글쓴이 : 노이


 


취업준비생, 혹은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글을 읽을 때면 항상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글쓴이의 스펙이다. ‘고졸인데 대기업에 입사했어요!’ 라는 제목이었는데 사실 글쓴이가 연대중퇴생이었다면 절망과 함께 안도하며, 뭔가 강해보이는 한자만 대충 조합해서 만든 것 같은 지방대라면 희망과 함께 불안감을 느낀다.


 


미리 말해두건대 나는 스펙이 없다. 부모님께서 본인을 설명서로 설명이 가능한 인간으로 키우시지 않은 덕도 있지만, 본인이 청춘의 방황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인간인 탓도 있다. 학교는 경기도에 있는 4년제 대학이며 그나마도 22살에 들어가서 29살에 졸업했다. (바로 올해다.) 영어는 전혀 못하며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전공이 국문학과라는 점이다. 처음보는 사람들이 장래를 걱정해주는 위치가 바로 지방대 국문학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학공부를 가장 좋아했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20대는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게 맞는 나이’ 라고 생각했다. 청년실업, 취업난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지만 그래도 인간 문명이, 대한민국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만큼은 발전했다고 생각했다. 즉 지금의 가치로 본다면 세상물정도 모르고, 겸손하지도 못한, 그러니까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인간이었다.


 


가난했기에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나이가 있다 보니 커피숍이나 편의점이 아니라 사무실에 들어가서 계약직으로 정직원과 같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방학, 휴학 중에 일을 하다 보니 여기저기 많은 사무실들을 부유했고, 어머니께서는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름을 외우지 못하셨다. 그리고 ‘다른 애들은 해외로 영어배운다고 나가던데....’ 라는 말씀의 뒤를 잇지 못하셨다.


 



심지어 10대 아이들도 나간다는데 말이다.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니니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가면 반 년 정도 일을 하면서 돈을 모으면 남은 반 년 정도는 어학연수로 지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말했듯이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인간이다 보니 영어를 배우겠다는 마음보다는 20대에 한 번쯤은 해외를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3학년 때 휴학을 했다. 그리고 돈을 모으려 했다. 원래 없는 집안에서 한 달에 30만 원으로 생활하던 인간이 갑자기 100만 원을 번다고 해서 70만 원이 고스란히 남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 더 뒤에 알았다. 알고 보니 집에 월세가 밀려있었다는 사실과, 때문에 보증금으로 그 월세를 처리하고 이사를 가야한다는 사실 등은 휴학 이후에 알게 되었다. 아마 어머니는 대학공부가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는 아들한테 차마 말하지 못하셨으리라.


바다는 건너지 못하게 되었지만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돈이 필요했다. 나한테 취업준비라는 단어는 ‘고액과외’같은 느낌의 단어였다. 돈은 끊임없이 필요했다. 그래서 휴학계를 냈다. 그래서 오만군데에 이력서를 냈다.


 


어떤 교육 컨텐츠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엄청나게 널널하다가 갑자기 비상사태라며 전직원을 TFT로 만들어 인체실험에 가까운 무박근무를 강요했다. 한 번은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은 바로 다음날 어디선가 전화가 왔다. 논술강사가 필요해서 연락을 줬다고, 경력이 없으시지만 교육가능하니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였다. 찾아가 보니 학습지 교사였다. 반 년 동안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사실상 책을 팔러 다녔다.


또 한 번은 게임회사에 다녔다. 집에서 멀지 않은 것이 좋았다. 하지만 일을 할 수록 점점 야근이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남녀 상관없이 2~3일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기본이었고, 모두 건물 맞은 편의 목욕탕을 애용했다. 나를 뽑은 주임은 야근수당까진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보상을 대표님께 말씀드리겠다고 하며 나를 위로했으나, 그럴 생각이 없었던 대표는 ‘나중에 애들이 돈을 요구하면 어쩔 거냐?’ 며 그 책임을 주임에게 돌렸고, 주임은 일을 다 자기가 떠안으면서까지 우리를 정시에 퇴근시키려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회사 사람 집에서 자거나 밤을 새는 일이 늘어만 갔다.


 



미안해진 주임은 야근이 있으면 고기를 구워줬고,


우리는 고기에서 송구스러운 맛을 만끽했다.


 


세 회사 모두 도저히 장기적인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 중 두 회사는 정규직 제안을 했으나, 웃기게도 3개월 인턴조건이 모두 들어가 있었다. 이미 반 년 가까이 일을 했는데 뭘 위한 인턴기간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저 합법적으로 급여를 착취할 수 있는 방법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였다. 인턴기간이 끝난 이후 급여가 많이 뛴다면 감내할 만했지만, 사실 세후 급여는 계약직 상태로 받는 거랑 별 차이 없었다.


 


다 때려치고 복학을 했다. 그랬더니 의료보험 공단의 직원은 직장의료보험에 등록이 되어 있던 20대 후반의 이 사람이 왜 다시 대학생이 되었냐며 매우 혼란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조교실엔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앉아있었고, 조교가 학부생에게 인사를 하자 1, 2학년들은 혼란스러워 날 부를 호칭을 설정하지 못했다.


물론 학교를 다니자 또 돈이 없었다. 재택알바를 받아서 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돈이 적었고, 집에서 학교까진 2시간이 걸렸다. 복수전공까지 합쳐서 과제의 양은 가차 없었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취업계는 내지 않으려고, 내가 들을 수 있는 수업은 최대한 듣고 졸업하려 했는데 결국 수면부족으로 인한 통원치료와 그럼에도 불구한 생활고를 못 이겨 취업계를 냈다.


 


조교에게 “졸업논문은 언제까지야?” 하고 묻자 조교는 “아 올해부터 논문이 없어졌어.”라며 의외의 대답을 했다. “뭐야? 그럼 뭘로 졸업해? 작품? 시험?” 하고 묻자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올해는 논문 없애서 그냥 아무 것도 없이 졸업하구 내년부터 토익인증으로 졸업시킨대. 형이 운이 좋네.” 다시 말하지만 나는 국문학과다. 그런데 영어시험을 보고 졸업을 한다.


 



나는 대체 무엇을, 왜 전공한 거지...?


 


물론 취업 자리를 찾아 나섰던 이후의 이야기도 충분히 기구하다. 안 그래도 부끄러운 자소서를 더 낯간지럽게 썼으며, 영어점수 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최대한 글을 활용할 수 있는 회사들을 찾았다. 많은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러 다녔으며 정말 다양한 회사들을 만났다. 괜찮은 회사도 있었으며 황당한 회사들도 있었다. 신기하게도 면접을 보고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실제로 출근을 했던 회사들도 몇몇 있었다. 1800을 불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안에 상여금을 포함시켜서 실제로는 107만 원을 넣어주는 회사도 있었고, 요즘 젊은이에 대한 훈계를 실컷 하더니 1600을 부르는 출판사도 있었다. 그 사장은 30대였다. ‘중소기업 사정 다 거기서 거기니 욕심 부리지 말고 너한테 맞는 일을 찾은 후 열심히 해라’ 라는 주위의 조언을 새겨들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했다. 좋은 회사였지만 일이 너무 맞지 않아 말씀드렸더니,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며 퇴사할 때 위로금을 챙겨주던 회사도 있었고, 면접 볼 때와 계약조건이 다른 것을 물었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사회생활 못한다는 말을 했던 회사도 있었다. 내 상식선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고, 형들은 나를 보며 혀를 찼다.


 


인정한다. 정신 못 차렸다. 인정한다. 세상 물정을 모른다. 내가 잘못 되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스펙이 안돼서 꼬롬한 회사 밖에 경험하지 못했다는 말도 인정한다. 한심하다고 하면 그 말이 맞고, 못났다고 하면 그 말이 맞다. 그래서 지금 난 ‘청년’이 자기의 ‘직업’을 정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정할 수 없다.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배워온 것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시키지 못한다.


 



배운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걸 왜 이리 늦게 깨닫고 있는 걸까.


 


나 같은 놈이 있으니까 당신도 사는 거다.


 




 


정말 눈물 없이는 볼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가슴 한켠에 아롱아롱한 몽우리가 집히는 듯한 안타까운 사연이 아닐 수 엄따. 이 히치하이커는 자신이 가는 곳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아무 차나 집어탔다가는,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정신줄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충격을 받았음이 분명한 것으로 매우 미심쩍지 않게 추정된다.


 


이 히치하이커를 위해, 맛뵈기로 2가지 개념에 대한 안내서를 인용한다. 이 내용을 숙지한다면, 앞으로의 직장생활은 보다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한다.  


 


 


야근 (명사, 중요도 : 中)




• 개요 : 노동부 권장 정규 퇴근시간 이후에 벌어지는 업무.


• 상세설명 : 일반적으로는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도 계속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야근에 대한 보상에는 야근 수당, 야근 식대, 야근 택시비 등이 있으며 이 중 몇 가지가 조합되는지에 따라 그 착취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야근이라는 행위는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 인간인지를 타인에게 알리는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 주의사항


⁃ 야근 중독 : 대체로 야근을 하는 직원은 상사의 사랑을 받기 마련이다. 특히 그 회사가 야근에 대한 보상이 없거나 적을 수록 그 사랑의 크기는 커진다. 이에 따라 일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인기도를 유지하기 위해 괜히 야근을 하는 경우 야근 중독이라 진단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야근 식대와 야근 택시비를 지원하는 회사의 경우, 재산증식의 목적으로 야근 중독이 발병한다는 보고도 있다.


⁃ 야근 중독 진단법 : 다소 한가하여 오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오후 3시쯤에 새로운 일거리가 주어졌을 때, 빨리 끝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저녁 먹고 와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서핑을 계속하는 경우 야근 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는 민간요법이 전해져 내려온다.


⁃ 야근 보상이 없는 회사 : 대부분의 대기업은 야근에 대한 보상이 있으나, 대부분의 중소기업, 특히 벤쳐기업은 야근에 대한 보상이 없다. 이 때 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사가 야근 중독 증세를 보인다면 당신은 같이 야근 중독의 세계로 갈 지, 그 회사를 나올 지 결정해야한다.


⁃ 연애 : 일반적으로, 이미 연애중인 커플에게 야근은 데이트비용 절감의 효과를 주고, 연애를 갓 시작하려는 커플에게는 헤어짐의 효과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 중 한 명만 야근을 하고 나머지 한 명은 야근을 하지 않는 경우 그 커플은 이미 헤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탈무드 격언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 야근 식대 먹튀 :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먹튀 방식으로, 야근을 할 것처럼 법인카드로 저녁을 먹은 후 바로 퇴근하는 행위이다. 관리가 허술한 영역이지만 주 3회 이상의 빈도로 누적사용하다가 발각되는 경우 1개월 이내에 퇴사할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지며, 그 해 인사고과에서 평균 이하의 평가를 받을 확률이 80% 가까이 올라간다는 보고가 있다.



 


 


인턴 (명사, 중요도 : 中)




• 개요 : 정직원으로 고용하기엔 부담이 되지만, 계약직이라고 하면 안 올 것 같은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고안된 고용형태.


• 상세설명 : 의사의 교육과정에서 유래된 이 말은, 고용주 입장에서는 돈을 아끼며 착취하면서도 시간만 지나면 깨끗이 털어버릴 수 있으며, 피고용인 입장에서도 영문명이 왠지 간지난다는 장점이 있어 쌍방에 서로 이득을 주는 고용형태이다. 대부분의 경우 고용주에게 훨씬 유리하지만, 회사가 엿 같을 수록, 그리고 해당인력의 능력이 뛰어날 수록 피고용인 입장에서 더 유리할 수도 있다.


• 주의사항


⁃ 무급인턴 : 직장사회 관련 거의 모든 사항은 기본적인 경제논리를 따른다. 수요공급 법칙에 의거, 급여가 없다는 얘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졸라 많다는 얘기다. 무급인턴에 지원할 경우 인턴직 경험이 자신에게 있어, 다른 일반적인 인턴의 평균적 보수에 비해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 정규직 전환 : 인턴에서의 정규직 전환과 계약직에서의 정규직 전환은 기본적으로 같다. 인턴/계약직보다 정규직의 인건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에, 그러한 추가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이 인력을 묶어둘 필요가 있을 때에만 정규직 전환을 한다. 그러므로 그 어떠한 감언이설도 무의미하며, 오로지 나라는 인력이 이 회사에 정규직 급여만큼의 가치를 지니는가 아닌가에 따라 전환여부가 결정된다. 피씨방에서 시간제로 할지, 정액을 끊을지의 관계라던가, 라면을 편의점에서 사올지, 창고형 마트에서 박스로 사올지의 관계와 거의 같다.


• 권장활용법 : 이 회사에서 일을 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주는 인턴생활은 확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딴 업계는 절대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질 수 있는 인턴생활은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정답을 찾는 목적이 아닌, 오답을 지우는 방향으로의 활용을 권장한다.



 


 


대충 어떤 꼬라지로 연재될지 이제 눈치 채셨으리라 믿는다. 어디까지나 맛뵈기였다. 졸라 웃겨자빠지고, 서글퍼 눈물이 왈칵 쏟아질 안내내용들이 안내서 본편에는 가득히 들어있다. 본 안내서의 보다 유용한 활용을 위해, 연재 형태는 이렇게 될 예정이다.


 


1. 혹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거나, 사회 초년생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그 사연을 다음 메일로 보내주시라. [딴지일보 대표메일 : ddanzi.master@gmail.com] 그 사연에 맞는 안내서 내용을 발췌하여 열분들을 구제해드리겠다.


2. 당 메일계정에 도달하는 사연이 한 편도 없을 시에는, ㄱ부터 가나다순으로 안내서 내용을 공개하겠다.


3. 전편에 공개된 안내서 내용 중 정의가 잘못됐다거나, 추가해야 할 설명이 있다면 부담없이 리플이나 상기 메일계정으로 의견 주시라. 본 안내서는 위키형식으로 제작될 여지가 있다고도 예상해볼 수 있으므로, 투고해주신 내용 중 히치하이커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들은 추가하여 재배포하겠다.


 


 


자. 취업을 준비하는 히치하이커들이여.


 


니들은 좋겠다.


 


졸라.


 


 


춘심애비



의견 및 사연 접수 메일 : ddanzi.mast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