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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것을 굉장한 삶의 낙으로 여기고 있는 본인. 허나 벌어 먹고 살겠다고 딴지 그룹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다 보니,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새로이 생긴 나의 취미가 있으니, 바로 예고편 챙겨보기 되겠다. 격정적인 나레이션과(디스 썸머! 커밍 쑨!) 자막으로 영화의 정보를 알리는 데에 급급했던 과거의 예고편과는 달리, 최근의 예고편은 편집수준과 음악사용에서 별개의 작품이라 해도 좋을 만큼 훌륭해졌다.(데이빗 핀쳐 작품은 예고편마저 끝내준다.) 심지어 유투브에서는 예고편을 리뷰하는 채널이 인기를 끌 정도이니 이정도면 또 하나의 장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싶을 정도다.


허나 그만큼 해당 영상의 본질인 ‘관객들 끌어들이기’의 목적에 치중하다 보니 관객들을 ‘낚는’ 예고편 또한 수두룩하다. 하여 본인은 다년간의 예고편 관람 경력을 앞세워 영화 예고편만으로 내 나름의 기대작을 선정하기로 하였으니 영화 선택장애에 시달리시는 분들은 걱정 말고 나피디의 기대작에 기대시면 되겠다. 


(당연히 나의 기대작이 망작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럴 경우 예고편에 낚인 본인에게 여러분도 낚인 것일게다. 피해자들끼리 까지 말고 서로 위로하는 아름다운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 하겠다)



#1. 탐정 홍길동 : 사라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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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성희


주연    이제훈, 김성균, 박근형, 정성화, 고아라


개봉    2016. 5. 4

메인예고편


 


줄거리

어떤 사람이건 24시간 안에 찾아낸다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이제훈)은 20년 간 찾지 못한 단 한사람, 김병덕(박근형)을 찾던 중 그의 행방과 거대 범죄조직 광은회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대감


뭔가 다른 재능, 조성희


조성희라는 감독은 뭔가 독특하다. ‘짐승의 끝’, ‘남매의 집’ 같이 날이 바짝 선 작품들로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을 알리더니 난데없이 ‘늑대소년’이라는 우화에 가까운 판타지 영화로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이 감독, 이번엔 탐정이 주인공인 활극을 들고 나왔다. 도무지 접점을 찾기 힘든 그의 필모그래피가 흥미로운 점은 그 모든 영화에서 일정 이상의 장르적 완성도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그만의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이번 영화를 통해 그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감독에게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2013년에 나온 ‘자네 아내와 여행을 가고 싶네’라는 단편영화를 꼭 보시길 권한다. 심지어 연기도 잘한다.)


어쩌면, 드디어.


영화감독의 꿈을 안고 영화학교에 들어가 그 꿈이 조금씩 부서지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놓지 않았던 목표가 내게 있었으니, 그것은 멋들어진 안티 히어로 영화를, 그것도 시리즈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비슷한 영화들이 개봉한 적도 있었지만 당연히 내 성에는 차지 않았다. (흥행성적을 보면 다른 이들의 성에도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 영화는 예고편을 통해 주인공이 안티 히어로임을, 그리고 굳이 부제를 단 제목을 통해 속편 제작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 결과와는 별개로 대한민국 영화계에서는 그리 흔치 않은 이런 기획이 나로서는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불안감


없지만, 많다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해결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는 국내에도 차고 넘치게 많지만, ‘탐정’–게다가 그리 정의롭지 못한-은 확실히 우리나라 영화에서 보기 드문 직업군이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이 영화를 한국영화가 아닌 헐리우드의 탐정물과 비교를 하게 될 것이다. 예고편에서 보여진 비쥬얼 역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신시티’와의 비교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와 드라마로 부쩍 높아진 한국 관객들의 수준을 이 영화는 감당할 수 있을까.


이제훈의 홀로서기


그가 유명해지기 전부터의 연기를 봐온 사람으로서, 이제훈이라는 배우는 아직 그의 역량을 모두 발휘하지 못했다. ‘건축학 개론’이라는 히트작이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렸음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의 작품들에서 그는 ‘파수꾼’이라는 걸출한 작품에서의 폭발력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작인 ‘시그널’은 보지 못했기에 논외로 한다) 상업영화판에서의 필모그래피가 대부분 검증받은 연기자들과 함께 한 영화들로 채워져 있음을 고려했을 때, 이야기를 오로지 혼자 이끌어나가야 하는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금으로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2. 부모님과 이혼하는 법(The Family F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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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제이슨 베이트먼

주연    니콜 키드먼, 제이슨 베이트먼, 크리스토퍼 월큰, 메리 앤 프런켓

개봉    2016. 5. 12

티저예고편 




줄거리

행위예술가 부모 밑에서 자라며 그들의 행위예술에 참여해 온 ‘애니’(니콜 키드먼)와 ‘백스터’(제이슨 베이트먼)는 오랜만에 고향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버지인 ‘칼렙’(크리스토퍼 월큰)과 엄마 ‘카미유’(메리앤 프런켓)은 다시 뭉친 가족의 새로운 행위예술을 기획하지만 이를 원치 않는 애니와 백스터는 부모님과 갈등을 빚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을 떠난 칼렙과 카미유의 실종 사건이 벌어지고, 진짜 실종인지 아니면 또 다른 파격 퍼포먼스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애니와 백스터는 그렇게도 벗어나고 싶었던 부모님을 필사적으로 찾아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기대감


이 가족 뭐지

이 영화의 티저 예고편은 굉장히 독특하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잘라 붙인 통상적인 예고편과는 달리, 이 영상에서는 영화의 한 신을 그대로 가져다 놓는다. 영상 속 등장인물의 말처럼 대체 뭔 상황인지 알 수 없는 이 예고편을 보고 나면, 문득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정도면 합격 아닌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부모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꿈꾸는 이야기야 영화에서도, 실생활에서도 빈번히 등장하지만,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 이야기는 ‘행위예술가 가족’이라는 컨셉을 끌어오면서 좀 더 구체화되고, 재기발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가정의 달에 가장 어울리는 영화일지도. 여러모로 ‘리틀 미스 선샤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불안감


이 가족이나 그 가족이나


색다르긴 하나 예고편은 예고편일 뿐. 본편의 결말이 벌써 머릿속에 아른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황당한 가족의 분열과 화합을 다룬 영화는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도 숨 가쁠 정도다. 그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 있느냐가 관건이겠으나, 끝이 대충 예상되는 길을 걸어가는 재미가 얼마나 클지는 모를 일이다. 



#3. 곡성(哭聲)


나피디_5월_곡성.jpg



감독    나홍진

주연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쿠니무라 준

개봉일 2016. 5. 12

메인예고편



줄거리

한 시골 마을에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은 집단 야생 버섯 중독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리지만 모든 사건의 원인이 한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과 의심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간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현장을 목격했다는 여인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확신하고, 딸 ‘효진’이 피해자들과 비슷한 증상으로 아파오기 시작하자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무속인 ‘일광’(황정민)을 불러들인다.


기대감


영화만큼 무서운 감독


나홍진 감독의 전작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상의 ‘직선’이 그려진다. 그는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선을 그려놓고 그 선을 따라 브레이크가 고장 난 덤프트럭 마냥 질주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치열하게 그려낸다. 그 특유의 세련된 우직함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예고편에서 받은 기대감을 확실히 충족시켜줄 몇 안 되는 감독이 그이지 않을까. 이번 작품이 전작과 비슷한 스릴러일지, 본격 공포 영화일지는 확실치 않으나, 장르가 무슨 상관인가. 보는 내내 우리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 준다면 그만이다. 


15세 관람가


뭔가 강려크한 영상을 기대해 온 영화 팬 중에는 ‘곡성’의 관람 등급이 15세라는 것에 실망한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좋은 평을 받은 한국 공포영화 중에는 의외로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들이 많다.(알포인트, 기담, 불신지옥, 여고괴담 등) 이 영화 역시 예고편만 봐서는 딱히 잔인한 효과 없이도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할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유혈이 낭자하거나 뼈가 부러지는 식의 고어 영화에 딱히 공포를 느끼지 않는 필자가 이 영화에 더 없는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불안감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일단 곽도원과 황정민이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이야기하자면, 두 배우는 각각 다른 의미의 기시감을 선사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최소한 내가 본 바로는, 곽도원이라는 배우는 언제나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역할을 해 왔다. 황해에서부터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타짜2까지 그의 캐릭터는 조금씩 달랐지만 물리적인 제압을 당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이 영화에서 그가 누군가에게 심리적으로 무너진다는 상상은 쉽사리 되지 않는다. 그에 반해 황정민이라는 배우는 영화마다 언제나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그 횟수가 최근 너무 잦다는 것이 불안요소라 하겠다. 부디 영화를 보며 산을 오르고 싶다던가 짬뽕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를. 


‘그 놈은 낚시를 하는 거여어-‘

예고편에서 가장 인상적인 황정민의 대사. 설마 우리가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낚였다…’라고 장탄식을 내뱉게 되는 것은 아닐까…?

※ 사실 불안감은 거의 억지로 썼다. 이 영화, 엄청 기대된다. 본인은 이 영화가 재미없어도 재미있게 볼 준비가 되어있다. 난 이미 낚였다. 



그 외의 기대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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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홈즈

늙고 병든 셜록이라는데. 그 셜록이 이안 맥컬런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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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 스트리트

원스, 비긴 어게인을 재미있게 봤다면 이 영화 역시 무난할듯.


나피디_5월_엑스맨.jpg


엑스맨 : 아포칼립스
브라이언 싱어는 못 미덥지만, 엑스맨은 그래도 엑스맨이니.

 




나피디


편집: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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