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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8. 23. 목요일

로그스


 



 


세상을 살다보면 열불이 터지는 일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주가 휴가였기 때문에 빈둥빈둥대던 필자는 우연히 엄청나게 열불이 터지는 광고를 하나를 봤다. “로또는 과학입니다”, “랜덤워크 로또1등 예측 시스템의 과학성은 로또1등 조합배출 기록이 입증합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추출하여 회원들에게 제공합니다”라나 뭐라나. 이 말인 즉슨, 자신들이 과학적으로 분석한 추천 로또번호를 사면 로또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거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라는 생각을 하며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이게 왠 걸. 사이트 전체가 완전히 개소리로 도배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caption id="attachment_101635" align="aligncenter" width="150" caption="멍멍"][/caption]


 


 


워낙 말도 안되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얘네들이 혼자 놀고 있다면야 ‘놀고있네’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이렇게 로또 당첨확률을 높여준다고 주장하는 업체가 무려 70여개. 다음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 로또라는 검색어만 쳐도 유사업체들이 줄줄이 나온다. 랭키닷컴에서 이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의 전체사이트 순위는 204위다. 우리나라 모든 인터넷 사이트 중에서 204위라는 얘기다. 이런 업체들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100만명에서 200만명 사이란다. 보통 이런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이 월 1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사용자를 최소 100만명으로 잡아도 연 120억원 규모의 엄청난 시장이다. 게다가 로또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해볼 때, 민초들의 피 같은 돈이 매년 120억씩 개소리꾼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어찌 열불이 터지지 않을 수 있는가?


 


그래서 결심했다. 얘네들, 망하게 만들어야겠다고.


 


 


 


1) 로또 인기의 비밀


 


 



 


 


로또. 1~45까지의 숫자 중 6개를 골라 모두 일치할 경우 1등에 당첨된다. 2등은 숫자 5개 일치에 보너스 번호 일치, 3등은 5개, 4등은 4개, 5등은 3개가 일치해야 당첨이다. 2002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이후 국내 복권역사를 새로 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매회 약 5천만장, 500억원어치의 복권이 매주 팔리고있다. 로또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 수는 매주 500여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전국민의 10%가 매주 로또를 구매하는 셈이다. 엄청난 숫자다.


 


로또가 한국 복권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다. 복권번호를 내가 고를 수 있다는 거.


 


이런 상황을 하나 가정해보자. 당신이 52장의 포커카드 중 한 장을 받았다. 나중에 추첨을 통해 뽑힌 당첨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100만원을 준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당첨카드가 발표되기 전에, 옆 사람이 돈을 주면서 자신이 받은 카드와 바꾸자고 한다. 당신은 얼마를 받으면 카드를 바꿀 것인가?


 


이제 상황을 조금만 바꿔보자. 이번에는 당신이 직접 52장의 포커카드 중에 한 장을 뽑았다. 이번에도 옆 사람이 카드를 바꾸자고 한다. 이번에는 얼마를 받고 카드를 바꿀 것인가?


 


실제 실험에서 후자의 경우에 사람들은 카드를 바꿔주는 비용으로 몇 배나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당첨확률은 전자나 후자나 1/52로 똑같다. 하지만 ‘내가 뽑은 카드’라는 묘한 통제감이 체감적인 당첨확률을 더 올렸고, 다른 사람이 카드를 바꾸자고 할 때 더 많은 돈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로또가 인기있는 이유도 바로 이거다. 내가 고르나, 번호가 써져있는 카드를 사나, 당첨확률은 그게 그거지만 내가 번호를 정하는 맛이 있으니까 왠지 당첨 가능성을 내가 통제하는 느낌이 나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인기가 많고, 그러다보니 판돈이 커지고, 그러다보니 더욱 인기가 많아져서 지금의 로또에 이르게 된 거다.


 


문제는, 이러한 심리를 악용하여 돈을 버는 인간들이 있다는 거다.


 


 


 


2) 로또 당첨확률을 올리는 방법


 


70여개에 이르는 로또번호 추천서비스들의 논리는 거의 비슷하다.


 


 



“우리는 과거의 로또 당첨번호를 분석해서 당첨확률이 높은 번호를 추천해준다!”



 


 


어떻게 하는데?


 


 



“랜덤워크 시스템”, “누적통계분석”, “평균회귀분석”, “숫자조합 필터링”, “AI시뮬레이션 통계학”, “12필터고압축필터링”, “짝수홀수조합”, “고저조합”...



 


 


위 용어들은 실제로 업체들이 로또번호분석에 사용한다고 적어놓은 기술들이다. 언뜻 보면 뭔가 있어보인다. 복잡한 수학적 기술을 통해 멋지게 분석을 해낼 것만 같다. 이 용어들 중에서는 실제로 있는 통계학 용어도 있고, 통계학을 공부한 나도 생전 처음들어본 단어도 있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로또번호를 예측하는데 아무 쓸모도 없는 기술이라는 거. 이유는 간단하다:


 


로또는 독립사건(independent event)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수학을 까먹은 독자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을 덧붙이자면, 독립사건은 그야말로 두개 혹은 그 이상의 사건(이벤트)들이 완전히 독립되어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앞의 사건과 뒤의 사건이 아무런 연관관계도 없다는 뜻이다. 전회차에 1이 나왔다고 이번에 1이 나올 확률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전회차에 1이 나왔다고 이번에 1이 나올 확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아무 관계도 없다. 언제 어디서든 한 숫자가 뽑힐 확률은 1/45다. 말 그대로 독립되어 있다. 인과관계가 없다.


 


만약에 인과관계가 있다면? 그건 로또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거다. 인과관계가 있다면 복권위원회가 복권운영을 잘못하고 있는 거고, 복권위원회를 고소하면 된다. 또한 통계학, 수학 박사들은 먹고살 걱정이 없다. 다 로또하면 된다. 이 때문에, 복권위원회는 아주 작은 인과관계라도 없애기 위해 비싸고 정밀한 로또추첨기계를 이용하고 있고, 그것도 매회 공의 무게를 재서 공의 무게가 차이가 나는지 체크한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걸 가지고 분석을 한다고 하고, 통계학을 적용한다고 하고, 수학을 적용한다고 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한다. 지네들이 아무리 쌩쇼를 해봤자 당첨확률은 안 높아진다. 아인슈타인 백명을 데려와도 안 높아진다. 로또에서는 자신이 번호를 고른다는 점을 악용하여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것일 뿐이다.


 


 



 


 


사실 독립사건이라는 말만으로 이 업체들의 논리가 다 거짓이라는 게 밝혀졌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업체들의 대표적인 헛소리를 몇 개만 반박해보겠다.


 


 


- “모든 숫자는 평균으로 회귀하기 때문에 앞에서 많이 나온 숫자는 뒤에 잘 안 나온다.”


 


통계학의 기본 원리중에 “평균으로의 회귀” (regression to mean)라는 게 있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12번 던졌을 때는 숫자별로 나오는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1200번 던지고 나면 각 숫자별 비율이 1/6에 가깝게 된다는 거다. 그래서 업체들은 앞에서 많이 나온 숫자들이 뒤에는 잘 안나온다고 주장한다.


 


헛소리다. 평균으로의 회귀가 일어나는 이유는 처음에 차이가 나더라도 똑같은 확률의 사건이 반복되면서 점점 그 격차가 자연스레 희석되기 때문이지, 주사위가 막 혼자 생각을 해서 ‘6이 벌써 181번이나 나왔어? 이 상태로 가다간 300번 나오겠다. 이제 6이 그만 나오게해야지’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공이나 주사위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독립사건의 확률은 매회 리셋된다.


 


 


- “그 동안 나온 숫자들을 봐라. 낮은 숫자들만 걸린 경우보다, 낮은 숫자와 높은 숫자가 고르게 섞인 경우가 압도적이다. 짝수 홀수도 마찬가지로, 짝수만 걸린 경우보다 적절히 섞여서 나온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니까 고르게 번호를 골라야 당첨 확률이 높다.”


 


뭐, 역시 헛소리다. 실제로 낮은 숫자나 짝수에 몰린 경우보다 고르게 나온 당첨번호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게 많은 이유는 공들이 “헉, 지금 4개 뽑았는데 다 짝수야? 그럼 이번에는 홀수를 올려보내자”라고 회의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45개 중에서 6개를 뽑는 경우의 수 814만개 중에서 짝수만(혹은 낮은 숫자만) 있는 경우의 수가 얼마 안되기 때문이다. 애초의 경우의 수가 적으니까 그 비율대로 나오는 거다. 역시 당첨확률을 높이는데는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


 


그렇게 치면, 만약에 공 위에 1~45까지의 숫자 대신에 과일을 하나씩 그려넣으면 뭘로 분석 할 건가? 과일을 색깔별로 잘 섞어야 하나? 아니면 공 안에 다른 숫자를 하나 더 적어놓으면 어떡할건가? 공이 “아 지금 짝수 4개 나왔는데 난 겉에는 5라서 홀수지만 안에는 20적혀있는데 어떡하지? 정체성이 혼란이 와!”라고 생각할 것 같나?


 


 


- “1 2 3 4 5 6이라는 숫자는 나온 적이 없지 않나? 역시 잘 안나오는 번호가 있는 거다”


 


4 9 17 24 33 45도 나온 적 없다. 가능한 조합이 8,140,000만개고 지금 500번 밖에 안 뽑았는데 뭔 소리냐.


 


 


- “우리는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


 


 



 


 


나한테 80만명 줘봐라. 니네들 처럼 매주 1인당 번호 10개씩 주면 난 매주 당첨자 배출할 수 있다. 그럼 나도 로또 명당이냐? (참고로 1등업체는 자신들의 회원이 150만명이라 주장하는데, 그러면 매회 당첨자가 2명씩 나와야 본전이다)


 


번호를 잘 골라서 로또 당첨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로또 당첨확률은 오로지 로또를 몇 장 사느냐에 달려있다. 그 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화가 난다. 사람들이 이 업체들한테 쓴 월 1만원대신에 로또를 10장을 더 샀으면 차라리 당첨확률이 올라갔을 거다. 이 업체들을 이용하는 사람들 100만명이 그걸로 로또를 샀다면 로또 1000만장을 살 수 있다. 1등이 한 번 당첨되고도 남는 숫자다. 그러니까 얘네들은 로또 당첨확률을 높여주는 애들이 아니라 도리어 낮추는 애들이다. 매월 1명씩 로또 당첨자로부터 당첨금을 뺏어서 자기들 주머니에 넣고 있는 셈이다.


 


이 분야에서 1위를 한다고 자랑하는 업체는(이 짓을 가장 먼저 시작한 업체이기도 하다), 벤처기업인증까지 받았다. 기술보증기금은 무슨 이런 업체한테 벤처기업인증을 해주나. 더 웃긴 건, 이 업체는 기업부설연구소까지 설치했다고 자랑하고 있다는 거다. 연구할게 없는데 뭘 연구하나. 그냥 홍보용으로 설치한거지.


 


얘네들, 분명히 자기들 방법이 구라라는 거 안다. 그것도 어디서 돈을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로또에 희망을 거는 힘없는 사람들의 돈을 뺏는다. 악질이다. 이런 애들이 연 120억원을 가져간다. 참을 수 없다. 한 보도에 따르면 경찰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업체들을 수사한 적이 있다고 한다. 수사를 담당한 관계자의 코멘트가 가관이다:


 


 



“피해자들이 속는다는 사실을 알고 회원 가입을 한 것인지 입증하기 어려워 사기나 기망으로 보기에 애매한 측면이 많다.”



 


 


씨바 뭔 말이야 이게.


 


 



 


 


경찰이 해결할 의지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처리하는 수 밖에. 함 해보자:


 


 



* 이 글을 SNS와 여러 게시판을 통해 최대한 퍼트려라.


 


* 주위에 로또를 사는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라. 사용자가 100만~200만이라는 뜻은 왠만한 사람들 주위에는 꼭 한 명씩 있다는 뜻이다. 주위에 로또하는 사람 있으면, 이런 서비스 이용하는지 물어보고, 한다고 하면 뒷통수를 때리면서 못하게 하라.


 


* 공정거래위원회, 기술보증기금, 소비자상담센터, 국민신문고에 글을 남겨서 업체들을 고발하고 해결을 촉구하라.



 


 


 


3) 로또를 진짜 잘하는 방법


 


그럼 로또는 정말 아무 번호를 골라도 상관없나? 상관있기도 하고, 상관없기도 하다.


 


아니, 지금까지 모든 번호가 당첨확률이 다 똑같다고 실컷 설명해놓고 무슨 말인가. 맞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무 번호나 골라도 당첨확률은 똑같다. 그런데 바뀌는 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당첨금.


 


이 업체들을 보면서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하나 생각났다. 로또 당첨금은 그 등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1/n으로 가져간다. 그러나, 과거의 로또 당첨금 기록을 살펴보면 1/n으로 가져가는 1등, 2등, 3등 당첨금(4등, 5등은 정액제다)이 회차에 따라 편차가 꽤 많이 나는 걸 볼 수 있다. 어떨 때는 1등이 40억이고, 어떨 때는 10억이다. 2등, 3등도 마찬가지다. 최저치와 최고치가 4배 가량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단순히 우연일까?


 


물론, 우연의 요소, 있다. 특히 자동으로 번호를 선택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기계가 그 주에 우연히 당첨될 번호를 많이 골라줬을 수 있다. 하지만 수동 선택에는 사람이 개입된다. 사람이 개입하는 순간, 조합은 모든 조합에 균등하게 퍼지지않는다. 사람은 공통적으로 특정 번호를 선호하거나, 선호하지않거나, 특정 조합을 선호하거나,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또는 랜덤일지라도, 사람들의 선택은 랜덤이 아니다. 이걸 역이용할 수 있다.


 


 



 


 


모든 조합의 당첨확률은 같지만, 로또 당첨을 바라면서 21,23,25,27,29,31을 고르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로또는 랜덤인데, 저건 별로 랜덤같아 보이지 않잖아. 하지만 이건 착각이다. 랜덤이라함은 저런 번호가 나올 확률과 4,7,12,22,31,40이 나올 확률이 같다는 걸 의미하는 거니까. 하지만 이게 머리로는 이해가되도, 잘 와닿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조합이 생기고, 그런 조합이 당첨되면 당첨자가 많아져서 당첨금이 낮아진다. 반대로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조합이 당첨되면 당첨자가 적어져서 당첨금이 높아진다.


 


자, 500여회간의 과거 로또 당첨번호와 그에 따른 당첨자 수를 분석해보면 사람들이 어떤 특성을 가진 조합을 선호하는지 알 수있다. 이걸 역이용하면 당첨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조합을 알 수 있다. 재미로 하는 로또, 이왕이면 당첨금 기대값이 높은 번호로 하면 좋지 않나.


 


그래서 만들었다. 로또 당첨금을 4배로 만들어준다고 하는 앱, LOTTOx4. 본인이 만들었다. 그냥 무료로 뿌린다. 안드로이드 버전만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으면 아이폰 버전으로도 만들 생각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시는 로또 하시는 분들은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으시라. 앱 특성상 너무 많은 사람들이 써버리면 의미가 없어지므로, 나중에 제한을 걸 수도 있다. 빨리 받자.


 


 



* 다운로드 방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Google Play' 실행 후 'LOTTOx4' 검색!(아래 링크 사용 권장)


 

* 다운로드 링크:

클릭



 


 


[caption id="attachment_101679" align="aligncenter" width="150" caption="어플 아이콘"][/caption]


 


뭐 안 받아도 된다. 일차 목표는 저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는 업체들부터 문닫게 만드는 거다. 위에 올려놓은 행동강령을 숙지하여 1년에 120억 기부행렬에 동참하는 명랑시민이 되어보자. 그러면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명랑해 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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