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2012. 12. 06. 목요일
한동원


 

 

개봉일 12월 06일

 

 

 

 


 


 

 

 

 

 

 

 

 

남의 원고를 통으로 표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이후에 나름 죄책감으로 도탄에 빠져드는, 따라서, 그나마 양심적이라 할 수도 있을 당 영화 주인공을 위하여 올리는 안전표절 야매지침

 

 

① 당 영화 주인공처럼 표절 원재료를 그대로 베끼는 것은 절대금물. 기본내용과 스타일을 보존하는 선 안에서, 최대한 표현이나 단어만 교체한다.

 

 

② 세 단어 이상 연속 일치하는 문장은 매우 위험. 하다못해 도치법, 설의법 등으로 어순이라도 바꿀 것.

 

 

③ 제목 역시 원재료를 최대한 보존하되, 사소한 단어 하나 정도를 바꿔, 차후의 퇴로를 확보.

 

 

④ 다소 공이 많이 들더라도 표절 대신 ‘참조’, ‘차용’, ‘변용’, ‘변주’ 등을 표방하길 원한다면, 원재료의 시대, 국적, 지명 등을 바꿔 리모델링할 것. 단, 이 경우에도 원재료의 기본구조와 스타일은 그대로 보존. 그러지 않으면 표절의 의미 자체가 상실됨.

 

 

⑤ 만일 위의 지침을 따랐음에도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 쫄지 말고 ‘그 정도 생각은 세상 누구나 할 수 있다’, ‘창조적 혁신을 할 생각은 아니 하고, 옹졸한 권리주장만 하여 인류문명진보의 발목을 잡는다’ 등등의 논리로 활발히 대응할 것. 이 때, 내가 평소에 인류문명진보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지 여부는 고려대상이 아님.

 

 

⑥ 그럼에도 혹 발생할지 모를 위험에 대비, 표절물은 최대한 크고 파워 있는 회사나 기관을 통해 유통시킴으로써 원천적 안전망을 확보.

 

 

 

 


















 
 

적정 관람료
(8000원 기준)

 

인상

 

+600원

 

데니스 퀘이드, 제레미 아이언스 등 노련한 배우들의 존재감 : 80원

 

브래들리 쿠퍼, 조 샐다나 등 신뢰감 주는 젊은 배우들 : 70원

 

그들의 고루 좋은 연기 : 80원

 

액자구조 속 액자구조라는 설정이 주는 흥미 : 50원

 

특히,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지속시켜주는 효과 : 100원

 

잡스러운 잔재주의 함정을 피해가는 차분한 연출 : 70원

 

표절에 대한 나름의 고찰 : 70원

 

독자적인 시선은 전혀 없다만, 현재의 뉴욕과 1950년대 파리라는 공간의 분위기가 주는 감흥 : 30원

 

슬쩍 정곡을 찌르는 대사 2, 3회 : 50원

 

인하

 

-1110원

 

벌여놓은 이야기를 속 시원히 수습하지 못하는 결말 :
-200원

 

제레미 아이언스 관련 에피소드는 허망하고 : -100원

 

브래들리 쿠퍼 관련 에피소드는 새로울 것 없고 : -120원

 

데니스 퀘이드 관련 에피소드는 억지스러움 : -150원

 

심리 스릴러도, 로맨스도, 문제제기도 아니고 : -150원

 

그렇다고 (우디 앨런) 풍의 냉소나 유머가 있는 것도 아니고 : -70원

 

관찰이 끝내 통찰까지는 이르지 못함 : -150원

 

짜임새에 큰 하자는 없다만, 큰 감흥도 없는 이야기 : -120원

 

결국, 세상에 대한 쓸쓸한(또는 씁쓸한) 스케치 : -20원


 

 
 

적정관람료 : 8000원 + 600원 - 1110원 = 7490원


 

ⓒ copyright Han Dong-Won, 2012. All rights reserved.
본 저작물의 제목, 형식 등을 포함한 모든 내용은
대한민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한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