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길
2016년 초파일.
새벽 네 시에 일어났다.
부시시씨는 부시시하기도 하지
흥인지문
불타는 종로의 금요일을 마치고 귀가하는 사람들
광화문
서울역이 보인다.
서울역
일부는 부산으로, 일부는 마산으로 가는 열차
포항에서 자전거 무게로 고생을 좀 한 관계로 이번에는 짐을 상당히 줄였다.
접이식 자전거는 항상 휴대승차 가능.
자전거 배터리. KTX 산천에는 전 좌석에 220v 콘센트가 비치되어 있다.
해 뜰 무렵 서쪽 하늘
동쪽 하늘
진영역 도착
산천, 안녕~
진영역에서 화포천 아우름길을 바로 갈 수도 있다.
5월은 장미의 계절
설창리
봉하마을 가는 길
화포천 아우름길 1코스기도 하다.
미루나무
2. 들판
진영역에서 설청천을 따라
보리밭이 펼쳐져 있다.
논갈이를 하고 물을 대기 시작한 논
1차 써레질
봉화산 앞은 아직 논갈이를 시작하지 않은 논이 많다.
진영단감
봉하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시비작업을 하는 논에서 퇴비 냄새가 실려온다.
3. 노무현 대통령 묘역
봉하마을 영농법인 사무실 앞을 얼쩡거렸는데 어떤 아저씨가 '라면 먹고 갈래요?'를 시전했다.
들어갔더니 메뉴를 변경해서 미역떡국을 끓여 주심.
명함을 나누고 보니 김정호 대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사무실을 나섰다.
대통령 사저 특별관람 현장접수 대기 줄
박석
아주 낮은 비석
외롭기도 하다.
묘역 왼쪽 공원을 따라 올라갔더니, 예전에 없던 저수지가 보였다.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물을 막아 만든 저수지라고.
4. 봉화산
저수지를 지나 봉화산 서쪽 오솔길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가 보았다.
봉화산 둘레를 따라 난 길이니 봉화산 둘레길
정토원 가는 차도에 도달했다.
자전거로 정토원 입구까지 올라왔다.
연등
본당
초파일 예불을 드리는 신도들
정토원에서 몇 걸음 올라가면 사자바위가 나온다.
봉하마을과 묘역
노무현 대통령 사저
영농법인 봉하마을
기찻길
사자바위 뒤 봉수대
봉수대 뒷편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정상이 나온다.
호미를 든 관음상
해발 140미터, 봉화산 정상
"이 산이 저에겐 참 좋은 산인데요, 올라가면 낙동강이 보여요. 어릴 때 올라가면, 그게 제가 볼 수 있는 더 넓은 세계의 전부였습니다. 기차와 낙동강이 저의 눈에 보이는 가장, 뭐랄까, 꿈을 상징하는 것이었죠." - <운명이다>
아침에 김정호 대표가 들려준, 노무현 대통령이 전기자전거로 낙동강까지 갔다가
배터리가 떨어져 돌아올 때 고생했다는 일화가 떠올랐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정토원
'대통령의 길'
부엉이바위
철조망
"들어가지 마세요"
납축 배터리 전기자전거보다 리튬이온 배터리 자전거가 조금 더 가볍고 멀리 갈 수 있다.
5. 낙동강
나도 낙동강까지 와 봤다.
후임 대통령의 자랑찬 업적
울창한 생태공원
빨간 꽃
노란 꽃
공원 가득 피었다.
두더지 한 마리가 죽어 있어서 땅에 묻어주었다.
드디어 낙동강에 도착.
봉하마을로 돌아갈까 어쩔까...
6. 화포천 습지
화포천 방면으로 네비게이션을 찍었다.
"대통령이 퇴임 뒤 고향 봉하마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화포천 청소. 사저가 미처 완성되기도 전이었는데, “봄을 그냥 보내면 1년을 그냥 보내는 것 같다”며 머뭇거림 없이 바로 두 팔을 걷어붙였다. 대통령의 관심과 노력은 자연스럽게 습지와 마을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과 행동으로 확대돼 봉하마을은 물론 인근지역 생태와 환경개선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
화포천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자연하천형 습지로 총 500만㎡에 이른다. 290여종이 넘는 동식물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서식한다. 21.2km에 이르는 자연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한국의 아름다운 100대 하천’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년 겨울이면 멀리 중국과 시베리아 등지에서 기러기와 청둥오리 등 다양한 종의 겨울철새 수천 마리가 찾아온다." - <사람사는 세상> 홈페이지
새도 한 마리 죽어 있어서 역시 풀숲에 묻었다.
생태학습관 입구
화포천습지 생태학습관
저 다리를 건너 봉하마을로 돌아가야지.
네비게이션이 엉뚱한 길을 안내했다.
한경면
원래 길로 돌아 옴.
7. 영농법인 (주)봉하마을
오후 한 시경. 봉하마을 인근으로 돌아오니 차들이 엄청나게 주차되어 있다.
봄볕 라이딩으로 팔뚝 피부가 빨갛게 익었다.
봉하마을 먹거리장터
봉하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시원한 뻥과자 맛. 새롭다.
봉하마을 마케팅 팀장과 함께 친환경 생태농업단지를 둘러보았다.
찹쌀벼 모는 노지에서 기르고 일반벼 모는 육묘장에서 기른다.
경관작물을 갈아엎고 모내기 준비를 시작한 논
영농법인에서 밀 생산도 연구중이라고.
밀과 보리 구분하는 거, 어렵다.
발효액비
봉하쌀 저온창고
내부가 훤히 보이도록 지은 도정시설
도정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가 여기로 수집된다.
'아니, 이것이 찌꺼기?'
조각 난 쌀은 걸러 내 병아리 사료로 쓴다고 한다.
이번엔 바이오센터 견학
유황 제초제 제조 설비
"여기서 만든 농약 함 보시죠"
'아 네...'
영농법인에서 육묘, 시비, 방역, 인증, 판매를 대행하고, 밭갈이, 모내기, 수확 등은 작목반을 통해 공동으로 시행한다. 20만 평 규모로 시작한 봉하마을 생태농업이, 이제 140만 평 규모로 확대되었다. 기존에 봉하마을 홈페이지에 회원 위주로 판매되던 봉하쌀이 2013년부터 김해시 친환경 급식 공급 사업자로 지정되고, 2016년 딴지마켓에 입점하는 등 안정적인 판매망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7. 사람 살던 곳
콩국수를 먹고 사저특별관람에 참가했다.
고즈넉하지만 고즈넉할 수 없는 앞뜰
'라면 먹고 갈래요'하던 농장 아저씨가, 어느새 참여정부 마지막 기록관리비서관으로 변신하여 사저 안내를 한다.
중정이 내려다보이는 나무의자
사랑채
신영복선생의 붓글씨 액자 아래에 노무현 대통령 손녀의 낙서가 함께 있다.
식당
거실의 컴퓨터
서재
밀짚모자
안마당
비 오는 날에 부루스타로 배추전을 부치며 막걸리를 한 잔 하고싶은, 전형적인 한옥 안마당 느낌이다.
사저 관람을 마쳤다.
8. 사람 사는 들녘
사저에서 보이는 생가
영농법인 사무실로 돌아와 회의 테이블에서 잠깐 졸았다.
올해는 어느때보다 봉하마을을 찾는 사람이 많고, 사람들의 표정도 많이 밝아졌다고 한다.
사람 살던 곳은 이제 비어 있지만
사람 사는 들녘은
다시 나락이 익어갈 것이다.
봉하마을을 둘러본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9. 밀양 가는 길
야트막한 봉화산이 점점 멀어진다.
한림로
곳곳에 생겨난 낯선 준설토 언덕의 살풍경도 차츰 무뎌진다.
화포천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점
나무 한 그루가 오똑 선 낮은 봉우리를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봉우리>
낙동강 일몰
'콰이강의 다리'라 불리는 옛 삼랑진철교, 삼랑인도교.
밀양강변 자전거도로
낮은 삼상교로 밀양강을 건넜다.
저 멀리 밀양이 보인다.
볕이 달다는 밀양은 해 지고 나서 도착했다.
밀양역
10. 봉하쌀밥
봉하 먹거리 장터에서 유기농 백미와 오색미를 구입했으나 여러분은 이제 딴지마켓에서 구입하면 된다.
백미에 오색미를 조금 섞어 전기압력밥솥에 담고
냄비에는 그냥 백미만 담았다.
한 숫가락만 먹어도 무척 건강해질 것같은 비주얼의 오색미밥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백미 냄비밥
사실 냄비밥은 불을 키우네 줄이네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
아주 아주 약한 불에 30분 이상 방치하기만 하면 찰진 밥과 노릇한 누룽지가 저절로 완성된다.
흰밥을 퍼 내고 누룽지를 조금 더 가열하면 이렇게 깨끗하게 떨어진다.
밥을 위한 밥상
멸치젓쌈 한 입
간장김쌈 한 입을 번갈아 먹으며 밥공기를 비웠다.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가 꼬박 걸린 여행이었다.
봉하마을에 갈 때마다 드는 이런저런 생각을 또다시 풀어놓는 대신,
노릇노릇 잘 구워진 봉하쌀 누룽지 사진 한 장으로 2016년 5월의 여행기를 마친다.
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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