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선빵을 날리다. 기본 카테고리

선관위가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내생각엔 올해 나온 정치이슈중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자기전에 정리좀 해놓고 자야지. 


우선 2015년 2월 말에 선관위가 뜬금없이 이 개정안을 왜 내놓았냐가 중요하다. 헌법재판소는 작년 말에 새누리당과 정의당의 국회의원들이 직접 혹은 힘을 써 제기한 현 선거법의 위헌여부에 대해 판결을 하며 현재의 선거법이 국민의 투표를 국회의석수에 제대로 반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는, 간단히 예를 들면, 부산의 선거구 19개(맞나...)중 18개는 새누리당이 가져가는데, 실제로 투표결과를 보면 새누리당:민주당이 6:4 정도의 비율이기 때문에, 국민이 실제로 원하는 비율의 의석배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문제는 물론 경상도가 아닌 전라도, 강원도, 등등 많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위 두 국회의원이 제기한 문제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나라의 선거구들은 각 선거구마다 너무 큰 차이의 인구수를 갖고 있다. 강남구는 30만명이 한 선거구에 들어가 있는데 비하여 지방의 선거구들은 10만명정도의 인구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두 선거구에 동일한 수의 국회의원, 즉 각 한명씩이 배치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 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제기가 있었고, 헌재는 거기에 위헌판결을 내며 최대 인구 선거구 : 최소 인구 선거구의 비율을 2:1로 줄이라고 판결했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 맞춰 그 전인 올해 말까지 선거법을 개정하라고 국회에 명령한다.

그리고 이에 반응해 현 선거제도에 불만을 갖고 있던 정당과 단체들에서 이왕 이렇게 된거 아예 선거법을 통으로 바꿔버리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조용히 살다가 재선되는 것이 목표인 비정규직 국회의원들은 그런 논의를 조용히 묵살하고 있었는데...

선거법이 바뀌면 실제로 좆빠지게 바빠지는 선관위가 이럴 바엔 내가 먼저 나서서 바꿔보자는 심정으로 이 개정안을 낸 것이다. 물론 선거법 개정에 대한 논의는 사회 숨은 곳곳에서 있어왔고 선관위도 이런 논의들을 종합 수집하여 이 개정안을 낸 것이다.

먼저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은 상당히 좋은 일이다. 국회의원은 지방의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의원은 나라의 법을 만들고 나라의 기관을 감시하는 자리다. 지방에서 뽑는 것은 애초에 국민의 대표를 뽑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지, 각 지방에서 선거활동이랍시고 예산이나 퍼주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구 선거라는 방식은 없애진 않더라도, 지방이 아닌 소수, 혹은 국회에 필요한 능력자들을 뽑는 방식인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은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 아주 중요하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중요한 점은 비례대표를 뽑는 방식인 정당투표의 결과를 지역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한 다는 것이다. 독일식과는 달리, 일단 지역구에 뽑힌 사람들을 국회에 때려 넣고, 정당투표 결과에 따른 비율의 의석수에 비해 지역구 국회의원의 수가 모자라는 경우에 비례대표 순번에 있는 후보들을 차례대로 국회에 넣는 다는 거다. 다만 현재의 전국구방식과 달리 남한땅을 6개의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별 비례대표를 뽑는 방식으로 바꿔 현재의 지역성을 어느정도는 갖고 가겠다는, 타협적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냥 국민이 원하는 데로 국회의 비율을 맞춰주겠다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꽤나 맘에 드는 방식이다.

이 외에 중요한 사항은 석패율제 도입이다. 석패율제는 말그대로 10-20%차이로 아깝게 패배한 후보를 국회에 넣어주자는 거다. 방식은, 비례대표의 순번이 지금처럼 고정되 있는 게 아니라, 투개표 이후 석패한 후보가 비례대포 앞자리로 껴들어가서 먼저 국회에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남이가'이후 고질병이 된 지역투표를 깨기엔 좋은 방법이다. 왜냐면, 이 방식은 석패했다는 가정하에 2등후보까지 국회에 들어 갈 길을 만들어 주므로, 경상도의 민주당원이나 전라도의 새누리당원(사실 둘다 당원이라기 보단 정치 스타라고 하는게 맞다.)이 자기 지역에서 출마할 확율이 높아지고, 각 지역별로 적어도 양당의 국회의원들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건 이 방식은 새누리당과 새정연에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에, 다양한 정당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엔 쉽지 않은 방식이라는 점에서 썩 맘에 들진 않는다. 게다가 옆나라 일본의 경우엔 이 방법을 잘 활용하여 수십년씩 국회의원을 누워서 떡먹듯 하는 국회의원이 수두룩하다는 점도 일본의 나쁜점 벤치마킹의 천재들이 우글우글한 한국 정치계에 어울리는 제도는 딱히 아닌 것 같다.

암튼... 관심을 갖고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야 할 중요한 주제가 간만에 튀어나온 것 같다. 관심관심.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 관심갖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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