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주 빠짐없이 광화문에 나가는 이유

2016.12.20 10:39

이보디보 조회 수:812 추천 : 17 / 0

[그들만의 리그] 라고 생각했었다, 정치라는 거. 

 

나같은 서민은 손을 아무리 내뻗어도 닿을 수 없는 저 먼 우주의 별과 같은 -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세계. 

그들만의 리그. 

언제나 그래왔었으니까. 

 

 

나는 하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매년 연말에 집에 오는 달력, 커다란 30개의 숫자들이 달력 한바닥을 오롯이 차지하고, 그 아래 1/3만큼은 

국회의원 0 0 0 이라고 숫자보다 더 크게 박혀 있길래, 그 사람은 어린 나에겐 뭔가 전지전능한, 절대자의 모습인양 각인되었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데, 매년 같은 이름이 새겨진 채였었다. 

 

그리고 국민학교를 댕기던 어느 무렵, '선거(선거가 정확히 무엇을,어떻게, 왜 하는지 배우지 않아서 그 정확한 뜻을 몰랐을 뿐 아니라, 학교에서 반장,부반장 이런 장은 선생이 그냥 지명하던때였었다) 때가 되었구나' 싶은 게, 동장 (혹은 통장)들이 각 집을 방문하여 돈봉투를 나눠주고, 당일에는 잔치국수도 먹으러오라고 통보하기 때문이었다.

'아, 선거날은 하루 맛있는 거 얻어먹고, 돈도 받는 날이구나.'  

그래서 선거날, 그  하루는 어른들도 기쁜만큼, 강아지처럼 들떠지냈던 기억이 난다.  ㅡ,.ㅡ 

 

집안형편상, 일찌기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깨우치고 상고를 진학, 3학년 1학기를 마치고서 

제일 먼저 취업의뢰가 온 제일은행에 입사시험을 치르고 합격,난생 처음 서울나들이를 나선 게 입사연수를 위해서였다. 

이맘때같은 추운 겨울, 새벽 5시쯤인가 서울역에 내렸을 때, 대우본사 건물의 [거대한 위용]은 부산촌뜨기인 나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

교복을 입고, 머리를 땋은 채로,

부산에서 은행을 댕기면서 성년식을 치렀고,

 

나와 똑같은 스무살, 열여섯, 열일곱,, 나보다 어린 학생들이 - 저 산맥하나 넘어 광주에서 

5.18 전두환의 대학살을 온몸으로 대항하며 죽어갔던 사실을 -나는 까맣게 몰랐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뉴스를 (통제된) 챙겨본 것도 아니었고,

매일 매일이  열심히 일하고, 또래 입사동기들과 미팅에다, 나이트 클럽에다,, 그냥 20대가 즐길수 있는 삶을 즐기면서

그렇게 살았었다. 

 

 

5.18- 광주의 진상을 알게된 건 내가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어서였다. 

그러나 나에게 정치란 여전히 무관심으로 분류되는 저 먼곳에 있었다.

그들만의 리그- 내가 아무리 손을 내뻗어봐야 닿지 않는 거.  뭐하러 내가 신경을 쓰나, 내삶 살기도 버거운데~

일하고, 뉴스는 거의 듣지않았으며, 집에 오면 음악을 듣고 책만 봤었다. 

 

어느 휴일, 여느때와 같이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폰으로 문자들어오는 소리.

'성,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대.'

 내가 뉴스를 거의 보지 않고 산다는 것을 잘 아는 동생이 문자를 보냈던 것이다.

 

나는 심지어 노무현대통령 선거때도 투표장에 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때도 정치에 무관심했었지만, 탄핵을 당했을때도 뭐 약간의 '어 , 이건 좀 아니잖아...'

막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쳤었다.  

 

그러나, 대통령까지 지낸사람이 뭣때문에,,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을까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서울 강남에 차려진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가는데, 도대체 그 장소를 어디로 가야하는지 표식도 없고,

겨우 길을 물어물어 도착했다. 

강남의 내노라하는 , 이름만 대면 척-알아먹을 곳이 아닌, 골목속에 숨어있는 작고 볼품없는 어느 주차장

에 속해있는 간이건물 비슷한 곳이었다. 

건물안에 들어서니 안내하시는 분이 맨처음 인도한 곳은 벽면에 조선일보와 한겨레를 각 한면씩 붙여두고,

조선일보가 얼마나 악의적으로, 용의 주도하게, 기사라인을 잡는지를 설명해줬다.

 

회사에선 조선일보와 매경을 구독하고 있었기에, 늘 생각없이 신문을 보곤 했던 나로서는.

그제야 뭔가가 눈앞에 맵싸-한 것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대중을 이끌기 위한 기사라인 잡기'

 

각설하고,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갖도록 이끈것은  노무현대통령의 서거-였다.

 

 

내가 광화문에 매주 쉬지도 않고 나가는 것은,

5.18광주

 나와 같은 스무살들이 겪었을 그 고통-

을, 그 시절에 함께 나누지 못한,

아니, 알아주지도 못한,

부채의식, 죄의식때문이다.

 

내가 젊어서 정치에 무관심했음으로, 

작금의 사악한 세상이 되도록 방치한 죄, 

젊은세대에게 빚진것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함이다.

 

namban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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