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노래방

2016.12.23 21:57

옛날엔소녀 조회 수:1918 추천 : 7 / -1

모립니다.’

‘기억이 잘 나지 안슴니더.’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건만, 지 혼자만 몰랐다고 주구장창 같은 말을

앵무새같이 되뇌이며, 전 국민에게 풀길 없는 울홧통을 성탄 선물로 안겨준

대가리만 좋은 어떤 인간을 보면서, 내 입에선 온갖 화려한 욕이 다 튀어나왔다.

나의 언어 구사력이 이렇게나 훌륭했었단 말인가? 혼자서 감탄해가며

근데 저들에 비해 나의 기억력은 왜 이리 초롱초롱할까?

것도 어둔 터널에 가둬두어야 마땅할 기억들이...

 

국민학교 3학년이었었어.

우리 반이 왜 ‘학교대항합창경연대회’에 출전하게 됐는지는 모르겠고

그 합창 준비를 꽤 오랫동안 했었다는 기억만은 선명해.

아아아아아~ 아에이오우~ 난생 처음 발성연습을 했던 기억도.

 

우리가 합창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을 알려주시던 담임샘은 꽤나 흥분이 되신 듯 했어.

그리고 연습 첫 시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슨 노래인가를 한 소절씩 부르게 하곤

넌 소프라노, 넌 알토 그리고 테너와 베이스까지 나누시더라고.

난 그때 처음 알았어! 노래도 그렇게 4가지로 나눠서 부를 수 있다는 걸

그리고 나는 알토파트로 가게 됐어.

뉨~

멜로디가 아닌 다른 파트를 하려면 악보를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이미 짐작들 했겠지만 내가 악보를 알 턱이 없잖아?

곧 합창 연습 시간이 고통의 시간이 되더라고

앨토음은 도저히 잡혀지지가 않아서 그냥 멜로디로 휩쓸리거나

어쩌다 정신을 차리고 앨토음을 내려고 하면 자작을 하고 있더란거지.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연습 끝의 결실인지 그렇게 정신없이 헤매던 앨토음이 드디어 귀에 들리더라고

그날 처음으로 난 당당하게 불렀었지 아주 자신 있게.

곡이 끝나고 선생님이 부르시더군.

“옛소녀! 낼 모레 경연대회 나가게 되면 넌 입만 벌려, 소리 내지 말고”

이해하지 선생님 마음을 지금은. 다시 연습할 시간도 없었으니...

 

어렸을 때 다니던 교회를 오랫동안 쉬다가 다시 교회로 나가면서 여러 활동을 했었지

성가대에서 꽤 오랫동안 활동도 한 덕분에 악보를 읽는 방법도 조금 알게 되고,

피아노가 한 대 생겨서 어렸을 땐 못했던 피아노도 아주 가끔씩 배우기도 했었지.

물론 피아노 치는 게 재밌었다면 영양가 없는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지도 않겠지만.

 

그렇게 살던 시절

노래방이 생기고도 한참이 지난 뒤 처음으로 노래방을 가보게 됐어.

회사의 회식도 으레 피하고, 오랫동안 세상 놀이와는 담을 쌓고 살던 때였어.

어색하게 무슨 노래인가를 불렀는데 세상에나 0점이 나온 거야.

같이 간 사람들한테 내가 참 미안하더구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솔직히 열손가락 안이 될 거야, 노래방 간 횟수가....

 

2015년 9월 어쩌다가 네 분의 아재들을 인사동에서 만났어.

그리고 1,2,3차를 거쳐서 노래방으로 4차를 갔었지.

근데 그 노래방이 너무너무 웃기는 거 있지?!

마치 날 기다렸다는 듯이 이넘의(혹 ㄴ일지도) 마이크가 내 손이 닿기만 닿으면

점수판에 무조건 100점이 나오는 거야.

입만 벌리라는 샘을 진심으로 용서했고, 0점의 기억도 잠 재울수가 있었지.

근데 또 웃기는 건 같이 간 아재들이 100점이 나올 때 마다

파란 색깔의 지폐를 마구마구 주는 거야.

난 반듯한 사람이라서 당연히 사양했고, 왜 지폐를 주는지 그 이유도 몰랐지

집으로 돌아온 그 밤, 핸드백 안에 그득한 지폐를 세느라 잠도 설쳤어.

사람이 살다보면 세 번의 때가 온다고 했었던가?

분명 인사동의 그 노래방은 내게 온 그 한 번의 때였던 것 같아(참 소박하다)

가끔 그때가 생각 나

100점 때문도 아니고, 파란 색깔의 지폐 때문도 아니야.

단지 그 웃기는 노래방에서 우리 함께 웃었던 그 기억들이 그립기 때문이지.

 

성탄절이 온들 별 뾰족한 수는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는 성경 속에나 있는 말이고.

여전히 추운 거리에서 우린 목이 터져라 외쳐야 하고

그나마 우리 삶에 자그만 위안이 되던 정체불명을 돌려줄 것 같지는 않고...

 

그동안 딴지에 올린 글들의 수가 약 230개 가까이 되고

내가 단 댓글의 수는 5,000개가 넘더라고.

그 중에서도 내 뻘글에 댓글 달아 주신 분들의 닉만 뽑아 봤어. 성탄이라서

닉만 봐도 웃음이 나던, 가끔 실랑이도 있었고, 때론 욕지거리도,

서운하게도 안타깝게도 했었던 사람 사람들 모두를...

그들에게 웃음이고만 싶었지만 나도 누구에겐가 그렇게 했었겠지

 

고마웠어요. 그대들!

그리고 나로 인해 마음 다친 그대들에겐 정말 미안해요.

어렵고 힘든 중에도 그대들이 평화를 누리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홀로가 아닌, 누구라도 함께 하는 더불어 크리스마스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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