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파티

2017.02.03 01:26

호밍res 조회 수:1235 추천 : 4 / 0

어젯밤은 아들 학교의 학급파티에 다녀왔어.

 

부모들이 거의 다 변호사 아니면 월가 비지니스맨들이라 가봐야 말도 안통하고 해서 되도록 안가기위해 수작을 부리지만

그래도 얼굴이라도 비추고 선생님들하고 인사도 해야한다는 아내의 협박에 못이겨 갈 수 밖에 없었지.

 

주소를 확인하고 찾아서 가보니까 어라!? 맨하탄인데 아파트 홋수가 없고 그냥 주소지만 있더라고. 무슨 단독주택일리가 없는데 뭐지 했었지.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그냥 6층짜리 아파트 한채가 한집이더군. 쩝... 뭐 넓어서 구석에 짱박혀있긴 좋겠네 했지.

 

나중에 알고보니 21century Fox사 CEO의 집이더군. 무려 그집 아들이 울 아들과 같은 반이라네?

3년간 이학교를 다녔지만 그동안 걔 아빠 얼굴은 한번도 못봤는데 어제 처음 얼굴을 봤어. 인터넷에 나온 프로필보다 실물이 낫더군..

 

뭐 원래 이런사람들이 득실거리는 동네니까 무시하고 나랑 친한사람 없다 물색을 하러다녔지.

다행히 학교에서 목공을 가르치는 말 잘통하는 선생님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

 

그런데 그 선생님에게 인사하러 왠 변호사 삘 나는 아저씨가 오더만 말을 섞기 시작하고 나한테 뭐하는 사람이냐 묻더라구.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다"했지.

 

보통 이 말을 하는 순간 여기 부모들과의 대화는 단절이 되버려. "아 그래?" 그러고 끝이지.

지들은 다 월가에서 돈 굴리거나 회사 사고 팔고 하는 변호사들이니까 서로 말도 안통하거든.

 

그런데 이 아저씨가 이상해.. 자꾸 물어봐. 어떤거 하냐 해서 이런거 한다 하면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묻고 연구 진행과정에 대해서도 묻고.

한참을 이야기 나누다보니 참 즐겁더라구. 보통 이런 파티오면 티비도 안보고 스포츠도 안보는 나로썬 아무 대화도 할 것이 없는데 이렇게 연구이야기를 들어주고 그것에 대해 재밌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좋았어.

 

한참 그러다가 내가 물어봤지.

 

"내가 연구한다하면 보통 거기서 대화 종료인데 넌 이런데 관심이 많구나?"

"아 내가 바이오태크에 투자하는 회사에서 자문하고 있거든."

 

그러면서 명함을 주더만 꼭 연락하래. 내가 하는 연구가 맘에 든다면서 자기 회사에서 몇 밀리언 정도는 금새 펀드를 해줄수도 있다고. 

집에와서 검색 찾아보니 자금력이 엄청난 회사더라구.

 

안그래도 학교 특허 사무실에서 정부 지원 연구비 말고 회사에서 연구비 받아서 연구해도 된다 그랬거든. 많이 솔깃하고 심장이 쫀득거렸는데..

 

그럼 뭐 어쩌겠어. 이미 그날밤에

"아니 난 순수한 과학자로 남고 싶어. 회사돈 받기 시작하면 연구의 형평성이나 객관성에 손상이 갈 우려가 있어서 학계에선 그런걸 많이 꺼리거든. 미안."

이라고 말하고 말았거든.

 

이 이야기를 와이프에게 해주니 바로 등짝 스매싱이..

 

"이 화상아 우리 먹고 살기 힘든데 그런거라도 받아서 돈갖다줄 생각안하고 못살아 내가 정말"

 

속으로 이야기했지 (("이 아줌마야 세상에 살기 힘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가진것에 감사하지는 못하고.. 욕심만 끝이 없냐..?))"

 

물론 입밖으로 내뱉았다가는 그날 잠은 다 잘테니까 감히 말하지 못했어.

 

그래도 난 스스로 잘한 것 같은데... 아닌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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