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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지식인들의 저열스러움

2016.12.15 17:57

naemaeumdaero 조회 수:7500 추천 : 34 / 0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가 ‘지식인들의 저열스러움’이다.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선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재벌 총수에서 청와대 고위직 공무원과 대학교수들을 포함해 이 나라의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이다. 그런 그들이 하는 말은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미안하다,’ 그 말밖에 없다. 거의 저능아 수준들이다.

 

재벌총수가, 고위공직자가, 대학교수가 의원들의 심문에 백치 같은 표정을 짓거나, 비굴한 자세로 굽실거리거나, 어쩔 줄 몰라 더듬거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런 사람들이 기업을 운영하고, 정치권력을 휘두르고, 학문을 해왔다. 어쩌다가 저 지경까지 갔을까? 차라리 저들이 당당하기라도 했다면 그 기개라도 인정해줄 수 있다. 그런데 저들은 인간이 얼마나 저열할 수 있는지 그 밑바닥까지 보여주었다.

 

아마 그들은 청문회가 끝나기 바쁘게 회사에 돌아가서 직원들에게 호령하고 회사와 직원들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순간 다시 권력의 뒤에 은밀하게 숨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자신들에게 모욕을 준 자들의 목을 치고 밥줄을 끊기 위해 음모를 꾸밀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다시 대학에 돌아가기 바쁘게 태연하게 학생들에게 학문을 들먹이고 대학의 자유와 진리를 부르짖을 것이다. 가증스럽지만 아마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그들은 이 나라 각 분야의 요직에 있는 사람들의 더러운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들의 정신세계와 행태는 시정잡배나 양아치의 그것보다 하나도 나을 것이 없다. 그들의 비굴하고 무능하고 추한 얼굴은 우리로 하여금 침을 뱉고 싶어지게 만든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을 형틀에 묶어놓고 이실직고하라고 조리라도 틀고 싶다. 그러나 그건 우리 평범한 대중의 참을 수 없는 소망일뿐이다.

 

그들로 인해 청문회장은 거짓말 경연회장이 되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태연하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낯 뜨거운 짓거리가 그들에게만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인들 자신들의 거짓말이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짓이라는 걸 왜 모를까? 다 안다. 그러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이 땅에서는 정말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직 검사가 기업인으로부터 100억이 넘는 돈을 챙겨도 친구여서 무죄인 나라, 재벌과 권력이 보통 사람들은 평생 만져볼 수도 없는 거액의 돈과 편의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해도 ‘증거’가 없으니 무죄인 나라가 이 나라이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은 가까이 가길 두려워하는 법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희롱한다. 그러니 그들에게 해는 전혀 무섭지 않다. 손바닥 한 번 쫙 펴면 가려진다.

 

그들의 윤리와 법 감정은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그런 그들에겐 시답잖은 윤리와 도덕과 법을 들이밀며 흥분하고 악다구니를 퍼붓는 우리가 오히려 우습고 어리석을 뿐이다. 그들에겐 수치심도 자존심도 필요 없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비굴하게 읍소를 하고 텔레비전 앞에서 태연하게 눈물을 흘릴 수 있다. 그게 뭐 그리 어려운가? 대중의 값싼 도덕심을 만족시켜주기만 하면 그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이익과 권력이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도덕과 윤리와 법은 가진 것 없는 대중이 흔들어대는 광대의 몸짓이다.

 

그들은 안다. 대중은 쉽게 감성에 빠지고 힘 있는 자들에게 연민을 보여줄 기회를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위기에 처하면 대중의 감성을 건드리고 그들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연출을 한다. 차가운 골방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관심과 동정심을 보이지 않는 대중이 권력자의 딸로 평생 호의호식한 박근혜를 보면 부모를 흉탄에 보낸 가여운 소녀가장이라고 연민의 눈물을 흘린다.

 

대중은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가 잔악한 독재를 하다가 총에 맞아 죽은 사실에는 눈을 감고, 박정희의 독재 치하에 고문을 당하고 학살을 당한 수많은 이웃은 외면한다. 그리고는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헌법을 유린한 박근혜가 불쌍하다고 수만 명이 모여 시위를 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 싸구려 연민을 떨치지 못한다면 대중은 그들에게 여전히 개이고 돼지이다. 그리고 제2의 박근혜, 제3의 박근혜는 다시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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