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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IT 인류의 화성행, to Mars or not to Mars

2017.01.30 21:04

엘랑 조회 수:5589 추천 : 11 / 0

인류가 가까운 미래에 본격적인 우주 개척을 위해 화성을 정복할 것은 거의 기정사실로 보인다. 1960년대의 달 착륙 경쟁은 미-소 간의 정치적 대결이었다면, 앞으로의 화성 정복 경쟁은 국가를 벗어나 인류의 미래에 대한 헤게모니를 선점하기 위한 거대한 세력 간의 경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류의 화성행을 두고 인류 사회는 "왜 인간이 다른 행성에 진출해서 독자적인 서브 문명(Civilization)을 이루려 하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아직까지 정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대중들의 눈에는 인간의 달 착륙이나, 화성 착륙이 마치 멋있는 우주쇼, 익스트림 스포츠처럼 여겨질 수 있다. 달 유인 착륙은 엄연히 정치적 배경이 존재했기에 추진되었던 거대한 사업이었다. 반면에 화성 유인 착륙은 정치적 배경이 미약한 상태에서 몇몇 광적인 우주 개척론자들의 의지에 의해 추진되는 듯 보이지만, 막대한 사업 규모를 감안할 때 왠지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번 글에서는 왜 인류가 화성에 가려 하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며, 아직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는 찬반 양측 입장에서 비교해 보기로 한다. 물론 양측의 주장과 상관없이 우주산업계와 일부 국가들이 화성 유인 착륙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며, 21세기 중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화성 정복은 조금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 달 정복, 그 이후 ]

 

최초로 지표면을 떠나서 외계의 대지를 밟았던 NASA는 달을 넘어서서 다음 목표로 화성으로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경쟁자의 기권으로 인해서 더 이상 강력한 지원을 얻을 수 없었다. 물론 지구에서 인접한 달까지의 여정과, 훨씬 먼 화성까지의 여정은 사업 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이 스케일이 달랐기에 당시 세계 경제의 절반을 독식하고 있던 초강대국 독자의 힘으로도 어려웠던 것이다.

 

반세기가 더 흐르는 사이, 인류는 우주정거장 계획 등을 통해서 차츰 우주기술을 보다 세련되고 정교하게 발전시켜왔다. 초기의 아폴로 계획에서는 다소 무모하게 프로토타입의 우주선과 기술로 그냥 달까지 갔었다면, 이제는 수많은 실험을 통해서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우주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주는 인간에게 위험한 공간이며, 우주로 가는 도구인 로켓의 기술력은 70년대를 정점으로 멈춰 서서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인간의 로켓 기술력은 대략적으로 1950~70년대에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 그 뒤론 한계에 도달해서 멈춰 섰다고 봐도 큰 범주에선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스페이스 셔틀을 끝으로 로켓은 완성도를 높여가며 세련되게 다듬어졌을 뿐, 다음 단계로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비교적 쉽고, 위험하지 않은 무인 우주 탐사는 계속 진행이 되어 인간을 대신한 기계들이 태양계 여러 행성과 소행성, 혜성까지 탐험해 갔다. 굳이 인간이 다른 천체에 직접 가지 않아도 발달된 탐사 기술로 인해 어느 정도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을 우주로 보내려면 부수적으로 필요한 제반 조건들 때문에 오히려 우주 탐사 효율을 떨어트릴 수 있으며, 인간이 다른 행성이나 소행성에 직접 내려선다고 해도 어떤 면에서는 딱히 할 수 있는 특별한 작업이란 것도 제한적이다.

 

"지금도 아폴로 계획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쓰고 얻어온 것이라곤 고작 몇몇 사람들의 달 기념사진과, 수백 kg의 쓸모없는 돌덩이들뿐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당시 기술로는 도저히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없었다는 음모론 조차도 여전히 제기되는 형국이다."

 

여기에 더해서 1990년대에 냉전이 종식되고, 인류는 정치적 이유에서의 우주에 대한 도전 의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던 거대한 로켓들은 사라져가고, 각국의 우주 예산도 크게 삭감되면서 순수한 과학 탐사 목적의 프로젝트들만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 왔다.

 

사람이 우주에서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실험이었던 국제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을 통해서 차츰 인간이 우주 공간에서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무력한지도 체감하였다. 미래에는 인간을 대신한 로봇, 안드로이드 들이 더 효율적으로 우주 탐험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은 제한된 자원과 예산으로 더욱 효율적인 우주 탐사를 진행해야 했던 과학기술자들의 시각으로는 매우 자연스럽고, 다분히 논리적인 면이 많아서 차츰 대세로 굳어지며, 인간이 직접 화성으로 가는 시기는 더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조만간 국제 우주정거장까지 폐기될 예정이고, 인간은 더 이상 우주 탐험의 주역이 아닌 조역으로 밀려날 운명으로 소외되어 움츠려 드는 추세였다. 그저 SF 영화 속에서나 멋진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항해할 뿐, 현실의 우주는 무인 탐사선과 로봇들의 차지였다.

 

"2016년 11월까지 100km 고도 이상의 우주로 나갔던 인간은 공식적으로 고작 552명에 불과하다. 그중에서 달까지 갔던 24명이 그나마 1,000km 고도를 넘어서서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심우주에 다녀온 극소수 사람들이다."

 


[ 일론 머스크의 화성 정복 야망 ]

 

21세기가 시작될 무렵에 갑자기 민간 우주여행 프로젝트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과학적 목적으로는 더 이상 인간을 직접 우주에 보내는 것이 무의미해져갈 무렵에, 우주 관광이라는 새로운 목적으로 인간이 우주에 나갈 이유가 생긴 것이다. 여러 민간 우주기업들이 등장했고, 비록 심우주가 아닌 지구 저궤도의 우주체험 관광상품들이 주를 이뤘지만,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우주에 가보고 싶은 사람들이 줄 서서 우주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우주 발사체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과 경제성을 내세운 스페이스X가 시장을 파괴하며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정체되어온 로켓 분야에 시장 경쟁 원리와 혁신이 도입되면서 각국의 로켓 기술도 자극받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새롭게 우주 경쟁에 가세하면서 정치적 이슈도 가미되어 제2의 우주경쟁 시대로 접어든 상황이다. 물론 과거처럼 양극 대결 구도에서, 이제는 다양한 이유가 복합되어 다소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에 대한 도전에 있어서 처음부터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인류의 새로운 우주 세기'를 목표로 일관되게 나아갔다. 특히 이러한 흐름에 있어서 인류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의미의 고찰이 필요했는데, 불확실성이 커서 아직 명확하게 정의 내리진 못하고 그저 우주에 대한 인류의 본능적인 관심 차원에서 화성에 최초의 외계 식민지를 건설한다는 식으로 피력하고 있다.

 

"왜 인류가 열악한 환경의 다른 행성까지 가서 식민지를 개척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을 확실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류의 프런티어 정신'이라는 미명하에 열광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곧 도래할 우주 시대에 인간이 소외되지 않고 주역으로 나서고 싶어 하는 욕망까지 합세하는지 모른다.

 

단순하지만 "화성에 가고 싶다."라는 일각의 욕구에 부응하여, 일론 머스크는 점차 빠르게 화성 정복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적인 우주산업계와 정부 기구들을 자극하며 선점 경쟁 구도까지 조장하는 노련한 사업적 기질까지 보여주면서, NASA와 보잉, 미국 정부, 그리고 다른 국가와 세력들까지 어쩔 수 없이 화성 정복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듯 보인다.

 

"NASA는 21세기 중반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내는 구체적인 탐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예산 문제 등으로 축소되어 불투명해진 와중에, 일론 머스크의 도발로 다시금 과거의 계획을 꺼내들고 화성으로 가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는 추세이다."

 

NASA와 협력하는 문제에 대해선 일론 머스크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머스크와 그의 기업들이 가진 능력(기술력, 예산)을 고려할 때, 이미 수십 년간 축적된 NASA의 기술과, 미국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여긴다. 물론 머스크는 NASA가 도와주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화성 정복을 이룰 수 있다고 호언장담 하는 편이다. 머스크의 이러한 도발적인 야욕에 대항하여 기존의 우주 관련 업계들은 그에 대응하는 계획을 차츰 내놓을 것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화성을 먼저 선점하는 쪽이 미래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에 결코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인류의 화성행에 반대하는 시각들 ]

 

앞서 설명했듯, 인류의 우주 개척을 선도하는 NASA에서는 분명히 언젠가 화성에 사람을 직접 보낼 의지를 가지고 있다. 또한 가장 앞선 기술력과 경험, 인재들이 NASA를 중심으로 결집되어 있다. 하지만 NASA는 미국 정부의 지원 없이는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없으므로, 국가적인 이유가 없이는 순수한 과학 목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조달할 수 없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집행하지만, 그런 예산조차도 합리적으로 집행되어야 하기에 '인간의 본능 충족'이라는 차원의 문제가 개입된 화성 유인 탐사에 쉽사리 나서기 어려운 것이다.

 

화성까지 사람을 보내는 데 필요한 예산이면,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과 많은 위성들, 그리고 소행성까지 탐사할 수 있는데 굳이 화성에만 매달리기 어려운 게 NASA의 입장이다. 그저 기반 기술만 차근차근 쌓아가고, 언젠가 화성에 인류가 직접 가야 할 필요성이 생기거나, 보다 쉽게 화성에 갈 수 있는 로켓 기술력이 확보되면 써먹을 요량이었다.

 

이런 흐름을 직시하는 기존의 우주 과학계에서는 인간이 화성에 가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미 탐사선과 로봇들이 샅샅이 살펴본 화성의 환경이 인간의 거주에 꽤 부적합하다는 연구 결과에도 기인한다.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것은 과학계의 오랜 염원이기도 하므로 그에 대한 선행 연구는 벌써 수 십 년째 지속되고 있다. 간혹 "화성에 물이 존재한다."던지, "화성의 지하에 거대한 용암 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와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인간의 화성 거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환호하지만, 그 외 조건들은 여전히 열악하며, 심지어 지구에서 가장 인간이 생존하기 어려운 남극에 비해서도 비교할 수 없이 불리한 환경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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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씨앤 월코비치 TED 강연 : https://youtu.be/h2KQoHMCwlw

 

 

위 영상은 천문학자이며, NASA가 외계 생명 거주 가능 장소를 연구하는 케플러 미션에 참여한 루씨앤 월코비치 (Lucianne walkowicz)가 2015년에 TED 강연을 했던 "화성은 지구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이다. 현재까지 200만 명에 이르는 전 세계 사람들이 시청했으며, 화성 정복에 대한 합리적 비판론으로 인류의 우주 진출에 대해서 신중한 관점을 제공한다.

 

"월코비치는 인간이 지구를 파괴한 뒤에 이주할 행성을 찾기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또 다른 거주 가능 행성을 찾는 것과 지구 돌보기를 병행하자고 주장한다."

 

사실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아가면 아직까지 태양계의 그 어떤 장소에서도 인간이 거주할만한 곳을 찾지 못 했다. 거추장스러운 커다란 우주복이 반드시 필요하며, 극심한 온도차와 우주 방사능에 시달려야 한다. 또한 생존에 필수적인 공기, 물, 식량, 물자 등도 현지에서 구할 수 없거나 매우 제한적이어서 지구로부터의 보급에 의존해야 한다. 다른 행성까지 사람과 물자를 보내는 어려움은 별개의 문제로 쳐도 그렇다. 그럼에도 혹독한 조건의 다른 행성에 도달해서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불확실하다. 정복으로 인한 만족감? 값어치 있는 미지의 자원들, 아니면 그저 이색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찍은 사진들? 과학적 탐구는 무인 탐사선들로도 지금껏 충분히 수행해왔다.

 

지구는 인간이 거주하기에 가장 적당한 곳이다. 왜냐면 인류는 지구에 살기 적당하도록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지구 상에는 인간이 거주하지 않는 장소들이 여럿 존재한다. 사막, 극지, 바닷속 등등. 이러한 장소들이 먼 화성보다 인간의 생존에 오히려 더 적합한 곳들이다. 왜 가까운 곳을 놔두고 굳이 훨씬 멀고 위험한 곳에 가려고 하는가? 왜 지구가 멸망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그에 대한 백업 문명을 건설하기 위해서 화성에 꼭 가야 한다고 하는가? 화성을 개척할 비용과 노력이면 지구가 멸망하는 것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 인류가 화성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각들 ]

 

월코비치의 주장은 화성에 간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인류에게, 침착해지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한 좋은 조언이 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인간은 우주 공간과 외계 환경에서 살아가기 불리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화성으로 가기 위한 노력들은 시도되고 있으며, 열성적인 팬덤층을 형성하며 월코비치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곧 고개를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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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페트라넥 TED 강연 : https://youtu.be/t9c7aheZxls

 

 

위 영상은 과학잡지인 '디스커버(Discover)' 편집장이며, 과학기술 평론가인 스티븐 페트라넥(Stephen Petranek)이 월코비치에 이어 TED에 행했던 강연인 "여러분의 자녀는 화성에 살게 될지 모릅니다."의 내용이다. 역시 큰 반응을 얻으면서 140만 명이 넘는 인류가 시청했다.

 

"페트라넥은 우리 지구가 얼마나 약한 행성인지, 그리고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인류가 얼마나 쉽게 소멸할 수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또한 지구 내부적으로도 인류 스스로 파괴할지 모르며, 인류는 우주로 가려는 본능을 지니고 있고, 가까운 화성에 인류의 백업 문명을 건설하기에 충분한 기술력이 확보되었으므로 이제 화성으로 가야 할 시기라고 주장한다."

 

페트라넥은 일론 머스크가 늦어도 2025, 2027년에 화성에 사람을 보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화성에 사람이 머물기 위한 기술들을 소개하며 NASA 등에서 그동안 연구한 내용들을 열거했다. 이제 수단은 완성되었고, 동기가 중요한 문제라 역설한다.

 

특히 '백업 문명'이라는 아이디어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류 문명이 돌발적인 이유로도 사멸하지 않을 방법이라 대안으로 제시한다. 많은 지구인들이 화성에 가서 살고 싶어 한다는 단순한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하며, 언젠가 화성을 식민지로 개척하고 환경을 개조하기 시작하면 다음 차원으로 인류 문명이 진화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재밌는 것은 월코비치의 강연이 TED를 원래 즐겨 보는 식자층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반면에, 페트라넥의 강연은 TED에서보다는 대중들이 더 쉽게 접하는 유튜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가 화성으로 가려는 것은 전문가, 평론가, 대중 모두에게 평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며, 계층과 성향에 따라서 약간씩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반증이다.

 

월코비치와 페트라넥의 TED 강연 내용은 짧으면서도 매우 인상적이므로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시청해보시길 권한다. 한글 자막도 잘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쉽다. 두 영상을 시청한 이들이라면 이어서 소개하는 몇 가지 이야기들과, 필자의 개인적 사견을 보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 일론 머스크의 화성 대작전 ]

 

지금까지 소개한 내용은 인류의 화성행을 둘러싼 찬반 양측 입장을 간략히 대변하는 내용들이다. 물론 이외에도 수많은 시각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화성으로 가는 방법론에 있어서 가장 선도적인 일론 머스크의 계획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9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 우주비행 회의'에서 인류를 화성으로 보내기 위한 새로운 우주 운송 시스템인 ITS (행성간 운송 시스템 : Interplanetary Transport System)를 발표했다. ITS는 지금까지의 화성 유인 탐사 계획들에 비해 다소 충격적이며 혁신적인 새로운 방식으로, 지구 상에서 1만 톤이 넘는 초거대 로켓을 여러 차례 재활용 발사하면서 수십~수백 명의 사람과 물자를 한꺼번에 화성으로 운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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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7, ITS(Interplanetary Transport System)계획을 발표하는 일론 머스크

 

>> ITS 자세히 알아보기 : http://blog.naver.com/chsshim/220856008850

 

지금까지 인류가 화성으로 가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몇 가지 기술적 문제점을 스케일 면에서 한꺼번에 해소하고, 단순히 화성에 탐사 목적이 아닌 본격적인 식민화를 전제로 행성간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발상이다. 물론 성사 여부는 지금도 여러 전문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대중적 관심도는 매우 높아지면서, 화성으로 갈 수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ITS 계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ITS 발표로 인해서 오바마 대통령조차도 미국과 NASA가 주도하는 화성 유인 탐사에 무게를 실어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에 관련된 여러 영상, 자료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스페이스X의 직원들은 머스크의 방향 제시에 따라 화성 프로젝트에 관한 기술들을 하나씩 정리하며 구체화시키는 듯 보인다. 이것은 그간의 NASA 프로젝트들이 다양한 기구와 연구 집단들 간의 의견 조율, 정부의 예산 배분에 따른 점진적인 발전을 해온 것에 비하면, 머스크 개인의 강력한 지도력에 따라 스페이스X라는 기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집중력이 매우 강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성과 집단의 의사가 배제된, 현행의 스페이스X 화성 대작전은 다소 무모할지도 모른다. 개인의 꿈과 의사가 너무 강하게 개입되는 것으로, 스페이스X가 일군 그간의 기술적 성과들을 일정 부분 과대평가하거나,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소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어쨌든 머스크는 빠르면 2023년, 늦어도 2027년에는 화성까지 사람을 보내려고 하고 있다. 고작 십여 년 사이에 인간이 화성에 도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런 시도가 강력하게 추진된다는 것은 인류의 화성행을 앞당기는 요소가 될것이 분명하다. 다른 경쟁자들이 출현할 것이고, 그들은 결코 머스크가 화성을 장악하도록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NGC의 드라마 <MARS>에 이르기까지 ]

 

칼 세이건 박사는 '생명이 넘치는 우주' 이론으로 인류에게 우주 진출에 대한 동기를 유발해줬던 인물이다. 그의 저서 '코스모스'를 통해서 우주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져왔고, 기존에 SF 소설 수준에 머물던 인류의 우주관이 보다 현실화되는데 기여했었다.

 

태양계 인근 수백 광년 이내에 살고 있는 외계 고등 문명체를 찾으려는 SETI 계획이나, 여러 행성 탐사선들이 태양계 내의 다른 장소들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려는 시도들은 칼 세이건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긍정적인 우주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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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류가 우주에 대한 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수십 년이 지난 현재, 더 이상 우주는 칼 세이건의 주장처럼 생명으로 넘치지도 않고, 오히려 생명체가 태어나고 진화하기에 너무 혹독한 환경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현실론이 부각되고 있다.

 

'희귀한 지구' 이론은 현재 우주 생물학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아주 우연히 지구에서 출현한 인류 문명이 우주적 관점에서도 매우 희귀한 기적 같은 일이라는 시각이다. 더 이상 외계인을 찾기보다는, 인류의 관심을 다시금 지구로 되돌려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소 답답한 일이 되며, 우주로 나가고 싶은 욕망에 장해물이 된 것이다. 인류가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항해하는 거대한 우주 함선을 타고 미지의 태양계에서 외계 종족과 교류하는 상상은 단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만 가능한 일인가?

 

여기에 더해서 기술적으로도 화학연료식 로켓에 의존하는 인류가 지구의 '중력 우물 (Gravity well)'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우주로 나가는 것에 한계를 느껴온 시기가 겹친다. 우주 로켓을 개발하고 한창 의욕적으로 우주를 정복할 것 마냥 으스대던 인류는, 곧 이어서 적막한 우주를 발견했으며, 그들의 로켓조차도 우주라는 거대한 대양에서 한낱 나룻배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그런 암흑기가 지나가고 차츰 화성이라는 다음번 목표에 열중하게 된 인류는, 최근에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한 SF 드라마 <MARS>를 통해서 막연한 공상과학이 아닌, 현실적인 우주개척 시나리오를 구체화하게 되었다. <MARS>는 한마디로 스페이스X의 ITS 계획과 NASA의 화성 계획을 적절히 조합한, 현실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를 드라마화한 것이다.

 

필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드라마를 보며 영향을 받은 세대이다. 스타트렉이나 스타워즈와 같은 SF 세계관보다는, 칼 세이건의 우주 문명 교류설에 더 익숙하다. 이제는 그런 가설은 사라졌고, 홀로 남은 지구에 서서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는 인류의 한 명에 불과하다. 그런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관이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NGC의 <MARS>와 일론 머스크의 ITS에 대한 기대가 컸다.

 

결과론적으로 <MARS>는 드라마적인 측면과, 우주에 대한 측면 모두에서 참담했다. 다큐멘터리 만들던 사람들이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 이번 기회에 느꼈을 뿐이다. 대중은 '스토리'를 원하는데, <MARS>는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에 집착하다 보니 스토리를 잃어갔다. 그냥 ITS 계획의 축소판 연장선에 불과한 발표라고 할까?

 

화성까지 사람들이 가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당위성이 빠졌다. 화성을 열망하는 열렬 지지자들의 입맛에나 맞는 드라마였다. 다수의 대중들에게 설득력이 약했고, 왜 화성에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소녀들의 어릴 적 경험담을 비추는데 그쳐서 아쉬움이 컸다. 역시나, 기대했던 <MARS>는 그다지 신통한 흥행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드라마의 내용들은 아마도 인류가 화성에 간다면 그에 유사한 상황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라는 것만은 알아 두자. 화성 여행은 별로 흥분되고 멋진 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루함과 열악한 환경의 연속이다.

 


[ 엘랑의 화성 이야기 ]

 

필자가 로켓, 우주 기술에 대한 글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써보려 노력한 게 2년은 넘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커다란 벽에 부딪치는 느낌을 받게 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특히 긍정적인 관점, 마니아적 관점에서의 시각에서, 차츰 현실론을 접하게 되면서 괴리를 느낀다고 할까?

 

그러던 와중에 ITS 계획이 발표되면서 많은 부분에 대한 돌파구가 생겼다. 아마도 일론 머스크 역시 인류의 우주 진출에 가장 걸림돌이 무엇인지 절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ITS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ITS와 같은 새로운 시도가 없이는 인류가 우주로 본격적인 진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우주로 나가는 비용이 더 줄어들고, 효율성이 늘어난다면 인간을 직접 우주로 보내는 일이 더 수월해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왜 우주로 로봇이나 무인탐사선들만 보내야 하는가? 그건 엄밀히 말해서 효율성 문제이다. 사람을 직접 우주로 보내는 것은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는 비효율적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을 가까운 행성까지 보내는 것이 더 이상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운반수단의 효용성을 높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래의 우주 개척에서 인간이 조연으로 머물지 않고, 주연이 될 수도 있다. 지구 상에서는 향후 A.I.의 발전에 따라서 수천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사람 대신에 기계로 대체된다고 한다. 그러나 인류 문명의 주인은 여전히 인간이기에, 인류사의 드라마인 우주 정복에 있어서 깃발을 꼽는 주인공이 로봇이기보다는 사람이길 바라는 심정은 여전하다.

 

가까운 수백 년의 근 미래를 예상하건대, 인간이 사멸하고 인류 문명의 후계자로 인공지능 기계 문명이 대체하진 않을 것 같다. 수천 년 뒤에는 그럴지 모르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그보다는 인류 문명이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혀서 차츰 스스로 퇴보하는 수순으로 역행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게 더 합리적일 것이다.

 

필자가 최근에 연재를 시작한 <화성인 썰>은 단순히 기술적 관점이 아닌,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인류 문명의 향방에 대해 개인적으로 흐름을 되짚어보려는 시도이다. 그것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가상의 '버나드인'은 사실 우리 인류의 모습이기도 하다. 만약 좁은 행성에 고등 문명을 가두고, 오랜 시간 한정된 자원과 영역을 놓고 다분히 인간적으로 다툼을 벌이면 어떤 결말에 이를지 궁금하기도 했다. 버나드인들은 그들의 태양계 전역을 정복하고 개척했음에도, 결국 기술적 한계로 하나의 태양계에 갇혀서 수만 년을 걸쳐 사멸해갔다. 문명의 사멸을 막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마지막 돌파구가 다른 태양계로의 이주, 문명의 씨앗을 전파하여 독자적인 새로운 문명이 태어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는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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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인 썰' 보기 : http://blog.naver.com/chsshim/220899481823

 

인류가 지구를 떠나서 화성에 정착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필자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월코비치와 다르지 않다. 단순히 백업 행성으로서의 화성은 여러 여건을 생각해도 과소비에 가깝다. 화성은 결코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우며,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하거나 핵 전쟁으로 지구인들이 사멸한다면 화성에 남은 소수의 인류가 새로운 화성 문명을 세워 존속할 거라고 보기 어렵다. 차라리 그럴 열정으로 지구에 파국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더 낫다.

 

반면에 인류 문명의 영속성에 관한 의문에 있어서는 다른 행성에 서브 문명을 하나씩 세워가면서 주류 문명 발전의 자극제로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물론 엄청난 비용과 자원이 소모되겠지만, 화성에 인간의 소규모 정착지가 건설되는 것만으로도 인류 문명은 자극받고 뭔가 미래 지향적인 추가 사건이 벌어지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정복할 만한 목표물을 상실한 인류는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최근 미드를 보면 <좀비물>, <디스토피아적인 말세론>이 유행하는 것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하는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드라마들도 현실의 난국 때문에 시청자들이 <판타지 연애물>, 또는 <과거의 향수에 기대는> 드라마를 선호하는지 모른다.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가 아니고선 문명은 반드시 쇠퇴한다.

 

문명의 씨앗과 개화에 관한 이슈는 수많은 소설가들의 창작 영역에 속한다. 거대한 항성간 우주선을 타고 다른 태양계로 향하는 인간들의 모습은 여러 소설과 영화에 이미 그려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SF와 기술적 상상력이 결합되어 시작된 것이며, 실제 인류의 기술력에 기인해서 NGC의 <MARS>처럼 재미없는 다큐멘터리식 드라마 수준은 아니다. 리얼리즘은 재미가 없는 것이라는 것도 알아두자. 영화 속에서 우주선은 멋진 굉음을 내면서 우주를 항해하지만, 실제로 우주에선 아무런 소리가 안 들린다. 효과음 따위는 없는 곳이 리얼 우주다.

 

일론 머스크라는 인물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면 다분히 마니아적이면서도, 문명의 존속이라는 관점에 꽤 관심을 가지고 있는듯하다. 특히 A.I.의 극단적인 발전을 매우 싫어하는 점이나, 화성에 단순한 탐사기지가 아닌 독자적인 도시를 건설하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아마도 머스크가 바라는 것은 인간이 화성에 정착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인류 문명을 화성에 먼저 분화 시키고, 차츰 더 먼 곳으로 퍼트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인류 문명이 수천 년을 걸쳐서 이어진다면 그걸 영위하는 주인공이 인간의 DNA를 가진 유기체이길 바라며, 결코 기계 생명체는 아니길 원하는 이기적 유전자 코드에 충실한 듯 보인다.

 

수많은 과학자들을 비롯해서 머스크조차도 화성이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는 것 같다. 만약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우주로 향한다면 반드시 화성이라는 전초기지를 가져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달은 지구에 매우 가까워서 통신, 보급의 연결이 쉬운 곳이지만 인류의 우주 전초기지로서 유용성은 화성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화성에는 미약한 대기와 물, 그리고 적당한 중력이 존재한다. 금성은 중력이 지구와 비슷하지만, 금속도 녹이는 산성 대기의 엄청난 초열 지옥이다. 여태껏 인류가 찾아낸 외계의 인류 거주지로 가장 환경이 좋은 곳이 바로 화성이다. 그런 화성조차도 지구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이라는 남극 한복판 보다 더 열악하지만.

 

그러나 남극은 우주 저 너머에 있는 장소가 아니다. 반면에 화성은 인류가 태양계 외곽으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에서 직접 목성, 토성의 위성들까지 날아가기엔 너무 멀고 험난하다. 고된 여정의 중간에 휴게소처럼 역할하는 행성이 있다면 화성이 되길 희망한다. 또한 화성은 적당히 크고, 지구의 뒷받침이 있다면 어느 정도 독자적인 생태계를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

 

인류는 지금껏 지표면에서 고작 400 km 떨어진 곳에 작은 우주기지를 띄워놓고 수백 명을 보내서 우주 적응 훈련을 해왔을 뿐이다. 40만 km 떨어진 달에는 24명이 다녀왔는데 그다지 매력적인 곳은 아니라는 사실만 깨달았다. 이제 4억 km 거리의 우주를 횡단해서 화성에 인간들이 가게 될 것이다. 그곳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주게 될지는 가봐야 알 것이다. 화성은 인간들이 오길 기다리고 있으며, 그곳에서 인류 문명에 멈춰 서게 될지, 아니면 화성을 넘어서서 우주로 계속 문명의 씨앗을 뿌릴지는 신만이 아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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