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G버스 폭발이 재생타이어 때문이라고?? 기본 카테고리

# 글쓴이 주 : 본 기사는 2010년 9월경 딴지 마빡에 게재되었던 것으로, 심심하면 날아가는 딴지서버에 저장돼 있다가 장렬히 전사해버린 탓에 본인이 보관하고 있던 걸 다시 살려내 복원한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버스회사에 타이어용역을 제공하는 업체를 운영하신다. 대략 93년부터 하셨으니, 벌써 18년째다. 요새 장사하는 어느 누가 안 그렇겠냐만, 아버지께서도 수 년째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계신다. 그럭저럭 잘 되던 사업이 처음 위기를 맞았던 건 97년 외환위기 때. 당시 당장 쓸 생활비도 모자라 한푼 두푼 모아온 내 세뱃돈 통장까지 탈탈 털었던 기억이 난다. 외환위기가 지나간 뒤, 경영상태는 그럭저럭 다시 회복됐지만 다시금 위기가 찾아왔고, 그 위기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위기의 원인은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적 문제가 아니었다. 2000년부터 도입된 CNG(압축천연가스)버스가 원흉이었다.

 

(2010년) 8월9일. CNG버스 폭발사고가 난 뒤 언론에서는 가스통이 차량 아래에 위치해, 노폐물이나 부식에 취약하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열흘 쯤 지나자 이번엔 원인을 ‘재생타이어'에서 찾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버스회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채택한 재생타이어가 내구성이 취약해 운행 중 터지는 사고가 잦고, 이 압력이 가스통에 균열을 줄 수도 있다는 논리다. 타이어 터지는 거야 빈번히 있는 일이고 그게 무슨 중요한 요인이겠냐란 생각도 있겠다. 하지만 사고 당시 영상을 자세히 보면 타이어 폭발이 가스통 폭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하다. 게다가 버스 타이어가 터질 때의 위력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때때로 버스의 강판이 심하게 휘어질 정도다. 터지는 순간의 폭음은 가스가 폭발할 때의 그것과 유사해, CNG버스 폭발사고 이후, 타이어 펑크 사고를 가스폭발로 오인해 신고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신고된 사건들은 연일 뉴스에 나오고 있다.

 

사실 버스의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는 여름철이면 사흘이 멀다하고 빈번히 일어났다. 하지만 주목할 점이 있다. 타이어 펑크 사고는 2000년부터 도입된 CNG버스에서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버지께서 18년동안 이 일을 하시는 동안 기존의 디젤버스에서는 단 한번도 타이어가 터지는 일이 없었는데,  CNG버스에서만 툭하면 타이어가 터진다는 거다. 아버지는 버스회사로부터 정액을 지원받아 용역을 제공하고 계시는데, 이놈의 CNG버스가 계속 늘어날수록 타이어 소비가 많아져 그만큼 손해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여름철이면 타이어가 사흘 간격으로 터지다보니, CNG버스와 여름은 아버지께는 늘 술자리 분노의 대상이 되곤 했다.

 

유독 CNG버스에서, 여름철에 타이어가 많이 터지는 이유는 간단했다. CNG버스의 하부열 발생이 일반 디젤버스보다 현저히 높기 때문이다. 버스 정비하시는 분들 얘기로는, 여름철에는 바퀴 휠에 손이 닿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거워지는데, 이 때문에 타이어가 열을 견디지 못하고 터진다고 한다. 그러면 언론의 지적대로 재생타이어가 아닌, 신생타이어를 쓰면 열을 잘 견딜까. 조금 더 잘 견디는 건 사실이나, 재생타이어가 두 개 터지는 동안 신생타이어 한 개가 터지는 정도의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하지만 CNG버스만 아니라면 재생타이어는 10개월, 신생타이어는 1년을 사용한 뒤 교체하면 될 정도로 재생타이어의 내구성이 신생타이어에 크게 뒤지지는 않는다. 반면 가격은 신생타이어의 절반 수준이며, 환경적 측면에서도 재활용은 권장받을만 한 일이다. 무엇보다 CNG버스만 아니라면, 신생이든 재생이든 길에서 터질 위험이 거의 없는 건 매한가지다. 당연히 버스업체 입장에서는 재생타이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버스회사들이 비용을 줄이려고 안전성이 취약한 재생타이어를 사용해 온 것이 사고의 근본원인은 아니라는 거다.

 

그럼 CNG버스에서만 유독 타이어가 터질 정도의 막대한 하부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간단히 말하면, 버스 아래쪽에 위치한 CNG가스통 때문이다. 자동차로 산길을 내려올 때 엔진브레이크를 같이 써야 한다는 걸 상식으로 알고 있는 운전자가 많다. 이유는 브레이크를 반복적으로 오래 사용하면 열 때문에 작동을 멈출 수도 있기 때문인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브레이크 방식은 드럼형이다. 이후 2000년대부터 나온 승용차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스크방식의 브레이크를 채택하고 있다. 드럼형과는 달리 열이 적게 발생하고, 때문에 반복적으로 밟아도 성능저하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버스와 같이 하중이 무거운 차량의 경우 여전히 드럼방식의 브레이크를 쓰는데, 이유는 드럼형이 디스크형보다 순간 압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열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데, CNG버스의 경우 하단에 장착된 가스통이 막대한 브레이크 열의 발산을 막아 타이어부근의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CNG버스의 구조 (시사인 제공)

▲ CNG버스 구조 (시사인 제공)


CNG버스의 엄청난 하부열의 직접적 원인이 하단의 연료탱크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근거는 저상버스에서 찾을 수 있다. CNG저상버스는 구조상 가스통을 버스 위쪽에 장착할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아래 쪽 연료통이 제거된 CNG저상버스에서는 그동안 단 한번도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없었다. 실제로 정비 시 느껴지는 열도 저상버스가 일반 CNG버스보다 훨씬 적다고 한다. 결국 CNG가스통을 바닥이 아닌 지붕으로 보내면 사고발생의 직접적 원인인 막대한 하부열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언론에서 떠드는 이점인 이물질이나 부식예방, 폭발시 가스가 위로 발산해 안전하다는 등은 오히려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이렇게만 되면 타이어가 더 이상 터질 일도 없으니, 우리집 형편도 좀 풀리지 않겠나.


버스 상단에 연료통을 설치한 모습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버스 상단에 연료통을 설치한 모습.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이런 이유로 유럽국가들이 도입한 CNG버스들은 한결같이 가스통이 지붕에 얹어져 있다. 그럼 지금껏 한국의 버스회사들은 도대체 왜 연료탱크를 아래쪽에 설치해왔을까. 하부열 문제를 몰라서? 절대 아니다. 이런 문제는 옛날부터 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정비사들이 제기 했던 부분이니,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을 거다. 그렇다면 알고도 내버려 둔 이유는?

 

우리나라의 시내버스는 현대차 아니면 대우차에서 만드는데, 외국 버스들과 비교해 하부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평소 우리가 버스탈 때 얼마나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는지, 노인분들이 타고 내리실 때 얼마나 고생하시는 지를 잠깐만 생각해보면, 시내버스가 상당히 높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아무튼 한국의 시내버스들은 하부가 높은 구조 덕택에 아래쪽에 상당한 여유공간이 발생한다. 그래서 버스회사들은 CNG버스를 만들 때 아무런 망설임없이 이 드넓은 공간에 가스통을 설치했다. 이렇게 하면 기존 디젤버스의 설계도를 전혀 바꿀 필요가 없으며, 가스통의 무게를 이길만큼 천정의 강도를 높일 필요도 없어진다. 버스회사들이 연료통을 지붕에 못 얹는 이유로 내세우는 “가스통이 무거워서 전복의 위험이 높다”는 소리는 반만 맞는 소리다. 버스의 설계도를 변경해 저상버스처럼 하부를 낮추고 지붕의 강도만 강화하면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굳이 가볍지만 비싼 신형 가스통으로 바꾸지 않아도 균형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런데 버스회사들은 줄기차게 언론에다가 “연료통을 위로 올리면 전복위험이 있다. 가벼운 신형연료통은 가격이 두 배인데, 정부의 보조금이 구형연료통 기준으로 돼있어, 우리는 바꿀 수 없다. 정부 탓이다"는 식으로 흘리고 있다. 시사IN도 그렇게 기사를 썼고, 대부분의 언론이 이 문장을 토씨 하나 안 바꾸고 받아썼다. 오히려, 현대차/대우차 두 회사가, 정부보조금은 정액이니 그냥 단가를 낮춰잡으려고 기존 버스설계 아래쪽에 가스통만 슬쩍 얹었다는 쪽이 더 설득력있지 않나? 물론 물증은 없지만. 버스 공급업체가 둘 뿐이라 담합하기도 쉽다 보니, 이런 추측이 나오는 거라 생각하시길.



신형인 타입IV는 무게가 기존의 반밖에 안나가지만, 가격은 두 배다.     하지만 단순히 정부가 신형을 안사줘서 그런 건 아니라고 봄. (시사인 제공)

 ▲ 신형인 타입IV는 무게가 기존의 반밖에 안나가지만, 가격은 두 배다.

    하지만 단순히 정부가 신형을 안사줘서 그런 건 아니라고 봄. (시사인 제공)

 

이런 문제의 본질을 언론들이 정말 몰랐을까. 그들은 왜 버스회사 문제는 제기하지 않고, 애먼 재생타이어만 물고 늘어지는 걸까.

 

우선 버스회사를 지적하지 않는 건, 한국 언론의 고질병인 광고주 우대책은 아닐까란 음모론을 던지고 싶다. 아시다시피 현대차와 대우차는 언론의 최대 광고주 중 하나다. 이런 광고주를 함부로 지적질 할 수 있을까? 삼성의 언론플레이를 하도 보다보니, 이런 식의 해석이 자연스러워졌다.

 

두 번째 의문은 ‘왜 재생타이어를 공격할까?’하는 부분이다. 재생타이어의 사용이 문제라고 공격해서 재생타이어 사용이 줄어들면 가장 이득보는 건 누구일까? 바로 버스회사에 신생타이어를 주로 공급하는 업체인 한국타이어다. 한국타이어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다. 때문에 그간 수많은 특혜의혹을 받아왔던 업체이기도 하고,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기도 하다. 현 정권의 특혜시비를 하도 보다보니, 역시 이런 식의 해석도 자연스러워졌다.

 

 

/듀이 duibusan@gmail.com

 

 

<참고자료>

http://www.dynews.co.kr/detail.php?number=77911&thread=12r03

http://www.testdrive.or.kr/?document_srl=819824&mid=globalautonews&sort_index=regdate&order_type=desc

http://www.mdtoday.co.kr/mdtoday/?no=137617

http://news.dongascience.com/HTML/News/2010/08/12/20100812100000000083/201008121000000000830113000000.html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49633

http://news.donga.com/3/all/20100810/30415928/1

http://media.daum.net/cplist/view.html?cateid=100000&cpid=131&newsid=20100821081114569&p=sisain

http://www.hellodd.com/Kr/DD_News/Article_View.asp?mark=31942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55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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