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글 똥의 삶

우리나라는 언제나 그렇듯 일본보다 10년, 아니 요즘은 인터넷 덕분인지 2, 3년 늦게 일본의 트렌드를 쫒아간다.

혼자 먹고, 혼자 마시는 혼밥과 혼술이 대세라고 친구가 떠드는 말을 들으며 다시 생각을 이었다. 

쪽발이라 비웃으면서 우리는 일본이 답습하는 모든 것을 그대로 쫓아가느라 정신이 없다. 이지메와 왕따는 언어의 차이였을 뿐이었고, 모든 사회, 정치, 경제, 문화의 단점은 일본의 답습이었다. 누가 친일파의 세상이 아니랄까봐. 그나저나 우리의 부동산 버블을 언제 쯤 폭발할까. 너무 늦다. 세상이 어서 망했으면 좋다고 생각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내 삶은 언제나 파멸과 파탄을 기다리는 종말론자의 태도와 같다.


나는 전세계적인 파멸과 파탄을 사랑한다.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체계가 부서질때 느껴지는 통쾌함과 동반파멸의 평등성은 얼마나 매력적인지. 은밀한 이 욕망은 빚과 가진 것이 비교적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나는 모든 것을 잃어도, 사실상 별다를 것이 없다.

우리들은 가상의 신념 안에 갇힌 존재들이다. 가상의 가치인 돈과 제사와 결혼과 삶의 체제 안에서 우리는 웃고 운다. 또한 평균이라는 가상의 규범 체계 안에서 우리는 항상 불안해하고, 우월해한다. 그러한 가상의 신념들은 재미있게도 다른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거짓말들고 이루어져 있다. 믿는 자들이 많으면, 헌금이 모이듯 돈이 모이고, 사람들이 더 모이고, 건물은 커지고, 사람들이 더 모이고, 연줄이 생겨나고, 그 연줄로 인해 돈이 돌고, 기회가 돌고, 다시 연줄이 돌고, 더욱 더 튼튼해 진다. 세상이 도는 이치는 수많은 욕망이 만드는 미미한 변수들이 포함된 수식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수식의 답을 정하는 가상의 신념을 누가 선점하느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서는 위치가 달라지면,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고 했듯이. 우리 건전지들을 빨아먹을 놈들은 위에서 잘 보고, 열심히, 성실하고, 꼼꼼하게 자기들 일을 유능하게 잘하고 있다.


가상의 체계에 질문이 없는 삶을 우리는 계속 살아갈 것이다. 개개인의 역량으로 옆의 누구 보다 우월하게 살기 위해, 밑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므로.

나만 아니면 된다는 복불복의 체계 안에서 눈치를 보고, 굽실거리면서 당한 상처를 가지고, 다른 곳에서 갑질로 뽑아먹으면서, 그렇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특별하게 달라질것 없는 삶으로 먼저 죽거나, 좀 더 살면서 체계는 계속 더 공고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망할 것이다. 나는 그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엔트로피는 어떤 혼술, 혼밥이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혼자 쓰는 글을 마치면서 오늘은 어떤 혼술을 할 지 입맛을 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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