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께. 노트

 이 글은 주식회사 딴지그룹에서 노동 관련 문제가 큰 이슈가 되었을 당시 자유게시판(http://www.ddanzi.com/free/122525015)에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입니다. 며칠 후에 하려했던 이야기인데 거의 한 달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올 해도 지난 해들과 같이 그렇게 그냥 가려나봅니다. 아무튼 몇 주가 지났지만 그 글을 뼈대로 조금 수정하고 더하여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주식회사 딴지그룹 직원 여러분!


 여러분을 불러놓고 보니 제가 이 이야기를 해도 될까 싶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하고 싶은 말은 해야죠. 눈을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니 힘들지도 않고요. 부디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저는 딴지일보와 끈적한 인연은 없습니다. 뭐 이곳뿐만 아니라 누구와도 그런 관계를 못 만들기 때문에 아쉬워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심하셨다면 다행입니다. 아무튼, 독투불패에 답답한 제 일상을, 그리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쓰다가 회원정보란에 딴지스 뒤에 필진이라는 두 글자를 얻게 되었습니다. 두 계절이 지날 때 쯤, 트위터로 편집부 한, 두 직원과 트위터로 여유되면 밥이나 한 번 먹자는 공수표를 날리는 게 다입니다. 대화 시간을 다 합쳐도 30분이 안될겁니다.


 그럼에도 노동 문제가 딴지일보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서 이슈가 된 것, 이를 해결하는 과정과 전달하는 방법을 보면서, 그리고 이들이 정리가 되기도 전에 관련 이슈가 자유게시판에 다시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실망을 하기엔 딴지일보에 대한 기여도가 너무 낮고, 그저 비웃고 말기에는 안타까움도 기여도가 낮은 만큼 크더군요. 오지랖 염치없이 크고 넓게 한 번 펼처보겠습니다.


 은수미 의원 글이 하루의 대문 기사가 되기도 하는 딴지일보에서 노동문제가 연이어 일어나는 현실, 안타깝습니다. 제 판단에 문제는 아마 해결 안될껍니다. 노동자가 문제 제기를 안하거나, 피해 받았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꽤 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곤 말이죠. 그리고 노동조합이 없다면 말이죠.


 주식회사 딴지그룹에 노동조합 있습니까?


 있습니까? 있다면 당장 노동조합 위원장 탄핵하세요. 뭐 이따위로 노동환경을 만들어 놓았습니까. 취업규칙 등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감시를 이렇게 밖에 못합니까. 그나마 탄핵 받을 노조 위원장이라도 있으면 천만 다행일텐데요.


 아마 없는 것 같아요. 농담인지 정말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들 사주가 유일한 경쟁(아닌가요, 아무튼) 언론으로 삼고 있는 조선일보. 그 조선일보에는 노동조합이 있습니다.


 주식회사 딴지그룹 노동조합. 이젠 만드시길 강하게 권합니다. 회사가 건전하게 경영되길 바라신다면,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든지 정말로 크길 바라신다면, 노동조합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자주 비꼬는 데 사용하는 ‘가족같은 회사’.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까?


 노동자와 사용자. 사용자와 노동자. 엄격하게 구분하고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상시 상호 견제해야 합니다. 주식회사 딴지그룹. 그런거 필요없는 가족같이 화목한 한 마음 한 뜻 회사였어도 괜찮았던 스타트업 시기는 이미 한참 지나갔잖아요?


 사측대표 김어준 자칭 총수. 어디서든 쿨하고 멋져보입니다. 너부리 편집장. 사람 좋고 현명해 보입니다. 벙커 팀장은 노출이 잘 안되어서 모르겠네요. 그래도 좋은 분이실꺼라 생각됩니다. 개개인이 훌륭하고 뛰어나도 시간이 지나고 규모가 커지면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회사의 시스템. 사용자와 노동자. 노동자와 사용자가 시스템의 큰 두 축입니다. 그래야 한 법인이 이리 뒤뚱 저리 뒤뚱하면서 어쨌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 이슈가 된 인사 문제에 대해서 사측이 독자적으로 개선을 천명하고 실천한다 해도 반쪽짜리입니다. 노조가 없다면 말이죠.


 우리 회사는 노조 없이도 잘 돌아간다. 직원 수도 적고 그런거 만들어 신고하고 뭐 이것저것 하는거 정말 힘들고, 솔직히 여력도 없다. 이거 다 변명입니다. 딴지, 절대 그런 회사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측대표의 워딩일 뿐이죠. 딴지, 절대 그런 회사 되지 않으려면 노동조합 있어야 합니다.


 각자의 선의가 모여도 그 흐름새는 정의롭지 않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현실. 자주 경험하지 않았나요. 지금 주식회사 딴지그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자칭 총수와 자칭 수뇌부들 께서 얼마나 현명하게 해결하려 노력하고 시간을 들이셨을지는, 그랬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봐야  제가 보기엔 사측의 일방적인 제도 개선 노력일 뿐입니다.


 노동조합입니다. 노동조합이 있어야합니다. 노동자가 사측으로 부터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할 때, 찾을 곳은 자유게시판이 아닌 내 옆에서 일하고 있는 지부장이어야 합니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옆 방에 있는 노조 사무실이어야 합니다. 제가 이번 사태에서 가장 답답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인터넷 자유게시판에서 이슈가 얼마나 본질을 잘 잡아먹습니까. 절대로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죠. 오히려 방해합니다. 그리고 그 이슈가 게시판에서 살아남는 시간. 그 측정 조차 불가한 휘발성.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딴지일보가 선택한 방법에 대해 많이 실망스러 웠습니다. 어쩔 수 없이 그랬으리라 생각합니다. 얼마나 고민하고, 또 고민했을지......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저는 마음이 착잡합니다. 노동조합이 없으니까요. 이 말 너무 자주 하나요? 앞으로 백 스물 두번 더 해야겠습니다.


 자, 그러면, 제대로 된 노동조합 뚝딱 만들었다 치고, 그러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 되느냐! 오히려 더 많은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묻혀있던 문제들이 다 튀어나올 것입니다. 괜히 만들었다 싶을 거에요. 이러다 이 회사 망하는거 아닌가 할 정도로요. 당장은 말이에요.


 그리고 초대 노조위원장이 마음에 안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있는게 나은겁니다. 그 마음에 안드는 사람을 노조위원장으로 뽑은 이들은 노조원들이죠. 대한민국 대통령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뽑습니다. 괜찮습니다. 다 임기가 있고, 탄핵도 절차를 따라가면 가능한 겁니다. 어렵지만 다 방법은 있습니다. 어려워 보여서 안하고, 한 번 해보다 안되니 접어서 안되는 겁니다.


 아무튼 제 요지는 회사 내에 시스템을 만들자는 겁니다. 노동조합이 지금 축 기울어진 주식회사 딴지일보의 든든한 한 축이 되어 줄 것입니다. 큰 문제는 언제나 생길 수 있습니다. 운영은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겁니다. 괜찮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다면 말이죠.


 노동조합은 회사에게 필요할까?


 회사는 민주적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요.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려고 내 돈 들여 만든 회사 내가 원하는대로 경영하는 거 당연합니다. 회사는 자본주의에 따라 운영됩니다.


 주식회사에서 의결 행사 권리는 한 주당 한 표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설립자(혹은 대주주) 혼자(또는 몇몇)으로는 그 하고 싶은 일을 못합니다. 그래서 노동을 사용합니다. 돈을 주고 노동을 사는거죠.


 노동자는 노동을 제공하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법이 없다면, 오직 자본의 논리라면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나라는 헌법에 따라 민주주의 국가이고, 그에 따른 노동법도 있습니다. 뭐 이렇게 있다 해도 노동자 한 명, 한 명이 모든 법을 이해하고 권리를 찾아 행사하거나 요구할 수 는 없습니다.


 사주는 회사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윤을 추구합니다. 누가 뭐라 안하면 그냥 마냥 이윤만 추구합니다. 노동자에게도 조직이 필요하겠죠. 아니면 정말 피 마를 때까지 빨릴겁니다. 노동자들의 조직, 노동조합입니다.


 노동조합에서 의결권은 가입된 노동조합원 한 명당 한 표입니다. 이건 무조건입니다. 노동조합은 민주적으로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다수결이라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자본주의 일 원당 한 표 보다는 내 권리 지키기에는 적당해 보이지 않습니까?


 주식회사 딴지그룹 노동조합이 딴지그룹 노동자들에게서 교섭 체결권을 정당하게 위임받아 사측과 단체 교섭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그러기 전에 운영위원, 대위원들과 협상안을 만들어야 겠죠. 그럴려면 각 지부장은 지부원들로부터 의견을 모아야 할테고요.


 노동조합의 상황이 저 정도까지만 가줘도 이번에 일어났던 근로계약서 미작성 같은 초보적 실수는 예방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딴지일보가 주식회사 딴지그룹 자칭 총수 김어준 한 명 아래에 있을 것인가요. 10년 후에는 괜찮겠지요. 30년 뒤에는요? 그리고 50년 뒤에는? 언젠가는 사측 대표가 바뀔텐데 그러면 그 때 회사의 운명도 같이 바뀌어야 할까요? 이래서 노동조합이 있어야 합니다. 필요해 보이지 않나요? 필수적이지 않나요?


 뭐가 어찌 되었든 회사는 사주 것이죠. 팔 수도 있고, 없앨 수도 있죠. 인사권도 있어서 해고도 가능합니다.


 노동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노동자에게는 단결권이 있습니다.

 노동자에게는 단체교섭권이 있습니다.

 노동자에게는 단체행동권이 있습니다.


 음...... 이제 그만 써야겠습니다. 이정도 오지랖이면 적당히 넓지 않았나요? 아무튼 화이팅입니다. 고생들 좀 하십쇼. 진심으로 주식회사 딴지그룹 노동조합 설립을 기원합니다. 설립된다면 크고 멋진 화환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말이죠, 혹시 있다면 말이죠...... 거 잘 좀 하세요. 뭡니까 이게. 없겠죠 뭐...... 에이 모르겠다. 화이팅!




 아 하나만 더...... 한 사람에게 정의를 바라지 마세요. 어찌 한 사람이 정의일 수 있겠습니까. 잘하기도 하고, 잘 못 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고, 자신이 슬프기도, 기쁘기도, 다 그렇고 그런 한 사람일 뿐입니다. 한 사람에게 뭘 기대하지 마세요.


 정의는, 옳음은, 바름은, 그냥 방향 같은 거 아닐까요. 도대체 남남서와 북북동은 어디냐 아무리 찾으려해도, 동과 서의 경계는 어디냐 찾아 그어볼라 해도 안되듯이 말이에요. 그냥 그 쪽으로 갑시다. 계속. 끝까지 가 보았고 드디어 난 정의롭다 하는 사람. 경계해야합니다. 귀찮으면 무시하세요. 그냥 우리는 각자가 서 있는 곳에서 옳고 바른 쪽으로 가자고요.


 왜 이 말을 덧붙이냐면 말이죠, 다들 느끼시겠지만, 우리나라가 살기 더럽게 힘들어져서 그렇습니다. 정치면 정치, 경제면 경제, 사회면 사회 정말 각 분야에서 어쩌면 이렇게 다들 분발하셔서 못 살게 하시는지 참...... 너무 겁나서 그렇습니다. 닳고 닳은 표현이 아닌 실제로 사람이 죽기 시작했어요. 죄 있는 사람도 감히 죽이면 안될텐데, 죄 없는 사람이 이유도 모르고 죽어버립니다. 정말 무서워요.


 누굴 탓하겠습니까. 다 내 탓이죠. 다 여러분 탓이죠. 어렵겠지만 조금만 옳은 쪽으로 바른 쪽으로, 한 걸음씩...... 


 이제는 지진 걱정도 해야하고 마음 편하기 쉽지 않은 하루 하루입니다. 부디 여유롭고 평화로운 금요일 밤,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밤은 참 가을답네요. 다행입니다. 근데, 참고로 전 주말에도 출근합니다. 에휴. 그런 관계로다가 오탈자나 내용이 이상하고 말이 안되는 문장 같은 거 다시 읽으며 고치지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전 이만 담배 하나 더 피우고 갈랍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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