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블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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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달이 더 뜨고 몇 번의 겨울이 더 지나기 전에 한때 위대한 정령의 보호를 받으며 이 넓은 대지 위를 돌아다니고 행복한 집에서 살았던 강대한 무리의 자손들은 하나 남김없이 다 사라지고, 한때는 당신들보다 더 힘이 세고 희망에 가득 찼던 사람들의 무덤을 애도하는 이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민족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슬퍼하지 않는다. 바다의 파도처럼 부족은 부족으로 이어지고 나라는 나라로 이어진다. 그것은 자연의 질서이며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당신들이 사라질 때는 한참 멀었을 테지만 그때는 반드시 온다. 자신의 신과 친구처럼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백인도 누구나 겪는 소멸을 피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형제이다.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이 글은 스쿼미쉬(Suquamish) 인디언 부족의 추장인 시애틀(Seattle)이 1853년에 워싱턴 준주의 지사에게 한 연설이다. 이 연설은 인디언 부족의 몰락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자연의 순리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백인도 언젠가는 꼭 같은 운명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백인들은 그 부족의 땅을 사기를 원했고 결국 백인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한 그 부족은 1855년에 포트 엘리엇 조약으로 땅을 넘겨주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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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는 미국 원주민들에게는 악몽의 한 세기였다. 미국이 독립하기 이전에는 오히려 원주민들은 북미 식민지에서 벌어진 영국과 식민지인들과 프랑스의 헤게모니 싸움의 틈바구니에서 최소한의 입지를 마련할 수 있었다. 서로 경쟁하고 있던 백인 집단은 인디언의 도움이 필요했으므로 인디언을 자신들의 세력권에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독립을 하자 미국은 더 이상 인디언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인디언은 오히려 북미 대륙 전체를 차지하려는 그들의 야망에 장애물이었다. 미국인들은 대륙팽창 정책을 펴면서 그 걸림돌이 되는 인디언을 무자비하게 몰아내고 서부로 전진하였다. 프런티어 개척이라는 미국인들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개척정신은 바꿔 말하자면 인디언 학살의 역사를 미화한 것이다.


미국은 독립과 더불어 이미 미시시피 강까지 국경선을 넓혔으며 1803년에 루이지애나를 프랑스로부터 구입하면서 로키산맥의 동쪽 지역까지 진출하였다. 그것에 발맞추어 미국인들은 서부를 향해 밀려들었고 그때마다 토지를 두고 인디언들과 충돌했다. 백인들은 정부의 비호아래 군대를 동원하고 기만과 협박을 통해 인디언의 토지를 빼앗고 서쪽으로 강제 이주시켰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인디언 부족들로부터 토지를 빼앗을 때마다 무수한 조약을 맺고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며 그것이 마지막 거래라는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문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협정을 파기하고 또 다시 인디언의 땅을 강탈했다. 1820년에는 동부에 살던 인디언이 12만 명에 이르렀으나 1844년에는 3만 명이 채 못 되었다. 모두 서부로 강제 이주 당했다. 제퍼슨이 대통령이 된 1800년에는 애팔래치아 산맥 서쪽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이 70만 명을 넘어섰다.


잭슨시대(1829-37년)에는 대륙 팽창 정책이 노골화되면서 인디언 강제 이주가 극성을 부렸다. 잭슨 대통령은 토지투기업자요, 상인, 노예 무역상이었으며, 초기 미국 역사상 가장 호전적인 인디언의 적이었다. 그는 1812년 영국과 벌어진 전쟁으로 영웅이 되었으며, 그 후 인디언과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그들을 학살하는데 앞장섰다. 그와 그의 뒤를 이은 반 뷰렌 정권 시절(1837-41) 미시시피 동부에 살던 7만 명의 인디언이 강제로 서부로 이주 당했다.


인디언은 강제 이주에 때로는 평화적으로, 때로는 무력으로 저항했지만 몰려드는 백인들을 당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인디언 부족들은 군대나 개인 청부업자들의 감시 하에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서부 사막지대로 이주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질병과 추위로 죽어갔다. 심지어 저항하는 사람들은 수갑을 채우고 한 줄에 묶어서 끌고 갔다. 그리고 인디언의 땅은 백인 투기꾼들과 광산채굴업자들과 농민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될 때마다 백인들이 인디언 영토로 거침없이 밀려들었으므로 금은 인디언에게는 재앙이었다. 콜럼버스 이래 백인들은 황금에 눈이 어두워 아메리카 대륙을 노략질했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면 1831년에는 1만 3000명의 촉토우 족이 강제 이주를 당했으며, 크리크 족은 1836년 한겨울에 1만 5000명이 넘는 부족민들이 옮겨가야 했다. 한 기록은 그때의 참상을 “기아와 질병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그들을 추격하는 이리 떼의 울부짖음과 공중을 선회하는 독수리 떼에 의하여 추방자들의 행렬이 통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라고 썼다. 1838년에는 1만 7000명의 체로키 족이 10월에 ‘눈물의 통로(Trails of Tears)’를 따라 강제이주를 당했다. 그들은 이주 도중 질병, 가뭄, 더위, 기아, 추위로 4000여명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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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이 끝난 후 백인들과 인디언은 30년에 걸친 마지막 대 전쟁을 치렀다. 이 전쟁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인디언 부족들은 사실상 궤멸되고 멸종 위기로 내몰렸다. 백인들의 욕심 앞에 인디언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었으며 그들의 저항은 백인들의 더욱 잔혹한 침략과 살상을 불러왔다. 그 시기의 전쟁은 사실 전쟁이라기보다는 백인들에 의한 일방적인 학살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 전쟁의 시발점이 되는 사건은 1864년 11월 29일에 일어난 샌드크리크 학살이다. 콜로라도 주 샌드크리크 일대에는 샤이엔 족 인디언 부족이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1858년에 인근 지역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금광이 발견되자 백인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디언들은 토지를 차지하려는 욕망에 불타는 백인들에게 무참하게 쫓겨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정부가 개입해서 샤이엔 족의 광활한 토지를 백인들에게 넘기고 그 주의 남쪽에 있는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거주하는 조건으로 인디언 각 부족에게 매년 1만 5000달러를 지불하고 농기구와 가축을 공급하며 인디언 1인당 40에이커의 땅을 제공한다는 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인디언의 토지를 차지한 미국 정부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에 식량이 부족해 굶주림에 시달리던 인디언들이 백인들이 소유한 가축을 습격하는 일이 이따금 일어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호전적인 목사 출신의 존 치빙턴(John Chivington) 대령은 그 충돌을 빌미로 샤이엔 족을 섬멸하고 그 지역을 백인들이 완전히 장악할 음모를 꾸몄다. 인디언이 그 지역에 남아 있는 한 백인들은 안심하고 살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정부의 허가를 받아 ‘제3연대’라는 100일 기한의 군대를 조직해서 1864년 11월 14일 700명의 병사를 이끌고 원정에 나섰다. 원정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나는 인디언을 죽이러 왔다. 그리고 신의 천국 아래에서는 인디언을 죽이는 일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모두 옳고 고결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소리를 질렀다.


치빙턴의 군대는 마침내 11월 28일 샤이엔 족의 야영지 가까운 곳에 도달해서 다음날 새벽 인디언들이 아직 잠들어 있는 사이 공격을 감행했다. 마을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버팔로 사냥을 나가고 마을에는 약간의 남자들과 여자들과 어린아이들뿐이었다. 그들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의 주민들을 닥치는 대로 총으로 쏘고 칼로 난도질하는 학살을 자행했다. 그들은 여자들은 물론 갓난아이까지 눈에 띄는 대로 죽였다. 그뿐만 아니라 죽은 인디언들의 머리 가죽을 벗기고, 귀와 코를 베고, 손과 발을 자르고, 심지어 남자와 여자들의 성기까지 도려내 말안장에 걸거나 모자에 꽂고 다녔다.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한 백인 병사는 그 당시의 참상에 대해 “내가 직접 목격한 것을 나조차 믿을 순 없지만, 당시 내 눈에는 머리 가죽이 벗겨진 모습, 손가락이 잘려나간 시체, 남녀 구분 없이 생식기가 잘려나간 시체들이 보였다”라고 진술했다. 학살은 이틀이나 계속되었으며 150-250여 명의 인디언이 죽었다. 이 학살은 인디언 부족들의 분노를 일으켰으며 이후 수십 년에 걸친 피비린내 나는 폭력의 악순환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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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들이 자행한 이 만행은 1970년에 랄프 넬슨(Ralph Nelson) 감독에 의해 <솔저 블루>(Soldier Blue)라는 이름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블루는 당시 미군(북군)의 군복 색깔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솔저 블루는 미군이라는 뜻이다. 샤이엔 족 인디언 추장의 부인인 백인 크레스타가 리 유니온 요새로 호송되던 도중 한 인디언 부족의 기습으로 부대는 몰살당하고 크레스타와 호너스 겐트 이등병만 살아남는다. 그들은 그때부터 요새로 돌아가기 위해 험난한 여행을 시작한다.


크레스타는 인디언 부족에게 우호적인 백인으로 미군이 인디언에게 가한 만행을 이야기하지만 호너스는 전혀 믿지 않는다. 그는 그녀의 말을 모두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이며 그녀를 배반자라고 부른다. 그에겐 인디언은 섬멸해야 할 야만인에 불과하다. 여행 도중 호너스는 인디언에게 무기를 밀거래하는 상인의 마차를 불태우고 말을 훔쳐 도망치다가 총에 맞는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두 사람은 동굴에서 지내며 그의 치료를 한다. 그 사이 두 사람은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그가 호전되자 그녀는 그를 떠나 먼저 요새에 도착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미군들이 곧 샤이엔 족 인디언 마을을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빠져나와 인디언들에게 알린다. 인디언은 평화와 전쟁으로 의견이 갈리지만 결국 평화를 선택한다. 그 사이 호너스 역시 기지에 도착한다. 호전적인 지휘관 넬슨 마일즈는 곧 인디언 마을을 포위한 채 백기투항을 무시하고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한다. 백인의 만행에 충격을 받은 호너스와 크레스타가 막으려고 애를 쓰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살육이 끝나자 사령관은 자랑스러운 승리를 찬양하며 그들의 공적은 미국 역사에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호언한다. 호너스는 반역죄로 포승에 묶여 끌려가며 500여 명의 인디언 중 절반이 죽었다는 자막이 친절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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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백인의 만행은 사람들을 소름끼치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은 많은 기록에 남아 있는 묘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호너스와 크레스타는 백인의 만행을 고발하는 동시에 백인의 양심을 대변하는 인물이지만 오히려 그들은 소수 백인의 양심이 집단폭력 앞에 얼마나 무기력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종문제와 관련된 많은 영화들에서 흔히 등장하는 양심적이고 고결한 백인들은 백인들이라고 다 나쁘지는 않다, 백인들 중에도 양심적이고 동정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그 흔한 호소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은 대부분 백인들의 양심의 가책을 달래줄 영화적 인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백인들이 내세우는 자유, 평등, 인권, 민주적 가치가 얼마나 기만적인지 이 영화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제 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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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인디언-백인 전쟁에서 인디언들이 항상 백인들에게 당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따금 그들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인디언이 최대의 승리를 거둔 전투는 1876년 6월 25-26일에 벌어진 리틀빅혼 전투였다. 이 전투 역시 금광 때문에 일어났다. 라코타 수우 족이 네브래스카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근에 황금이 묻혀 있다는 소문이 나자 백인들이 몰려들었으며 인디언들은 미국 정부에 조약에 따라 그곳에 백인들의 진출을 막아달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미국 정부는 그 지역을 인디언들로부터 양도받기 위해 대표를 파견했다. 인디언 부족들이 땅을 팔 수 없다고 완강하게 버티자 설득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안 미국 정부는 인디언을 탄압했다.


3월에 미군의 기습을 당한 인디언들은 마을을 버리고 북쪽으로 피신해 다른 부족 마을에서 지내다가 날씨가 따뜻해지자 모든 부족이 북쪽으로 이동해 앉은소(Sitting Bull)가 이끄는 홍크파파 라코타 부족 곁에 거처를 정했다. 그러나 6월 17일에 미군이 다시 들이닥쳤다. 이에 라코타 수우 족과 샤이엔 족 인디언 연합부대는 미군들을 상대로 싸워 이겼다. 그리고 인디언 부족들은 서쪽의 리틀빅혼 계곡으로 옮겼다. 그곳에 집결한 인디언의 총 수는 거의 1만 명에 달했다. 그들이 그곳에 정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커스터(George Armstrong Custer)가 이끄는 미군 제7 기병대가 급습했다. 그러나 이 전투에서 미군은 인디언 연합군에게 참패를 당했으며 커스터를 비롯한 268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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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학살의 정점은 1890년 12월 29일에 일어난 운디드니 학살이다. 사우스다코타 주의 서쪽 지역에 살고 있던 라코타 인디언 부족은 백인들의 욕심에 시달리면서 자신들의 땅을 계속 양보해야 했다. 백인들은 땅을 사들이기 위해서라면 협박과 기만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여 라코타 족은 1889년에 마지막 남은 땅까지 거의 모두 강탈당했다. 절망에 빠진 그 부족은 당시 인디언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던 유령춤(Ghost Dancing)이라는 신흥종교에 빠져들었다. 그 춤은 파이우테 족의 메시아인 워보카가 창시했다. 그는 어느날 한 목소리를 듣고선 기차를 타고 네바다 주의 피라미드 호숫가에 가서 수백 명의 인디언들과 함께 재림한 예수를 만나 설교를 들었다. 머지않아 그 땅에서 백인들이 모두 사라지고 인디언들이 다시 번창할 것이며 그때면 죽은 자들도 모두 살아나리라는 이야기였다. 그 예언에 따라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죽은 전사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들이 부른 유령춤의 가사의 일부는 이렇다.


1

나의 아이들아, 내가 처음 백인들을 좋아했을 때,

나의 아이들아, 내가 처음 백인들을 좋아했을 때,

나는 그들에게 수확물을 주었다,

나는 그들에게 수확물을 주었다,

 

2

아버지, 제게 동정을 베풀어주십시오,

아버지, 제게 동정을 베풀어주십시오,

저는 목이 말라 울고 있습니다,

저는 목이 말라 울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제겐 먹을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제겐 먹을 것이 없습니다.

 

5

온전한 세상이 오고 있다,

한 종족이 오고 있다, 한 종족이 오고 있다,

독수리가 그 부족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

온 대지 위로 그들이 오고 있다,

버펄로 떼가 오고 있다, 버펄로 떼가 오고 있다.

까마귀가 그의 부족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


이 노래는 대화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노래에서 ‘아버지’는 태양을 가리키고 ‘나의 아이들’은 인디언이다. 이 노래에서 우리는 인디언들이 직면하고 있는 기아의 고통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버펄로는 그들에게는 풍요의 상징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현재의 절망적인 고통 속에서 잃어버린 풍요의 세상이 되돌아오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런데 유령춤의 열풍이 그 일대를 휩쓸자 백인들은 그것을 백인을 공격하기 위한 신호로 해석하고 두려움에 빠졌다. 백인들은 그 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유령춤을 조종하는 ‘선동자’들의 리스트를 작성해 체포하려고 했다. 그 중 한 사람이 앉은소였다. 1890년 12월 15일 인디언 경찰들이 앉은소의 통나무집을 포위하자 인디언 부족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고 그 와중에 앉은소가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 지도자를 잃은 그 부족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일부는 붉은구름이라는 대추장이 있는 파인릿지로 향했다. 그들은 도중에 미네콘주 라코타 족 마을에 들러 추장인 큰발(Big Foot) 일행과 합류했다. 그러나 큰발 역시 백인들의 리스트에 올라있었다. 그들은 이동 중 12월 28일 큰발을 체포하러 오던 백인 제7 기병대와 마주치자 순순히 투항했다. 백인들의 감시 아래 행군하던 그들은 날이 저물어 운디드니라는 곳에 야영했다. 미군은 그들을 향해 기관총을 설치했다.


다음날 아침 백인 기병대는 인디언의 무장을 해제했다. 인디언들은 이에 순순히 응했지만 백인들이 몸을 수색하고 천막까지 수색해 칼과 천막 기둥까지 뽑아 나와서 인디언의 분노를 샀다. 그러던 중 검은코요테(Black Coyote)라는 귀머거리 인디언이 갖고 있던 윈체스터 총을 내놓기를 거부했다. 그것 때문에 인디언과 군인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와중에 검은코요테가 방아쇠를 당겼다. 그 소리에 기다렸다는 듯이 기병대가 인디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에 놀란 인디언들이 도망을 치자 그들은 기관총을 쏘아대고 도망치는 인디언들까지 추격해 살해했다. 그 학살로 350명의 인디언 중 3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은 25명이 사망하고 39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들은 대부분 동료들이 쏜 총이나 대포에 맞아 죽거나 부상당했다. 이 학살로 300년에 걸친 인디언에 대한 백인의 정복전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제 미국은 백인의 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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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포크너의 소설 중 <곰>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 시대 배경은 1870년대에서 1890년대에 걸쳐 있다. 바로 백인들이 인디언을 닥치는 대로 학살하던 시기이다. 주인공은 아이크 맥카슬린으로 그의 10살 때부터 21살 때까지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는 열 살 때 처음으로 그 마을에서 해마다 벌어지는 곰 사냥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해 사냥에서 그는 전설적인 곰인 올드 벤을 황야에서 만나고 열세 살이 되었을 때는 처음으로 수사슴을 사냥해 샘 파더즈가 그 피를 얼굴에 발라주면서 사냥꾼이 되는 의식을 치러준다. 샘 파더즈는 인디언 추장과 흑인 노예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노인이다. 그 해에 그는 올드 벤을 다시 만난다. 그가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마침내 사람들은 올드 벤을 죽이게 되며 그와 동시에 샘 파더즈도 죽는다. 그리고 스물한 살 나던 해에 아이크는 자기 가문의 비밀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 캐로더즈 맥카슬린의 악행에 충격을 받는다. 할아버지는 샘 파더즈의 인디언 부친인 이케모튜베를 기만해 땅을 사들이고 흑인노예를 착취해 농장을 일으켰으며, 심지어 노예 여자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을 또 강간하는 짓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안 그는 할아버지의 유산인 토지 상속을 거부한다.


주인공 아이크는 어릴 때부터 샘에게서 사냥을 배우면서 인디언의 과거를 알게 되고 그 유산을 물려받는다. 인디언적인 가치는 그에게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샘은 그에게 자연과 인간의 본질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인내, 자유, 용기, 겸손 같은 인디언들이 자연 속에서 습득한 가치를 전해주었다. 그가 끝내 토지 상속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가 배운 인디언 유산의 힘이다. 그러나 올드 벤의 죽음과 함께 샘 파더즈도 죽고 곧 이어 숲이 목재회사에 의해 벌목된다는 사실은 바로 그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디언 유산이 미국에서 종말을 고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포크너는 이 작품과 관련된 한 인터뷰에서 당시 남부 인디언들이 처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약탈의 유령이 땅에 떠돌고 있다는, 즉 백인이 이케모투베와 그의 종족으로부터 땅을 불법적으로 빼앗았기 때문에 땅은 백인들에게 적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잭슨(Jackson) 대통령이 치카소족과 촉토우족과 맺은 조약으로 인해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조약으로 그들은 미시시피 땅을 내주고 오클라호마의 땅을 얻었으며, 그 대가를 지불받았지만 그곳에서 떠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떠나든가—서부에서 키메라를 쫒든가, 아니면 그곳에서 고립된 채 흑인 노예보다 더 열악한 상태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여전히 미시시피에 있지만 대부분 동물원의 동물들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들은 백인이 되지 않는 한 문화와 경제에서 배제되며, 일부 경우에는 백인들과 섞여 고유한 조건들이 사라지거나 흑인들과 섞여 흑인의 반노예적 상태로 전락했습니다.


포크너의 이런 지적은 단지 미시시피에 남아 있는 인디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인디언들이 겪는 문제였다. 그들은 사실상 미국 사회에서 배제된 채 고유한 문화를 파괴당하고 제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다. 그들은 전국에 분산된 보호구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부족간의 유대를 맺고 공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들은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적대적인 미국 사회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급선무였다. 그들에게 인종적 각성과 해체된 고유문화의 복원 및 새로운 정체성 정립은 20세기가 한참 지날 때까지 생각하기조차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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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


[1부]

콜럼버스의 두 얼굴, 미국의 두 얼굴

먹기 위해 찬양하는 백인 정복자

영국신랑과 포카혼타스

신의 나라를 원했던 청교도들

아메리카 드림과 인종청소

흑인, 노예가 되다

마녀를 찾아라


[2부]

차(茶)를 바다에 처넣다

백인과 기득권만의 미국 독립

미국, 헌법을 제정하다

미국, 영국과 다이다이를 뜨다

미국 노예제도를 흔든 '내트 터너의 반란'

서부영화, 팽창야욕의 낭만적(?) 재현

여성, 세네카폴스에 모이다


[3부]

남북전쟁(civil war), 그 시작과 이면

KKK, 출현하다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다

메이데이(May Day)의 탄생

이민의 물결과 게토(ghetto)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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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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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역사]미국의 두 얼굴 3부 : 3. 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다 [5] file naemaeumdaero 2016.11.08 7
403 [국제]힐러리 vs 트럼프 : 미 대선을 알랴주는 10문 10답 [4] file 씻퐈 2016.11.07 14
402 [국제]소형차 왕국 유럽에서 특히 더 잘 팔린 소형차들 [7] file 스케치북 2016.11.03 7
401 [국제]박근혜 탄핵이 검색어 순위 오른 김에 알아보는 전세계 대통령 탄핵 사례 모음 [7] file 양평김한량 2016.10.31 9
400 [국제]두테르테의 마약 캠페인, 'OPLAN TOKHANG'은 초법적 살인인가 [8] file 삐약 2016.10.31 9
399 [국제]프랑스에서 故백남기 씨와 한국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4] file 아까이소라 2016.10.27 17
398 [국제]필리핀인들이 두테르테를 응원하는 배경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본 필리핀 마약의 실태 [21] file 삐약 2016.10.20 17
397 [경제]저금리 시대에 사는 우리 下 - 다음 경제위기가 닥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4] file 씻퐈 2016.10.19 4
396 [역사]미국의 두 얼굴 3부 : 2. KKK, 출현하다 [22] file naemaeumdaero 2016.10.19 10
395 [경제]저금리 시대에 사는 우리 上 - 금리를 낮춘다고 고용과 성장이 늘어나지 않는다 [9] file 씻퐈 2016.10.18 9
394 [역사]미국의 두 얼굴 3부 : 1. 남북전쟁(civil war), 그 시작과 이면 [37] file naemaeumdaero 2016.10.14 24
393 [뉴욕특파원보고]트럼프는 이명박 강화 버전이다 [13] file 그럴껄 2016.10.12 22
392 [역사]미국의 두 얼굴 2부 : 7. 여성, 세네카폴스에 모이다 (2부 마지막회) [3] file naemaeumdaero 2016.10.12 8
391 [세계사]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3부 12 - 천조국, 움직이다 [11] file 펜더 2016.10.07 21
390 [국제]프랑스라는 이름의 파라다이스 17 : 프랑스 한국인 부부 자살 사건 [17] file 아까이소라 2016.10.06 7
389 [국제]두테르테, 필리핀 기득권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25] file 삐약 2016.10.05 5
388 [국제]홍콩 정치를 알려주마 3: 청년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13] file 레드빈 2016.09.30 14
387 [세계사]전쟁으로 보는 국제정치 3부 11 - 일소중립조약이 파기되던 순간 2 [25] file 펜더 2016.09.3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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