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후벼라. 머가문젠지 알려주마 -국정교과서- 기본 카테고리

요즘 박여사와 그녀를 추종하는 도당들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고자 한다. 작금의 역사교과서는 너무나 오류투성이라 국가주도로 교과서를 개편하고 올바른 내용만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도데체 어디가 잘못 서술된건지 구체적으로 몇군데 알려달라는 질문에 박여사께서는 "전체적으로 보면 그런 기운이 느껴진다."며 현행 교과서의 오류를 날카롭게(?)지적 해내셨다.(과연 대단하신 분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이로 인해 세간에서는 참으로 많은 논쟁들이 오가는 중이다.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기회가 되었다며 축하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친일을 비롯한 치부의 역사를 감추려는 속셈이 아닌가 하는 시샘(?)의 목소리도 있다.

 

한편 역사학계에서는 몇몇 어용학자들로 불리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반대의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두고 국가가 좌파적인 역사학의 카르텔을 깨려하기 때문에 기득권을 지키려하는 움직임이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사학계가 반대하는 이유가 단순히 좌파빨갱이들의 카르텔 때문일까? 아직은 아마추어 역사가인 필자가 여기에 대해 역사학자들의 입장을 역사학자들의 언어가 아닌(학자들의 언어는 너무나 난해하다. 쓸데없이 잘난척을 많이함.) 일반적인 말로 해명해보겠다.

 

역사에는 하나의 사실만이 존재한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 하나의 사실에 대해 수많은 관점이 존재한다. 뭔 소리냐? 세월호가 가라 않아도 그 사실을 대하는 입장이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그냥 사고라는 사람도 있고, 고의적인 대규모 살인사건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이런식으로 사실은 분명하나인데 입장은 여럿이 되기 때문에 관점도 여럿이 되고 역사서술도 여러개가 되는게 일반적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다양한 관점이라고 해서 역사서를 쓸 때 가장 기반이 되는 사실은 무시하면 안된다.(예를 들면 교X사 교과서라던지, X학사 교과서라던지, 교학X 교과서라던지....) 그런데 "Fact"는 좋아하면서 "사실"은 싫어하는 사람들이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한다.(에휴~)

 

어찌됐건 다양한 "국정화"란 것은 관점을 국가가 정하겠다는 것이고, 그것은 국가권력을 장악한 집단이 자기자신에게 유리한 관점만을 가르치겠다는 의미이다. 국정화 교과서는 다양한 관점을 무시한 채 권력자가 원하는 하나의 생각만을 주입시키는 작업이다.

 

그런데 필자의 말은 아직도 설득력이 약해보인다. 결국 반대이유라는 것이 요약하자면 "다양성의 상실"이것 하나뿐이지 않는가? 반면 정부가 말하는 올바른 국정교과서론은 훨씬 그럴싸해 보인다. 한국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과중한 학습부담이다. 그러니 교과서 숫자도 줄여줄 겸,(어차피 택1인데 교과서 숫자랑 학습부담이랑 먼 상관?) "올바른"교과서 하나만 만들어 그것만 공부하게 하는게 훨씬 낫지 않을까?(오오! 그럴싸해!)

 

여기에서 역사가들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와 국가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공부시키는 이유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역사가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관점에서 비판과 의견교환을 한다. 학자가 연구를 하는 것은 진리의 탐구가 목적이고 역사가의 경우는 역사적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진리의 탐구이다. 진리를 탐구하는 목적은 진리를 탐구함으로써 자신의 이성적 판단능력과 지식을 늘리기 위해서 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공부시키는 이유는 전혀 다르다. 사실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이다. 쬐끔 심하게 말하자면 학생들의 지식과 이성적 판단능력을 기르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심지어는 신주단지처럼 읊어대는 "팩트"에도 관심이 없다. "올바른 국사"가 "올바른 역사"나 학생들의 성장에 유익한 학습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미련이 남은 사람들은 반론을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입장을 철저히 배제한채 중립적으로 "팩트"만 가르치는 걸로 끝내면 되지 않느냐? ...이 세상에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을 배제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다니! (존재할리 없지만 존재한다면 일단 그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이코패스가 틀림없으니 절대로 가까이 지내지 않는 게 신상에 좋다.) 하긴 박여사는 신의 딸이니 그런 공정함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푸훗!) 그런데 공정한 교과서의 저술 이전에 근본적인 문제가 하나있다.

 

인간의 기억력은 의외로 닭수준이라서 30초전 일도 제대로 기억 못한다. 딴지스들을 상대로 실험해보자. 그럼 테스트를 시작하겠다. 이글의 두 번째 문단을 한글자도 틀림없이 외워보라.(못하겠지? 오오 딴지스여! 실망하지마오. 당신들만 그런 게 아니라오.) 이런 쓸데없는 테스트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정확한 과거의 사실을 모른다는 점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30초전의 일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보다 훨씬 오래전의 일을 어떻게 올바로 기억하겠는가. 마모되어가는 기억을 보완하기위해 문자를 비롯한 각종기록매체와 유물들이 있지만 그것들은 과거가 아니라 과거의 흔적의 일부일 뿐이다. 과거 그 자체도 아니고 흔적일 뿐 인데다가 그러한 흔적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왜냐면 대부분은 시간의 풍화속에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오옷! 내가 봐도 멋진 시적인용.) 이 얼마 남지 않은 과거의 흔적을 통해 과거를 알아내기 위해 역사가들은 자신들이 가진 이성과 온갖 지적능력을 동원해 탐구를 한다. 이때 동원되는 방법이 다양한 관점에서의 비판과 논쟁이다. 과거의 흔적을 이리보고 저리보며 최대한 실제와 비슷한 모습을 찾아내고 그것을 정설이라고 부른다. 역사학에서 정설이란 진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지식에 비추어 볼 때 가장 과거를 실제와 비슷하게 묘사하고 있는 학설이 정설이다. 정설은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지 폐기될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데 올바른 역사? 그전에 정확한 역사부터 알 수 있나?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던데 통신으로 가르쳐주려나?(빵X아줌마 국사편찬위원 되시겠네. 미리ㅊㅋㅊㅋ.) 정확한 역사도 모르면서 한가지의 올바른 관점만을 가르치겠다는 것은 부정확한 사실을 "fact"로 속여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는 의미일 수 밖에 없다. 사실 국정이 아닌 검정이더라도 학생들은 현실적으로는 결국 택1일을 통해 그 중 단하나의 교과서만을 공부하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 여러개의 교과서를 한꺼번에 채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며 수험공부를 해야하는 학생으로써도 여러개의 교과서를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검정교과서를 통해 관점의 선택지가 넓어지면 개인 단위가 아니라 사회전체 단위로 확대했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 검정교과서와 국정교과서 중 어떤 교과서가 학생에서 올바른 교과서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검정교과서가 가진 장점인 여러개의 관점이 사회에 나타나게 되면 그 사회의 이성과 비판능력이 생긴다. 국정교과서가 가진 단점은 이런 장점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말살하는 것이다.

 

수천억을 들여서 북한에 대한 흑색선전을 하고 간첩사건을 조작하는 것보다. 왜 북한이 열악한 상황이고, 남한이 더 풍요로운지 가르치는게 훨씬 저비용이지 않을까? 일본을 욕하고 시대타령하기 전에 친일파 규명부터하는 것이 더 이치에 맞지 않나? 진정 "올바른"역사교육이 있었다면 그랬어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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