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7급(3편) : 정부의 갑을관계 레알 7급

레알 7(3) : 정부의 갑을관계

 

 

회사를 다니다가 공무원이 되었습니다회사를 다닐 때 하던 일은 돈을 버는 것이었는데공무원이 되고나니 돈을 써야했습니다행정부는 국민의 세금을 받아서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까요이때 정부가 이라면 정부가 집행하는 예산과 보조금 받는 쪽인 지자체단체회사가 인 형국이 됩니다.

 

그럼 정부의 은 어딜까요바로 국민입니다국민의 대표자가 법을 만들고국민이 세금을 내서 정부가 운영되니까요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부는 정부로서 의미가 없습니다그래서 정부는 민원처리를 잘하려고 노력을 합니다민원이 들어오면 며칠이내에 처리해야한다친절하게 응대해야한다 등등 많은 규정과 매뉴얼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대부분의 국민은 목소리를 높이시지 않거나혹은 목소리를 내셔도 정부가 대응하는 것이 시원찮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이때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들이 나섭니다그러니 공무원들은 국회에서 요청하는 것들에 대해 성심성의껏 응대하는 것이 당연합니다국민을 대표해서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바뜨...갑에 대해 을이 겉으로는 고분고분하지만 속으로는 불평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국회-정부 관계도 여기서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1달 사이에 무려 200 여건의 자료를 요청하는 의원을 봤는데요한 상임위원회(예를 들어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와 노동부 소관의 위원회)의 의원이 30 여명정도가 되고 국회의원 다합치면 300 여명이 되니...의원들의 요구사항이 이런식으로 폭주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200*30*1=600그래서 우리가 무슨 국회 답변 자료 작성만 하는줄 아나?’ 하고 궁시렁 대는 경우가 있습니다더구나 국회에 나가는 자료는 자칫 문제의 빌미가 될 수 있고 해서 굉장히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뉴스에서 정기국회가 열린다임시국회가 열린다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하면 뭐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금은 그런 일정을 주의 깊게 체크하게 됩니다예를 들어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면 공무원들은 아주 분주해집니다각종 자료 요청이 쏟아지거든요장관내정자의 개인 신상에 대한 것뿐 아니라 소관 부처의 업무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윤진숙 해수부장관이 곤욕치른거 보셨죠? ^^;) 자료를 준비하고 청문회를 대비합니다국회 담당 부서는 초비상사태에 돌입하여 야근도 불사합니다답변기한도 길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오늘 오전에 자료를 요청하면서 오늘 오후까지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답변 기한을 넘기면 엄청 재촉하기도 합니다.

 

국회 회의 당일 해당 상임위원회장 바깥 로비는 공무원들로 난리가 납니다도떼기시장도 그런 도떼기시장이 없습니다일단 복도 및 로비는 좁은데 거기에 많은 공무원이 자리를 깔고 회의장의 비상사태에 대비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침부터 자리를 확보해야하는데 그것부터가 전쟁입니다가끔 부처들끼리 고성을 내며 민망한 자리싸움을 벌입니다조금이라도 더 많은 자리를 확보해야 작업하기 편하니까요아침 일찍부터 국회 문이 열리면 먼저 들어가서 자리 차지하려고 아우성을 벌입니다저는 기자인척하고 쓱 먼저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기자들은 일반인보다 더 일찍 국회 건물에 들어갈 수 있거든요문이 열리면 해당 로비로 후다다닥 뛰어가서 자리를 맡습니다제가 속한 부서의 자리를 맡는 것이 선발대의 임무이기 때문에 자리를 차지 못하면 저의 상관인 과장국장이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그러면 저는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자리를 최대한 많이 차지하고 싶으나 다른 부처우리 부처 다른 실국의 사정도 있으니 적절한 수준에서 자리를 깔고 노트북을 켜고무선인터넷을 연결하고프린터를 연결하고복사기와 팩스의 위치 및 고장 여부를 확인합니다.자리싸움의 아수라장이 끝날 무렵 과장국장이 속속 도착합니다그리고 국장급 이상은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과장급이하는 로비에서 대기합니다그리고 국회의원의 질문 내용에 대한 답변 자료를 신속하게 만들어 회의장으로 속속 배달을 합니다국회의원이 아주 디테일한 통계자료를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예를 들어 작년에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 입상한 학생이 몇 명이냐뭐 이런 것도 물어볼 수 있습니다물어보는 것은 의원 자유이지만장관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요답변을 못하면점심 먹고나서 보고해달라내일까지 보고해 달라 이럴 수도 있거든요그런 긴급 상황에 대비하여 각 실국의 업무를 잘 알고 있는 주무 직원들이 로비에서 포진해있으면서 방송으로 회의장에서 오고가는 질문 내용을 확인합니다국회TV에서 회의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합니다국회TV를 누가 보길래 만드나 싶으셨죠공무원들은 초집중해서 본답니다.

 

국회가 열리고 의원들이 장관을 대하는 것을 보면 아주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 다루듯이 한달까요... 장관은 많이 혼이 납니다장관은 말머리에 존경하는 홍길동 의원님’.... 요렇게 하면서 공손하게 말하는 반면에 vs 의원은 장관답변 똑바로 못하겠어요왜 거짓말을 하세요그것도 모르세요?’ 뭐 이런식으로 면박을 주기 일쑤입니다뉴스에서 A의원이 B장관을 칭찬했다는 미담 기사 본적 있으세요그런 것보다는 A의원이 B장관 아들의 병역문제,여자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는 것이 뉴스에 오르기 십상이죠비판과 공격이 좀 더 뉴스거리가 되니까요.

 

우리 장관이 혼난다그럼 공무원들은 자기가 혼나는 것처럼 얼굴이 화끈화끈해집니다가끔 욕먹을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장관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소속직원들은 심정적으로 장관을 두둔하게 되고 의원이 좀 과하다고 생각을 하게 마련입니다.

 

국회 담당은 격무 보직으로 인정을 받게 되고 그래서 승진에 일정부분 배려를 해줍니다그것에 대해 주위사람들도 대체로 수긍을 합니다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승진이 늦더라도 가급적 피하고 싶은 업무입니다


꿩잡는건 매이고정부의 갑은 국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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