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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주

 

아래 기사에서 언급된 '세미콜론'에 대하여,

'민음사의 책을 출판하는 업체'라 했던 부분을 정정합니다.


출판업체인 세미콜론은 국민의당과 무관한 회사이며

이번 리베이트 의혹에 엮여있는 업체는 

TV 광고를 대행하는 별개의 회사입니다.


사실 확인을 게을리 하여 두 업체를 혼동한 점, 사과드리며

앞으로 보다 정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리베이트란?


휴대폰 구매할 때를 상상해보자. 당신이 수많은 휴대폰 업자 중 한 명에게 가서 거래를 트려고 하면, 휴대폰 업자는 당신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우리 가게 얼마나 할인을 잘해 주는지'를 알려줄 게다. 그러면서 업자는 '페이백'이란 걸 제안할 수 있다. 당신이 30만 원에 휴대폰을 사긴하는데, 몇 달 뒤에 20만 원을 현금으로 되돌려주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결국에 당신은 10만 원에 휴대폰을 사게 된다. 

 

업자는 휴대폰을 팔았으니 이익이고, 당신도 휴대폰을 싸게 샀으니 이익이다. 이 때의 페이백이 일종의 리베이트다. 30만 원을 지불하기 전에 10만 원으로 지불을 하는 것은 '할인'이라고 하며, 지불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을 '리베이트'라고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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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경제용어사전에서 정의하는 리베이트는 다음과 같다. 


지급한 상품이나 용역의 대가 일부를 다시 그 지급자에게 되돌려주는 행위 또는 금액을 뜻한다. 리베이트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일단 정해진 금액을 사업자에게 전액 지급한 후 그중 일부를 다시 사업자로부터 되돌려받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아예 처음부터 정해진 금액에서 일정 금액을 깎아 사업자에게 지불하는 것이다.


 

리베이트가 문제인 이유는 리베이트라는 거 자체가 수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제도 안 되고 기록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싫어하는 그 법인 단통법이 애초에 도입되었던 것도 이런 리베이트를 제재하기 위했던 거였다. (의도가 어찌 됐던 결국엔 소비자와 휴대폰 판매업자들에겐 손해를 입히고 제조사와 이통사를 배불리는 법이 된 건 함정)

 

리베이트가 만연해지면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는 실종되고 거래자 간의 비밀스러운 거래가 발생하게 되어 시장 실패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시장의 정보에 능통한 사람들은 휴대폰을 싸게 사겠지만, 어떤 이들은 휴대폰을 비싸게 사게 된다는 거다. 이는 시장 실패다. 그래서 공정거래법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추어 과도한 리베이트 제공을 '부당고객유인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과도 또는 적정의 판단 기준은 거래규모, 거래기간, 지급조건, 기타 제반 요인을 고려, 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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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한 고발은 공정거래법이란 이름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당의 김수민 의원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국고를 리베이트했다는 혐의이기에 위에서 언급한 휴대폰 리베이트와는 차원이 다른, 더 중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휴대폰 업자는 자신의 이익을 깎으면서 일종의 할인을 제공한 것이지만, 만약 국민의당을 위시한 김수민 의원이 리베이트를 했다면, 국민의당이나 김수민 의원이 국고를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게 유용한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입증되지 않았고 혐의만 있을 뿐이며, 국민의당의 이상돈 최고위원은 6월 15일에 리베이트를 통한 자금이 국민의당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 리베이트 의혹


2016년 6월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30)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수민 의원을 포함한 박선숙 의원, 왕주현 사무부총장과 홍보업체 대표 2명 등 총 5명이 총 2억 3820만 원의 정치자금을 받고 이를 허위로 회계보고했다는 게 선관위의 주장이다.

 

김수민 의원은 총선 당시에 국민의당 사무총장으로서 회계를 책임졌으며, 총선 때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등에 일감을 주고,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수민 의원은 디자인 회사인 브랜드 호텔의 사장이기도 했었기에 리베이트 의혹의 중심에 서있기도 하다.

 

국민의당이 리베이트 의혹을 받게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민의당은 세미콜론과 비컴을 고용했다. 세미콜론은 광고대행사이고, 비컴은 인쇄물 제작업체다. 국민의당은 세미콜론과는 11억 규모의 계약을 하고, 비컴과는 20억 규모의 계약을 했다고 전해진다(시사저널 기사 참고). 그리고 세미콜론에서 브랜드호텔로 1억 1천만 원 그리고 비컴에서 브랜드 호텔로 6천820만 원이 전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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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브랜드 호텔에 돈이 들어간 것이 일종의 리베이트이고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봤다. 선관위의 입장을 이해 못할 것도 없다. 브랜드 호텔의 사장이었던 김수민 의원이 국민의당의 후보였고, 지금은 그 당의 의원이니까. 선거에 쓰라고 국고를 지원했는데, 그 돈이 당의 자금으로 돌아갔다면 이는 바로 잡아야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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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홍보물에 소개된 '브랜드 호텔'과 '대표 김수민'



 

국민의당 TF


브랜드 호텔에 국민의당 TF라는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은 리베이트 의혹에 있어서 꽤나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국민의당 TF가 브랜드 호텔이 국민의당 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 호텔 산하 조직이라면 이는 문제 될 게 없다. 그런데 만약 브랜드 호텔의 국민의당 TF가 국민의당이 만든 산하 조직이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브랜드 호텔에 유입된 자금이 국민의당으로 빠졌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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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호텔의 TF가 국민의당이 만든 조직이라면 

앞서의 그림은 이렇게 변한다.


이에 대해서도 이상돈은 국민의당 TF가 브랜드 호텔이 국민의당 업무를 위해 만든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당의 출구전략 몇 가지


 1. 정면돌파


위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국민의당은 진상조사단까지 꾸리면서 이슈를 정면돌파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진상조사단의 브리핑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진상조사단은 당의 당사자들을 일일이 면담하기도 전에 브리핑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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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한국일보



 2. 꼬리 자르기 


이상돈은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하여 망언을 했다. "저 자신도 솔직히 30대 청년들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 이상돈이 30대를 어떻게 보건 그건 솔직히 글을 쓰는 내 입장에서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청년들의 정치참여에 있어선 당마다 제각각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상돈의 30대 발언이 거슬렸던 이유는 이걸 당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면 당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당이 함께 책임져야 하는데, 갓 정치계에 입문한 같은 당 정치인을 저격한다? 심지어 나이를 가지고? 이보다 천박할 수는 없다. 60년 넘게 살 동안 예의는 어디가 갖다 버린 겐가?

 


 3. 물타기


안철수와 문병호는 주제를 바꿔보려고 엔간히도 애를 썼다. 우선 안철수는 뜬금없이 누리 예산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고, 또, "친박, 친노 양극단 제외한 사람들 모으겠다"라면서 이슈 전환을 유도했다. 별로 성공한 것 같지는 않다. 문병호는 "안철수 지도력으로 당 독점했다면 이런 문제 없었을 것"이라며 뜬금없이 안철수에 동조하지 않는 당내 세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발상이다. 리베이트가 실제로 발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이 사달이 날 때까지 대표였던 자는 안철수였고, 국민의당에서 가장 힘이 센 인물도 안철수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안철수이기에 이번 이슈에서 책임이 면피될 수 없다. 당의 가장 큰 어른이자 리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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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광고회사는 많다. 국민의당이 이런 일을 겪는 이유는 당내의 인물-김수민 후보 및 의원과 관련이 있는 브랜드 호텔과 함께 일을 해서다. 당이나 당의 인물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회사는 애초에 후보에서 배제했어야 했다. 이건 뭐 정당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위기관리를 하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론 중 하나다. 30대도 아니신, 알 거 다 아는 듯이 행동하시는 분들이 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체 뭘 하신 겐가?

 

정치권의 위기관리는 타분야의 위기관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애초에 일이 벌어지지 않게끔 해야 한다. 지금 리베이트 의혹으로 인해 국민의당의 안철수의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리베이트를 안했다는 게 밝혀져도 안철수의 지지율이 상승할 거란 보장은 없다. 이것이 애초에 일이 터지기 전에 소리소문없이 일을 처리하거나, 애초에 일이 터지지 않게끔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벌어진 뒤엔 수습이 안 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검찰이 국민의당을 기소할지의 여부다. 기소하면 국민의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김수민을 당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에 협력도 하지만 눈 부릅뜨고 보겠다. 염려하시는 리베이트, 당으로 유입된 돈은 없다"라고 하고 이상돈은 검찰이 기소하면 망신살 거라고 엄포를 놓았다. 팝콘이나 사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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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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