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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6. 08. 월요일

벨테브레








<연구의 배경>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 같은 메르스로 인해 정치 관련 이슈들이 잠복기에 접어들었다. 덕분에 오늘(6월 8일)부터 예정된 국무총리(황교안) 인사청문회 역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거론되는 대부분의 의혹이 이미 2년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되었던 것들이라는 점 또한 인사청문회의 흥행을 방해하는 요인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현 정부에서의 '국무총리'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명예직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대략 '딴지일보 필진'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사스 사태 당시 고건 총리와 같은 역할을 기대하며 총리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겠으나, 솔까말 이 정부의 어떤 총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부패와의 전면전을 벌이다 스스로 부패 혐의자가 되어 기소를 앞둔 이완구 전 총리는 물론이거니와, 고질적인 피부병으로 인해 병역면제를 받은 황교안 후보자 또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적임자로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악착같이 미국여행 일정(6월 14일 ~ 6월 18일)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여사. 있어 봤자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그녀가 떠나면 그 자리를 총리가 땜빵해야 한다. 박 여사의 잦은 순방 일정을 고려해 볼 때, 총리의 자질을 검증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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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4개국 순방을 떠날 당시 가카의 은혜로운 모습

중동에서 드신 낙타고기는 익힌 것이었는지 궁금하다


마침 우리는 까득하게 느껴지지만 불과 1년 전 이맘때 총리후보자로 지명되었던 두 사람이 있다. 안대희와 문창극. 박근혜의 승부수였던 두 사람의 총리 지명은, 검증 과정에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무리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자진사퇴(그리고 정홍원 컴백)라는 훈훈한 결말로 마무리되었었다.


그들의 낙마는 후일 총리로 지명되어 인사청문을 준비하려는 이들의 적격 여부를 구별하는 하나의 기준이기에, 필자는 신임 총리 후보자 황교안과 총리가 될 뻔한 문창극, 안대희 사이의 싱크로율을 검증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편의상 안대희는 , 문창극은 , 황교안은 으로만 표기한다.



1. 지명일자


 : 4월 27일 정홍원 총리의 사의표명으로 5월 22일(목요일)에 지명되었다.


 : 4월 27일 이완구 총리의 사표수리로 5월 21일(목요일)에 지명되었다.



2. 출신 고등학교


 : 1973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 1976년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3. 직업


 : 검사 출신(1980~2006년)이다. 검사장 승진에 두 번 탈락했다.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 검사 출신(1983~2011년)이다. 검사장 승진에 두 번 탈락했다.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4. 병역을 통한 자기계발


 : 해군 장교로 복무(1972년 ~ 1975년) 중 별도의 허가 없이 서울대 정치학과 대학원에 다녀 이듬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 1980년 만성 두드러기로 군 면제 판정을 받은 뒤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5. 퇴직 후 교수 활동


 : 서울대 초빙교수, 고려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 건국대 로스쿨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 성균관대 로스쿨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6. 전관예우


 : 공직퇴임 후 변호사로 일하며 5개월 동안 16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 공직퇴임 후 변호사로 일하며 16개월 동안 16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



7. 종교


 :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장로를 맡고 있으며 '일제 식민지배와 6.25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목동 성일교회 전도사를 맡고 있으며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 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8. 역사관


 : '이조 500년'을 허송세월로, 일제 식민 지배를 하나님의 뜻으로 표현 /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 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 귀를 더럽히고, 격을 낮추는 말을 2년이나 더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앞으로 남은 기간이 너무 길다는 한탄이 나온다'고 주장 / 용산참사에 대해 '김석기 살려야' 칼럼 기고(편집자 주 :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석기는 용산참사 당시 과도한 진압을 주도하여 비판받았다).


 : 4.19를 혼란으로, 5.16을 혁명으로 표현 /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환란'으로 지칭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투신 사건'이라 폄하 / 용산참사에 대해 농성자들의 불법·폭력성이 원인이었다고 서술.



9. 홍석현(중앙일보 회장)과의 인연


 : 중앙일보에 근무하며 홍석현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 삼성 X파일 사건 특별수사팀을 지휘하며 홍석현에 대해 불기소(혐의없음) 처분했다.



10. 헤어스타일


우선 문창극과 황교안, 두 사람의 사진을 비교해보도록 하자.


문창극.jpg


황교안.jpg


얼핏 봐서는 별로 닮은 게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눈썰미 있는 분들이라면 황교안의 헤어스타일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냈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장의 사진을 더 첨부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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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58세)에 비해 풍성하긴 하지만 자연스럽지 못한 머릿결, 주변머리와 윗머리 사이의 고르지 못한 상태, 정수리 가마 부분의 위화감 등을 종합해 볼 때, 황교안의 머리카락은 가발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황교안은 문창극과 마찬가지로 탈모인이 아닐지.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병의 경우 탈모와 함께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만성 두드러기로 군 면제 처분을 받은 황교안의 탈모 가능성 또한 낮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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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직무에 잘 임하고 있으시다고.

출처 - 한겨례



<결론과 전망>


이처럼 임의로 설정한 10가지 항목에 대해 비교해 본 바 황교안 후보자는 문창극과는 60%(헤어스타일 제외 시 50%), 안대희와는 50%의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 그 중에는 별반 영양가 없는 항목들도 있지만, 역사관이나 병역문제와 같이 총리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항목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교안의 인사청문 통과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국민의 관심이 메르스에 집중되어 있는 데다가, 야당으로선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아 국정 공백을 우려하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 주말 야당에서 자료제출 부실을 이유로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으나, 비슷한 논란이 있던 박상옥 인사청문회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대세에 영향을 주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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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가지 사건 수임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

출처 - KBS


뿐만 아니라 현재 거론되는 병역문제, 전관예우, 종교편향 및 왜곡된 역사의식 등의 문제점 등은 이미 2년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거론되었던 이슈들이기에 낙마를 시킬 수 있는 결정타로서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통합진보당 해산 등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의 행적들 또한 어떻게 보면 황교안을 총리로 승진시킨 업적(?)이나 다름없기에, 문제제기를 해봤자 정치적 공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황교안 또한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2년 동안 신중한 언행으로 이렇다 할 구설에 오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데 이어, 총리 지명 이후에도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태도로 일관하며 말실수로 망가지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사청문회 역시 적극적인 해명보다는 소극적인 방어와 영양가 없는 립서비스로 일관하며 야당의 공세를 무력화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


인사청문회가 마무리 되면, 여당에서는 6월 14일부터로 예정된 대통령 미국순방 일정을 거론하며 6월 11일~12일 중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려 들 것이다. 박상옥 청문회와 달리 마냥 거부할 수만은 없는 야당 입장에선 인사청문보고서에는 '적격'의견과 '부적격'의견을 동시에 기재하고, 본회의에는 참가는 하되 반대하거나 자유투표에 맡기는 수준에서 최소한의 체면을 세우려 할 것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법사위 여당 간사로서 수완을 보여준 권성동 의원이 인사청문특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는 점, 보고서 채택 권한을 갖고 있는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이 검사 시절 황교안(1993년 서울지검 공안2부 수석검사)과 함께 근무했던 장윤석(1993년 서울지검 공안1부장) 의원이라는 점에서 수적으로 열세인 야당이 황교안의 총리 임명을 저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황교안과 경기고 동창으로 막역한 친구 사이인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또한 인간적으로 막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황교안의 인사청문 통과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의혹을 발굴해서 황교안을 낙마시키려는 시도보다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그의 일관성 없는 철학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싶다. 예컨대 이런 거다.



1. 후보자는 오랜 기간 공안검사로 근무하며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내는 등 사상의 자유보다 국가가 우선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편에서는 '교회법이 세상 법보다 우선한다'는 발언을 하거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샘물교회 교인들을 옹호하는 등 종교가 국가보다 우선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했는데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2. 후보자는 2006년 방북 기간 중 북한에 우호적인 글을 남겨 국가를 위기에 빠뜨린(?) 동국대 강정구 교수를 구속하려 한 반면, 2013년 대선 과정에 불법 개입하여 국기를 문란케 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법률가로서의 양심'까지 들먹이며 구속을 저지했는데 모순되는 게 아닌지?


3. 후보자는 지난 연말 재벌총수들의 특별사면을 추진했으나, 7년 전 성완종의 사면에 대해서는 '잘 없는 일'이라며 검찰 수사를 시사했는데 무슨 차이가 있는지?


4.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후보자가, 애국가 4절을 완창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신임 검사들의 애국심 부족을 질타하는 것이 적절한 일인지?



아무리 총리가 있으나 마나 한 자리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지조 없는 사람이 총리가 된다면 국가적 불행이 아닐까. 제 눈의 들보를 보지 못하고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던 이완구 전 총리가 불행한 결말을 맞이한 것처럼, 황교안 역시 자신의 가치관이 바로 서 있지 않다면 총리가 된다 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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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한겨례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청문회는, 황교안의 사상과 가치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국민 앞에 드러내는 귀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함량 미달의 총리가 취임하여 국정을 말아먹는다면, 국가적 사회적으로 메르스 못지않은 손실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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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