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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의 계절이 왔습니다. 며칠 비가 오더니 다시 해가 쨍쨍합니다. 때마침 오늘 폭염주의보도 내려졌네요. 덥고 입맛 없는 계절에는 역시 밀면이 와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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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이북에서 냉면을 하셨던 분들이 6.25 때 부산으로 정착하면서 냉면 스타일의 밀면을 만들게 된 것이 시초입니다. 전분이나 메밀 같은 재료를 구하지 못해 밀가루를 사용해서 이름이 밀면으로 정해졌고요, 부산의 대표적인 지역 음식입니다. 그래서 부산지역엔 유명한 냉면집보다 밀면집이 월등히 많이 있습니다.

 

제가 밀면을 유독 좋아해서 알고 있는 단골집이 여럿 있는데, 공유해보고 글을 써 봅니다. 어디까지나 맛은 개인적은 취향이 많이 작용하니, 뭐 그렇구나 정도로 보심 되겠습니다.


누가 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부산에는 3대, 4대 밀면집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가계가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대체로 언급되는 유명한 4개의 밀면집을 꼽아보자면 이렇습니다.



1. 가야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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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야밀면'이라는 타이틀로 등록된 밀면 가게가 100군데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중적이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본점은 동의대 근처에 있습니다. 


육수의 베이스는 소 양지 사태 닭 등의 혼용스타일입니다. 고명으로는 닭가슴살을 찢어 사용합니다. 


 

2. 개금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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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밀면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입니다. 1966년에 오픈했습니다. 가야밀면이 1967년에 오픈했으니, 일년차이네요. 근처에 있는 가야밀면과 스타일이 거의 흡사합니다.


밀면은 크게 면발, 육수, 양념의 조화로 보는데 맛부터 닭고기를 찢어올리는 스타일까지 닮아 있습니다. 최근엔 가격이 오르면서 셀프로 먹고 반납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습니다.



3. 국제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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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밀면 중 가장 맑은 스타일의 육수 떼깔입니다. 맛도 양념을 버무리기 전엔 그나마 순한편이고 개운한 맛이 특징입니다. 육수 베이스는 소뼈입니다. 


고명으로는 소고기를 찢어서 올립니다. 부산 교대 인근에 있고, 자극이 덜해서인지 찾는 연령대가 높은 편입니다.


 

4. 춘하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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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 베이스로 소 사골을 사용합니다. 가야, 개금과 더불어 한약 재료를 첨가해서 한약재 맛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는 밀면 시킬 때 양념장을 따로 주문해서 먹습니다. 그리고 가위질을 하지 않습니다 또 겨자와 식초를 사용하지 않고요. 반 정도를 오직 육수 맛으로만 먹다가 반이 남았을 때 양념을 섞어 먹는 스타일인데요. 그렇게 했을 때 둘 다 좋았던 네 곳 중엔 춘하추동을 제일 선호합니다.


개인적 취향의 부산 4대 밀면 순위는, 4 > 3 > 1 > 2 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집이나 보통의 맛 이상으로 기본은 하는 집이니 무난하게 아, 이게 밀면이구나 정도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다음은 유명하다고 하면 유명하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개인적으로 찾아다니는 밀면집입니다.



5. 영남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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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밀면집으로 꼽으라면 이 집이 언급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1971년 오픈으로 역사도 있는 편이고요.  여긴 냉면도 같이 하고 있어 위의 4대 밀면과 분리시켰습니다. 추려서 찾다 보니 좋아하는 집이 공교롭게도 이곳과 더불어 냉면을 같이 하는 집들이 몇 군데 되는군요.


경험상으로는 호불호가 좀 나뉘는 거 같습니다. 육수는 다들 괜찮다고 하는데, 면이 맘에 안 든다고 하는 경우도 간혹 있더군요. 저는 육수와의 조화도 그렇고 괜찮다고 보는 편입니다. 맛이란 건 역시 편차가 있으니 직접 먹어봐야 알겠지요.



6. 내호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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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상호가 냉면으로 되어 있습니다. 삼대천왕인가에서 백종원 씨가 다녀간 집으로 알고 있습니다. 1919년에 오픈한 밀면의 시초가 된 곳입니다. 같이 하고 있는 냉면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육수가 순한편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먹었을 때 밍밍한 느낌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맛은 다르지만 서울에 필동면옥 같은 뭔가 심심한 느낌이라고 하면 괜찮을까요. 역시 집에 오면 계속 생각나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이네요.



7. 만복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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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역시 냉면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먹어본 육수 중 가장 밍밍한 스타일입니다. 양념장을 섞어야 비로소 간이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위에 몇몇 유명한 밀면 집들은 양념에서 라면 스프맛 같은 자극적이고 인스턴트맛이 느껴지는데, 이곳은 자극이 덜해 괜찮습니다. 

 


8. 면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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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면이란 타이틀이 없고 상호명이 특이합니다. 물론 맛은 밀면 맛이고요. ^^


면에 오곡을 사용한 게 색다릅니다. 맛은 뭐랄까, 육수부터 상당히 자극적이고 대중적인 맛입니다. 조카들을 대리고 갔을 때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곳입니다. 아, 밀면과 함께 떡갈비나 갈비구이를 곁들여서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9. 당리사계절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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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을 상호로 쓰는 밀면집이 꽤 있는데 그중에 당리에 있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찾는 곳입니다. 어머니도 좋아하시고요.


특징은 역시 대중적인 맛이 있고, 감칠맛이랄까 자극적이지도 밍숭밍숭하지도 않는 적당한 배율이 좋습니다. 특별한 느낌이라기보다 만만한? 하다보니 설명이 극히 개인적이게 되네요. 


 

10. 황산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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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냉면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육수가 깔끔하고 진한 맛이 있습니다. 정말 별거 없는데 맛있는 그런 느낌. 예전 영주동에 있었을 땐 접근성이 조금 떨어졌는데 부산역으로 옮기고 가기 쉬워졌습니다.


부산역에서 내리면 보통 길 건너 초량밀면을 많이 드시는데, 여기를 추천드리고 싶네요. 아 그리고 서울에 분점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ㅎㅎ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밀면의 가격은 4500~6000원 정도입니다. 처음에 언급했듯 맛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니 너무 기대를 하고 찾아가지는 마시구요. ㅎㅎ 제가 매운 걸 못 먹는 편이라 비빔밀면은 전혀 소개하지 못했습니다. 혹시 잘 알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따로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온 밀면 집 외에 부산 밀면이라면 여기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곳이 있으면, 댓글로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애초에 그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해도 무방한지라..


더운 여름 밀면 한 그릇으로 산뜻하게 기분전환 해보심은 어떨지요?




 


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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